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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27 00:06:17
Name 흔쾌한타나토스
Subject 뜬금없이 올려보는 엄재경 예찬론

난 원체 특별히 좋아하는 선수가 없었다. 반대로 난 대부분의 선수가 좋다.
사실 이제동빠, 이영호빠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극단적인 팬들이 의아할 때가 많다. 왜냐하면, 내가 보기에, 대부분의 선수는 입에 침을 튀겨가며 욕할, 손에 불이 나게 악플을 달 껀덕지가 없다는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난 오래된 선수가 좋다. 이 점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어린 시절 친구에게 정감을 더 많이 느끼듯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본 선수가 좋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거의 모든 선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나에게 예를 들어, 이영호 선수와 이제동 선수의 결승전에 누구를 응원하라는 것은 고역에 가깝다. 이런 경기에  <누가 이기던 5경기까지 가라>는 소리가 많은 걸 보니, 나와 같은 팬이 그리 드물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난 엄재경 해설을 정말 좋아한다. 난 임요환의 팬카페에는 가입하지 않았지만, 엄재경씨의 엄아모에는 가입해 있다. 도대체 엄재경 해설위원은 나에게 어떤 즐거움을 주는 것일까.


스포츠를 포함한 오락에는 두가지 관점이 있다. 주체와 객체가 그것이며,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두가지 목적이 존재한다. 게이머는 승리하는 것이 목적이며, 관객은 즐거움이 얻는 것이 목적이다. 전자는 시스템을 통해 제어되는 부분이기에 해설은 이 부분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 해설은 관객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그리고 그 즐거움(재미)이라는 것은 복잡하고 다차원적인 개념이기에 완벽히 이해하기 힘든 점이 있지만, 분명 아는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쾌락적 즐거움이다. 그리고 엄재경 해설은 그 점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철이 지난 이야기지만, SBS월드컵에서는 단독중계임에도 불구하고, 해설 경험 하나 없는 차범근 전 감독을 해설로 내세웠다. 그리고 적어도 여론을 들여다 보면 이 판단은 성공한 듯 하다. 그는 부정확한 발음과 말투 등 부족한 점을 여실히 드러냈지만, 그 이상의 재미와 스토리와 뒷이야기를 생산해냈다. 그리고 이 점은 스포츠 산업이 재미를 생산하는 서비스 업종이라는 본질적인 점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희한하게도 e스포츠에 있어서 해설은 정확하고 틀림없는 해설을 강요받는다. 게임을 스포츠로 한 e스포츠에 있어 그러한 강요는 아이러니하다. 분명히, 대부분의 관중에게 있어서 e스포츠는 하나의 취미이다. 그리고 e스포츠가 발전해 나가면서 이러한 라이트유저의 비율은 점차 증가할 듯하다. 이러한 관객에게 누가 이긴 정확한 분석과 이유를 필요로 할 정도의 관심은 없다. 단지 시간을 투자한 것에 대한 즐거움을 보상받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이 점은 사실 다른 분야의 오락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헐리우드 영화가 프랑스 영화를 몰락시킨 이유와 일맥상통한 것이다.

<왜 돈을 내고 머리 아파야 하지? 난 그 정도의 관심은 없어. 돈 낼 테니 두시간 동안 즐거움을 줘.>

한편, 엄재경 해설은 워크래프트 리그가 흥행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리그 관계자들이 매니아들의 말을 너무 많이 들었거든요>. 워크래프트 리그가 흥행할 수 없었던 이유는 프랑스 영화가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와 다름이 아니다.


엄재경 해설은 관객들에게 최대한의 즐거움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 해설을 한다. 정확한 분석과 게임 설명을 강요하는 매니아들 앞에서 그는 말했다. 그것은 내 역할이 아니라고. <매니아를 붙잡는 역할은 태형이가 하기로 했어> 라고 속으로 중얼이는 듯한 (사실 비슷한 말을 했다). 한 주쯤 스타리그를 못 보고 다시 보아도 그의 해설은 큰 부담이 없다. 원체 모든 관객이 모든 경기를 보지 않는 전제 하에, 어렵지 않은 해설을 추구하며, 게임에 관한 깊은 분석은 필수불가결한 정도만 한다. 많은 해설이 누가 더 게임을 제대로 보느냐에 집중할 때, 그는 홀로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시선으로 스타리그 전체에 숨을 불어 넣었다. 스타리그의 많은 선수들이 획일화된 플레이를 하는 현 시점에서도, 그는 선수 한명, 한명의 캐릭터를 살려 놓았다. 스타리그를 영화라고 할 때, 그는 스토리 작가와 연출가를 동시에 맡았다. 그는, 팬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법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의 캐릭터를 살려놓는 작업이 일명, <포장>이라고 비판 받았을 때, 그는 능청스레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재미있잖아? 재미없었던 적 있었어?>


