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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15 23:05:44
Name 개념은?
Subject 이영호가 가져온 대저그전 소소한 변화 2가지 변화...

오랫동안 스타를 해왔지만 그래도 가끔 스타를 하다보면 사소한것 하나하나에 대한 깨달음으로 경기력이 크게 달라지는 경험을 느끼실 수 있을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용선생의 매너파일런을 통해서 성큰으로 변태중인 콜로니를 100이하로만 줄이면 완성되었을때 체력이 1밖에 되지 않는다는점 같은 정말 소소한거 배워서 가끔 타이밍 잡아서 성큰 밭 뚫을때 큰 도움을 받은적도 있습니다.

또한 생각해보면 당연한건데 미쳐 깨닫지 못했다가 인지하는 경우도 있죠. 이거는 조금 된 이야기지만 예전에 상대편이 앞마당을 언제 가져갔나 확인할때 상대 앞마당 미네랄을 찍어보면 된다는 사실 같은거 말이죠... 테란으로 대 토스전 메카닉할때 센터교전시 탱크로 처음에는 뻥뻥 때리다가도 질럿이 탱크 옆에 붙기 시작하면 탱크로 드라군을 쩜사해야한다는것?

같은 양상의 게임을 수없이 하다가도 안되던게 나도 모르게 깨닫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참 알고보면 지극히 당연한거고 별거 아닌데 참 새로울때가 많습니다. 그땐 왜 몰랐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다보면 다음 경기때 승률이 오르고 그렇죠

자 별 쓰잘데기 없는 서론은 집어 치우고.....





이영호가 저그전에 가져온 소소한 2가지 변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렇게 거창할만한건 아니고 다 아시는 내용일 것입니다. 그냥 예전부터 한번 써보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한번 쭉 서술하게 되네요.

흠..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혹은 가장 사소한 2가지 변화는

첫번째는 저그전 마린 메딕 선 진출이고,
두번째는 테란도 수비적으로 한다 라는 것입니다.


사실 두가지다 기존의 빌드에서 크게 방향을 틀은 형태도 아니고, 이영호가 처음 사용하는 빌드도 아니였고, 그 전에도 간혹사용하는 빌드였습니다. 하지만 이영호는 이 작은 두가지 변화로 인해 저그전에 도를 텄다고 할까요...

우선 첫번째로 마린메딕 선 진출....

모두 아시다시피 이런 양상의 경기가 처음 나온 경기는 vs 조일장선수 in 신단장의 능선 경기였습니다. 당시 이영호선수는 마린한부대에 메딕 2기였나 3기였나 되는 정도의 병력으로 미리 뮤탈이 날아오는 동선에 서있었습니다. 상대 조일장선수는 마린을 보자마자 상대의 본진으로 날아가지 못하고 센터의 마린메딕과 싸우면서 뮤탈 손해를 입고 결국 그 경기는 이영호선수의 정말 깔끔한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전까지 보통 마린메딕이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두가지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로 소수의 마린메딕은 뮤짤앞에 소용지물이다... 그 시절만해도 뮤짤의 위엄은 상당한 시절이였습니다. 저그들이 테란전에 뮤짤 하나만 믿고 3해처리보다는 2해처리 뮤탈빌드를 사용해서 요리하는 경우가 상당했고, 실제로 테란도 많이 당했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고작 한부대 가량의 마린으로 센터를 치고 나가더니요.. 저그가 그저 쌩유하는 상황이 오는것이죠.

그리고 두번쨰로는 뮤탈 + 발업링이 모이면 센터의 마린메딕은 그야말로 쌈싸먹히는 병력에 불과하다는 것이였습니다. 아무리 테란의 스팀펙과 메딕힐링 속도가 사기라고 해도 지상의 발업링과 위에서 뮤탈이 덥쳐버리면 테란은 gg 였죠...

따라서 당시 테란은 선 터렛 두른후 수비하고 베슬 탱크까지 기다려서 한방이 나오는게 정석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영호는 패러다임을 깼죠..
우선 첫번째 뮤짤에 대비하는 이영호의 마린메딕 컨... 테란을 하다보면 느끼시겠지만 뮤탈이 날아올때 지나치게 스팀팩 난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것을 아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영호는 적당한 스팀팩 난사와 마린을 흩어지지않게 똘똘 뭉치며 뮤탈이 홀드짤을 할떄쯤 먼저 뮤탈을 쩜사해주면서 컨트롤을 해줬죠. 실제로 그 경기에서 이영호의 첫 마린진출 병력이 무지하게 이득봤습니다. 그 병력이 끝까지 잡혔는지 안잡혔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어쨋든 마린과 뮤탈을 1:1로만 바꿔줘도 이득인데 이영호의 마린은 뮤탈만 잡아주고 고대로 살아있는 장면이 많이 연출되었죠.

