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그 날의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2 방송 리그에서 눈여겨 볼만한 활약을 한 선수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윤용태 - 전투불패를 넘어 프로토스의 극한을 향해. <2세트 중원 윤용태 승(프, 7시) vs 박성균 패(테, 11시)>
비록 테란의 신 이영호에게 무릎 꿇었지만 여전히 윤용태는 강합니다. 아니, 프로리그 개막 후에 보여준 2연승은 그의
클래스가 그 날의 컨디션이나 운으로 흔들릴만한 경지가 아니란걸 보여줬습니다. 오늘 경기는 윤용태가 단순히 전투불패
의 싸움꾼이 아닌 현재 프로토스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이었습니다. 중반부의 보여준 윤용태 특유의 예술적인 전투는
변하지 않은채 말이죠. 물론 아직 보완할 점은 있습니다. 후반부 운영의 투박함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큰 흐름은 확실히 잡고
있습니다. 2010년 최고의 프로토스는 김구현이 아직은 유리하지만 모르는 일이죠. 현재 기세는 윤용태, 그리고 다음에 소개
할 도재욱이 워낙 대단하거든요.
[오늘의 경기 추천도] ★★★
명경기나 재밌는 경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스타크래프트 테프전 경향을 잘 보여주는 정석적인 경기. 경기 전체를 볼 필욘
없지만, 중반부 윤용태의 예술에 가까운 스톰 활용이 빛난 전투 장면만은 꼭 보길.
(2)도재욱 - 이건 사람인가, 괴물인가? <5세트 서킷브레이커 염보성 승(테, 11시) vs 도재욱 패(프, 7시)>
경기는 염보성이 승리했지만 오늘의 Issue Player는 도재욱이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지난 개막전 이영호를 잡는 괴력을
발휘하더니, 오늘은 초반에 벙커링으로 앞마당 넥서스 날려먹은 불리한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염보성의 치고 나오는 병력을 도저히 막을 수 없을꺼 같았는데 그걸 다 싸먹고 때려잡는다거나, 앞마당 바로 앞까지 밀려
포격 받는 상황에서 화려한 역마인 유도 컨트롤로 꾸역꾸역 막아내는 모습이나...마지막에 경기는 분명 졌는데 오히려 염
보성의 병력 모두 잡아먹고 본진까지 밀어넣어버리곤 마치 지고도 이긴듯한 GG의 강렬함. 그야말로 괴물같은 포스였습니다.
오래전부터 프로토스는 힘의 종족이었습니다. 전면전의 힘싸움에 있어선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을만큼 많은 연구
와 발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재욱의 힘은 볼때마다 더욱 강력해집니다. 프로토스 그 이상의 힘, 그렇게 평할 수 밖에 없을
꺼 같습니다.
[오늘의 경기 추천도] ★★★★★
재미있는 명경기. 포인트는 도재욱의 패왕색 포스. 그리고 그걸 침착하게 받아내고 승리를 굳히는 염보성의 안정성.
(3)김택용 - 커세어로 시작하여 커세어로 끝내다. <6세트 아즈텍 고석현 패(저, 9시) vs 김택용 승(프, 12시)>
비시즌동안 용택이를 잘 감금시켰는지 현재까지 택신의 모습으로 2연승을 달리는 김택용입니다. 아즈[택]에서 고석현을
만났는데, 다른 말이 필요없군요. 클래스 차이를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커세어가 있었습니다. 위의 표현
이 농담이 아니라 정말 커세어로 시작해서 커세어로 끝낸 경기입니다. 커세어로 뮤탈잡고, 오버로드 잡고, 병력 싸움 도중에
또 잡고, 병력 없어지면 또 다시 잡고...스컬지 날아오면 보자마자 본진으로 턴해서 유유히 캐논 위에서 돌려주고. 그러면서
병력 컨도 해주고. 멀티태스킹이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고석현도 운영은 나쁘지 않았지만 손이 4개 달린듯이
플레이하는 김택용에게 손 2개 달린 사람이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오늘의 경기 추천도]★★★
격의 차이를 보여주는 무난한 경기. 포인트는 택신의 괴물같은 멀티태스킹. 그리고 커세어 컨트롤.
(4)정민수 - 태산(太山) <1세트 잃어버린사원 정민수 승(프, 8시) vs 최진솔 패(저, 12시)
2세트 델타사분면 정민수 승(프, 5시) vs 최진솔 패(저, 11시)>
스타2 경기에 대해 뭐라 얘기를 할만큼 많이 보거나 게임을 해보지 않아서 보이는만큼만 적는 점 양해해주세요.
이 선수의 경기를 보면 뭐랄까, 안정적인 느낌이 듭니다. 1경기 최진솔의 강력한 러쉬에 흔들려 순간 삐끗할 법도 한데
침착하게 막아내고 승리하는 모습이나, 2경기에선 광자포 러쉬로 단숨에 승리하는 모습 등은 어딘가 불안해보이거나
동요하는 걸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댓글을 살펴보니 단단하고 정석적인 플레이로 초보자들이 기본기를 익히기에 좋은 선수
라는 말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도 과연 그런 소리가 나올만한 안정적인 플레이였다고 봅니다.
[오늘의 경기 추천도]★★★
1경기의 뚫리느냐, 막느냐의 긴박감 넘치는 경기는 매우 흥미진진.
