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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01 14:48:40
Name 이계원
Subject 블리자드가 케스파가아닌 MBC게임에 소송을 건 이유에 대해
안녕하세요. 어제 처음으로 글을 올린 이계원입니다. 오늘이 두번째 글이 되겠군요.

오늘 하루일과처럼 XP에 접속(...)해서 공지사항을 보니, 블리자드가 MBC게임에 지재권 관련 소송을 걸었다는 글이 공지로 올라와있었습니다. 곧이어 PGR에서도 논란이 되고, 포모스, 네이트 스포츠메인에도 기사가 떠있는걸 보면 이번일이 새삼 엄청난 일인게 느껴지더군요.(물론 케스파의 나팔수인 데일리e스포츠에는 안떠있었습니다.) 저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블리자드가 소송을 걸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계속 남겨놓은것을 보고 아직 블리자드가 스타1판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는 사실에 오히려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위에 언급했던 어느 사이트를 보더라도 여론은 이미 케스파를 떠나 블리자드편으로 돌아선것 같습니다.(심지어는 이상황에대해 지식이 별로 없는 네이트베플까지..) 아마도 언론플레이를 통해 사실을 호도하여 팬들을 기만하는 모습, 말로는 1차 저작권을 존중하며 블리자드와 협상할 의지가 있다고 하면서 리그를 강행하는 협회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에 많은 팬분들이 실망하고 떠나간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법리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언론플레이를 통해)여론이라도 어떻게 자기편으로 끌어오려는 케스파의 노력은 참으로 눈물겨웠습니다만, 팬들의 반응까지 이렇게 냉담하니 케스파가 수많은 팬들을 버릴수 없다는 헛소리를 운운하며 판사의 참작을 이끌어내는 고전적인 전략마저도 쉽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소송의 상대가 케스파가아닌 MBC게임인것에 주목했습니다. 물론 MBC게임도 블리자드의 국내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그레텍의 허락을 받지 않고 STX컵을 강행한점에 대해서는 지재권에대한 책임이 없는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단지 그 이유만으로 MBC게임에 소송을 걸었다면 지금까지 방송사에게 중계료를 잘 받아먹다가 갑자기 공공재(...)운운하며 1차 저작권을 무시하는 케스파가 소송대상이 되지 않을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 저작권분쟁의 주체는 블리자드-그레텍과 협회입니다. MBC게임의 지재권 위반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MBC게임은 단지 곁가지일 뿐이란말이죠. 언뜻보면 중심을 건드리지 않고 곁가지를 치려고하는 블리자드가 정신이 혼미한상태에서 소송을 건 것 같이 보입니다.

얘기를 잠시 돌려보자면, 일반적인 협상에서의 가장 강력한 의사표시는 화를 내고 무리한조건을 내세우며 협박을 하는것이 아닙니다. 협상조건에대해 자꾸 클레임을 걸고, 무리한 조건을 내세우면서 협상을 지연시키는 것은 어쨌든간에 상대방에게 무언가 '얻을게' 있을 때 하게되는 일입니다. 만약, 협상주체가 더이상의 논의는 불필요하며 상대방으로부터 얻을게 없다는 판단이 들게되면 아예 협상을 결렬시킴과 동시에 새로운 협상파트너를 찾아나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원래의 협상 파트너는 이후의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되게 되겠죠.