사실 이 경기가 대저그전의 변화를 가져올지 당시에는 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pgr 에서는 이 경기를 언급하며 찬양하던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 분들은 어쩌면 저보다 대저그전의 변화가 불어올 것이다 라는 것을 인지하신 분들이겠죠. 하지만 적어도 전 안그랬습니다.

우선 그 경기를 두고 첫번째로 조일장선수의 뮤짤에 좋지 않았다라고 표현하며 이영호가 잘한것보다 조일장이 못한것을 중점적으로 말했었습니다.(엄밀히 말해서 확실히 조일장선수가 컨트롤이 좋은편은 확실히 아니였습니다.)


그리고 이영호의 이 마린메딕 선 진출 빌드는 위에도 썻지만 발업링이 출동할때는 저그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쉬운 병력규모라는 것이였죠.
하지만 이영호는 모두다 알다시피 이 부분에 관해서는 정말 놀라운 눈치로 극복했습니다. 발업링의 존재 여부는 여전히 이영호에게도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실제로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1 결승 3경기 투혼 경기에서 이영호선수가 섣부른 마린메딕 진출이 저글링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기도 했었고요. 이처럼 이영호라고 100%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95% 정도는 정말 놀라울 정도의 눈치로 센터로 나갈때와 나가지 않을때를 정확하게 구분해 냈었죠.

그게 바로 이번 대한한공시즌2 결승 1경기 태풍의 눈 경기에서 잘 나타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아무리 이영호라도 그 경기에서 버로우 링이 기다리고 있다는것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마린메딕이 그 위로 지나갔으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이영호는 발업링이 이영호의 본대 병력을 덥치기 위해 어디선가 기다리고 있다는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가는척만 하고 계속 자기 앞마당에서 병력을 모으고있었죠. 발업링이 무선 경우는 딱 마린한부대 정도 가량일떄 제일 무섭습니다. 마린 2부대가 모인 상황에서는 저그와 테란의 컨트롤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르고 마린 3부대가 모인 상황에서는 왠만해서는 저그는 럴커 없이 안덥치는게 좋습니다.

이렇듯 발업링이 없을때는 마린메딕으로 진출하면서 상대의 뮤탈을 센터에 묶어두고, 발업링이 있을것 같으면 본진에서 덩어리 병력을 불리는 이영호의 모습이 대 저그전 작은거지만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뭐 당연한거지만 테란은 저그의 뮤탈을 테란의 본진이 아닌 센터에서 맞이할때 테란은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반대로 저그로써는 최악의 경우죠. 심지어 본진에 터렛을 다 두르고 저그가 테란본진을 한번도 구경못했다고 할지라도 기분상 그 터렛값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터렛이 뮤탈에 한번이라도 공격받는다면 그 자체가 테란에게는 상당히 신경쓰이는 일 이거든요.

저도 이영호선수의 이 마린메딕 선진출 빌드에 feel 받아서 한동안 원배럭 더블 이후에 2배럭 아카 엔베 빌드가 아니라, 2배럭 아카 3배럭 엔베빌드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이 빌드가 초반에 센터를 점령하기에는 아주 좋은 빌드죠. 단점이 있다면 업그레이드가 그 만큼 늦어져서 첫 병력이 허무하게 잡히면 후반갈수록 힘들다는 점 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테란도 수비적으로 한다입니다..

주제만 보면 당연히 잉?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거라 생각합니다. 테란이 수비로 하는건 당연한거 아닌가? 테란은 수비의 종족이 아닌가..?

맞습니다. 하지만, 대 저그전이라면 그 이야기는 달라지죠. 테란은 언제나 저그에게 주도권을 가지고 게임을 하려고 합니다. 저그의 뮤짤이 한창 상종가를 칠떄는 테란은 수비만 하면서 버텨냈지만, 뮤짤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다시 저그는 그저 뮤짤은 3가스를 위한 시간을 버는 용도일뿐 그 이상은 아닌 시간으로 돌아왔죠.

