초기만 해도 몇만원, 몇십만원 푼돈을 벌기 위해 전국의 피시방 대회를 전전하던 유명 게이머들.. 조금 빵빵한 상금의 피시방 대회만 참가해도 아주 쉽게 유명 고수들을 볼 수 있었던 그 시절과는 달리, 그들은 이제 프로라는 명함을 사용하고 TV 채널에 나와 게임을 합니다.
실력에 따라서는 억대 연봉을 받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고, 컴퓨터와 관련이 없는 CF를 따낼 정도로 대중적인 인지도도 생겼습니다. 스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임요환이라는 이름은 들어봤습니다. 농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마이클 조던은 들어봤듯이 말입니다.
충분한 인기. 가벼운 접근성. 방송의 재미. 여러 복합적인 이점으로 인해 e-sports(혹은 사이버 스포츠)는 현재 완벽하게 스포츠의 한 종류로서 한국인들에게 받아들여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200여개에 달하는 전 세계 국가중에 유독 한국에서만이 집중적으로 이스포츠가 발전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위시한 FPS 종목 역시 유럽 국가들을 기반으로 어느 정도 시장 체계를 형성한 것도 사실이고, 워3가 과거에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인기를 끈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마치 프로 야구 리그나 프로 축구 리그를 보듯이 정규 게임 채널에서 매일같이 게임 리그(Brood war)를 보는 광경은 오직 한국에서밖에 접할 수가 없었을 겁니다.
아쉽게도 Brood war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는 e-sports를 가볍게 보아 왔습니다. 그렇기에 '게임의 전문화'는 현재 기형스러울 정도로 한국에만 집중된 형태를 띨 수밖에 없었습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바로 이곳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 유지될 것인가?
한국이 이후로도 계속 세계 최고의 e스포츠 강국이자 마케팅 시장이라는 표딱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에 저는 물음표 마크를 달 수밖에 없습니다.
아쉽게도 지나친 스태크래프트 편중화 때문에 결과적으로 한국의 e스포츠는 점점 소규모화 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스타크래프트를 즐겨보는 많은 골수 팬들이 있기에 스타크래프트는 쉽게 죽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찬란하던 전성기 시절의 인기를 다시는 누리지 못하리라는 사실 또한 명백합니다.
한국은 감가상각의 시장입니다. 한 때 우윳빛 피부와 절세의 미모를 자랑했지만, 볼살이 처지고 이마에 하나 둘씩 주름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가련한 미녀입니다.
여전히 사람들은 회상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기억을 가진 사람들은 늙어가는 미녀를 끝까지 보듬어줄 지도 모릅니다.
다만 거기서 끝입니다. 그 수는 시간을 더할수록 줄어들지언정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대다수의 대중과 기업은 나이를 먹은 과거의 미녀 대신에 새롭게 나타난 쭉쭉빵빵한 D컵의 아메리카 미녀에게로 관심을 돌릴 수 밖에 없습니다.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은유입니다. '난 동양 미녀가 좋다', 'D컵이라는 게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등등의 개성 넘치는 태클은 정중히 사절하겠습니다.)
외국은 흔히 말하는 블루 오션입니다. 경쟁 없이 싱싱한 생선을 낚기 위해 어떤 사람은 돛단배를 타고, 어떤 사람은 대형 어선을 타고 과감하게 그물을 던져댑니다. 특히 신작 스태크래프트 2의 풍부한 시장성을 확인한 기업들은 e스포츠를 향한 대대적인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시청하는데 왜 돈을 써야 되는가' 라는 인식이 팽배하게 잡혀있는 한국과는 달리 외국 소비자들은 돈을 사용하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습니다.
제가 보는 e-sports의 미래는 한국이 아닌 외국에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가지는 유일한 생존 전략은 단 하나, 글로벌 진출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쯤에서 서서히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체 외국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매력적인가?
글을 읽고 계시는 대다수는 '해외에 e스포츠 문화가 서서히 자리잡고 있다'고 막연하게 인지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식으로, 어떤 형태로, 어떤 규모로 자리잡고 있는 지를 아는 사람은 해외 커뮤니티를 확인하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한국 사이트를 둘러보는 것 만으로는 피부로 체감하기 힘든 부분들. 즉, 외국 문화가 어느 정도까지 한국을 따라오고 있고 어느 정도의 포텐셜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알기 위해 해외의 동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외국은 E-Sports에 얼마나 열광하는가
외국의 E-sports에 대한 열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이버 스포츠 성장에 가장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2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 세계 Nerd들의 맹목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 2가, 현재 외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외국의 동향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피시방 시절을 알고 있는 스타 1 골수 팬분들은 아직 기억하실 겁니다. 한국 여기저기에서 수많은 피시방 대회가 펼쳐지고, 유명한 고수들이 전부 다 상금을 타기 위해 여기저기를 활보하고 다니던 그 시절.
