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글 및 사진의 스크롤 압박이 심하니 보시는 데에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개막전이 열린 88체육관보다 조금 넓고, 교통도 편한 편에 해당하는 장충체육관이었기 때문에 개막전 직관 때보다는 집에서 좀 여유롭게 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집 밖을 나서 보니 비가 제법 내리고 있었고, 집을 나설 때에 한창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경기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에 문득 관중 동원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어쨌거나 대략 5시 경에 장충체육관 앞에 도착했습니다. 출구로 나와 보니 장충체육관 앞에 바로 GSL 현수막이 보이더군요.
진입로 앞에는 TSL 및 스폰서 이름이 적혀 있는 김원기 선수의 응원 현수막도 있었습니다... 만
배가 약간 출출한지라 저에게는 중화요리 전문점 간판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장충체육관 내부에 들어와 봤습니다. 88체육관 때보다 무대가 더 화려해졌더군요.
사진이 좀 흐릿한데 - 경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 대형 화면 위쪽에 경기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관중 동원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경기 시작이 아직 50분 가량 남은 상황인데 커뮤니티 등에 배정된 플로어 좌석은 거의 모두 찼고, 2,3층 관중석도 절반 이상 찼습니다.
부스에서는 선수들이 세팅을 하고 있습니다. 김원기 선수의 얼굴이 약간 보이는군요.
장충체육관 위쪽 조명도 환하게 밝혀져 있고 그 아래에는 GSL 결승전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승전 프로모 영상도 계속 돌아갑니다.
시간은 지나가고 있고 결승전의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습니다.
방송 시작시간 30분 전, 이현주 캐스터와 채정원, 안준영 해설위원이 올라와 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관람과 관련된 주의사항 전달 및 시상식까지 남아서 최초의 우승자를 축하해 달라는 부탁의 말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 제 사진에는 없습니다만 - 이현주 캐스터는 몇십 분 전에 이미 올라와서 팬들에게 별도로 개인적인 감사 의사를 표하기도 했지요.
2층, 3층에 관중들이 계속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거의 차 갑니다.
김성제 선수의 우승을 바라는 현수막입니다.
김원기 선수의 우승을 바라는 현수막입니다.
드디어 6시가 되자 무대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합니다.
GSL Open Season 1 결승 무대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먼저 이현주 캐스터가 정식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양 선수의 등장. 등장신이 멋있었는데, 김성제 선수는 약간 제대로 나왔는데 김원기 선수의 사진이 손떨림 때문에 다 비뚤어져서 공평한 노출을 위해 등장신 사진은 두 선수 다 싣지 않았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양 선수의 화기애애하면서 도발적인 인터뷰로 분위기는 상당히 고조되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생애 최초의 개인리그 결승전이지만 이미 스타크래프트 1에서 방송을 어느 정도 경험해본 선수들이라 그런지 떨거나 하는 기색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 그리고 양 선수 어머니들의 인터뷰 영상에 대한 현장의 반응도 매우 좋았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무대 중앙 뒤쪽에 두 선수가 서길래 뭔가 했습니다. 갑자기 바닥이 올라가면서 양 선수를 화면 위에 설치된 부스로 이동시키는 장면은 현장에서 사람들이 탄성을 자아낼 정도의 연출 효과였습니다. 개막전에 비해 선수들 등장에 확실히 공을 들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됩니다.
중계진(이현주 캐스터, 채정원/안준영 해설위원)은 무대 중앙에 마련된 중계석에서 이렇게 중계를 하고 계시더군요.
경기 결과는 다 아시는 부분이니 세 줄로 요약하고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 줌인 기능으로 더욱 크고 아름답게 보인 울트라리스크와 꿀멀티 부화장
- 그래도 0패를 면하게 한 사막 오아시스에서의 빛나는 한방병력 컨트롤
- 맹독충이 내려옵니다 맹덕맹덕맹덕~~~
경기가 끝나고 다시 나란히 팬들 앞에 선 중계진들과 선수들의 모습입니다.
준우승한 김성제 선수. 3000만원을 수여받습니다.
우승한 김원기 선수. 1억원의 상금과 최초의 스타크래프트2 리그 우승트로피를 수여받습니다.
우승자와 준우승자, 그리고 성공적으로 마친 GSL Opne Season 1 대회를 축하하는 현장의 분위기는 매우 화려했습니다.
클로징 멘트를 통해 궂은 날씨에도 많이 와 주신 팬들에게 다시금 감사를 드리는 중계진들,
그리고 중계진과 나란히 서 있는 우승자 김원기 선수와 준우승자 김성제 선수의 모습입니다.
마지막 멘트를 마치고 찾아와 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우승자인 김원기 선수의 포토타임입니다.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모습도 있는데 그건 화질이 좀 안 좋았고 이게 제가 찍은 사진 중에는 가장 나은 사진이네요.
김원기 선수가 꽃다발을 들고 웃음을 띄는 모습입니다.
포토타임이 끝난 뒤에는 커뮤니티 초청자 대상 추첨이 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한두번만에 당첨자가 나오는데 PGR만 네번인가 부른 다음 다섯번째에야 당첨자가 나왔습니다.
뭐 제가 당첨될 리는 없겠습니다만...... 그 덕(?)에 희망고문 제대로 당했습니다.
이렇게 GSL Open Season 1 결승전이 끝났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출시 이후 상당히 갑작스럽게 치러진 리그였고, 저작권자인 블리자드의 공식 후원 리그임에도 불구하고 협회를 비롯한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기득권 세력의 방해 속에서 계약까지 해 놓고도 게임방송의 지원 없이 진행된 리그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결승전 날씨도 나빴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 프로리그 및 개인리그 비시즌 기간임을 감안한다 해도 - 결승전 3500석이 만석이 되었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습니다. 일단 GSL이 새로운 e스포츠 콘텐츠로서 팬들의 눈길을 끄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난번 GSL 개막전 직관 후기에서도 말했듯이 GSL은 아무리 스타크래프트 2라는 대작 게임을 가지고 펼치는 e스포츠라 해도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새로운 e스포츠 리그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것을 크게 키워나가느냐, 아니면 실패하느냐는 앞으로 만들어 가는 분들의 의지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볼거리와, 약소종족인 저그의 우승으로 첫 장(Chapter)은 마무리되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스토리'를 좋아하는 이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도입부를 완성한 것에 불과합니다.
GSL의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고, GSL의 스토리도 이제부터 시작인 것입니다. 도입부에서 보여준 임팩트나 흥미와 같은, 아니, 그 이상의 무언가를 팬들은 바라게 될 것이고, GSL 역시 앞으로 더 오랜 역사를 만들어 가기를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년에 본격적인 시즌이 열리게 되면 그 기대는 더욱 높아져 갈 것이고요.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 GSL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더욱 고민하고, 노력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듣고 보고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더욱 풍성해질 GSL Open Season 2, 3을 기대하며 직관 후기를 마칩니다.
- The x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