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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12 02:22:17
Name 뺑덕어멈
Subject 시대의 별 춘추오패(春秋五覇)와 스타오패
오늘 스타리그 결승전을 보면서 중간 영상 중 황제 임요환 이후 춘추전국시대가 오면서 그 시대를 빛냈던 선수들 영웅-천재-투신-괴물-사신-폭군-최종병기 등등 그 영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스타리그의 역사가 춘추시대의 춘추오패와 비슷하다 생각했거든요. 이번 대한항공 2010 스타리그 S2가 한시대의 마무리가 되는 느낌이여서 늘 눈팅만 하다가 글을 한번 써봅니다.

춘추오패의 간단한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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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 오패(春秋五覇)는 중국의 고대 춘추시대 제후 간 회맹의 맹주를 가리킨다. 춘추시대의 5대 강국을 일컫기도 한다. 이들 패자는 모두 존왕양이(尊王攘夷)를 내세웠다. 5의 수는 5행 사상에 의한 것으로, 특별히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춘추오패는 제나라의 환공, 진나라의 문공, 초나라의 장왕, 오나라의 왕 합려, 월나라의 왕 구천을 가리키며, 기록에 따라서 진나라의 목공, 송나라의 양공 또는 오나라 왕 부차 등을 꼽는 경우가 있다.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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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나라는 본격적인 봉건제도를 실시했습니다. 개국 초부터 무왕은 자신의 친족들과 태공망 등 개국공신들에게 영토를 나눠주며 다스리게 되었고, 이것이 시간이 지나 독립적인 국가를 유지하는 봉건체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견융이 침략하여 기원전 771년 유왕이 살해되고 제후에 의해 옹립된 평왕이 호경(鎬京, 시안)에서 낙읍(洛邑, 뤄양)으로 수도를 옮기게 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이전을 서주, 이후를 동주라고 구분합니다. 동주시대부터는 주왕실은 허명에 불과하고 각종 제후들이 대륙의 패권을 놓고 다투기 시작했죠.

1. 시대의 시작 주나라와 임요환

춘추시대의 틀을 만든 주나라는 황제 임요환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역사는 임요환이 등장 전과 등장이후로 나눠지죠. 임요환이란 걸출한 스타가 탄생하면서 스타판이 커지고 임요환선수가 전성기 일 때 지금까지 이어져온 양대리그의 틀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임요환 선수는 스타리그 2회우승 msl의 전신인 kpga1차 리그를 우승하면서 양대리그를 우승했고, 테란의 황제라는 닉네임도 얻게 됩니다. 하지만 kpga1차 리그 우승 이후부터는 강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 후로 메이져대회 우승이 없는 황제라는 별명에는 부족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치 주천자(周天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힘이 없는 주나라처럼요.

2. 1대 패자 제환공(齊桓公)과 이윤열

힘이 없어진 주왕실은 늘 오랑캐의 위협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와중 태공망이 세운 제(齊)나라의 제환공은 관포지교(管鮑之交)로 유명한 관중을 재상으로 삼고 나라를 부강하게 합니다. 제의 환공은 주변 국가에 그 명성이 전해져, 주변 제후는 주나라 대신해 제후 사이의 문제를 환공에게 묻게 되었죠. 장강 유역의 남방에서 세력을 늘려, 주왕실이나 제후를 위협하기 시작하고 있던 초나라를 환공은 제후를 인솔하고 초나라를 공격하였고, 기원전 651년 환공은 회맹을 거행해 패자가 되었습니다.

제환공은 ‘존왕양이(尊王攘夷)’를 내세워 주왕실을 지키고 오랑캐를 무찌른다는 춘추시대의 큰 흐름을 만들어 내고, 이를 위한 제후들의 모임을 열고 주최할 권한과 ‘패공(覇公)’이란 칭호를 주왕실로부터 받았습니다.

이윤열은 약해진 임요환의 뒤를 이어서 저그를 물리치고 테란의 시대를 이어갔습니다. 이는 존왕양이를 내세운 제환공과 통하는 면이 있죠. kpga 3회 연속 우승과 역사상 처음으로 양대리그를 동시에 우승하고 그 당시 있었던 겜티비까지 우승하여 그랜드슬램을 달성합니다. 또한 양대리그를 3회씩 우승하여 골든마우스와 금배지의 첫 획득자가 된 것은 제환공이 첫 패공의 칭호를 얻은 것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환공을 춘추오패 중 으뜸으로 치는데, 아직까지는 이윤열 선수가 양대리그 우승을 가장 많이 한 것과 유사하다 할 수 있습니다.