지금의 외국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그때 그 시절입니다. 그때 한국에서 벌어졌던 그 시절의 풍경이 지금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단, 피시방 대회가 아니라 온라인 토너먼트라는 방법을 통해서 말입니다.
지금은 시대가 변했습니다. 수많은 피시방이 생길 필요도 없고, 게이머들이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피시방을 전전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그마한 소규모 대회들은 여러 대형 커뮤니티를 통해 홍보되고, 그것들이 전 세계적으로 중계가 됩니다. 대회 결과 역시 하나하나 유저들에 의해 긁어모아지고, 그것을 기반으로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 집니다.
몇 달 전에 임재덕 선수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피시방 대회가 활발하던 시절에는 피시방 대회 상금만으로도 프로가 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었다고요. 지금 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선수들이 대회에 굶주려 있는 동안, 북미 및 유럽 선수들은 범람하는 대회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외국은 아직까지 한국처럼 게임 전문 TV채널 같은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매일 한국에서 리그가 열리는 것처럼 스타2 방송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팀 리퀴드의 30일자 칼렌더입니다. 마음 먹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오로지 게임만 감상하고 싶다면 하루 종일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풍족한 중계 일정입니다. 아무리 한가한 날도 최소한 2~3개의 대회는 열립니다. 한 달에 열리는 대회 갯수가 100개가 넘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끄터머리에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리그 GSL도 보이네요.
- 외국에도 불판은 있다
PGR21에는 다들 아시다시피 불판이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해외 대규모 사이트중 하나인 팀 리퀴드에도 비슷한 문화가 존재합니다.
대회 당일 불판이 생기면(LR thread) 그것을 안주로 PGR처럼 문자중계를 하면서 서로 수다를 떨며 토론하는 문화입니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흥분하기도 하고, 감탄하거나 때로는 실망하기도 합니다.
예전에 찍어둔 GSTL의 스샷을 참고로 불판 댓글과 조회수를 한번 봅시다. 각각의 불판마다 세기도 거북스러운 어마어마한 조회수, 그리고 3500개 이상의 리플이 달려 있습니다. PGR의 불판이 뜨겁게 달구어 졌을 때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의 리플이 달리는 지를 상상해 본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타 2 이벤트를 즐기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PGR의 불판 개념으로 규모를 따지면 리플이 250개씩 달린 불판이 무려 16개가 줄줄이 올라와서 한 페이지를 거진 점령하는 것과 동일한 수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이트 규모에서부터 워낙 차이가 심해서 직접 비교하기는 조금 그렇습니다만, 숫자가 많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이벤트를 즐긴다는 것. 그야말로 시장이 크다는 장점을 적나라하게 나타내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이벤트가 북미에서는 동부 표준시를 기준으로 새벽 4시 혹은 새벽 5시에 행해진다는 겁니다. 따라서 피크 타임에 방송하는 여타 이벤트들에 비해 적지 않은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 불판을 보다보면 GSL을 보느라 학교를 빠지는 학생, 일을 쉬는 사람, 아예 밤을 새고 학교나 일을 하러 가는 사람 등등을 종종 볼 수 있습입니다.
마치 박지성이 나오는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밤을 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이는 외국인들의 게임에 대한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 줍니다.
스샷은 찍지 않았지만 순수하게 북미 시간에 행해지는 이벤트인 MLG, 그리고 장민철이 출전했던 유럽 이벤트 드림핵의 경우 불판에 달린 리플이 자그마치 12000개가 넘었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이후로 세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이 또한 외국에서 스타2의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려주는 좋은 지표입니다.
같은 날에 찍었두었던 브루드 워 스샷입니다.
아무래도 옛날 게임인 만큼 스타 2 만큼의 인기는 없지만 여전히 상당한 유저가 브루드 워를 감상하고 있으며, 이는 마찬가지로 외국 시장이 얼마나 거대한 지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조회수는 다소 적지만 댓글 수가 높은 걸로 보아 소규모 커뮤니티에서 흔히 일어날 법한 훈훈하고 화기애애한 댓글 교환 광경을 어렵지 않게 상상하실 수 있겠습니다.