임요환 선수가 플레이하는 스타크래프트2 만큼, 엄재경 해설이 중계하는 스타크래프트2의 방송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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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27 00:17
수정 아이콘
엄재경해설위원의 만담꾼 내지 이야기꾼으로써의 능력은 정말 비견될수 없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조작사건으로 많이 바랬지만, 신한은행3결승에서의 해설은 정말 최고였다고 생각하네요.
세잎클로버
10/09/27 00:29
수정 아이콘
이스포츠계의 보물이죠 엄재경 아니면 할수가 없다고 말할수 잇을정도로
포프의대모험
10/09/27 00:25
수정 아이콘
랩하는 mc용준, 절규하는 김캐리에 이 유능한 만담가를 사랑하고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죠.
관록의 이현주도 좋고 녹뚜기도 몽상가도 핵승엽도 유병준도 다 좋긴 한데 그래도 저는 엄전김이 좋아요.
정확도? 좀 틀리면 어떱니까. 재밌는데.
SwordMan.KT_T
10/09/27 00:31
수정 아이콘
예시가 정확하지 못 하시네요. 차범근 해설위원은 8년 전부터 MBC월드컵 중계에서 이미 실력이 검증된 분입니다.
Winter_Spring
10/09/27 00:44
수정 아이콘
리그가 없는 기간인데, 선수들의 경기도 그립지만,
엄재경 해설을 비롯한 MC용준, 김캐리의 중계가 무척이나 그립네요.
밥로스
10/09/27 00:46
수정 아이콘
음 일단 저는 엄재경 해설의 해설 스타일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e-스포츠의 해설은 정확하고 틀림없는 해설을 강요받는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지만 약간 반론을 제기하고 싶네요.

물론 모든 스포츠에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재미'라는 것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정확한 해설'은 제 개인적으로는 강요하는 요소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라고 생각해요.
'재미'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부가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스타리그 8강 이영호와 신상문, 폴라리스랩소디 경기에서 엄재경 해설의 팬이었던 분들조차
엄재경 해설에게 비판을 했던 것은 그 기본적인 부분에서 누수현상을 보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재미와 포장에 치중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올해 동계올림픽 중계 때 제갈성렬 해설위원, 재미있긴 했지만, 비판도 많이 받았죠.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됩니다.

획일화된 플레이를 선수들이 보여주는 시점에서 한명 한명의 캐릭터를 살릴 수도 있지만,
MSL 4강 이영호vs정명훈처럼, 경기 자체를 완벽하게 분석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가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해설이 더 정확한 중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나무이고,
엄재경 해설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숲이라는 말은 조금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두 가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엄재경 해설이 정말 이스포츠의 역사적인 순간,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내며 공헌하신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그것 때문에 "해설의 정확성"의 가치가 과소평가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몇 자 적어봤습니다.

아 그리고 차범근 감독의 해설에 대해 잘못 아시는 것 같은데
차범근 감독은 2002 월드컵 때부터 해설을 하셨구요. (그때는 MBC였죠.)
그때 차범근 감독이 당시 SBS의 막강조합 신문선-송재익 조합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해설의 정확함이었습니다. 신문선-송재익 조합이 만담에 치중할 때
더 정확한 해설로 2002 월드컵 시청률에서 우위를 점했죠.
함정카드
10/09/27 00:59
수정 아이콘
예전에 엄재경해설이 한창 비판을 받다가 한번 각성하셨는지 무당해설을 보여주셨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그런걸 보면 꼭 엄재경해설이 재미만 있고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보기는 힘들것같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포장이라는 부분에 힘을쓰시다보니 정확도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좀 덜들이시는게 아닐까 하네요.
10/09/27 01:37
수정 아이콘
글 잘읽었습니다. ^^

아.. 그리고... 나이가 굉장히 어리신듯 하네요.
차범근 해설이 2002년에 가장 선호받았던 해설이라는 걸 모를려면...
2002년 월드컵을 직접 볼 나이가 아니셨다는 계산(즉 당시 초등학생 미만이셨)이 나와서요. 흐흐.

