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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0/15 00:41:55
Name 구국강철대오
Subject 7년간의 키보드 워리어질을 마감하며.
태초에 디씨가 있었으니...


선량했던(진짜입니다.) 저를 키워로 키운건 역시 디씨였지요. 소위 말하는 스갤 원년맴버로서(당시 스갤인이 대략 10만이 넘는다 치면 대한민국 상위0.2%에 달하는 최상위계층이란 말입니다. 음화화화홧) 키보도에 입문했었지요.


저의 스타판의 당파성은 대충 이러했더랬습니다.

1. 반임요환주의. - 믿기지는 않겠지만 저는 SK선수들을 사랑합니다. 김성제 선수 팬에 최연성, 임요환 선수를 응원하는 편이었지요. 다만 당시 시대를 지배했던 테란암울론에 근거한 임요환주의, 혹은 임요환신화나 당시 방송국들의 임요환 밀어주기를 싫어했었지요. 사실 1.07시대 말기는 이기석, 김동준등 걸출한 게이머들이 테란으로 전향하고, 게이머들 스스로가 미래를 지배하는 종족은 테란이 될 거라고 예언하고 실제로 당시 대회에서 다수의 테란이 우승하던 시기였습니다. 암울했던건 토스였지요. 이걸로 키배를 시작했고...


2. 반토스주의. - 정확히는 안티프징징이었지요. 맵 찌질이로서 5년넘게 저플전 밸런스를 맞출 방안을 고민했지만 테플전에서 징징 소리만 들리면 쌍지팡이를 들고 나섰던 기억이 나네요.

3. 맵징징. - 맵퍼분들은 아직도 이를 가실지 모르겠습니다. 5:5주의자로서 맵퍼분들을 좀 심하게 닥달을 했었지요. 저플전 5:5를 내 놔라! 테저전 5:5를 내 놔라! 그래도 테플전에서는 실드도 춰 줬잖아요.

4. 저징징. - 의외로 저의 저징징 트라우마의 근간은 홍진호 선수보다 박성준 선수에서 출발합니다. 사실 홍선수 전성기때는 안타까워만 했을뿐 맵현실에 대해서는 무지했었더랬지요. 라그나로크에는 무신경하면서 그냥 지는게 안타깝다 수준. 그러던 제가 악질 키워로 변했더랬습니다.

5. 엠겜빠. - 어느정도 헤비유저로서 옵저빙이나 해설의 전문성에 염두를 둔 매니아층으로서 03~05년 사이에는 당연히 이쪽 계열이었지요.

6. 협회까. - 지금도 말하지만 다시 돌이켜봐도 저는 선경까였습니다. 선경이 추구하던 모든 정책에 반대했지요. 결국 이해관계의 차이입니다. 사기업인 SK는 현재의 효용을 극대화하려했고 - 쉽게 말해서 단기간에 단물을 빨아먹으려 했고 - 저는 스타리그의 장기적인 존속을 원했었지요. 개인리그 - 프로리그, 주3일-주5일제 등등. 무던히도 공격했었지요. 결국 시청률 추락, 지재권 분쟁등 선경은 모든걸 말아먹었고 저는 "거봐, 내가 뭐랬어"라는 가장 하층의 찌질이로 전락했지요.

7. 돌아돌아 마빠. 비림비온 - 임요환(신화)에 반대하고 온게임주도 역사관에 반대한다 -, 반협회. 저그빠에 맵징징. 지금은 한낱 범죄자로 전락한 모씨는 저에게는 저의 스덕질 정체성의 모든 것에 대한 표상이었습니다. 꿈같은 겨울이었지요.



김택용 선수가 조연으로 물러나고 택뱅리쌍에서 리쌍시대로의 전환이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지긋지긋한 7년여의 스덕질을 끊을 수 있었던 것은. 아레나 시즌에 분노하고 저징징의 난에 동참했던건 사라지기 직전의 회광반조였으려나요.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얼굴은 뵙지 못했지만 훌륭한 사람, 빼어난 사람, 재미있는 사람들도 온라인으로 많이 만나고.









덤. 요즘의 리그 상황에 대해서는 두가지 생각이 듭니다.

첫째는 저열한 복수감. "거봐, 내가 뭐랬어."

둘째는 안타까움. 근본적으로 저는 아직도 스타1리그를 더 좋아합니다. 게다가 지금 스1이 망해서 쟁쟁한 선수들이 스2로 대거 전향하면 다시 올드팬들을 모으는 올드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오히려 양 리그 모두의 타격이라 생각합니다. 제발 정신좀 차리고 리그 좀 살려주세요 아직도 지네가 갑이라 착각하는 이 몰락귀족님들아. 택뱅리쌍이 여기 오면 안되. 우리 섬데양 우승 한번 해야지.





