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0/09/11 23:35:50
Name 기차를 타고
Subject 이영호선수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이제동선수 팬으로서.
저는 뼛속까지 동빠입니다. 이제동선수가 이기면 그날은 그냥 기분이 좋고, 지면 하루종일 우울하고 그랬죠.
사실 저는 하나대투 msl의 결승전이 끝났을때만 해도, 속으로는 아직까지 이영호는 이제동한테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결승전에서 0:3의 패배를 직관하고서도요.

'아직은 이제동의 커리어가 이영호보다 좋다' 라거나, '둘다 날빌 없이 5전제를 펼친다면 이제동이 아직은 우위다' 라고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빅파일 msl 결승전이 이영호선수의 승리로 끝난 이후에도, '아직은 이제동이...' 라면서 저만의 근거로 이제동을 우위에 놓곤
했습니다. 심지어는 '맵만 공평했어도 이제동이 이길텐데' 라고 속으로 생각하기도 했었죠. 겉으로는 표출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영호선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이제동선수의 심리전도 정말 대단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2,3경기 연속 4드론을 시전한 것은 최고의 심리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영호선수의 판짜기, 그 판짜기의 실행능력, 판단력 등은 가히 최고였네요.

1경기에서는 1시 멀티에서 손해를 많이 보면서도 주저하지 않고 럴커밭에 병력을 돌격시켜 1초 빠르게 디파일러를 잡아내는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우격다짐으로 병력을 밀어넣더니 컨슘중인 디파일러를 잡아내고 gg를 받아내는 판단력이 일품이었습니다. 빅파일 msl 결승전
3경기때는 비슷한 양상에서 1초정도 멀티타격이 늦어 디파일러가 스웜을 치고 러시가 막힌 후, 경기가 이제동선수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빠른 러시로 승기를 확실히 굳히는 과감한 판단에 경기가 끝나고 개인적으로 많이 놀랐습니다.

2경기에서는 이영호선수가 센터에 배럭을 짓는 것을 보자마자 "나이스!!" 하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scv만 찍어 잡아주는 이제동선수의
최상의 판단에, 저는 '이건 내가 해도 이기겠다' 라고 생각했지만.. 이영호선수의 마린이 나오는 것을 보고 이제동선수의 본진과 앞마당을
보고 나니 '어?' 했죠. 병력이 별로 없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초반의 유리함을 잃지 않고 끝까지 발업을 기다려 이영호선수의 병력을 걷어
내고 gg를 받아내는 이제동선수의 모습에 '이제 역전하면 되는거야' 라고 생각하기도 했었죠. 개인적으로 2경기는 짧았지만 정말
임팩트있는 경기였고 두 선수 모두 칭찬해주고 싶은 경기였습니다. 임요환vs최연성의 레퀴엠에서의 4경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3경기는 이제동선수의 2연 4드론이라는 엄청난 심리전이 발휘된 경기였지만(노배럭더블 or 앞마당 입구막고 더블을 겨냥한)
이영호선수는 노배럭더블을 하지 않았죠.(3경기를 포함 이번 결승에서 단 한경기도!) 그리고 엄청난 scv디펜스..
빌드상으로는 이제동선수가 좋아보였는데 어찌저찌 막아내는 이영호선수의 수비능력에 감탄한 경기였습니다.

4경기는 이영호선수보단 이제동선수를 중심으로 보게 되더라고요. 스코어도 스코어고 이제동선수에게 좀더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는데,
이 4경기가 이영호선수의 능력이 가장 잘 발휘된 경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초반부터 5배럭을 시전, 강하게 압박을 해서 배를 못 째게
하면서 뮤탈을 띄우기 어렵게 만들었죠. 이제동선수의 투혼도 정말 멋졌습니다만 이영호선수의 완벽에 가까운 운영능력에 아쉽게 패배하
게 되었습니다. 뮤탈이 아니라는 걸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파악하고 터렛 취소 후 압박, 본진 회귀 후 수비 + 디펜시브 드랍십까지.. 정말 완벽하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경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동선수가 드랍 하면서 멀티 돌리지 말고 그 드랍에 사활을 걸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만은 모두 결과론적인 이야기겠지요. 모 해설의  "이영호는 처음엔 당하고 두번째는 막고 세번째는 역공을 갑니다" 라는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2,3,4경기였네요.