아니다... 생각해보니 2006년에도 차범근.차두리 조합으로 mbc에서 여전히 해설했는데...
(설마 2006년 월드컵을 기억못하실 어린 나이라는건 글솜씨를 감안할때 말도 안되니)
그냥 월드컵을 잘 안보셨거나, mbc중계는 선호를 안하신 모양이군요. 그게 더 말이 맞을듯.^^

여튼.. 차범금 감독은 1998년 월드컵 감독을 역임한뒤,
한동안 조용히 계시다가 2002년 월드컵 전에 해설로 데뷔해서 완전 성공하죠.
1998년 이후부터는 월드컵 포함 축구 해설 간판은 완전 신문선이었는데(심심하면 나온게 신문선 흉내)... 2002년에선 mbc월드컵 시청률이 역전을 해버립니다.
그게 2006년까지 차범근 해설 선호는 쭈욱 이어졌죠.

아마 sbs가 무리를 해서라도 독점중계권 딴건 어떻게보면 차범근 해설탓이 클겁니다. 크크.
그리고 그런 차해설이기에 sbs가 엄청 삼고초려해서 차해설을 영입한거죠.
(원래 독점방송 결정된뒤, mbc에서 해설을 못하게 된 차해설은 처음엔 의리상 월드컵 해설 하지 않겠다고 말했었는데,
번복해서 결국 sbs에서 해설을 하게 되죠. 그만큼 아마 sbs에서 공들였을 겁니다.)
그 차범근 해설이 이번에 sbs 중계를 한게 아이러니한 셈이죠.

참. 그러고보니 다가오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중계할때는
과연 차범근 해설은 본래의 mbc로 돌아갈까요? sbs에 남아있을까요? 그거 꽤 궁금하네요. 어떻게될지.
10/09/27 01:45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서광록해설 김창선해설께는 죄송스런 말씀이지만 만약 온게임넷 워크중계를 엄재경님이 하셨으면 훨씬 더 크게 성공할 수 있었을거라 확신합니다. 당시 프로리그가 크게 흥해서 워3 관심도 특히 스폰을 참 잡기 어려웠지만 엄재경님이 맡으셨으면 비슷한 관심도를 유지 했을거라고 뒤늦게 이야기 해 봐요. 스타도 이야기거리가 많지만 워크도 만만치 않았지요 -_-;; 과연 장재호선수를 어떻게 포장하셨을까... 상상만해도 설레네요.

여튼 스타 초창기 이스포츠로 정착하는데 정말 큰 역할을 하신 분은 맞습니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칭찬을 할때 그 칭찬을 하는 모습을 유독 보고 싶은 사람이 있잖아요. 뭔가 인정 받는 느낌이랄까. 임요환선수가 등장했을때 이윤열선수가 등장했을때 최연성선수가 등장했을때 정말 엄재경님께 보여드리고 싶다. 이런 묘한 감정을 항상 느꼈으니까요. 저는 99년 겨울... 처음 봤을때부터 절대적 지지입니다. 단 한번도 실망한 적이 없네요.
핫타이크
10/09/27 01:51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도 유일했고, 앞으로도 유일할 해설자가 아닌가 싶어요.

만담꾼으로서의 가치는 말해봤자 입만 아프고요.

한 때 정말 엄&김 조합의 해설이 안타까워 피지알에 직접 글도 올리고 했었는데,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질때마다 엄재경해설만큼은 바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시더라구요.

그리고 어떤 캐스터, 어떤 해설과 조합하더라도 잘 융화되고 색다른 재미들을 많이 보여주시구요.
스타2에서 꼭 듀얼토너먼트가 부활해 엄재경&정소림&김창선 이 유쾌한 조합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스폰지밥
10/09/27 02:01
수정 아이콘
항상 자신감 있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고, 항상 많은 지식을 공부해서 화려한 언변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엄재경 해설.