양대리그 정립 후 최초의 최강자이며 후의 최강자들의 비교 대상 이윤열. 제환공과 통하는 면이 매우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2대 패자 진문공(晋文公)과 최연성

진(晋)문공은 아버지 헌공(獻公)에게 추방당하여 19년 동안 열국을 유랑하다가 의형(義兄)인 진(秦) 나라 목공(穆公)에 의하여 62세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진나라의 공이 되자 많은 현신(賢臣)을 얻어 먼저 주(周) 나라의 양왕(襄王)을 도와 그 자리를 다시 차지하도록 하였고 잇달아 송의 청으로 인하여 초나라의 군세를 격파시켰습니다(기원전 632년). 이후  진문공은 주양왕과 제후를 초청하여 회맹을 가졌고, 이때 주천자는 진문공에게 후백(侯伯)의 직위를 하사하고 자유로이 정벌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면서 패자 지위를 인정하였습니다.

19년 동안 유량생활을 하다 쌓은 인덕으로 겨우 진나라의 왕이 되어 초나라를 격파한 데 비해 최연성은 괴물같은 파괴력으로 한동안 스타판을 초토화 시켰으니 느낌상으로는 통하는 면이 거의 없죠. 하지만 진문공의 나라 진(晉)은 황하유역의 전통적인 최강의 제후국이었고, 최연성의 출신 또한 테란의 최강명문인 IS-동양-SK의 출신입니다. 또한 늙어서 왕이 된 탓에 패자가 된지 3년만에 죽은 진문공은 상대적으로 빠른시기에 은퇴를 해서 코치가 된 최연성과 비슷하다고 하면 억지일까요?

4. 3대 패자 초장왕(楚莊王)과 마재윤

초나라는 제환공이 패자일 때 중원진출을 시도하였으나 저지당한 후 동쪽(중국 동남부)으로 진공, 여러 소국을 병합하면서 세력을 확대하였습니다. 제나라가 몰락하자 초나라는 진(晋)나라와 패권을 경쟁했죠. 초장왕은 진(陳), 정(鄭)나라 등 주변국을 속국화 하였고, 그 과정에서 진(晋)나라를 격파합니다. 이로써 중원의 패자에 오르게 되고, 그 후 송(宋)나라까지 항복을 얻어내게 됩니다.

초장왕과 관련된 고사성어가 많습니다.

초장왕은 왕되고 정치를 보지 않고, 방탕한 생활을 하였고, 간언 하는 사람은 모두 주살 한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가신들은 어안이 벙벙해져 간언도 하지 못하고 지켜보고 있었지만, 3년째에 오거(伍挙, 오자서의 조부)가 "제가 수수께끼를 한번 내보겠습니다. 어느 새가 3년간, 전혀 날지 않고, 전혀 울지 않았습니다. 이 새의 이름은 뭐라고 하는 것입니까?"라고 하였고, 장왕은 "그 새는 일단 날아오르면 하늘까지 닿아, 일단 울면, 사람을 놀래킬 것이다. 너의 말하고 싶은 일은 알고 있다. 내려라."라고 하였습니다. 그 후도 방탕한 생활을 하였지만, 옛날의 태부 소종(蘇從)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충고했으므로, 장왕은 방탕한 생활을 정리를 하였죠. 장왕은 3년간, 어리석은 모습을 하는 일이 산하의 인물 됨을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거와 소종에 국정을 맡게 하고, 새롭게 수백명 등용하였고, 간신들을 수백명을 죽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불비불명(不飛不鳴)이라는 고사성어가 유래하였습니다.