다만 너무 옛날 게임인데다가 외국 선수의 영입이 자유롭지 않은 브루드 워이기에, 아무리 글로벌 시장이 넓다고 해도 브루드 워의 글로벌화는 사실상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외국인 선수 경기가 하나만 끼어있어도 댓글 수가 1000개는 그냥 추가되거든요.
- 임재덕 선수가 트위터 메인 트렌드에?
얼마 전 GSL 4강에서 벌어졌던 임재덕 선수와 SC FOU 선수의 경기 직후 흥미로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1억 명 이상의 유저가 사용한다는 트위터 홈페이지 메인 트렌드에 Nestea.. 즉 임재덕 선수의 아이디가 등재된 겁니다.
조악하게 비교하자면 네이버 검색어 1순위에 오른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는데, 그 규모는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입니다.
재밌는 부분은 이 게임 이후로 대다수의 팬들이 해당 회사에게 "이거 봐라 너희는 진짜 임재덕 팀을 후원해야 한다"라는 메세지를 보냈고, 그 때문에 임재덕 팀의 후원이 이루어졌다는 믿거나말거나한 후문도 있습니다.
불판에 스샷이 올라왔었는데 쓰레드를 다시 뒤지는 것은 수고가 너무 들기에 생략하겠습니다.
- 모 UFC 파이터는 임재덕 선수의 광팬
동일 시간에 현역 UFC 파이터로 활동중인 모 선수가 트위터를 통해 날밤을 새며 실시간으로 열렬하게 임재덕 선수를 응원해 이야깃거리가 된 적이 있습니다.
소 한 두마리 때려잡을 것 같이 생긴 근육질 우락부락한 외국인 남성이 새벽에 한국 스타 리그를 보면서 한국 선수를 응원하는 광경.. 한번 머리 속으로 상상해 보시면 그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 참고로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 이유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단순하게 제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발전하는 외국의 E-Sports 환경
-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외국인 팀 하우스
한국에서는 진작에 있었던 일이지만, 지금 외국에서는 팀 하우스의 중요성을 인지한 팀들이 팀 하우스를 꾸리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효과를 본다면 앞으로 더 많은 팀 하우스가 생겨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개인주의적인 외국인의 성향 상 팀 하우스 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텐데도 현재 팀 Root 하우스, FXO 하우스, 그리고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덴 게이머들을 위한 프로게이밍 하우스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특이점이라면 한국과 다르게 선수 하나하나의 프라이버시를 위한 객실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땅이 좁은 한국과 달리 지형적인 이점이 있는 만큼 다들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듯 보이고, 해외 팬들은 대개 '한국의 노예 수용소같은 연습실보다는 백배 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다음으로 사이버 스포츠의 발전에 기여하는 나라는 단연코 스웨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웨덴에서 가장 큰 신문이라는 'Aftonbladet' 내에 e-스포츠에 대한 내용이 기재되었습니다. 구석에 조막만한게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의 페이지가 전체 사용되었습니다.
단발적인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렇게 꾸준히 일면 전체를 사용해서 e-스포츠에 관한 내용이 기재된다고 하니, 이런 것에는 이미 익숙한 한국인의 눈으로 보더라도 꽤 놀라운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선일보 신문 한면 전체에 e스포츠 전용 코너가 매일 매일 실린다고 상상해 보세요.
제가 스웨덴어도 모르고 해서 방송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영어로 번역된 요약 인터뷰를 본 바로는 프로 게이머가 어떤 식으로 생활을 하는지, 스타 2 가 어떤 게임인지 등등의 내용을 토크쇼 방식으로 다룬 것 같이 보여졌습니다. 아마도 e-스포츠에 대해 잘 모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프로게이머가 어떤 직업이고 e스포츠가 어떤 것인지를 전파하기 위해 이루어진 방송이 아니었을까 짐작됩니다.
그 이후에 자극이 되었는지, 스웨덴에서 가장 큰 TV 회사라는 SVT에서 웹을 통해 e스포츠 관련 뉴스를 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5회까지 방영이 되었습니다만 스웨덴어를 몰라서 뭐라는지는 모르겠군요. 아직까지는 웹에서 방영되는 수준으로 머물고 있습니다만 일종의 간을 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대로 계속 스웨덴 내에서 게이밍이 발전한다면 나중에는 스웨덴이 제 2의 한국이 되는 일도 불가능만은 아닐 겁니다.