저는 이번의 MBC게임을 대상으로한 소송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봐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그레텍이 협회와 계속해서 협상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협회는 1차 저작권을 제대로 인정하려고도, 블리자드-그레텍이 갑(어쩌면 정말 강력한)의 위치에 있다는것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를 그레텍의 허락없이 강행하며 협상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죠.(말로는 팬들을 위한다고는 합니다만.. 예전에 중계권 파동때도 팬들을위해 개인리그를 보이콧했나봅니다.) 이러한 상황을 짐작해볼때, 블리자드는 협회와의 협상이 더이상 불필요하며 협회를 배제한채로 방송사와 직접 해결을 보는편이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엠겜을 포함한 양대방송사와 협회의 입장은 매우 다릅니다. 협회의 경우 스타1판이 광고효과와 비교하여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하면 비교적 쉽게 판을 깨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개인리그와 프로리그에 의존해온 방송사는 어떻게서든지 이 판을 지켜야합니다. 만약에 방송중지 가처분이라도 내려온다면, 방송사는 더이상 회사를 유지할만한 컨텐츠가 없으니까요. 이러한 측면에서 양대방송사는 협회뒤에 숨어서 협상할때처럼 베짱을 부리지 못할것이고, 소송에대해서 케스파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방송사까지 블리자드의 편으로 돌아서버리면 지금까지 어느정도 맞춰졌던 협회와 블리자드의 힘의 균형이 급속하게 깨져버립니다. e스포츠가 성립하기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3가지는 무엇일까요? 아마 가장 중요한걸 뽑으라면 게임이겠고 그다음이 선수, 방송사순일 것입니다. 현재는 블리자드-그레텍이 게임을 가지고, 케스파가 방송사와 선수를 손에 쥐고 힘싸움을 하는 형국이었습니다. 하지만, 방송사까지 블리자드의 편으로 돌아서게 되면? 결과적으로 블리자드측이 게임과 방송사를 모두 손에 넣게 되겠고 방송사가 없는 협회는 힘에서 밀릴 수 밖에 없을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동의하는 사실이듯, 블리자드는 스타1판이 깨지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지금 블리자드가 가장 바라는 것은 양대 방송사가 협회를 배제한채로 직접 그레텍과의 협상테이블에 나와 정당한 지재권을 인정하고, 지금까지처럼 리그를 계속 진행하는 것일겁니다. 그 때문에 케스파가 아닌 방송사에 먼저 소송을 건 것이고, 그러면서 협상에대한 문을 열어놓은 것입니다. 과연 엠비시게임의 선택은 협회일지, 블리자드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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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01 14:59
수정 아이콘
글쎄요..지금까지 협회의 행보로 보면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 꼴이라...
블리자드한태 중계권 양보할 바에는 그냥 자폭할 듯 하내요.
물론 이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엑시움
10/11/01 15:05
수정 아이콘
얼마 전까지는 방송사와 협회가 서로 이견을 좀 많이 보였지만 프로리그 개막 이후에는 아예 한 배를 탄 것으로 보입니다. MSL와 스타리그 예선을 강행한 것부터 아예 협회의 노선을 같이 타겠다는 의미죠.

그리고 MBC게임이 먼저 소송을 먹은 건 가장 먼저 불법 리그를 강행했기 때문일 겁니다. 리그 개최가 명백히 위법이 되기 시작한 것이 MBC게임은 8월 말부터, 프로리그는 10월 중순부터, 스타리그는 10월 말부터거든요. 소송을 하려면 증거 및 각종 자료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죠. MBC게임은 이미 두 달이나 지났고 그 동안 제일 숱하게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얻어맞은 것 같네요. 나머지 프로리그와 스타리그도 시간과 순서만 늦을 뿐이지 현 상태로 강행 일변도라면 결국 소송 크리를 먹을 겁니다.
나이로비블랙라벨
10/11/01 15:12
수정 아이콘
일단 시간차 문제로 MBC게임에 먼저 소송을 건 것인데, 문제는 협회 이사에 방송국 게임단이 들어 있다는 것이죠. 만약 글 쓰신 분의 생각대로면 방송사는 최후의 조건으로 게임단 포기까지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다. 당연히 게임단 포기해서라도 방송은 계속 해야 겠지요. 방송이 분명 게임단보다는 우선 순위니까요.(그리고 저는 방송국이 게임단 만든 건 협회가 만들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떠 맡은 계륵이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어차피 그래텍은 인터넷방송만 할 수 있습니다. 스타2든 스타1이든 강력한 캐이블 방송사는 필요하죠. 그런데 꼭 2개일 필요는 없습니다. 곰TV라는 강력한 인터넷 방송 매체가 있거든요. 그럼 둘 중 하나는 필요 없을 수 있습니다. 운 좋게도 타이밍 상 MBC게임이 먼저 걸려 들은 건 정말 최고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겠죠.

단, 그래텍(블리자드) 입장에서 온게임넷은 포기할 수 없을 겁니다. 스2 흥행을 위해서라도 캐이블 방송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MBC게임의 향후 대처가 궁금하네요.
10/11/01 15:39
수정 아이콘
MBC GAME은 여러가지가 겹친 것이죠.

우선 지난 8월에 마무리가 된 빅파일 MSL과 STX컵의 협상을 제대로 완료짓지 못한 점이 그 첫 번째겠고
그 다음은 MBC GAME은 지속적으로 블리자드와 그래텍에게 우는 소리를 해댔죠. 그것에 대한 징벌적 소송이겠고(그렇다고 징벌은 아니고...)
마지막은 여전히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상당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온게임넷에 대한 압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MBC GAME이 드디어 첫 번째 소송대상으로 걸렸으며, 아무래도 온게임넷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결국 MBC GAME에 대한 압박은 온게임넷에 대한 압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블리자드와 그래텍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2의 미디어 노출횟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케이블 진출이 필요한데
현재 케이블은 CJ가 대부분 잡고 있는 실정이지요. 그러기 때문에 온게임넷을 압박하려면 MBC GAME에 소송을 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온게임넷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수 있겠죠.