스타판의 보물입니다.
10/09/27 02:27
수정 아이콘
"e스포츠에 있어서 해설은 정확하고 틀림없는 해설을 강요받는다."


라는 건 좀 비판하고 싶네요. 모름지기 "해설자"라면 틀림없는 해설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는 들어맞는 해설"은 해야하는게 정상인 겁니다.

해설을 못한다고 지적받는건 너무 많은 부분이 틀려서지요.

사실 제가 듣기엔 엄재경 해설은 떨어지는 해설을 포장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원래 질 싸움을 이긴다고 했다가 지고 나면 질 싸움을 이긴 선수로 포장을 하면서 극찬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경기에서의 포장이나 이런 면은 확실히 현 해설자들 중에서는 톱이지요.
하지만 해설가라면 좀 더 노력하셔서 정확도 높은 해설도 함께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방송국 팀도 있는데 연습하는 것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잖아요.
이전에 김태형 해설도 스파키즈 연습실에서 선수들과 대화하면서 빌드 트렌드, 선수들이 빌드를 선택하는 이유 이런 것을 직접 배우고 일취월장했던 시절이 분명 있었으니까요.
엘푸아빠
10/09/27 07:56
수정 아이콘
E 스포츠에서 해설능력이 매우매우 탁월하고,
선수들간 이야기와 스토리를 빠짐없이 챙기며,
다른 대회의 모든 이야기를 알아 긴장감을 더해주며,
모두가 흥분할 때 잠시 마음을 추스리면서 모른다고 하는,
포장 또한 매우 화려한 해설이 있습니다.

NIN님이죠. 과거의 경력이 어찌되었건,
해설로서는 매우매우 완벽한거 같습니다.
10/09/27 10:17
수정 아이콘
솔직히 해설능력은 별론것같은데
포장능력이 뛰어난거 같습니다.
다만 스2에서는 해설중 게임에대한 해설보단
다른이야기를 많이 하는 스타일은
그만 보고싶네요.
10/09/27 12:01
수정 아이콘
엄옹은...엄옹 스타일의 중계를 해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충분히 재미있으면 되는 거고요...

엄옹은 앞으로도 재미있는 스타일리쉬한 중계 해주리라 믿습니다...

정확한 해설이야...캐리형님이 하시면 되는 거죠...
10/09/27 13:27
수정 아이콘
엄재경 해설위원은 해설능력도 아주 나쁜편은 아닙니다.
솔직히, 재미보다는 정확한 해설의 롤을 맡은 김태형 해설보다 상황을 정확하게 볼때도 자주 보입니다.
엄재경 해설위원께서 완전 헛다리를 짚은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네요. (뭐 아주 디테일하게 게임내용을 해설하는
역할을 맡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덜 눈에 띄었을수는 있겠지만요)

그런데 저는 스타를 오래해왔고 손스타도 어느정도는 하고 눈으로 보는 스타도 꽤나 정확하다고 보는 사람이기에,
조금 부정확한 해설을 해도 그냥 제 눈으로 본 것으로 판단하기에 엄재경 해설의 해설을 더욱 즐겨 듣습니다.
아이러니 하지만, 저는 아주 정확한 해설보다는 그냥 듣기에 재미있는 해설이 좋다는 거죠.
굳이 해설을 듣지 않아도, 상황정도 판단이야 쉽게 되니까 귀를 즐겁게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거죠.
가끔씩 이승원 해설위원께서 신들린 해설을 할때는 놀랄때도 있지만, 그 외에는 정확한 해설을 하는 해설자들은
보통 예상범위안의 해설만 하는데 그것보다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엄재경 해설이 더욱 재밌습니다.
사실, 엄재경 해설위원이 해설하지 않던 프로리그는 보다가 졸은적도 엄청 많습니다.
물론 게임의 무게감도 영향이 있겠지만, 스타리그보면서 졸아본적은 한번도 없네요.