이제동선수와 이영호선수 두 선수 모두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올해 만큼은 누가 뭐라고 해도 이영호>이제동이네요. 맵 논란 그런 것을
이제 모두 종식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두 선수 wcg에서도 멋진 모습 보여주길 바랍니다.

p.s)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마음속 한편에는 '이제동이 그래도 wcg에서는 한번..' 이라는 마음이 드네요. 저는 어쩔 수 없는 동빠이자
      저그빠인가 봅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개념은?
10/09/11 23:37
수정 아이콘
기차를 타고... 혹시 아이유?
바다밑
10/09/11 23:45
수정 아이콘
넵 wcg에선 이제동선수가 이기길 바랍니다....

사실 전 완전한 갓

완전한 절대자 이런건 진짜 싫네요 ㅠㅠ 제동선수 막아주세요...
ace_creat
10/09/11 23:44
수정 아이콘
크크.. 저도 같은 이제동선수 팬으로써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네요 ^^ 이영호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양대우승이라뇨!!

제동선수의 멘탈이면 근래에 다시 높은곳에서 붙을 날이 올거라고 생각해봅니다~ 그 땐 다른 결과가 오길 기대합니다
바람풍선
10/09/11 23:45
수정 아이콘
이번 게임에서도 이영호 선수에게 지면 이제동선수는 슬럼프에 빠질것이다라고
생각하며 경기를 본것이 3번 연속으로 지는 것까지 왔군요.
또 당장 경기가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저역시 wcg까지 생각하게 되는데
이번에도 만약에 이영호선수에게 4강에서 진다면... 더이상 이영호선수는 넘기 힘들지도 모르겠군요.
이 생각이 마지막이길 빌며
이제동선수가 이번에는 이길수 있을꺼라고 믿어야죠.
에휴존슨이무슨죄
10/09/11 23:56
수정 아이콘
이제동선수...멘탈이 굉장히 강하고 또 그것이 강점인 선수입니다. 여러번 '어라 이제동 설마 무너지는건가'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비웃기라도 하듯 잘해줬고요. 근데 이번엔 불안합니다. 아무리 강한선수라도, 같은선수에게 이렇게 무너지면 장담을 못해요...
네오크로우
10/09/12 00:10
수정 아이콘
보통 여태 스타판 돌아가던 양상이 극강선수 나오고 곧 이어 그 선수를 유달리 잘 이기는 선수가 등장 다시 또 그 선수를 이기는 선수
이런식으로 도미노였다면

현재 리쌍은 같은 하늘 아래 둘의 영웅은 없다!라는 무슨 영화 카피처럼 극강 두 선수가 공존하면서 열심히 한 자리를 놓고 칼을 맞대는
상황인데 세 번이나 이영호 선수한테 지다니... 특정 선수를 응원하지 않고 경기 자체를 즐겨보는 제 입장에서는 무언가 안타깝기만
합니다.

