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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10/16 03:23:33 |
Name |
풍경 |
Subject |
"선수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라는 말에 대하여. |
이 글은 밥로스님의 글에 댓글형식으로 달았다가,
글이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아예 글로 올립니다.
지금 같은 주제가 반복되어 3페이지가 넘어가는 만큼,
댓글화할 수 있는 글을 올렸다고 저에게만 엄격하게 하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용. ㅠㅠ
일단 밥로스님의 본문에 있는 말씀을 인용해서 시작합니다.
"테러범의 목적을 달성해주지 않고, 인질은 구출해내고, 테러범을 진압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입니다. 동의합니다.
덧붙여 "이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스1에 남아있는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가 그들이 협회의 의견에 동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기 위해" 이 생각,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200% 동의합니다.
그런데, 문제는요. 위에서 말씀하신 3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이 뭐가 있었을까요.
바로 협상이었습니다. 협상. 협상만 되었어도, 지금 팬들끼리 열낼 필요도 없고, 새로운 리그를 축하하며 볼수 있었겠죠.
그러나 협상이 결렬됨으로 인해서, 저 3가지가 한꺼번에 해결되기가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 된겁니다.
이른바 말씀하신바 저 테러범은 인질을 이용하여 다른 목적을 얻어내는게 아니고,
애초에 테러범의 목적 자체가 처음부터 인질을 죽이는게 목적이었다면? 혹은 인질범의 목숨 따위쯤이야 하며 신경자체를 안쓰고 있다면?
그런데도 과연 저 3가지가 동시에 해결되기가 쉬울까요?
밥로스님 말씀은 참 좋은 말씀입니다. 잘 읽었어요.
하지만 이건 협상결렬 시점 이전에 나왔어야 딱 맞는 글입니다.
지금의 가장 큰문제는 "아무런 피해가 없이" 문제 해결이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선수들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는 상황은 장담할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밑에서부터 말해왔지만, 이 상황까지 야기한 건 바로 블리자드가 아닌 협회입니다.(물론 이에 대해 반대로 생각하시는 분도 있죠)
이제는 법적 분쟁까지 번졌습니다.
협회는 협상없이 프로리그를 강행하였습니다.
즉, 구출하는 입장에서는 이미 인질의 상처가 없이 인질구출이 불가능한 시점까지 왔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반대하시는 분들이 고수하는 입장은 "인질에게는 털끝하나 상처가 없어야한다" 라는 불가능한 요구를 한다는 것이구요.
저같은 입장은 이미 피해를 입는 건 불가피 한 상황이니, 피해를 최소화하고서 인질을 다시는 테러범이 위협하지 못하는 곳으로 안전하게 구출하자 라는 것이구요.
게다가 주장하신 비유가 약간 틀린게
블리자드와 그래택은 "인질을 구조" 하는게 주목적인 자들이 아니란 거죠. "테러범 진압"이 본연의 임무에 더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팬들은 원래부터 아무런 인질의 피해없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절대로 인질이 전혀 피해입지 않고 문제가 해결되기는 글렀습니다.
이제 왜 협회에 분노하는지 조금은 저희들 심정이 이해가 가실까요. 저희가 냉정하다고 비판하시던 분들은.
결국은 인질에게 피해를 입는 상황을 불러왔기 때문에 화를 내는 겁니다. 바로 선수 때문에 협회에 불같이 화를 내는 거라구요.
즉 저같은 팬들이 선수를 나 몰라라 하는 냉정함을 둘렀다고 오해를 하시는데,
오히려 그 선수에게 피해가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불러왔으니까 미치도록 화가 난다는 겁니다.
가령 제가 프로리그 보이콧하겠다고 결심한 건 이번 사태 때문이 아닙니다.
이윤열 선수에 대한 케스파의 작태 때문이었죠. 지금 임요환 선수에게 어떻게 하고 있는지만 봐도 더욱 화가 나죠.
그전에는 한번도 협회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까지는 안했으나, 이윤열 선수 처우를 기점으로 제 생각이 바뀌었죠.
즉 저같은 경우만 해도, 모든 판단의 동기는 "선수"에게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미 상황은 선수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이 해결되기는 불가능해졌습니다.
블리자드가 본인의 지재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미 강행을 막는게 불가피해졌습니다.
즉 이로 인해서 선수들은 본인들의 경기를 팬들에게 보여줄 수 없게되는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지재권을 지키기 위한 행사"는 바로 "강행된 프로리그의 정지"를 의미할테니까요.
그러나 강행된 리그가 정지되고, 법원의 중재하에 올바른 협상이 맺어지면
그때는 정말 제대로 된 리그에서 선수들이 다시 팬들앞에 나올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단하나는 똑같단 말입니다.
선수의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것. 선수를 생각하는 것. 그리고 이스포츠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
대체 우리가 뭣 때문에 협회를 비판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무엇 때문에 블리자드의 지재권을 지켜야한다고 말한다 생각하십니까?
블리자드를 더 사랑해서요? 왜 이런 오해를 하냐는 겁니다.
바로 저도 이제동 선수를 좋아하니까 협회를 더 비판하는 거란 말입니다!
제가 이제동을 얼마나 지지하는지는 피지알 상주하신 분들이라면 대부분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제동 선수 밥줄 끊고 싶어서 지금 협회를 비판하겠냐고요.
