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글을 쓰다보니 너무 길게 적었습니다..
반말체로 했는데 기분나쁘게 보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위메이드를 상대로 역올킬 해내는 이영호.
어쩌자고 이렇게 강력한 모습을 변치않고 몇년째 우려먹는 것일까?(프로리그)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사기라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가 하는 종족 자체가 사기라서 가장 그 종족에 대한 이해가 깊은
그는 당연히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난 딱히 반박하지 못한다.. 둘 다 맞는 말인 것 같아서 말이다.
그 누가 예상하겠는가? 그가 본좌를 뛰어 넘을 줄! 그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마재윤의 그것을 뛰어 넘을 자는
딱 한명, 폭군뿐이라는 것에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게 되었던 때였으니 말이다. 심지어 나도 폭군만이 가능 할 것이라고 보았다.
2008년 개인리그 하나 먹고 그 후에 그는 무엇을 했었는가? 그리고 2009년 비시즌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말 궁금할 따름이다.
정말 묘하다. 아니 이건 재능이라고밖에 말을 할 수 없는 것인가?
그의 3종족전에서 지금 보여주는 것은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미심쩍은 것이 많다. 그가 지금 보여주는 것들은 그 밖에 할 수 없는,
그만이 할 수 있는 것이기에.
테란전에서 보여주는 기막힌 선긋기.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판을 단지 보여주는 정보와 자신의 위치 (불리함, 유리함의 판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최선의 방법으로 단 번의 파격으로 불리했던 판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는 그의 한 수.
테란전은 절대 역전이 쉬운 종족전이 아님에도 그가 하면 정말 손바닥을 뒤엎는 것처럼 묘하게 쉽게 느껴지는 이유는 대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전율을 느낀다.
속된말로 그는 눈치라고 하지만 그건 그 자신이 당면한 상황에서 무언가를 느끼는 것이라면, 절대적인 불리함 속에서 보여주는 그 한 수는
기적의 눈. 무협으로 치자면 그것은 '신안(神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포기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스캔을 확인한 순간, 마지막 한 수가 남아있었고, 그 한 수를 믿고 실행했습니다."
누군가 그랬다. 그를 이기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야 한다. 그래야 이길 수 있다.
그는 그걸 몰랐을까? 당연히 그는 알았을 것이다. 이리 해보고 저리해봐도 안되면 지지치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그 한 수가 남아있는데
그걸 안해보고 질 수는 없지 않은가? 도박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몇 %도 안되는 확률에 의지했던 경기가 꽤 있었고, 그 경험에서
이겨냈던 경우가 있었기에 그는 그 도박에 전부를 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랬기에 이겼고 사람들의 뇌리엔 이렇게 머리에 박힐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 정말 강하다." "어떻게 저걸 역전해냈지?" "이래서 갓이다."
이래서 테란전 22연승을 한 것인가? 이런 그를 가볍게 누르는 신조작이 정말 미스테리했고, 아쉬움을 느끼지만... 일단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안도감이다. 적어도 나약하게 보이지 않게 되었으니 말이다.
토스전을 말하기 전에 난 그의 토스전을 이만큼 성장시킨 사람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최초로 벽에 부딪힌 느낌을 갖게 만든 남자. 송. 병. 구.
정말 예전에 그에겐 이 석자는 정말 벽이라고 느낄정도로 강력한 테란전을 구사했다. 마치 테란종족을 하는 사람보다 테란의 본질 그리고
체제를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 사람이라고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껴왔었으니까. 그래서 난 송병구를 개인적으로 그의 스승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송병구를 좋아했다. 폭군은 왠지 그와 동질감을 느껴서 좋아하는 것이라면...
돌이켜보면 이때부터 그는 토스전을 정말 심혈을 기울여 연구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타난 업테란 체제. 그리고 그만의, 그만을 위한, 그만의 의한 fd타이밍 & 반땅가르기.
가장 그에게 강렬한 토스전을 묻는다면 난, 2010 프로리그 3라운드 위너스 리그 STX 김구현 전을 꼽을 것이다.
토스가 그렇게 잘했고 실수를 못봤기에..... 난 그가 질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겨냈다.
이 여파는 그 경기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에게 절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그의 토막 시절(?)을 비웃던 이들이
사라지던 시기는 바로 이때였기에.
그리고 그 여세는 1년을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아무도 그를 토막이라 부르지 못하는 지경에 와있는 것이다.
단순히 잘해서만이 아니란 생각이... 그의 토스전은 배째면 벙커링, 캐리어가 나올 것 같으면 멀티 순삭.
정해져 있는 흐름속에서도 변수가 있지만 웬만하면 다 막아주는 그의 방어력도 불가사의하다. 그리고 불리한 지형을 자신의 건물로
방벽을 쌓는 전략도 간간히 보여주는 그의 토스전은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의 토스전은 어찌보면 새로운 전략 그리고 새로운 유닛추가가 아니면 절대 변수를 만들 지 못하는 완숙을 넘어 완벽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이유는 그가 유일하게 다전제에서 져본적이 없는 종족전이기 때문이다. (2008년 이후.. 2007년 다음 스타리그 3,4위 전에서 송병구 선수에게 패 그 뒤로는 없음.)
두번째 이유로는 그의 토스전은 경기가 시작 되자마자 지배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종족전은 그것이 불가하다고 봐도, 토스전은 다르다. 토스전에서는 아비터를 가든 캐리어를 가든 타이밍이 나온다. 그리고 초반 벙커링이 나오는 이유는 그의 빌드빨. 배럭 더블이기 때문이다. 이걸 이길 빌드는 딱 하나다. 노게잇 더블. 이걸 하면 그의 정찰력으로 간단하게 제압되어버리기 때문에 시작부터 지배에 들어간다.
아니면 두팩 fd 타이밍... 이렇게 나오니 토스전이 90%이상 나오는 것이 아닌가? 가히 경기의 지배자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깨달음... 2010년 그 영광을 누릴때, 언제나 나오는 깨달음. 그 깨달음이 대체 뭘까... 2010년 그의 경기를 다시보고 또 봐도
모르겠다. 똑같은 사람인데 왜 나는 답을 구하지 못하는지... 그 문제로 인해 지금 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정말 신이란 말이냐..? 내 눈은 무슨 까막 눈인건지...)
그를 논할 때는 이제 스탯이 되어버린 3종족 승률을 보는 것은 옛날이 아니다. 지금도 그를 논할 때는 총경기 승률, 그리고 3종족전 승률이
나오는 건 새삼 놀랍지 않다. 갓의 시대.. 말그대로 Age of God!
그런 그에게 바람이 있다면, 저그전을 좀 더 보고 싶다는 것이다. 사실... 요즘 저그전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느낀다.
그의 저그전을 보려면 방법은 딱 한가지 뿐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개인리그.
개인리그에서만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어버린 저그전은.. 그냥 아쉬운 것이 아니라 너무너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