계속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습이 좋은데 말이죠....
샤르미에티미
10/09/12 00:17
수정 아이콘
이제동 팬으로서 두 번의 결승 패배는 한 번은 1:1이고 한 번은 약간의 논란거리도 있었으니 (속으로는 이영호 선수가 실력적으로 완전히
앞서기 시작한 시점이라고는 생각했던 때였습니다.)
이제동 선수가 다시 앞서길 바랐으나 이영호 선수가 완전히 짓눌러 최후의 승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네요.
사실 wcg에서 이겨도 큰 의미를 갖긴 어렵다고 봐서 일단 응원은 하겠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네요.
최고수끼리는 단칼승부라고 정말 테란과 저그로서 최고 수준에 올라 있는 선수들이다보니 약간의 틈이 그냥 패배로 이어지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짧고 허무했던 경기가 많았던 것 같고요. 하지만 그 경기를 제대로 파고들면 장기전보다도 더 놀라운 점들이 많을 거라고 봅니다.
한편으로는 이제동선수 팬을 떠나서 경기 자체는 이영호 선수가 실력적으로 약간 뒤지던 시절의 둘의 경기가 더 재미있긴 했습니다.
근데 이영호 선수는 실력이 낮은 선수를 쉽게 요리하는 법을 가장 잘 아는 테란이고 이번에는 더 앞섰기 때문에
이제동 선수가 거의 일방적으로 당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선수를 이제동 선수가 다시 앞설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동팬으로서 유쾌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놀랍고도 놀라운 결승전이긴 했습니다.
10/09/12 01:24
수정 아이콘
이제동 선수는 빛나는 조연으로 마무리 되는군요. 동빠지만 a급 테란 만나면 이제 결승 가기도 힘들것 같아요.
2연속 4드론 보면서 얼마나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지 보이더군요. 이겨도 욕 먹고 져도 욕 먹을 것 뻔히 알면서도..아무튼 결국 스타1은 결과적으로 임요환으로 시작해서 이영호로 끝나게 됐네요. 리그가 더 열린다 해도 이영호 선수 막을 선수는 없어보이고, 앞날도 불투명하고..동빠로서 이제동 선수가 스타2로 전향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타1에서는 더 이상 올라 갈 수 없을 거 같아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2943 녹화방송만 보게 되버린 스타.. [8] 덕진4797 10/09/12 4797 0
42942 차기 곰티비 스타크래프트2리그(GSL)에서는 해외 선수들을 초청하면 어떨까요? [11] 비비안5244 10/09/12 5244 0
42941 시대의 별 춘추오패(春秋五覇)와 스타오패 [5] 뺑덕어멈5703 10/09/12 5703 3
42939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십니까, 아니면 응원하는 선수를 좋아하십니까? [10] 물의 정령 운디4025 10/09/12 4025 0
42938 카운터-스트라이크 9월 2주차 주요소식 epersys4225 10/09/12 4225 0
42937 전 이번 결승전이 절대 망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12] Onviewer6742 10/09/12 6742 4
42936 이영호의 골마 획득과 양대 우승을 기념하며.. [1] 잔혹한여사4636 10/09/12 4636 0
42934 이영호선수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이제동선수 팬으로서. [13] 기차를 타고6939 10/09/11 6939 0
42932 나는 기억에 남는 프로게이머가 될것이다 [15] 피트리6094 10/09/11 6094 0
42931 이영호를 이겨라!! 하나 둘 셋 ~~~~ [15] 개념은?5697 10/09/11 5697 0
42930 -스타리그 결승. 엔딩은 어째서..?- [87] Yukira8990 10/09/11 8990 0
42928 양대리그 역대 우승자/준우승자 현황 [14] 개념은나의것6702 10/09/11 6702 0
42927 오늘 결승 4경기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50] 테살7732 10/09/11 7732 0
42926 이영호의 대단한 결승전 판짜기, 심리전 능력 [28] 아유6252 10/09/11 6252 0
42925 이제동 선수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4] 김택신님4141 10/09/11 4141 0
42924 엔딩 장면이 너무 짠하네요.. [38] 전당포쓰레기통7524 10/09/11 7524 0
42923 엄옹의 판단력 [12] 왜이래요진짜7195 10/09/11 7195 0
42922 1년전의 이영호팬들의 심정...... [44] SKY927247 10/09/11 7247 3
42921 이제동 팬으로서 억울한것 한마디 하겠습니다. [106] 풍경11795 10/09/11 11795 0
42920 이영호선수의 양대리그 동시우승 축하드립니다!!!!!!!! [69] Dizzy8922 10/09/11 8922 0
42919 [철권] 또다시 이어지는 홀맨과, 말구의 텍엠데쓰! [350] flyhack8748 10/09/11 8748 0
42918 대한항공 2010 스타리그 Season 2 결승전 이제동vs이영호(7) [663] SKY9222960 10/09/11 22960 0
42917 대한항공 2010 스타리그 Season 2 결승전 이제동vs이영호(6) [243] SKY9210586 10/09/11 1058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