뭐, 그렇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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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형토스
10/10/15 00:36
수정 아이콘
키보드 워리어질을 그만두시는 이유가?;;
RealWorlD
10/10/15 00:36
수정 아이콘
지금 스1이 망해서 쟁쟁한 선수들이 스2로 대거 전향하면 다시 올드팬들을 모으는 올드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오히려 양 리그 모두의 타격..

오호 그럴수도 있군요 개인적으로 이제동,송병수선수의 전향을 기대해봤습니다만 이런 문제가있을수도..
그런데..그렇다고해서 임요환,이윤열선수가 현재 쟁쟁한선수들을 이기고 상위권까지 갈수있으련지도 의문.. 제발 두분중 한분이라도 결승진출했으면 소원이없겟네영
하심군
10/10/15 00:56
수정 아이콘
사실 '우리가 스타1만 하는게 아니었어'라는 몇몇분의 글을 보면서 저역시 저열한 복수의 쾌감을 느끼곤 했었죠. 사실 그래서 저도 지금 사태는 뒤에서 관망하는 편이랄까...어쨌든 스타리그에 열정적이셨던 분들보다는 마음이 편한건 사실입니다.
10/10/15 00:56
수정 아이콘
아.... 로그인하게 만드시네요.... 지금 저의 심정 그대로입니다...
근본적으로 저는 아직도 스타1리그를 더 좋아합니다.(2)
어느멋진날
10/10/15 01:12
수정 아이콘
스타1 리그는 존속되어야 하고 또 결국 그런 방향으로 갈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협회는 정말 여러번 비교적 손쉽게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강행이라는 어처구니가 없는 해법을 또 들고 나왔죠. 모니터링 하고 있을 거라고 보는데 제발 생각의 틀을 바꿔주길 바랍니다. 아니면 적어도 e스포츠 협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e스포츠의 발전에 진정 필요한 결정이 무엇인지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Bluesky TH
10/10/15 01:12
수정 아이콘
GSL도 즐겨 보는 입장 입니다만.....

근본적으로 저는 아직도 스타1리그를 더 좋아합니다(3)
up 테란
10/10/15 01:45
수정 아이콘
어라~ 내가 이글을 언제 적었지?^^;;

1~7번까지 저랑 일치하네요.
마지막 줄들은 저랑 다르네요. 저는 아직 안끊었으니..
나는 고발한다
10/10/15 01:58
수정 아이콘
전 그 저징징의 난 덕택에 스덕질을 끊었습니다. 인간 이전의 것이니 인조우승자니 뭐니 하는 인신공격의 투석전. 덕택에 김택용은 허수아비가 되고 맵퍼들은 인간 이전의 존재가 되고 방송국은 저그를 죽이기 위해 존재하는 음모론 집단이 되었던가요.
나는 고발한다
10/10/15 01:59
수정 아이콘
그때 하도 시달려서 요즘은 별 감정도 안 듭니다. (비잔티움3는 잘 있으려나.)

누구들에게는 어땠을지 모르나,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전혀 즐겁지 않았습니다.
10/10/15 04:23
수정 아이콘
거봐 내가 뭐랬어 1인 추가입니다.

그나저나 님은 정치 키워이신 줄 알았는데, 본진은 겜게였군요!
말다했죠
10/10/15 04:32
수정 아이콘
스1팬으로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팬들과 싸우고 임빠원리주의자 기믹으로 다른 선수 팬들과 치열한 디스 키워를 벌이던 게 더 재미는 있었던
것 같네요. 지금 하는 키배는 그 동안 봐왔던 판의 존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지라 누구에게도 소득이 없어요.
fd테란
10/10/15 06:54
수정 아이콘
보통 은둔형 스덕후였는데 덕분에 스덕질의 밝은 세상으로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원망과 감사의 인사를 동시에 전합니다. 정말 그동안 덕분에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스타2보다는 스타1이 더 좋긴 하지만 뒤늦게 잡은 본진님이 높게높게 욱일승천 하셔서
더 이상 판에 미련이 없네요. 그저 재밌게 한판 잘 놀았다는 후련한 마음만 가득합니다.
스폰지밥
10/10/15 07:43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추억을 떠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쓴 분 성향이 저그팬이라서 더욱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대가있던계절
10/10/15 12:00
수정 아이콘
스타 정치 성향이라고 해야하나? 1번부터 7번까지 거의 저랑 일치하네요. 재미있게 읽고 많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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