반대로, 스타를 보면서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시청자들은 조금 힘들수도 있겠네요.
해설 위원이 9드론을 오버스포라고 말하고, 12스포닝 앞마당을 12 앞마당이라고 말해버리면 그걸 믿을수도 있으니까요.
(엄전김 조합은 타종족은 큰 실수가 없지만, 저그는 초반 빌드를 잘못보는 실수를 많이 하시더군요.
물론, 저그의 초반빌드는 아주 자세하기 보지 않으면 힘들기는 하지만요)
10/09/27 18:28
수정 아이콘
저도 해설자들중에 엄옹을 제일 좋아합니다.
스타란 게임을 해설하면서 시를 읊을수있는 유일한 해설자시죠
제 친구가 우연히 만두집에서(....) 엄옹을 만났다길래 제가 부러워하니까 오히려 놀라더군요
'엄옹을 만난게 부러워?;" 하면서;;
열씨미
10/09/28 03:40
수정 아이콘
"e스포츠에 있어서 해설은 정확하고 틀림없는 해설을 강요받는다."

이부분을 보면서 댓글에서 태클이 좀 달리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역시나네요. 해설의 정확성보다는 재미가 아니라 정확성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거기에 재미를 얼마만큼 가미하느냐가 맞는 말이죠.
다만, 대체 어느정도까지 정확해야 해설자로서의 기본 자질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느냐..란 기준은 제각각일 듯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헤비유저, 매니아층일수록 '이정도는 알아야 기본이다!' 라고 외치는 정확성의 요구기준이 높아지겠죠.

나는 현재 스타를 그다지 자주 플레이하고있지는 않지만 보는 눈은 높다. 등등과 같이 게임을 실제 잘 하는것과 잘 보는 것은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 '아는만큼 보인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뛰어난 해설자라도 실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로게이머들보다 게임흐름을 더 잘 읽을 수는 없을겁니다. 오랫동안 프로게이머 생활을 했고 실력도 상위권에 있던 선수들조차 은퇴후에 몇달만 지나도 현역프로게이머들과 갭이 얼마나 벌어지는지를 보면..현역의 눈높이에 해설을 맞추기란 거의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현역의 눈높이에 맞춰달라는는 정도의 요구가 당연히 나오지 않는 이유는 우리 시청자들 대부분도 어차피 현역프로게이머들의 눈높이와는 전혀 다른 수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죠. 엄재경 해설위원이 해설에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을 때, 다른 한편에서는 정확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있는 이승원 해설위원이 있었습니다. pgr에서도 정확도가지고 이승원 해설위원을 의심하는 글은 한번도 못본거같구요. 하지만 전 가끔 그런 상상도 해봅니다. 현역 프로게이머들이 경기를 볼 때, 이승원 해설위원의 해설중에 '저건 아닌데..?' 생각하면서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 적이 없었을까요? 어쩌면 현역 혹은 준프로급 정도의 사람들에게는 이승원 해설위원의 해설중에도 '잘못 해설했다' 하고 걸리는 부분이 꽤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에게는 이승원 해설위원의 정확도조차도 만족스럽지 못할지도 모르죠.

해설의 정확성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요건인건 맞습니다. 하지만 해설의 정확성은 당연히 한계가 있습니다. 100% 정확한 해설을 하려면 안들어도 누구나 다 아는 기본적인 것만 얘기하면됩니다. 지금 무엇을 뽑았네요. 무슨 유닛이 얼마나 모였네요. 5시에 멀티를 하네요 등등..그게아니라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이 선수가 어떤 것을 노리고있는지, 어느 타이밍이 터닝포인트인지, 당장 누가, 구체적으로 무엇때문에 얼마만큼 유리하고, 어떤면에서 역전의 가능성이 있는지 등등을 해설한다면 점점 헛점이 드러날 가능성이 생깁니다. 이런 내용들을 해설하려면 아무리 많은 경기를 봐왔고 이론적으로 혹은 경험적으로 그동안 있었던 경기와 비교해서 판단을 해보고 해도 실제 현역으로 활동하는 프로게이머들의 판단수준과는 차이가 있을테니까요. 그래도 보다 더 얼마만큼 정확하냐의 차이겠죠.
pgr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타크래프트에서 매니아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해설 정확도의 최소요구조건이라는 것이 좀 높은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며..저도 엄재경 해설위원을 응원합니다 ^^;
생래적 Bach人
10/09/29 18:15
수정 아이콘
저는 엄옹의 해설을 가장 높이 삽니다.

요새 비판글도 많아 안타까웠는데
저는 게임 내적인 외적인 통찰력은 엄옹이 탁월하다고 생각하고 엄옹의 해설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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