(5)송준혁 - Inca Style. <1세트 금속도시 송준혁 승(프, 12시) vs 송영민 패(테, 6시)
2세트 델타사분면 송준혁 패(프, 5시) vs 송영민 승(테, 1시)
3세트 젤나가동굴 송준혁 승(프, 1시) vs 송영민 패(테, 7시)>
잉카의 플레이는 저같이 스타2를 자주 안 보는 라이트 유저가 보기에도 독특해 보입니다. 기존의 다른 프로토스 선수
들의 경기는 대부분 비슷했는데, 암흑 기사라던가 공허 폭격기 전략 등은 본 적이 없거나 실패한 것만 봤었습니다. 그런데
송준혁은 뭔가 다르네요. 저는 공허 폭격기가 그렇게 쎈 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이 선수는 전략가의 냄새가 나요. 강민...?
[오늘의 경기 추천도]★★★★
스타2를 자주 시청하지 않는 라이트 유저가 보기엔 생소한 플레이. 대테란전은 거신 나오고 추적자 나오는 것만 본 사람들에게
추천.
(6)곽한얼 - 이것이 스타2의 테란이다. <1세트 금속도시 곽한얼 승(테, 12시) vs 서명덕 패(프, 2시)
2세트 사쿠라스고원 곽한얼 패(테, 1시) vs 서명덕 승(프, 11시)
3세트 전쟁초원 곽한얼 승(테, 1시) vs 서명덕 패(프, 7시)>
마카란 이름은 스타2 관련글에서 몇번 본 적이 있지만, 실제 플레이를 본 것은(혹은 기억하는 것은)이번이 처음입니다.
초반 선수 소개부터 포스가...! 모자를 눌러쓰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보스의 느낌이 들더군요. 스타2 테란의 최강자로
꼽히는 선수답게 경기 또한 다른 선수들보다 뭔가 완성미가 느껴졌습니다. 특히 3경기의 전술핵 포스는 상대 선수를 농락하는
수준이었죠. 이 경기를 보고 내린 결론은 그래요. '스타2에서도 테란은 테란이구나.' 서기수, 김원기 경기만 보면 테란의 강함
을 못 느끼겠는데 역시 테란의 정상급 플레이어 경기는 뭔가 다릅니다.
[오늘의 경기 추천도] ★★★★
3경기 핵쇼. 그리고 '테란해라.'
(7)임요환 - 임요환님의 의료선이닷! <1세트 잃어버린사원 임요환 승(테, 2시) vs 황희두 패(테, 6시)
2세트 젤나가동굴 임요환 승(테, 1시) vs 황희두 패(테, 7시)>
아아, 그 분이 오셨습니다. 개인적으론 팬은 아니지만 올드게이머로써, e스포츠의 아이콘으로써 임요환이 활약해주길
바랬는데 오늘 제대로 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경기부터 그를 이 자리에 있게 한 화려한 컨트롤을 선보이며 압도하더니,
2경기는 그야말로 황제의 격이 느껴졌습니다. 왠만한 무명 게이머는 패기만으로 짓눌러 버리는듯한 포스! 황제의 패왕색패기
에 곰티비는 2번이나 다운, 그리고 2경기만에 2승으로 '황'희두 선수는 패배하였습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황제의 귀환을 모두 박수로 맞이합시다.
[오늘의 경기 추천도]★★★★★
임요환님의 의료선이닷! 임요환님의 해병 컨트롤이닷! 임요환님의 물량이닷! 임요환님의...(생략)
-Beyond the Protoss
오늘은 임요환 선수의 스타2 데뷔 경기때문에 모든 이슈는 그쪽으로 가겠지만, 경기 결과만 보자면 프로토스의 막강함이 드러난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무리는 프로토스의 이야기로 끝내볼까 합니다. 스타1에서 윤용태, 김택용은 승리를 거두었고 도재욱
또한 패배를 넘어선 무시무시한 포스를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프로토스 종족의 프로리그 개막후 성적은 타종족전 10승 4패, 동족
전 4회로 테란-저그 등을 압도하며 출전 또한 자주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테란은 갓영호가, 저그는 이제동네신이 정점으로 군림
하고 있지만 프로토스는 1인자가 아닌 몇명의 최정상급 플레이어들이 다수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직 테란과 저그의 신을 넘어
서지 못하고 있지만, 위의 두 종족들이 신급 플레이어 한명에게만 의존하는 것과 달리 프로토스에겐 최고의 선수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이 프로토스 그 이상의 모습을 구현하는 바탕이 되지 않을까요? 송병구, 김택용, 김구현, 윤용태, 도재욱...그 외에
도 프로리그에서 승리를 거둔 신예들까지,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프로토스를 넘어, 미래를 향해.
스타1 프로토스의 외침은 스타2 프로토스에게도 전해졌나 봅니다. 오늘 승리를 거둔 지니어스, 잉카 두 선수들을 보면 스타2
프로토스들의 미래도 밝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스타2 프로토스 종족의 성적은 2승 1패. 좋군요! 이 기세를 몰아 스타1과 스타2
모두 프로토스의 황금기를 열어봅시다. 신이 존재하는 스타1의 테란, 황제와 천재가 부활한 스타2의 테란은 과거에도 강했고
현재도, 미래에도 계속 강할 것입니다. 폭군이 존재하는 스타1의 저그, 게임 최초의 리그를 우승한 스타2의 쩌그도 언제나 프
로토스를 괴롭히는 적수입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지난 프로토스의 수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요. 그때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이 이렇게 외치며 경기에 나서면 되는 겁니다.
아이어를 위하여!
ps.뒤로 가면서 점점 프로토스 응원글이 된 점 다른 종족 팬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어쩔 수 없는 프빠심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