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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27 12:59:12
Name ipa
Subject 곰티비 스타2 공성전 김원기 선수 경기 감상문.



일단, 입스타 글은 아닙니다.
스2 중계방송 자체를 처음 봤기 때문에 입스타 할 주제도 안 되구요.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경기"에 관한 감상문이라기보다는 "스타2"라는 이스포츠 중계방송에 대한 감상문이라는 게 더 맞겠네요.
골수 스덕이지만, 스2에 대해선 왕초보 뉴비인 한 시청자가 일기 쓰듯 쓴 주관적 감상문이라고 생각해주십쇼.
혹시라도 분쟁글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본문은 반말체로 이어집니다.



1.

일단 겜게에서 한 번 제기되었던 가시성의 문제인데, 실제로 보니 타종간의 게임에선 가시성이 문제될 여지가 거의 없어보였다.
다만 저저전 같은 경우 크립 때문에 화면이 좀 어둡고, 유닛 간 구별이 뚜렷하지 않은 탓에 판세 식별이 조금 어려웠다.
플레이어의 명도와 채도를 조절하니 그래도 볼 만한 수준은 되던데, 욕심을 부리자면 그래도 동족전의 가시성이 조금만 더 상향되었으면 좋겠다 싶긴 했다.


2.

스타1이, 보는 전략 전투 시뮬레이션 e스포츠로서 가지는 가장 큰 장점 두 가지가 바로 발군의 '속도감''타격감'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 일단 "속도감"의 면에서는 합격점, 아니 만점이었다.
스1보다도 더 훌륭하다.

하지만 "타격감"의 면에서는 많이 아쉬웠다.
망할 게등위 때문이겠지만, 유닛들이 죽을 때의 효과도 영 심심하고, 타격 음향 같은 것도 시원시원한 맛이 덜하더라.
아직 익숙치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유닛이 좀 무른 느낌도 들고, 타격 방식이나 무기의 시각적 효과도 스1보다는 덜 직관적인 아쉬움이 있었다.

스1이 보는 스포츠로서 재미났던 이유는 전략적인 "머리"싸움 뿐 아니라, 원초적인 머리"싸움"의 느낌까지 물씬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그 "싸움"의 면에서 스2는 비교대상인 스1과의 비교에서는 좀 처진다는 느낌이다.
예컨대 스1의 전투비주얼이 fps같은 카타르시스를 준다면, 스2의 전투비주얼은 슈팅게임의 느낌이랄까.
'전쟁'과 '살상'. '죽고, 죽인다'는 원초적 긴박감이 확실히 덜 하다.

스2 자체만 놓고 보면 훌륭한 수준이지만, 스1이라는 불가피한 비교대상이 있기에 드는 아쉬움이긴 하다.
그것이 게임개발사만의 잘못이 아닌 것도 확실하고.
-판정 보류 버전을 한 번 보고 싶다-


3.

디자인은 정말 굉장하다.
테란의 병력과 무기들, 프로토스의 건물들, 미네랄의 느낌, 무엇보다 맵의 지형과 배경은 정말 환상적이더라.
다만, 줌 때문인지, 아님 지금 쓰이는 맵들의 특징인지는 몰라도 왠지 전장이 많이 좁아진 느낌이 든다.
스1에서 느꼈던 "센터싸움"의 스케일이 안 느껴지더라.
그냥 내가 본 경기들에서 센터싸움이 안 나온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저그는......
스타 2가 먼저 나왔으면 아마 저그빠 안 했을 듯.
만들어지고 있는 건물을 보면 저그빠인 나조차도 마린이 달려와서 총알로 시원하게 터뜨려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드름도 아니고....젠장.

유닛들도 "우리들은 벌레요"라고 명찰을 부착하고 다니는 듯한 생김새.
곱등느님(퀸)부터 레알 바퀴까지..
스1에서의 저그 느낌은 포유류(저글링)나 갑각류, 아니면 파충류 정도였는데, 스2에서는 레알 벌레가 됐시요~~ 벌레가 됐시요~~~ ㅠ.ㅠ
그나마 유일하게 맘에 드는 건 뮤탈.
-뮤탈은 정말 이쁘더라-



4.

끝으로 한글화와 관련해서 좀 아쉬움이 느껴졌는데, 이건 내가 스덕이라는 점 때문인 듯.