저그는 언제나 테란상대로 수비적으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레어단계에서 테란과 싸우는 일은 그야말로 자멸의 길로 빠지는 것이고, 3가스를 돌리기 위해서 럴커 2~3기로 3가스 입구 수비를 하면서 하이브를 빨리 올려 디파를 확보하고 4가스를 가져가는 일이 과제였죠.

보통 저그는 3가스는 무난하게 가져가고 디파까지도 뽑아내며 버티는건 이제 잘합니다. 이제 테란과 저그의 싸움은 바로 4가스싸움입니다. 테란은 무서울정도로 마린메딕베슬탱크로 정면을 몰아붙이고 드랍쉽을 이곳저곳 날리며 저그에게 하여금 정신없을정도의 난전을 유도합니다. 저그는 디파일러의 다크섬 플레이그, 그리고 스커지로 드랍쉽을 방어하며 수비 수비 또 수비를 하고 4가스를 가져가려는 싸움을 합니다.

결국 4가스를 가져가지못하면 테란의 승리, 4가스를 가져가면 큰형님들이 출동하는 저그의 승리가 그간 공식이였죠.

하지만 이영호는 또 달랐습니다. 물론 이영호의 운영 역시 3가스부터 압박하고 4가스를 가져가려는 저그의 움직임을 견제하는 움직입니다. 왠만한 저그는 4가스는 커녕 3가스도 못가져가고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죠. 하지만 불가피하게 4가스를 가져갔을때 이영호는 드랍쉽이 아니라 멀티라는 새로운 카드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위에도 말했던 수비 ... 수비... 수비입니다.

이런 경기양상이 가장 잘 보여줬던 경기는 vs 김윤환 in 투혼 경기였죠. 누가봐도 김윤환선수가 이겼던 경기였습니다. 저그가 4가스도 무난하게 가져갓고 엄청난 수의 울트라가 나온 경기였으니까요. 하지만 이영호는 컨셉을 이상하게 잡습니다. 드랍쉽이 아닌 베슬만 계속 찍어주며 베슬을 줘도 좋으니 상대의 울트라 한기에 이레디를 걸고, 스타팅 하나를 먹고 거기서 팩토리를 지은뒤 무조건 탱크만 찍어대고 모드업하고 나올생각은 절대 안하고 수비만 합니다.

김윤환선수는 이겼다는 생각에 울트라때 공격... 어? 막혔네.. 다시한번 공격... 어 또 막혓네.. 다시한번 공격... 어? 이러다 지는거 아냐...?
그리고 gg....

정말 경악을 보여주는 경기력이였습니다. 사실 대 저그전 탱크러쉬 수비는 이영호가 처음 보여준 빌드는 아니였고, 타 스타팅 멀티 먹는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확실한건 그 전까지 대 저그전 후반 운영에 대한 테란의 마음가짐이 바뀌는 중요한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테란은 저그전에 저그의 4가스를 끊기 위하여 멀티마져 생략하고 배럭을 한두개 더 늘리면서 엄청난 화력으로 집중적인 공격을 합니다. 그걸 뚫어내면 이기는거고 그걸 못뚫어내면 결국 지는것이였죠. 하지만 이영호는 달랐습니다. 물론 4가스를 가져가는 저그를 견제하긴했지만 그것을 뚫어내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내가 지지는 않는다 였습니다.

니가 4가스 먹어? 그럼 나도 4가스 먹으면되라는 마인드... 사실 토스전에는 통했지만 그전까지 저그전에는 통하는 빌드가 절대아니였습니다. 테란이 당장 많이 먹은것 같이 보여도.. 저그가 4가스.. 더 넘어가서 5가스,6가스를 먹어버리면 제 아무리 베슬마린메딕 조합에도 한계가 잇을수밖에 없었죠. 4커맨드를 돌린다고 할지라도 언덕위 마린메딕은 디파일러의 다크섬 플레이그에 아르데날린 업 저글링+울트라 조합에 뚫리는게 일반적이였고, 테란의 커맨드는 공중의 붕 뜬다음에 도망하는거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영호는 달랐죠. 바로 탱크를 적극 사용하는것이였습니다. 사실 탱크라는 유닛은 저그전에 메카닉을 하지 않는 이상 디파일러가 뜬 이후에는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유닛입니다. 팩토리에서 이제는 탱크가 아닌 벌쳐를 뽑아 센터에 마인을 흩뿌리는게 정설이였죠. 하지만 이영호는 저그의 디파일러 울트라 난전에 대항할 유닛으로 탱크를 뽑습니다. 그리고 아머리에서 업그레이드도 꾸준히 해주고 언덕위에 탱크가 한 6~7기정도 모이고서부터는 저그가 함부로 테란의 스타티을 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이영호는 대저그전 후반 운영을 과거처럼 공격이 아닌 테란 본연의 모습인 수비의 모습으로 다시한번 바꾸게 되었다는 것이죠. 이래서 이영호가 테란을 어쩜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테란은 수비의 종족이니까요..