* 선수들의 수입
- 스타크래프트 레슨을 통한 수익
한국과는 달리 외국은 프로 게이머들이 온라인을 통해 일반인에게 게임을 가르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유명세에 따라 시간당 10불부터 시작해서 많게는 300불까지 레슨비도 다양합니다. 웃기기도 하지만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는 법. 태고적부터 존재하던 심플한 시장경제의 원칙은 스타2 판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근래에는 '파격적인 가격!'이라고 광고를 하면서 몇몇 프로게이머들의 레슨권을 3시간에 30불, 이런 식으로 묶어서 세일 패키지로 판매하는 사이트도 보이더군요.
한국 프로게이머들이 보면 코웃음을 칠 정도의 실력자들도 자기 용돈을 벌 정도는 벌 수 있으며, 한때 GSL에 활동한 적이 있던 해외 최고 스타 2 플레이어 이드라 선수는 보통 150불, 때로는 과감하게 300불까지 가격을 매기고 있습니다.
몇년 전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UFC 파이터 랜디 커투어가 한창 인기를 끌때 1시간 개인 트레이닝이 300불이었던 것이 기억이 나네요. 이것과 비교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가격이죠.
과연 이드라의 레슨이 1시간에 300불이나 낼 정도의 가치가 있느냐는 논란의 요소로 남겨 두더라도, 적어도 외국은 이런 식의 코칭이 아주 보편화 되어있다는 사실만은 유념해두시기 바랍니다. "그 실력으로 누굴 가르쳐서 돈을 벌려고 드느냐"는 따가운 한국식 시선이 없다는 점이 이점으로 작용합니다.
한국인의 경우 언어의 장벽이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는데, 통역가를 구해 수익의 일부를 떼주는 식으로 해서 온라인 레슨을 진행한다던가 하면 어떻게든 해결을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입이 없는 선수들을 위한 단비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만약 극강 고수들로 알려져 있는 정종현,임재덕,이정훈이 코칭을 시작한다면.. 이걸로도 네임 밸류가 모자라다면 더 나아가서 신 취급을 받는 이제동,이영호,김택용 등이 코칭을 시작한다면, 과연 외국 사람들이 이 미끼를 덥썩 물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요?
- 스트리밍, VOD를 이용한 수익
스트리밍 및 VOD를 통한 광고 유치로 게이머는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가장 근접한 비교로 아프리카 방송을 생각하시면 됩니다만, 유저로부터 별풍선을 뜯어내는 구조인 아프리카와는 달리 회사의 광고 유치를 통해 광고를 해주고 그것을 통해 수익을 얻는 껄끄럽지 않은 구조이므로 직접 비교가 어렵기는 합니다. 유명한 게이머라면 그런대로 수익이 있는 모양입니다.
유튜브를 통한 구독자를 늘려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허스키나 토탈 비스킷 등등 외국의 유명 캐스터들은 유튜브 스타2 캐스팅만으로도 먹고 살 정도의 돈을 벌고 있고 있으며, 스타2의 해외 캐스터인 아토시스는 한국 팀 하우스를 돌아가며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유튜브 영상을 찍거나, 프로 선수들의 래더 명경기 등을 올리거나 해서 부가 수입을 얻기도 합니다.
굳이 유튜브가 아니더라도 워낙 대회가 많이 열리는 외국입니다. 수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직접 캐스터로서 초청을 받기도 합니다. Incontrol,TLO,Gretorp,Mana,Demuslim 등 수많은 현역 프로게이머들이 온,오프라인 대회에 캐스터로서 참여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스타1이나 스타2나 협회측에서 선수들의 개인 스트리밍을 굉장히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기에 이런 쪽으로의 접근이 상당히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만, 대회가 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데다가 선수들에게 먹고 살만한 충분한 금액을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그들의 수익처를 제재할 권리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분명히 남습니다.
실제로도 임요환의 팀인 슬레이어스는 아직까지 협의회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데 아마도 이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볼 수 있으며, 장민철 선수 역시 스타2 갤러리를 통해 '개인 방송 금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적이 있습니다.
- 자잘한 소규모 토너먼트 참가로 인한 수익
앞서도 거론했었지만, 한국과 달리 외국에서는 자잘한 토너먼트가 매일같이 열립니다.
