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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8/28 21:39:27 |
Name |
Dizzy |
Subject |
이영호선수의 MSL 2연속 우승을 축하합니다. |
안녕하세요. 일단 먼저 전에 있었던 글에 대한 얘기해야겠습니다.
당시 글을 쓰고 나서 약속이 있어서 도중에 피드백을 못했는데,
밤늦게 집에 온 다음 남겨주신 리플들 다 읽었습니다. 개중에는 글과 상관없이 그냥
저에 대한 적개심만 드러내는 분도 있었습니다만, 대부분 도움이 되는 리플이었습니다.
제가 글을 성급하고 편견을 갖고 쓰느라 놓쳤던 자료들, 논리적으로 잘못된 결론 등등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신 것들은 모두 받아들였고, 자중하고 있습니다.
제가 pgr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pgr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뭔가 황홀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우누리같은 PC통신이 아니라 익명이 가득한 인터넷에 이런 공간이 있구나 하고 말이죠.
당시 자게에 글이 하루에 10개 남짓 올라왔는데 대부분 수준 높고 유익한 글 들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처음 쓴 글이 바로 선입견을 버리고 포용력을 가지자는 글이었는데,
그랬던 제가 지금은 소모적인 논쟁을 부르는 글을 적고 그런 리플을 쓴다는게 많이 반성되더군요.
(나름 칼같은 이미지로 pgr 칭찬 릴레이에도 뽑혔었는데..)
아무튼 당시 저의 못난 글을 보고 기분이 나쁘셨던 분들께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중도를 지키려구요. 내가 다른 사람의 리플을 보고 기분이 나쁘듯이 남들도 그럴 수 있다는
역지사지의 미덕을 발휘해야겠습니다. 올해 4월쯤인가요? 본좌관련 논쟁부터 생각해보면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그 전에 pgr에 상주하는 시간도 이제는 되도록 줄여야겠습니다.
다시 경기로 돌아와서... 오늘같이 경기를 조마조마하게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경기 내용이
재밌었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만, 리쌍 두 선수의 경기 간에는 정말 삐끗한 한 순간의 판단이 경기를
결정짓기 때문에 일방적인 경기가 자주 나와서 사람 살떨리게 하는 재주가 있는 듯 합니다.
특히 3경기에서 커널이 깨지기 전 디파일러가 와서 다크스웜을 치는 장면에서 잘 나타난 것 같습니다.
2009년 말미에는 택리쌍을 모두 좋아하다가 최강포스를 내뿜는 이영호선수에게 마음이 가서 응원하게 되었는데,
예전에 열렬히 응원했던 투신보다도 더 감정이입하면서 두근두근하게 경기를 바라본 적은 처음이네요.
최연성 코치가 말했던 것처럼 10경기 앞을 내다보는 듯 레이트 메카닉을 준비하지 않은 모습도
역시 이영호선수 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병구선수때처럼 인터뷰로 떡밥을 깔아놓진 않았지만,
어쨌거나 이제동선수는 이영호선수의 후반운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이제 이영호선수가 4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포스에 비해 커리어가 약점이라던 선수, 이제동선수에게
5전제에서 한 판도 이겨보지 못한 선수, 그런 선수가 자신의 한계를 깨어나가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마치 강백호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안감독님처럼 말이죠.
아직 라이벌 이제동선수에게 견주기에는 우승 하나가 부족한 상태입니다만 더더욱 정진해서 결국에는
이제동선수와 커리어에서도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될 때까지 또 저를 즐겁게 해줄
재기넘치는 최종병기의 플레이를 생각하면 흐뭇해지네요.
이영호선수의 우승을 축하하면서도 안타까운건 MSL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것입니다. 스타1이 계속해서
양대리그체제로 존속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리쌍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맞붙어서 둘 다
선대(특히 이윤열선수)게이머들이 이룩한 많은 기록들을 넘어서는 걸 꼭 제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결론은 그냥 두 선수가 붙는 경기를 계속해서 보고 싶네요.
두 선수가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또 자웅을 겨루길 바라면서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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