또한 장왕은 난을 평정하고, 야심한 밤에 신하들을 연회에 불렀습니다. 모두, 마음껏 술을 마셔, 많은 사람이 취했습니다. 갑자기 강풍이 불어 촛불이 꺼저버렸습니다. 그 때, 장웅(蒋雄)이라고 하는 사람이 장왕의 총희의 몸을 만졌다. 총희는 곧바로 장웅의 갓끈을 잡아 뜯었고, 장왕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촛불이 꺼진 틈에, 나에게 무례를 저지른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그 사람의 갓끈을 당겨 뜯었습니다. 촛불만 껴면, 누군지 금방 알수 있습니다", 장왕은 "모두, 빛이 없는 동안에 갓끈을 잡아 당겨라"라고 명해 일동이 그대로 했고, 그 덕분에 장웅은 죄가 추궁 당하지 않고 끝나, 장웅은 진심으로 장왕에게 감사했습니다.

그 후, 초나라가 진나라(秦)에게 공격당했을 때, 장웅은 막상 이때다 싶어 맨 앞장을 서, 큰 공로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장왕이 장웅을 향해서 "잘 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너를 거기까지 소중히 한 기억은 없는데, 무슨 이유로 생명을 아까워하지 않고 여기까지 해 주었는가?"라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장웅은 "아니오, 왕은 나를 구해주셨습니다. 나는 절영의 회때, 총희의 몸을 만진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너그럽고 여자에게 헤매지 않는 훌륭한 군주로서의 장왕의 인격을 나타내는 고사입니다. 이를 절영지연(絶纓之宴)이라 하여, 남의 잘못을 관대하게 용서해주거나 어려운 일에서 구해주면 반드시 보답이 따름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고사를 보았을 때 초장왕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멀리볼 줄 알고 기다릴 줄 아는 인격을 가진 군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마모씨라고 불리지만, 덮어두고 마재윤의 업적을 초장왕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임이최로 이어지는 테란의 시대를 종결하고 저그 최초로 최강자에 오른 마재윤은 오랑캐로 치부되던 장강유역에서 황하유역의 중원으로 진출하여 패자가 된 초장왕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재윤의 플레이 스타일은 큰 판을 보고 운영을 하여 테란을 잡아내는 스타일로 한 때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을 얻었죠. 전성기 시절 늘 여유로운 얼굴로 적재적소에 병력을 위치하고 절묘한 위치의 스탑럴커는 저에게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기에 본좌라는 칭호를 얻었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모습이 불비불명, 절영지연의 고사가진 초장왕과 마재윤은 그 모습이 통한다고 전 생각합니다.

5. 논란의 춘추오패와 본좌론

춘추오패라는 단어는 오행사상에 따른 것으로 앞에서 소개한 제환공, 진문공, 초장왕을 제외한 다른 군주들은 각 책마다 구성이 다릅니다. 그리고 임이최마 이후 논란이 되어왔던 본좌칭호 쟁탈전은 이영호가 자신의 시대를 완성했음에도 마모씨로 전락한 탓에 본좌칭호가 무색해졌습니다. 그리고 춘추시대에서 전국시대로 넘어갔듯이, 이영호가 상하이에서 우승한 이 시점을 기준으로 한 시대가 마무리 된 느낌입니다. 그 느낌과 어울리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6. 오월쟁패(吳越爭覇)와 리쌍

마재윤의 시대가 2007년 3월 3일 충격적인 김택용의 혁명으로 끝난 후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큰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기존의 스타판을 이끌어온 게이머들은 이후 결승전에서 자취를 감춰버리고(예외-박성준) 택뱅리쌍과 6룡등의 새로운 강자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죠. 이와 마찬가지로 황하주변의 제후국들과 장강 중간유역의 초나라간의 패권다움이었던 춘추시대에 갑자기 장강하류 지역의 오나라와 월나라가 역사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오나라와 월나라는 장강 하류지역에 위치하여 대대로 다툼이 많은 나라였습니다.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고사성어가 있듯이 원수지간의 대명사가 오와 월입니다. 그러나 국력이 미약한 오랑캐의 나라로 역사의 조명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초(楚)나라의 인물 오자서(伍子胥)가 초나라의 왕에게 죽은 아버지와 형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오(吳)나라왕 합려(闔閭)를 섬기게 됩니다. 이로 인해서 오나라는 강국이 되고 오자서는 결국 오나라를 통해서 초나라를 정벌 복수에 성공하게 됩니다.