한국의 중하급 실력을 가진 스타2 선수가 유럽에서 산다고 가정할 경우 MLG,NASL,IEM 등등의 대규모 토너먼트 상금을 전부 제외하고 소규모 대회만 꾸준히 참가한다고 쳐도 최소 60~100만원 이상의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셀렉트,키위카키같은 북미의 아주 유명한 선수들은 7판 4선승제의 winner takes all 쇼매치를 통해서 한번에 무려 500불을 벌어들이기도 합니다.
GSL이 떨어지면 아무것도 못 하고 손가락만 쪽쪽 빨며 다음 시즌을 기다려야 하는 한국 선수들은 아마도 이 부분을 가장 부러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두둑한 월급 봉투
외국 팀은 기본적으로 대규모 토너먼트에 참가하기 위해 필요한 여행 경비 및 게이밍 기기들을 지원받으며, 스타 1의 프로 팀들과 마찬가지로 salary를 받습니다.
과거에 국내 스타2 팀 TSL에서 '최초의 스타2 연봉 제도'라는 단어를 쓰며 연봉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북미에서는 이 발표에 머리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왜냐면 자기네들 팀원은 이미 월급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다들 정확히 어느 정도의 월급을 받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서기수 선수가 연봉 3500을 받는다는 소리에 대한 자신감 넘치는 FXO 매니저의 반응을 보건대, 적어도 FXO팀은 그에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월급을 주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FXO팀 선수들의 실력이 한국인으로 치면 썩 뛰어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GSL 코드 S리거를 제외한 한국인들은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 자체로도 상당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외국 팀을 스폰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들의 연봉은 점점 늘어갈 전망입니다. 이대로라면 언젠가는 2억씩 받는 한국의 S급 스타 1 선수들의 연봉을 뛰어넘을 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해외 팀이 한국 팀보다 좋은 대접을 받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Playxp의 Ethan_Ahn 스탭의 댓글을 허락없이 무단 인용하기로 하겠습니다.
-------
Ethan_Ahn
해외 게이밍 팀의 경우 한국보다 많은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스타1 기업 구단 제외) 글로벌 회사에서 후원해주는 금액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그만큼 성적으로 보답하고 지속적인 브랜드 노출을 해줘야겠지요.
한국에 지사를 두거나 수입사를 둔 회사들은 e스포츠 마케팅 자체를 병적으로 꺼려합니다. 자신들이 어린시절 단순히 놀고 즐겼던 오락실의 그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그 돈이면 차라리 연예인 단발계약해서 광고하는게 이득이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 팀들이 국내에서 후원을 따내는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반면, 해외 팀들은 본사에 직통으로 제안을 넣고 진행을 하기 때문에 큰 제약없이 성사 시킬 수 있습니다. 또, 그 회사들 역시 e스포츠와 게임에 큰 메리트를 가지기 때문에 보다 쉽게 일을 진행 할 수 있습니다.
해외 팀들의 스폰서는 조금만 확인해보시면 쉽게 아실 수 있을겁니다. 인텔, msi, 레이저, 스틸시리즈, 웨스턴 디지털, 도시바 등등 PC하드웨어 및 주변기기 업체들 하나씩은 모두 그들을 후원합니다.
이 같이 후원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조금만 알아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수입사나 지사들은 큰 능력이 있지 않습니다. (회사들 마다 다르겠지만) 본사에서 각 대륙별로 지사 관리를 합니다.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등등으로 나뉘죠. 그럼 한국은 본사도 아닌 아시아의 수많은 지사를 관리하는 아시아 퍼시픽과 교류합니다. 즉, 본사가 아시아 퍼시픽에 물건을 팔고, 아시아 퍼시픽이 아시아에 위치한 지사/수입사 들에게 물건을 팔아서 남는 차액으로 마케팅을 하게 되는 겁니다.
한 단계 거치면서 마진의 폭은 점점 줄어드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최하위체라 할 수 있는 국내 지사/수입사는 가용할 수 있는 예산자체가 적거나 없습니다.
결론은 그들은 한국의 팀들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편하게 선수 생활을 누리고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그들에게 절박함을 바란다는 것은 어찌보면 무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
레슨 수입 + 방송 수입 - 토너먼트 수입 + 월급 + 대회를 넘나들며 즐기는 공짜 세계 여행.