일반적인 양상에서 대 저그전 테란이 후반에 수비하는 경우는.. 사실상 저그가 거의 이긴 경기였습니다. 디파일러 나온후에 테란이 센터를 뺏긴다는건... 거의 졌다는거나 다름없으니까요. 하지만 이영호는 달랐습니다. 이영호의 저그전은 그 흔한 드랍쉽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 자원으로 베슬이라도 하나 더 뽑고 빠른 멀티를 가져가죠.

테란을 다시 수비의 종족으로 돌려놓았떤 이영호의 대저그전 후반운영은.. 여전히 대단한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냥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글이 상당히 길어졌네요. 실상 별것도 없고 당연한거지만...

작은 변화지만, 결코 작지 않았던 변화 .....
이영호가 항상 경기 지고 나서 많이 배웠다, 깨달았다고 습관처럼 했던 이야기들....
사실 우리가 알고 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였을수도 있습니다. 이영호가 깨달았다고 하는게 뭐냐면 물어보면 실제로 우리가 다 알만한 얘기를 새삼 이영호는 새롭게 깨달았을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깨달음 하나하나가 쌓여 오늘날의 이영호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영호가 가장 무서운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렇게 소소한 점을 하나하나 또 깨닫고 있는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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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고
10/09/15 23:1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약간의 종족상성에 이러한 새로운 테저전 생각의 변화에 최근의 저그들이 못 따라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일단은 레이트 메카닉을 부술수 있어야만 할것 같은데 누구든 공략법을 찾아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까지는 초반에 부유하게 가서 물량의 회전력으로 계속 메카닉 병력이 못 모이게 하자는게 공략법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다가는 초반에 밀릴수 있다는걸 이영호 선수가 msl에서 보여줬죠...... 레이트 메카닉 전략으로 인해 저그들이 초반 빌드부터 생각할게 많아졌다고 봅니다.
냉철한블루
10/09/15 23:36
수정 아이콘
마린 메딕이 선 진출해서 뮤짤이 본진을 덥칠시 터렛으로 수비하면서, 마린 메딕으로 저그의 본진을 덥쳐버리려는 압박 운영이죠. 이제동이 이영호에게 진 가장 큰 이유는 레이트 메카닉 보단 뮤짤을 끊어먹는 이 뮤짤 파해법에서 기인했다 봅니다. 2해처리 패스트 뮤짤이 안통하면 이영호 상대로 해볼만한건 중장기전의 운영싸움이겠지만 저그가 배를 째도록 가만히 두는 선수가 아니죠 이영호는 ..특히나 네이트 msl 리쌍록때 앞서의 스타리그 8강 2경기에서 이제동 선수를 벙커링으로 떨어트리고 무수히 욕 먹은 이영호가 네이트 리쌍록 앞두고 인터뷰에서 그랬습니다. 리쌍록만큼은 임진록 못잖은 재미와 감동이 있는 멋진 게임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그러고선 그 날 준비한 게 4경기를 뺀 1~3경기 전부 원배럭 더블 운영이었죠. 그때만큼은 날빌을 최대한 배제하고 리쌍록에서 중장기전 피지컬 싸움하면서 시원히 맞붙을려고 한 거 같았습니다. 근데 이제동 선수가 앞서의 스타리그 8강 1경기에서 2햇 뮤짤이 전혀 통하질 않자 그날은 아예 노스포닝 3해처리로 더 배를 째버렸죠. 솔직히 전 그날 이영호 선수 팬으로서 scv 정찰이 늦는게 불만이었습니다. 선 정찰만 있었음 배만 째고 있는 저그에게 얼마든 일격을 넣을수 있는 이영호 선수니까 ..(어느순간부터 이영호 선수가 비난 때문인지 치즈러쉬도 안하기 시작하더군요.. 지난 스타리그 결승 2경기에서도 4드론 막은 후에 짜낸 마린들과 scv 전부 대동해서 갔다면 2경기도 이겼을거라 생각합니다.) 기억하기도 싫은 온풍기 정전 사태도 있었습니다만.. 아무튼 그날은 이영호가 패배를 했죠. 다들 이영호가 이제동보다 밑이다 판짜기는 밀린다 할때, 솔직히 저는 다음엔 이제동 선수가 쉽지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이영호가 초반 올인이나 날빌을 못하는 선수도 아니고 다음에 또 똑같이 배만 짼다면 앉아서 당할 선수도 아니었고 뮤짤은 이미 그 전부터 대응하고 있었고, 이제동에게 남아 있는 카드가 많지 않아 보였거든요. 그렇게 쫓긴 결과가 이번의 4드론 초반 올인인듯 했습니다. 솔직히 다른 저그 선수들은 몰라도 이제동 선수는 유닛의 컨트롤이 특히나 발군인 선수죠. 소수의 저글링이나 뮤탈만으로도 상대방을 꺾어내거나 심각히 피해를 입히는.. 그런 이제동 선수의 강점(특히 뮤짤)을 이영호가 정면으로 꺾어낸 결과가 최근의 3연전 승리라고 보고요. 어디까지나 테란이 강해서가 아니라 저그를 이기는 플레이를 갈고 닦고 연구해온 이영호의 승리라고 봅니다.
10/09/1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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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이영호경기는 사실 저로써는 이해가 잘 안되는 수준인지라 누군가의 정리글이 큰 도움이 됩니다.

