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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10/02 21:30:35 |
Name |
풍경 |
Subject |
김원기 선수의 GSL 초대우승을 축하하며... |
GSL 초대우승자 김원기.
이 대회가 '오픈대회' 라는 명칭이 붙었기는 하지만,
아마 MSL이 그러했듯, 지금의 우승은 GSL 정식우승의 하나로 포함될 가능성은 매우 높죠.
즉 김원기 선수는 스타크래프트2 최초의 메이져대회에서 우승,
최초우승이란 엄청난 가치가 있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여러번 말씀드렸지만
저는 캠페인을 클리어한뒤 할줄아는게 테란과 프토밖에 없었던데다
테란이 좋다는 소리를 듣고 자연스럽게 테란을 하게 되었고,
이제 와서는 다른 종족 시도해도 테란이 가장 편하더군요.
즉 저는 테란 유저입니다.
그러나 오픈베타때부터 쭉 암울했던 저그.
사람에 따라 다른게 아니고 이미 객관적으로 저그가 여러모로 불리한 종족이었기에,
제가 테란임에도 저그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프토와 저그를 다 응원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프토가 점차 할만한 종족이 되어가고 있었기에
저의 응원은 점차 저그에게 쏠리더군요.
기사도 연승전을 보면 20판을 하면 저그 유저가 나올까말까 한데,
그나마 나오는 저그 유저는 족족 테란이나 프토 유저 연승의 제물이 되기 일쑤였죠.
특히나 5병영 사신이 나오면서 저그의 암울은 극에 달했는데, 제스스로도 실력은 없지만
래더 10판 하다 한번쯤 만나는 저그를 보면 너무 좋아했고,
또 실제로도 저그에겐 1.1 패치 이전까지는 져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 암울한 상황속에서 16강에서는 무려 저그가 3명밖에 없는 절대 열세를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8강을 지나가자 남았던 저그 3명중 단 한명만이 생존에 성공합니다.
우리가 속칭 쩌그는 저그랑 다르다고 했지만,
쩌그는 테란은 이기지만, 슈퍼테란은 넘어서지 못하며 탈락해버린거죠.
이런 여러가지 불리한 면들이 오히려 오늘의 감격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서기수가 있었기에, 곽한얼과 김성제가 있었기에, 김원기 선수가 8강 그이상을 올라가는건 참 험난해보였습니다.
역시 영웅탄생의 밑바탕에는 스토리가 정말 중요한 듯 합니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뭐니뭐니해도 뻔할지 모르는 역경극복 스토리니까요.
그런데, 7:1에서 다시 3:1로 만들더니, 결국은 최후까지 올라가서
최후의 저그로서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게다가 32강때부터 쭉 좋은 경기력을 선보여왔으면서도,
오늘은 결승전답게 약속이나 한듯 이제껏 본 김원기 선수의 플레이 중 가장 높은 기량을 과시하며 마침표를 찍었네요.
물량과 운영, 예측 전략, 수비능력 그 모든게 어우러지면서 정말 뭐라 표현할수 없는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었죠.
김성제 선수가 상대적으로 오늘 굉장히 못하게 보였던 원인은,
바로 1경기부터 할말을 잊어버리게 하는 김원기 선수의 플레이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경기 보시면 김성제 선수 나쁘지 않았거든요.
1경기 의료선 난전 정말 정신없었죠. 두선수의 스타1 출신다운 멀텟능력을 과시했던 경기라 생각합니다.
근데 결국은 모든 찌르기를 모조리 막고 김원기가 압도를 한게 중요했던 거죠.
그게 2경기까지 이어지면서 김성제 선수가 패닉이 되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3경기의 아쉬운 점들이 보이게 되었던거라 생각하구요.
4경기도 솔직히 김성제 선수가 역전하긴 했습니다만, 힘 집중한 한방 러쉬가 통한 케이스고,
그전에 드랍갈때까지만 해도 김원기 선수 분위기가 너무너무 좋았죠. 4:0 될거 같았으니까요.
딱 히드라를 선택하면서부터 확 바뀌어버렸다 봅니다.(히필패)
그래서 전체적으로 기세를 김원기 선수가 탄 상황에서
회심의 사신 전진 조차도 감지탑 짤짤이로 막아내면서 분위기 자체가 완전 바뀌어서
김성제 선수의 경기력이 평소때보다 더 나빠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약간 다른게, 김성제 선수의 기세눌림에 의한 하락폭이 10%라면
김원기 선수의 결승전 경기력 향상이 한 50% 이상은 될거라 생각합니다.
즉 김성제 선수의 경기력 하락 때문이락 보다는,
김원기 선수가 너무 미친듯한 경기력을 보여준게 승리의 원동력이라 봐요.
혹시나 스타2까지 와서도 저그가 희생양이 되면서 콩라인이 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도 했습니다만,
다행히 그런 징크스가 시작되지 않았네요.
김원기 선수가 저그를 등에 업고 우승을 한건 정말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김성제 선수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약간 본인이 너무 못해서 결승전 올라갈만한 그릇이 아녔다고 자책하는 듯한 인터뷰를 하시던데,
절대 그렇게 생각지 마세요. 다전제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오늘 김원기의 실력과 다전제가 너무 좋아서 패한 것 뿐이에요.
김성제 선수가 자격이 없다고 하기엔 토너먼트에서 꺾고 올라온 상대들이 너무 쟁쟁하죠.
즉 본인의 최선을 다했으니 절대 부끄러워하지는 마시구요.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해서 여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결승전 자체를 언급하자면,
평소때 GSL 불판에 글을 올리시는 분은 정해져 있는 편이고 불판이 스타1만은 못했기에
그러려니 했다가 오늘 결승전 불판 흥하는거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장충체육관 거의 찬것도 저에겐 매우 놀라웠구요.
더 중요한 건 기존의 대형 스타급 선수들이 없는 상태인데도 이만한 흥행을 일궈냈다는 점입니다.
하물며 시즌2부터는 정말 대형 스타들이 본격 합류할텐데
GSL의 흥행 할거란 생각은 전 벌써부터 했지만,
그 시기가 처음 시작부터 이렇게 좋은 성과일줄은 진정 몰랐습니다.
현재로서는 빠른 피드백과 빠른 진행, 원만한 돌발사태 해결등 칭찬해주고 싶은게 상당히 많네요.
곰티비가 초심을 잃지말고 계속 좋은진행과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겠습니다.
물론 미숙한 게 없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너무 많았던 거 같습니다.
끝으로 모든 지재권 관련 협상도 속히 마무리 되어서,
이제 이판에서 안좋은 소식보다는 좋은 소식이 더많이 들리길 바래봅니다.
김원기 선수 다시한번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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