정확한 금액이야 알 수 없지만 한국 선수들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외국 선수들이 코드 S리거를 제외한 한국 선수보다 훨씬 좋은 서포트를 받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 기업의 수입
- 입장료를 통한 수익
예전에 케스파에서 입장 수입을 거둬들이려는 시도를 했던 것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블리자드와의 충돌이 있어서 멈추긴 했지만, 그 때 관객의 반응이 상당히 저조했던 걸 기억하면 블리자드와의 문제가 없었어도 강행하지는 않았을 거라 여겨집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사실입니다. 한국은 이스포츠가 뿌리 박힐 때부터 꾸준히 무료 입장이 유지되어 왔습니다. 돈 한푼 안 내고 스타 경기를 보러 가는 게 한국에서는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실입니다.
한번 상상해 봅시다. 이제 와서 방식이 바뀌어 입장료를 내야만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다면 과연 경기를 보러 갈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모르긴 몰라도 반 수 이상의 관객이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누누히 언급합니다만 E스포츠는 외국에서 떠오르는 혜성이고 외국 사람들은 자신이 게임을 보기 위해 돈을 쓰는데 아무런 주저를 하지 않습니다.
실례로 장민철이 참가하기도 했던 유럽 대회 '드림핵 인비테이셔널'의 티켓은 판매를 시작하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부 매진되었으며, 암표를 파는 사람이 등장하고 나중에는 그 암표의 가격이 350불까지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마저도 팔렸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저번 대회에서 적잖게 재미를 봤는지 드림핵에서 이번에는 한국 선수를 무더기로 초청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이 리스트 이외에도 많은 한국인이 추가될 것이라 예상되며, 초대 받은 선수들의 모든 여행 경비는 주최측 부담입니다. 한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경비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님에도 이런 대규모 초청을 감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E스포츠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을 반증합니다.
어쨌거나 한국과 달리 외국에서는 주최측이 대회로 인한 입장료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곧 다음 대회의 밑거름이 됩니다.
- 관람권을 통한 방송 수익
대규모의 외국 대회들은 저화질 방송을 무료로 제공하되, 고화질 HD 방송을 유료 티켓에 한해 제공하는 부분 유료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광고 유치만이 수입처이고 관람권으로 인한 실질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없는 한국에 비해, 외국은 관람권은 팔대로 팔고 또 스폰서 광고는 광고대로 유치합니다.
- 곰티비는 대체 어디서 돈을 버는가
다들 아시다시피 곰 티비는 한국에서 그다지 뚜렷하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 하고 있습니다. 초기만 해도 '커다란 상금을 감당하지 못해 곧 망할 것이다', '곧 규모가 반 이상으로 축소될 것이다' 등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고, 실제로도 여태까지의 국내 흥행 행보는 그다지 바람직한 것이 못 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그 곰 티비는 스타 2를 시작한 2010년 이후에야 처음으로 이윤을 남기는 데 성공했고, 현재까지도 계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체 어떠한 과정을 통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저는 알 방도가 없습니다만, 한국에서의 부진을 메우고도 남을 정도의 이윤을 '해외 송출'을 통해 얻은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해볼 수 있습니다.
초기만 해도 해외 곰티비 사이트를 켜면 시도때도 없이 파파존스 피자 광고만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어서 파파존스의 파 소리만 들어도 치를 떨 정도였습니다만, 지금은 정말 다양한 광고가 유치되고 있습니다. 대체 어느 나라에서 광고를 따 오는 건지 모를 정도로 영어도 아닌 이상한 언어로 된 광고도 자주 나옵니다.
과연 저런 꼬부랑 언어 영상에 어느 정도의 광고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러 광고를 따낸다는 것은 글로벌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겠지요.
* 글로벌 개척만이 살 길이다
앞서 거론했던 여러가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대단하네요. 상금헌터라고 비아냥거리던 어느 집단이 생각납니다만 저정도면 헌터해도 되겠네요. 앞으로 정말 골프나 테니스 형태로의 개인 프로리그로 발전할지 기대됩니다. 국내 게이머들도 영어공부를 조금만 해서 부딪혔으면 좋겠어요.