일단 MBC GAME은 돈 없다고 징징 거린 점이 지나치게 나쁘게 다가왔다고 봅니다.
여전히 블리자드는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고 있지만, MBC GAME의 입장이 너무나 완고한지라 어떨지는 잘 모르겠네요.
MBC GAME은 게임방송 접는다는 소문이 여러번 돌았던 만큼 게임방송 포기로 갈 가능성도 보이네요.

온게임넷은 게임방송을 포기할 정도로 약한 방송사가 아니니 적극 협상에 나서겠고
협회야 온게임넷이 협상완료 지으면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리겠죠.
지금 협상을 보면 비용문제는 다 끝났는데 이후문제, 즉 개인리그 협상과 스타 2 협상에 끼어들려는 욕심 때문에
그 협상이 물 건너간 것을 보면 협회가 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그들이 자랑하는 프로리그도 저런 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리버풀 Tigers
10/11/01 15:51
수정 아이콘
mbc게임에게는 악재이지만 블리자드에게는 호재로 다가오는게 온풍기로 시작된 스타팬들의 mbc게임 배척현상으로 인해...
블리자드가 엠비씨게임을 압박해도 팬들에게 크게 부담감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시기도 적절하게 엠비씨게임에서 협상도 하지않고 리그를 강행하는 떡밥까지 던져줬으니...
팬들이 엠비씨게임에 실드를 치기도 뭐하고 블리자드를 비판하기도 뭐한 상황이 아주 잘 어울러져 있습니다.

만약 리그강행을 엠겜이 아니라 온겜이 하였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 협상을 하려고 들었겠지요.
온겜에게 소송을 걸고 압박을 하게된다면 많은 팬들을 잃을것을 각오해야하며, 온겜과의 사이도 틀어질것을 각오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엠겜을 소송함으로써... 팬들에게는 적은 관심으로... 온겜에게는 압박카드로.. 아주 훌륭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번 소송건으로 엠겜이 게임방송을 접더라도... 블리자드는 손해될게 없는게... 온겜이라는 매우 보급률 높고 방송퀄리티 높은 방송사 하나가 남아있게 됩니다. 게다가 스타나 스타2나.. 방송하겠다는 케이블채널은 많을테구요.

그리고 선수들이야... 블리자드가 저작권 소송 이겨서 1년만 방송사들 잡고 방송 안내보내면 됩니다. 그러면 모든 팀들이 해체를 하게되고, 당연히 프로라는게 없어지겠지요. 팀을 해체하지 않더라도.. 선수들이 아마추어로 뛰어서라도 대회 출전을 하기위해 팀을 나올지도 모르구요.
lionheart
10/11/01 16:14
수정 아이콘
블리자드나 그래텍으로서는 방송사에서 방송못하게 만들면 협회로서는 양팔과 두눈이 잘리는겁니다.
굳이 협회에 소송안걸어도 방송 금지 가처분만 내서 불법방송만 못하게 해도 되는거죠.
온게임넷이라고 안심할때가 아닌듯 하네요.
온게임넷도 조만간 소송들어갈듯.
어느멋진날
10/11/01 16:35
수정 아이콘
그쪽 법 공부하시는 분이 말하길 엠겜등 방송사들과 협회의 경우는 거의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철판깔고 계속 침해행위을 계속 해온 케이스라는군요. 이건에 국내 케이스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도 대개의 경운 침해하는 사람들이 법적 조치 막상 들어가면 꼬리를 내리기 때문인데 이 경운 침해하는 쪽이 그것도 공공성있는 단체나 방송사임에도 상당히 악질적으로 보일 소지가 높다고... 법원이 악질적이라 판단할 시 형사처벌의 대상도 될 수 있는 정도라는 의견을 내놓으시더군요.

명백한 잘잘못에 법리적으로 이대로 가면 결과는 뻔하다고 봅니다.
써니티파니
10/11/01 17:44
수정 아이콘
철권만 죽어나는 거죠라고 생각했는데... 그쪽은 돈 내나 모르겠네요?
전미가 울다
10/11/02 17:02
수정 아이콘
그래텍이.. 다른 케이블 방송을 잡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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