위세를 떨치던 오왕 합려는 월(越)나라를 공격하다가 월왕 구천(句踐)의 반격에 의해 패퇴하고 그 중 얻은 부상으로 인해 죽게 됩니다. 합려의 아들 부차(夫差)는 땔나무 위에서 잠을 자는 와신(臥薪)의 생활을 하며 원한을 되새긴 끝에 BC495년 월나라와 전투에서 대승을 거둡니다. 구천은 부차와 대신들에게 재물을 바치며 강화를 요청하였습니다. 이에 오자서는 월나라는 오나라에게 치료하기 어려운 뱃속의 질병과 같으므로 지금 멸망시키지 않으면 반드시 후환이 있을 것이라고 간언하였는데, 심복지환(心腹之患)이라는 고사성어는 여기서 유래하였습니다. 그러나 부차는 오자서의 말을 듣지 않고 구천을 자신의 하인으로 두는 선에서 월나라를 존속시킵니다. 이를 회계(會稽)의 치욕이라고 합니다.

구천은 쓸개를 핥으면서 부국강병에 힘을 섰습니다. 이것이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고사(故事)입니다. 또한 서시라는 미인을 부차에게 바쳐 부차가 오나라의 국력을 낭비하게 한 것도 유명한 일화죠. 어찌되었건 부차는 북진정책에 힘을 써서 제후들과 회맹을 가지고 중원에서 패자의 자리에 올랐으나 BC481년 부차가 정예병을 이끌고 나라를 비운사이 그 틈을 타서 구천은 오나라를 침공하여 꺽습니다. 두 나라는 화친을 맺게 되나 BC473년 결국에 월나라는 오나라를 재차 침입 멸망시킵니다. 부차가 구천에게 용서를 빌었지만 신하 범려(范蠡)가 “회계의 치욕을 잊으셨습니까?”라고 간언을 하여 부차를 자살하게 만들어 후환을 제거합니다. 이로써 20년 넘게 이어온 오월쟁패는 월나라의 승리로 마무리 됩니다.

이전까지의 제후국들의 싸움은 주천자의 신하들의 싸움이기 때문에 싸움에 진 나라라 할지라도 종묘사직은 유지하게 해주었는데 오월의 싸움에서는 한나라의 완전한 멸망으로 끝이났기 때문에 이 사건을 춘추시대의 마지막으로 보고 이후 전국시대의 장을 열게 됩니다.

춘추시대의 끝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오월쟁패가 리쌍의 라이벌전과 매우 흡사하지 않습니까? 와신상담하며 20년간이나 이어져왔던 라이벌간의 대결은 08~10년 동안 이어져왔던 리쌍간의 치열한 대결이 떠오릅니다. 이제동은 골든마우스 획득과 네이트msl에서 라이벌 이영호를 꺽고 2회째 우승함으로써 본좌의 자리에 오를 자격을 충분히 갖췄지만 정전록이란 오명과 함께 이후 에이스결정전에서 패배로 인해 본좌자리를 확고히 하지 못한 것이 회계에서 후환을 남겨 둔 오왕 부차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부차에게 패배한 이후 복수를 위해 칼날을 간 구천처럼, 이영호는 이제동에게 msl 패배를 갚기 위해서 와신상담 더욱 정진하여 3회연속 양대리그 결승에 오르고 3번연속 이제동을 결승무대에서 물리쳐며 양대리그 동시석권을 하며 자신의 시대임을 선언하는데....

블리자드와 방송사간의 저작권 문제로 양대리그 체제의 존속이 불투명하고 스타2도 발매되는 등 스타판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리쌍간의 라이벌 전에서 이영호가 이제동을 확실히 이겼음을 선언하는 자리가 그 옛날 오와 월나라가 싸웠던 장강 하류의 도시 상하이라는 것이 황제 임요환 이후 열렸던 스타크래프트 춘추시대의 마지막을 알리는 게 아닌가라는 감상에 젖어봅니다.

ps. 쓰고 나니 글이 참 난잡한데요. 죄송합니다. 읽어주신 분 감사합니다.
   위키백과 네이버백과, www.xingxingchina.com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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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2 03:31
수정 아이콘
절묘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네요. 갑자기 역사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운체풍신
10/09/12 12:20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잘 보았습니다.
王天君
10/09/12 16:30
수정 아이콘
이런 고퀄의 스덕 논문(?)이 PGR을 빛냅니다....
10/09/12 20:0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춘추오패에 관련 글을 PGR에서 보게 되다니, 중국역사에 관심이 많은 저로써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제 짧은 소견을 말씀드리자면,