레이트메카닉에 대해서는 점점 파훼법이 나오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레이트메카닉이 무적이라기 보다는 레이트메카닉이 나오기까지 양쪽 상황이 어떠냐가 더 중요한거 같아요. 점점 김윤환전 한상봉전과 같은 역전승은 나오기 힘들거라고 봅니다. 물론 그럼에도 레이트메카닉으로 인해 중반 테란에게 좀더 여유를, 저그에게는 좀더 압박감을 준다는 사실은 맞겠지만요..

한편 제가 최근 리쌍록 결승을 봤을때 궁금한게. 이영호선수가 강력한 타이밍러쉬를 몇번 구사했는데, 제 각각 빌드가 다 달랐습니다.
비교적 정석에 가까운 업마린4배럭타이밍러쉬에서 부터 발키오닉 타이밍러쉬, 4팩골리앗 타이밍러쉬, 골리오닉 타이밍러쉬가 대표적이었는데...

각각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가 궁금하네요. 무엇보다 각각의 경기에서 왜 다른타이밍러쉬가 아닌 하필 그 타이밍러쉬가 나온건지가 궁금합니다. 좀 어려운 질문일지도 모르겠네요..
빅토리고
10/09/1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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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블루님//이영호 선수가 임진록 못잖은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해서 원배럭 더블만을 준비했다는건 너무 이영호 옹호식 의견인것 같네요... 그냥 그 빌드로 가면 이제동 선수를 이긴다고 생각한거죠. 요새 이제동 선수가 초반 빌드에서 지지 않으면 이긴다고 주장하는 분들과 뭐가 다를까요?? 송병구 선수에게 안티 캐리어 해보라고 하고 오히려 초반에 끝내버렸던게 이영호 선수입니다. 승부를 앞에두고 그런 생각할 선수가 아닙니다. 오히려 임요환 선수처럼 3연속 벙커링도 통한다면 할 수 있는 선수가 이영호입니다. 그때는 경기 결과가 3대2로 가서 임진록을 뛰어넘는 명승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한거죠....
휀 라디엔트
10/09/15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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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저전 레이트 메카닉 후 닥치고 수비"전략에 대하여 저그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대응책이라면...

일단 전제조건으로 2인용맵, 특히 오드아이 같은 테란의 공격방향에 멀티가 위치해 있는 맵은 우선적으로 배제가 되어야한다고 봅니다.
오드아이가 저그에게 굉장히 어렵다고 하는 이유중 하나가 저는 이 멀티방향과 공격방향이 일치한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테란이 어느쪽이든 서서히 멀티를 늘려가면서 다리와 지형지물 마인등을 병행하여 멀티를 늘려나가면 그 자체로 공격입니다.
그 종착지점이 저그가 반드시 먹어야하는 1시 또는 7시 멀티이기에 이것은 공격 그 자체가 되고 저그는 어쩔수없이 쏟아부어야합니다.
반면에...예전에 한참쓰였던 추풍령이란 맵을 예로들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멀티가 스타팅 지점의 가로방향에 위치하고 있지만
해당 멀티는 전진 방향이랑은 전혀 관계가 없는 멀티이기에 테란입장에선 적극 적으로 해당 지역에 병력배치를 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맵이 어느정도는 뒷받침되어야 저그가 해법을 찾을수 있다고 봅니다.