이제동 선수에게 피해주고 싶어서 협회 비난하겠냐고요.
이제동 선수가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분노해서 그런 겁니다.
이제동 선수가 아무런 피해 없이 경기를 할수 있을 기회가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기회는 다 말아먹고, 그 긴 협상기간 동안에는 뭘하고 있다가 이제와서 결국은 이렇게 상황을 야기시켰냐는 겁니다.
바로 이 상황을 만들어 놨기 때문에 분노한다고요.
그리고 법정까지 가게 만들어서 왜 스타1 판을 하루아침에 지들 멋대로 사라질지도 모르게 만들었냐는 겁니다.
협상만 했어도 자연스럽게 유지가 되었을 스타1 판을 왜 상상도 못했던 "존립"의 문제로 만들어 놨냐는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이제동 선수가 인질이 되는 사태를 두번다시 보기 싫기 때문에"
이참에 케스파의 "잘못된 전가의 보도"를 빼앗자는 겁니다.
이게 바로 협회를 비판하는 이유입니다.
이제동 선수가 얽메이지 않고, 최소한의 피해로 계속해서 본인의 길을 걷도록 해주는 것.
두번 다시는 감히 인질극을 벌이지 못하게 하는 것.
이게 제가 협회를 비판하는 1차 목적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제 목적의 전부이기도 합니다.
쓰다보니 좀 스스로 흥분했네요. 누군가에게 흥분한 건 아닙니다. 굳이 따지면 협회에 새삼스래 분노가 일어났네요.
여튼 그렇습니다.
이제 피해없이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그런 시기는 지났습니다.
지금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만 있을 뿐, 아무에게도 털끝만큼의 피해가 없기이 해결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선수들이 간접적으로 협회에 매인 이상, 어쩔수 없이 이제는 선수들도 피해를 입습니다.
그러나 팬들은 어떤 입장을 취하시더라도.
이거하나만 모두 인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피지알러들은 "게임"에 대한 팬이기 보다는 "선수들"에 대한 팬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사람에 대한 애정" 말입니다.
즉 지재권이고 뭐고 간에 선수가 우선입니다. 제발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선수를 생각치 않는다고 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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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울러 짝복님의 댓글과 제 댓글이 지금의 입장차이의 핵심을 보여주는 것 같아 다시 가져오겠습니다.
짝복 (2010-10-16 02:19:37)
케스파가 하는 행동들이 정말 이스포츠에 도움이 안되는 것들이지만 케스파가 없엇다면 이스포츠라고 불릴만한 꺼리도 안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오락이었겠죠, 물론 임요환선수를 비롯한 올드들이 일궈 놓은 판이지만 어찌됫던간에 올드들을보고 스타1에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한 대기업 들이 모여서 만든게 케스파 아니겠습니까, 지금 당장 협회들 다 없앤다면 대기업 스폰 다 빼고 하자는건데 그럼 그땐 정말 이스포츠라고 불리는건 불가능하겠죠 좀 횡설수설햇는데 요약하자면
이스포츠의 발전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는 협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협회가 없다면 아예 이스포츠라는 발판자체가 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풍경 (2010-10-16 02:38:00)
그래서 그렇군요.
이렇게 찬성론자와 반대론자 사이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인식부터가 180도 다르니... 의견차 좁히는게 참 힘든거 같네요.
서로 생각이 다른부분은 어쩔수 없는데,
전망에 대한 인식부분이 어떻게 다른지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짝복님 같은 분들의 생각: 케스파가 망하면 대기업이 다 발뺄 것이다.
저의 생각: 케스파라는 단체가 없어진다고 해서 스타1 리그가 하루아침에 없어지지도 않고, 대기업 프로팀들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말하면 또 길어지니까, 넘어가고.
일단 이 큰틀에 대한 생각부터 다르니까 입장차가 절대 안좁혀 질수 밖에요.
즉 케스파를 이참에 없애도 현재의 프로리그 구조가 팀이 한두팀이 줄지는 몰라도 완전 와해되는 일이 없을 것이기에,
이참에 케스파를 차라리 없애자.
이런 논리구조가 나온다는 겁니다. 즉 그렇기에 케스파를 없애자는 주장이 선수들이 실업자로 만드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구요.
또한 개중에는 설사 대기업이 발을 뺄지라도..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이분들은 현재의 대기업구조가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선수들에게 안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 이참에 구조를 바꾸기를 원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분들 또한 짝복님과는 다른 방향으로 스타1을 사랑하는 겁니다.
이런거 보면, 아마 지금 대립하시는 분들 한분한분 보면,
이런 미래에 대한 전망이나 대전제 자체가 달라서 의견이 나뉜게 대부분일거라 보이네요.
'케스파가 없어지면 현재의 게임단구조가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하시는 분들이 아마 주로 '케스파는 그래도 존속해야 한다' 고 하시는 것 같구요.
이 전제에 대한 생각이 좁혀지지 않는 이상은 서로에 대한 설득은 무의미한거 같습니다.
즉 그런 전망의 옳고 그름을 증명키 위해서는 미래로 가보는 수밖에 없으니까요. 결과가 나와야 아는거죠.
그냥 지금은 최대한 팬끼리는 서로 존중해주고 감정은 상하지 않게 하는게 최고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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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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