국내 e-sports 특히 스1을 미식축구에 비교한 예들을 많이 봤는데..앞으로 국내시장이 야구의 쿠바처럼 되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한가지 아쉬운건 글의 그림이 트레픽제한에 걸려 안보이는데 다른 쪽으로 링크해주셔서 봤으면 좋겠어요.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글 내용을 보니 제가 알고 있던 사실도 있었고 제가 잘 모르고 있던 사실도 있었습니다.(특히 스웨덴에서의 e스포츠 이야기는 저도 찾아보고 놀랐습니다.) 좀 수고스러우시더라도 글을 두 개로 분할하셔서 게시하려고 하셨던 글을 다 게시해 주신다면 저를 비롯해 다른 PGR 회원님들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 냉정하게 말하자면, 지금 시점부터 글로벌 시장에 실질적 진출을 시작한다 해도 대한민국의 e스포츠는 실질적 교류가 벌어지는 스타크래프트 2 종목을 제외하면 해외로 나가는 게 상당히 많이 늦은 것입니다. WCG에서 진행된 글로벌 e스포츠 팬들의 의견수렴 절차 등으로 올해 WCG부터 스타크래프트 종목이 제외된 사건은 상징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지요. 그리고 GSL은 글로벌화를 위해 앞으로도 해외 팀들을 계속 섭외하고 리그 교류를 통한 선수 교환을 해 나가야 할 것이고,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근시일 내에 세계 최고의 메이저 스타크래프트 2 대회라는 말로 더 이상 GSL을 수식하기 어려운 시기가 닥칠 가능성은 농후하니까요.
- 스타크래프트(브루드 워)의 글로벌화는 어렵다기보다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해외 저변이 실종된 지 너무 오래 된데다. 지금까지의 행동을 보면 KeSPA도 글로벌화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습니다.
- 선수들의 처우문제와 관련된 부분은 정말로 스타 2 팀들이 모두 신경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해외 팀에 비해 처우가 불안정하다면 자존심 상할 일이죠. 그런 의미에서 선수들의 처우를 제도적으로 개선, 정립하는 일도 필요하고,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부여되도록 글로벌 개척이라든가, 대한민국에서 좀더 많은 스타크래프트 2 대회가 열릴 수 있도록 할 필요도 있습니다.
- 지난 10년의 상황을 보면 대한민국의 e스포츠에서 해외 소식 및 대회 등에 대한 관심도 및 중요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습니다. 물론 '나는 국내에서 벌어지는 e스포츠에만 관심이 있다'라고 생각하는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야 어찌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문제는 글로벌화에 대한 관심도 및 중요도 하락이 지금 기존 e스포츠를 이끌어 나가는 이들의 역점사업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지요.
말로만 글로벌 운운하는 KeSPA에게는 기대도 하지 않고 있고, 국제e스포츠연맹(IeSF)처럼 새로운 국제 e스포츠단체를 만들어 글로벌화하는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해외에서 큰 반향을 가져다주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연맹을 만들고 나라들을 가입시켜 통합 기준과 회원국 가입을 통해 단체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정치적인 틀을 갖추는 데에 얽매인 나머지 실제적인 접근은 등한시하는 것 같아 여러 모로 유감입니다.
그 중 하나는 "만약 극강 고수들로 알려져 있는 정종현,임재덕,이정훈이 코칭을 시작한다면.. 이걸로도 네임 밸류가 모자라다면 더 나아가서 신 취급을 받는 이제동,이영호,김택용 등이 코칭을 시작한다면, 과연 외국 사람들이 이 미끼를 덥썩 물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인데, 얼핏 보기에는 그럴 듯 하나 한 가지 빠진게 있죠? 이 선수들이 대체 외국사람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좀 더 명확하게 말해서, 언어가 통하느냐, 의사소통이 되느냐 그게 문제입니다.
" Playxp의 Ethan_Ahn 스탭의 댓글을 허락없이 무단 인용"-> 이 부분은 사실 제가 관계된 부분은 아니지만, 빨리 수정하시거나 허락을 받아오는게 좋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무단 인용은 좋지 않으니까요.
그 외에도 전체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대해 긍정적/낙관적으로 쓰신 건 읽기에는 좋긴 한데... 비판적인 마음으로 잘 생각해보면 연결고리가 느슨하거나 빠져있는 부분들이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예로 UFC 파이터가 시청한다고 하셨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 사람을 언급하시면 글이 좀 신빙성이 떨어져 보입니다. 이건 나중에 누가 사실 확인을 해 준다 해도 지금 시점에서는 글을 갉아먹습니다. 이름을 정확하게 인용하셨다면 정말 좋은 근거가 되었을 텐데 말이죠.
