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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5/12 10:06:36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인생이라는 맵에서의 전투 그 두 번째
며칠 전 조카녀석을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올해 고등학생이 된 남자 녀석이죠. 조금은  내

성적이고 말수도 적은, 하지만 참 따듯하고 부드러운 녀석입니다. 그런데 형수님 말로는  

얼마 전에 그 녀석이 큰 상처를 받았다고, 그래서 걱정이 된다고 하시더군요. 중학교 때 알

던  친구가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하교 길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겁니다. 그 사

고  장면을 제 조카는 눈앞에서 본 거죠. 녀석은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큰 충격이

고 상처가 되었을 겁니다. 녀석에게 변변치 못한 용돈 밖에 주지 못하는  삼촌이지만 녀석

을 위해 이 글을 올립니다.

인생이라는 맵에서의 전투는 뜻밖의 변수가 많이 있습니다. 나와  절친한 동맹이 갑자기

접속이 끊겨서 불리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고,  게임에 열중 할 수 없게 만드는 환경도 많습

니다. 갑자기 걸려오는 쓸데없는 전화나 랙, 접속장애 등등 그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게

임을 시작해도 매너 없는 상대들에게 어이없어 할 때도 자주 있습니다. 온갖 비방과 욕설

이 난무하고 심지어 맵핵까지, 하지만 우리는 이런 이유로 인해 게임을 포기하지는 않습니

다.  아니 오히려 더더욱 오기가 생기고 자신을 한없이 불태우고 싶은  열정을 느낍니다.

분명 불리한 상황이지만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희망이 있기에...

그러나 때로는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인생이라는 맵에서의 전투가 어떤 의미일까? 이렇게

까지 열정을 다해서 승리한다고 그게 무어 그리 대수일까 하고 말입니다.

당신은 승리 할 수도 있고 패배 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도 패배 할

수 있습니다. 패배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슬프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

만 인생이라는 맵은 기쁨과 성공과 희망과 행복의 크기만큼이나 슬픔과 실패와 좌절과  절

망이 공존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누군가와 경쟁하는 것으로 기쁨을 찾는다면 이것

은 동전의 양면처럼 언제나 당신을 따라 다니게 될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인생이라는 맵에서 승리만이 목표이고 목적이라는 생각은 할 필요가  없습

니다. 인생이라는 맵이 주는 즐거움은 바로 한순간, 한순간 자신이  최선을 다하는 그것!

그것이 바로 기쁨이고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승리에 대한 집착 따위는 던져버리십시오.  

당신은 한순간 한순간을 즐길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저 끝에 있는 목표만이 아닌 지

금 당신이 한 발 한 발 내딛는 그 과정의 소중함과 기쁨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좌절

하는 그 크기만큼 당신은 더 큰 기쁨을 얻을 자격을 갖게되는 겁니다. 당신이 절망하는 만

큼 당신은 더욱 큰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됩니다.  

인생이라는 맵에서의 승부는 타인이 아닌 바로 자신을 이겨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자신을 이겨낼 준비가 되셨습니까?

이제, 당신과의 즐거운 전투를 시작하세요.  

행운이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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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4/05/12 10:32
수정 아이콘
포스가 항상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과 함께 하시길.
04/05/12 10:51
수정 아이콘
몇년 동안 눈팅족이었지만 총알님 좋은글에 변변한 댓글하나 달지 못했습니다. 지금 여기 피지알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글객 총알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_________^
immortal
04/05/12 11:10
수정 아이콘
총알님 조카분의 상처가 빨리 치유되길 빌께요...
-rookie-
04/05/12 11:36
수정 아이콘
"내 미네랄과 가스가 0이 아니며 남아있는 건물이 단 하나라도 있다면...
아직 게임은 끝난게 아니다."
박서의 말이 갑자기 생각납니다.
시미군★
04/05/12 12:04
수정 아이콘
저도 조카분과 비슷한 상황을 겪었죠..
지난주 금요일날, 친구들이랑 길을 건너던 한 아이가 차에 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온몸의 뼈가 부서진 상태에서 한쪽 다리에 피가 통하지 않아 잘라냈고 현재 뇌사상태라고 합니다..
그걸 두눈으로 본 친구 한놈은 몇일동안 눈에 핏기도 돌지 않더군요..
이글을 보니 우울한 생각만 들다가도 '금방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으며 나타나겠지'하는 희망이 생깁니다
04/05/12 12:05
수정 아이콘
센터로 진출하기 위해 자원 모으고 있는중 !!!!!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crazygal
04/05/12 12:23
수정 아이콘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잘 읽었습니다..
04/05/12 12:51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GunSeal[cn]
04/05/12 12:57
수정 아이콘
힘든데...이글 읽고 힘내보렵니다...
좋은 재주를 가지신게 부럽네요^^
Bullet Mark
04/05/12 13:03
수정 아이콘
GG를 치기보다는 엘리당할때까지...

글 잘 읽었어요 총알님도 행운이 함께 하시길...
04/05/12 13:47
수정 아이콘
니체가 그랬죠.
날 죽이지 못한다면, 그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거라고..

분명 총알님 조카도 이 일로 더욱 강해질 겁니다!
®다이아몬드♪
04/05/12 16:06
수정 아이콘
참.. 누구누구 답다. ! 라는말은 칭찬으로 쓰면 최상급이 될수있을듯....
참 총알님 다운글 ^^b
Marine의 아들
04/05/12 16:50
수정 아이콘
총알님 최고-_-d
04/05/12 17:27
수정 아이콘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혼자서 마음 아파하고 있었는데.. 그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걱정인 것 같습니다.
아직 자원도 남았고, 병력도 남아있으니.... 절대로 gg치지 않겠습니다....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임마라고하지
04/05/12 20:29
수정 아이콘
총알님이 좋은 글을 또 써주셨네요. 계속되는 노고에 감사드리며 염치없지만 앞으로도 건필, 부탁드립니다.
Return Of The N.ex.T
04/05/12 20:39
수정 아이콘
총알님 멋져요~

조카분에게도 위로를 보냅니다..
피그베어
04/05/12 21:57
수정 아이콘
추게로 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글입니다.
멋져요~
달라몬드
04/05/13 10:44
수정 아이콘
(허스키한 목소리로) 아임 레디 투 베틀
해석 : 나는 베틀쿠르저를 뽑을 것이다.

인생에 있어 최고 유닛을 만들 수 있다면 또 그러한 상황이 주어 진다면 좋겠죠, 그러나 주위 상황 고려하지 않고 최고만 바라보단 균형이 깨질 수도 있다는 것도 유의 해야 합니다.

총알님의 왔다 갔다에 저의 뱃살은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다는...
04/05/14 11:58
수정 아이콘
생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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