1.제환공도 참으로 대단한 위인이지만, 성공 이후에 교만해지고 더욱이 조력자였던 관중과 포숙아 사후에 그 말년이 처참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기나긴 부진을 극복하고 골든마우스의 위업을 달성한 이윤열이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2.진문공은 제나라에 정착하여 그 큰 포부를 한때나마 잊어버릴 정도로 참으로 오랫동안 방랑생활을 하였고, 그가 당당히 진나라에 복귀했을때의 나이를 생각하면 그의 패업은 실로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진문공은 패업을 달성하였지요. 최연성 역시 마찬가지로 그가 데뷔했던 나이, 그가 마지막으로 우승했을때의 나이를 생각하면 점점 평균연령층이 낮아지는 스타판에서 최연성의 업적이 얼마나 대단했던가를 다시한번 느끼게 해줍니다.

3. 제환공 사후 제나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제나라 정세를 안정시키고, 회맹을 열어 일각에서는 춘추5패로 인정받기도 하는 준패자 송양공. 하지만 초나라와의 결전에서 몰락하였습니다. 송양공을 강민에 비교해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강민은 이윤열의 오랜 MBC게임 독재를 끝냈으며, 2003년 하반기를 자신의 시대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마재윤과의 성전에서 연이어 패배를 하면서 좌절했습니다. 팬들 역시 강민과 박성준을 준본좌라 부르고 있으며, 송양공 또한 준패자로 불리고 있으니 비슷한 점이 많은것 같습니다. 송양공의 몰락을 더욱 더 드라마틱하게 했던 송양지인의 고사성어 역시 강민의 인자(;;)한 성격에 대입해본다면...;;;

4. 마재윤을 초장왕에 한정하는 시각에서 좀더 확대하여 초나라 그 자체로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초나라는 항상 변방, 오랑캐취급을 받았고, 문명의 중심지는 중원으로 여겨졌던 시절이지요. 중원=테란 으로 여긴다면 저그는 조연의 종족, 변방의 종족이었습니다. 그런 저그가 중원을 위협하고 결국은 패업을 달성, 중원의 여러 국가에 엄청난 위협과 압박을 가했으므로 마재윤을 초나라 그 자체로 보고 싶습니다. 훗날 초나라의 막장스러운 멸망과정까지도 말이죠.

5. 4번의 시각에서 확장한다면 오합려는 김택용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강대한 초나라를 단 한번의 일격으로 멸망위기까지 몰아갔으니까요. 하지만 오합려를 김택용이라 한다면 월구천엔 박성균이 와야하는데, 박성균은 우승이후 행보가 미미한관계로, 초나라를 제외하고 오합려와 월구천만 놓고 본다면 글쓴 분의 시각처럼 리쌍이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6. 초나라와 마찬가지로 변방 서쪽 오랑캐 취급 받았던 진(秦)나라. "중원=테란" 시각으로 본다면 또한명의 준패자인 진목공을 준본좌인 박성준에 비교해볼수 있을까 생각하여 궁리해보았습니다. 진목공은 진(晉)문공의 패업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점으로 인해 최연성과 박성준의 치열했던 싸움과 대입이 되질 않는군요;

7. 임요환을 주나라에 비교하신 시각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상상력을 한번 펼쳐보았습니다. 벽안의 전사 기욤은 한국에 건너와 한국의 수많은 고수들을 무찌르고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의 수많은 게이머들의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기욤을 은 주왕으로, 임요환을 주 무왕으로, 그리고 그 둘이 자웅을 겨뤘던 목야벌판을 임요환과 기욤의 가장 상징적인 대결이였던 "1.07 고별전"에 대입해 보았습니다. 임요환은 기욤에게 3:0 셧아웃을 먹이며 기욤의 시대를 종결시켰고, 자신의 천하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은나라의 후예들을 나누어 그 일파를 송(宋)으로 이주시켰습니다. 은나라의 후예 송, 그리고 송양공 강민. 음... 상상이 좀 지나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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