해법에 관해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이렇게 봅니다. "4가스후 첫타공격은 드랍으로 간다!"
가장 중요한 시점은 저그가 4가스를 먹고 수세에서 공세로 돌아서면서 테란이 "아 이제는 타스타팅 먹으면서 수비다!"하는 시점인데
이 점을 저그유저가 센스있게 캐치하는게 중요해보입니다. 이때 테란유저는 드랍쉽 벌쳐등으로 자잘하게 난전을 유도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저그유저는 난전방어와 함께 타스타팅에 대한 시선고정을 정신 바짝차리고 챙겨줘야 합니다.
그리고! 4가스를 먹은 시점에서 테란이 수비적으로 돌아서기 전에 저그는 오버로드의 수송업+속도업이 반드시 끝나있어야 합니다.
테란입장에선 일단 타스타팅 입구를 중심으로 서서히 살림살이를 늘이는데 이때 저그유저들의 공략법을 보면
먼저 입구공략부터 시도한 후 이게 막히면 드랍준비를 하는데 저는 이건 늦어도 한참 늦어보입니다.
테란이 입구수비하면서 타스타팅을 먹을때 저그는 첫타 공격부터 드랍으로 들어가야 공략이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아니면 아에 본진드랍을 통해 타스타팅 살림살이 구축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것도 방법이라 봅니다.

지금 현재 저그가 레이트 메카닉에 흔들리고 있는 이유중 하나는 아직 공식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고 봅니다.
최근 몇년간 대테란전에 있어서 저그는 항상 공식을 정형화하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항상 주문처럼 외워댔던 "3가스만!"을 위해 정형화된 3해처리 9무탈 띄우기+타스타팅 멀티
이후 3가스에 대응하는 테란의 움직임이 향상되자 이제는 "4가스만"을 위해 정형화된 디파일러+커널+울트라
그런데 현시점은 4가스 먹은 저그에 대하여 또다시 테란이 대응책을 꺼낸 지금, 다시 저그는 또다른 공식을 정형화 해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4가스후 첫타공격은 드랍"이 새로운 저그의 공식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다른 공식이 4가스후 저그의 표준으로 발견되는 것 또한 기대하고 있습니다.
10/09/15 23:55
수정 아이콘
수비적으로 하는건 정말 대단한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테저전에서 디파일러가 이후 타이밍, 테플전에서 아비터로 흔드는 플레이등에 보통 테란들은 타이밍을 잡아서 그걸로 못끝내면 지는게 일반적이었는데 이영호선수가 변화를 많이 시켰죠.
개념은?
10/09/16 00:05
수정 아이콘
레이트 메카닉에 대한 해법은 웅진의 김민철선수와 김명운선수가 가장 기대됩니다. 김성대선수도 기대되긴하지만요.
김민철 선수는 이영호선수의 연습파트너로도 유명해졌는데 지난 stx 컵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경기력을 보여줬었죠. 염보성의 레이트 메카닉을 그랜드라인에서 멋지게 잡아주었고, 김명운선수야 뭐 말할것도 없고요,.
라이크
10/09/16 02:31
수정 아이콘
뮤탈에 실컷 당하던 시절에 소수 마린메딕으로 센터로 나간다는 발상 자체가 정말 천재적입니다.
이거 없었으면 분명 아직도 투햇뮤탈에 신나게 털리는 경기가 종종 나왔을 겁니다.
열씨미
10/09/16 02:47
수정 아이콘
제게는 저그가 디파일러를 동반한 울트라 체제가 완성되었을때, 구름베슬이 아닌 탱크비율을 높이는 대처가 가장 혁신적이었습니다.
보통 디파일러가 등장하기 시작하면 디파일러가 좋은 위치에 스웜을 뿌리느냐, 그전에 베슬이 먼저 이레딧으로 차단을 하느냐 싸움이 되기때문에 전투가 벌어지는 장소마다 디파 확보와 베슬 확보정도가 중요한 요인이 되었었는데..그래서 그만큼 베슬관리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중요하게 보았고, 팽팽한 상황에서 모여있던 베슬이 한꺼번에 플레이그 + 뮤탈 막타 등의 콤보로 나가떨어지기라도 하면 탄성이 나왔었죠.