글로벌 시장 개척은 참 좋은 방향이긴 한데, 제 개인적으로는 힘들거라 봅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야 하거든요. 단순히 언어 뿐 아니라 미래에 e-sport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될 수 있는가는 매우 비관적으로 생각합니다. 마치 정말 천운으로 김연아라는 세계적인 피겨 스케이터가 나와도, 한국이 인프라나 시스템 면에서 세계 속에 끼는 피겨 강국은 절대 될 수 없듯이 말이죠. 개인적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은 나올 수 있으나, 단체나 국가적으로 "세계 속의" 거대한 한 축이 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힘들어 보이네요.
===
아, 다시 한번 읽어보니 통역을 제시하셨네요. 그것도 나름 해법은 될 수 있습니다만... 궁극적으로는 영어가 되야 할 텐데 말이죠. 한 예로, 외국인이 A와 B 레슨 중 하나를 고를 때 엄청나게 현격한 차이가 아니라면 소통이 더 쉬운 사람을 고를 것 같네요. 통역이 끼는 시점에서 소비자는 '통역이 완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우려할 수도 있고, '혹시 가격에 통역비가 들어가는건가?'하고 생각할 수도 있고... 마음이 복잡해지죠. 반드시 최고에게서 수업을 받아야 하는게 아니라면, 더 싼 가격에 적당하게만 효능을 보고 싶을 테니까요.
만일 세계로 진출하는 우리 선수들이 외국에서 잘 통하는 언어 하나 쯤은 문제 없이 한다면, 제 개인의 비관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꿀 생각입니다. 그렇다 해도 단체의 문제가 있지만요...
솔직히 현재 시대는 스타1이 그랬듯이 스타2의 낭만시대..라고 볼 수 있을텐데, 몇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스타1은 침체기이지만 시스템 상으로는 거의 완벽하게 정립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이라는 강력한 스폰서를 가지고 안정화된 프로게이머 구단들, 스타리그/MSL이라는 두개의 안정적인 개인리그와 하나의 프로리그가 있습니다. 그리고 챌린지 리그를 포함하여 안정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지요. 스타1은 게임 자체가 오래되었기에 침체기에 들고 있지만, 1~2년 사이에 리그가 망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저작권 분쟁이 해결되었으므로) 아무도 없을 겁니다.
문제는 스타2인데, 현재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스타1이 그랬고 워3이 그랬듯이 리그가 줄고 저변이 더이상 증가하지 않는 때가 반드시 오게 되어있습니다. 스타2는 3개의 분할 패키지 구성과 글로벌 시스템이 스타1과는 비교가 안되게 좋기 때문에 아마 규모는 장기적으로 볼 때 스타1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합니다만, 이 시기에 안정된 구조를 가지는 리그와 팀, 그리고 선수들이 나와야만 이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만약 스타2가 안정적으로 성공한다면(당장의 성공이 아니라, 5년 이후에도 지속적인 인기를 가질 수 있는가) e-sport가 게임 하나에 구애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주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저도 팀리퀴드에서 가끔 활동하곤 하는데, 생각 외로 대회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GSL 같은 경우야 시청자 수를 공개하지 않으니 알 수가 없는데, justin.tv를 활용하는 외국 방송 같은 경우는 동시 시청자가 바로바로 집계됩니다.
NASL 같은 경우는 아직 시즌 초반이라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평균 10,000 정도, TSL 같은 경우는 30,000 정도에서 네임 밸류 높은 선수들끼리 붙으면 40,000 까지 가곤 합니다.
물론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생각 외로 많은 숫자처럼 보이지는 않아요. GSL을 시청하는 숫자가 또 TSL 보다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수준이 더 높다고는 해도, TSL도 큰 대회이고 무엇보다 GSL보다 시간대가 더 좋거든요.
소위 말하는 '도방'을 한다고는 해도, GSL이건 TSL이건 어차피 시청하는 데에는 돈이 들지 않기 때문에 딱히 그 숫자가 많을 것 같지는 않구요.
타이완이나 중국 쪽 소식은 팀리퀴드에 자주 올라오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어쨌건 생각했던 것 만큼은 규모가 나오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스타2 판매 규모 등을 생각했을 때, 저는 대박 매치나 결승전이 뜨면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하고, 언젠가 팀리그에서 외국팀이 늘어나서 IM vs dignitas 등의 매치나 WCG에서 임요환 vs White-ra 같은 매치가 뜨면 20만, 30만이 되는 시청자가 생겨날거라고 기대했거든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