보통 울트라 양산체제가 완성되고나면 왠만한 교전에서는 저그가 승리했었는데 다수탱크를 지형을 잘 활용하여 좋은 위치에 배치시켜서 울트라 저글링 디파일러의 공격에도 거뜬히 수비를 해낼 수 있는..
그리고 레이트메카닉도 여기서부터 출발을 했다고 보구요. 다수 탱크로 저그의 후반 넉넉한 자원(?)의 하이브 운영을 맞서거나 레이트메카닉을 처음 보여준 선수는 아닐지라도 (처음은 누군지 잘 모르겠네요) 결국 정석적인 하나의 전략으로 완성시킨 선수는 이영호 선수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바이오닉이 아닌 메카닉으로 저그를 상대하거나 뭐 유명한 장판파 사건이 펼쳐졌을 당시에도 최연성 선수가 바이오닉체제였음에도 불가하고 토스전을 방불케하는 탱크숫자를 보여준 적이 있긴하지만 바이오닉으로 출발하여 한타이밍을 노리는 날빌성 중반전략이 아닌 그대로 후반운영으로 이어지는 메카닉으로 전환되는 패러다임은 이영호 선수가 완성시켰죠.

하고싶은말은 레이트메카닉은 테란에 원래 있던 전략중 하나이고, 이영호 선수가 그것을 사용하거나 안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이영호 본인이 연구, 개발하여 완성한 것이기 때문에 이영호 선수의 실력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레이트메카닉때문에 테란대 저그의 현 패러다임에서 저그가 후반운영가기에도 곤란하다. 하는 상황 자체를 만든 것이 이영호 선수인거죠. 테란대 저그의 영구 불변의 상성관계가 아니라요. 지금의 레이트메카닉의 느낌은 예전에 수비형프로토스가 처음 등장하고 잠시 대세를 이끌던 때와 흡사합니다. 공발업 질럿, 템플러 위주, 혹은 커세어 리버, 다크드랍 등등 타이밍 한방, 혹은 견제 후에 타이밍 한방, 결국 어떻게든 최종적으로는 공격으로 승부를 봐야만 했던 저그와 토스사이에 토스의 모습에서, 수비만 하면서 반반싸움으로 몰고가기만 해도 이길 수 있다. 라는 개념은 굉장히 획기적이었고, 막 등장해서 수비형 프로토스의 운영이 극에 달할때는 저그가 모든 테크와 모든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200인구수를 다 채우고 자원이 넉넉해도 마땅히 공격할 곳도 없고 서서히 영역이 비슷해지다가 끝끝내 지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졌었죠. 현재 레이트메카닉 역시 완성만 되고나면 저그가 테크도 모조리 올라갔고 자원이 없는 것도 아니고 병력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마땅히 뚫을 곳은 없고 교전에서는 손해만 보기 일수이고, 서서히 영역을 잃어가다가 말라죽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수비형 프로토스는 그다지 오랜기간동안 패러다임을 지배하지는 못했었고, 금새 한계를 보이고 결국 프로토스의 대저그전 운영은 또다시 바뀌었죠. 지금 레이트메카닉 역시 저그가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한 것일뿐, (혹은 이미 프로들 사이에서는 찾았는데 방송경기에 보여지지 않은걸 수도 있구요) 저그유저들의 실력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죠. 테란과 저그의 근본적인 종족상성으로 끌고갈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0/09/16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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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두 개념이었는데 정말 잘 정리해주셨네요.

첫 번째 마메 진출은 사실 그 병력으로 뮤탈을 잡는다기 보다는 테란이 더블커멘드를 했을 때
생기는 저그의 타이밍을 마린메딕 소수를 버려가며 버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그 병력으로 뮤탈을 조금이라도 잡을 수 있으면 좋은 것이고 아니어도 내가 수비할 시간을 벌어
뮤탈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개념인 거 같습니다.
아무리 마메가 아까워도 다수의 scv와 비교할바는 못되니까요.

또 2번째는 후반 난전으로 가면 저그가 무조건 이긴다라는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방식으로 예전에도 이긴 테란 선수들도 있었지만 이정도로 꾸준하고 완벽하게 사용한 선수는 전혀 없었지요.
마치 정석처럼 이영호 선수가 완성시켰다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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