기존 스덕들은 아무래도 스2에서 일단 스1과의 유사점을 찾을 수 밖에 없고, 그로부터 친밀감을 붙이기가 쉬운데 그런 면에서 한글화가 조금 장애로 작용하는 듯.

예컨대 김원기 대 플토 경기에서,

"지금 앞 쪽에 관문을 두 개째 올리고 있습니다. 광전사 계속 추가되고요...!"
"이런 상황이면 김원기 선수, 앞으로의 애벌레는 전부 일벌레로 돌릴 수 있죠."
"광전사가 들어와서 둥지탑을 깨긴했는데...."
"김원기 선수, 그냥 빨리 진화장 짓고 포자촉수 올려서 막는 게 좋을 듯 한데요"
같은 해설들이,

"지금 앞 쪽에 2게이트 올리고 있습니다. 질럿 계속 추가되고요..!"
"이런 상황이면 김원기 선수, 앞으로의 라바는 전부 드론으로 돌릴 수 있죠."
"질럿 들어와서 스파이어를 깨긴했는데...."
"김원기 선수, 그냥 빨리 챔버짓고 스포어 올려서 막는 게 좋을 듯 한데요"

같은 해설로 나왔다면,
나같은 스덕들은 훨씬 빠르고 쉽게 중계에 몰입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보면서 무의식중에 자꾸 아래와 같이 오히려 번역을 하며 보게 되니 이해가 늦더라.

이미 늦어버렸지만, 기존의 유닛과 건물은 그냥 기존 명칭을 쓰고, 새로 추가되는 유닛들만 한글화 했으면 기존 스덕들에 한해서는 스2라는 e스포츠로의 이동이 보다 편하고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아예 스타를 하지 않던 신규 유저라면 한글 명칭이 보다 쉽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블리자드가 의도했던 게 애초에 그거인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스1꼴들이야 잡아놓은 고기이니, 그들보다는 쌩 신규 유저, 시청계층의 유입에 집중하는 거.
아니면, 아예 스1과 다른 게임이라는 인식을 좀 더 확고히 해서 스2에 의한 대체가 아닌, e스포츠로서 스1과 스2의 공존을 도모하려는 거거나.
그렇다면야 나 같은 일개 유저의 아쉬움이야 그저 지나가는 징징일 뿐이겠지.





결론을 내리자면, 어쨌든 스타2도 보는 스포츠로서 생각보다 꽤 괜찮더라구요.
컨텐츠 자체는 수준급이니 문제는 리그 자체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드라마와 스토리인데, 만약 이번 GSL에서 스타급 게이머들만 좀 나와준다면 충분히 e스포츠 대표종목으로 연착륙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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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27 13:04
수정 아이콘
진짜 스타2는 전투의 박진감부재가 가장 큰 아쉬움이죠..
실제로 스타2의 전투부분에 큰 실망해서 까거나 외면하는 분들이 많음...

이건 엔진의 교체가 아니고서는 교정이 힘들어보이기에 사실상 수정불가능.. 그냥 사람들이 적응해야겠죠..

다른건 다 완벽하게 만들었으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전투부분에서 왜 이렇게 밋밋하게 만들었는지 정말 궁금함....
하드코어
10/08/27 13:06
수정 아이콘
앞에서 말씀하신 가시성 과 명칭은 제가 스타2를 플레이 하기 전에는 이거 못알아보겠네 하면서 방송을 안봤지만.
스타2 게임수가 늘어나고 난뒤부터는 익숙해지더군요.
스타2방송을 보고 스타2를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스타2를 하면서 스타2방송을 보니 이제서야
방송을 보는 재미가 생기더군요..
사실 그이유(가시성과 설명)로 제가 워3를 아예 보지도 않고 해본적도 없었던 것이였죠.
저같은 분들이 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타2의 방송은 스타2를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시청자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움으로 남을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처음 보는 시청자가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화려한프로토
10/08/27 13:08
수정 아이콘
처음에는 스타2 유닛&건물의 이름이 한글이라서.. 한국사람임에도 이질적이고 촌스러운 느낌을 많이 받았지만,
2~3달 한국어 버전에 적응하다보니... 한글화가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전혀 한글화 된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고, 당연한 듯...자연스레 받아드리게 되네요
한글화 만세!!!
다리기
10/08/27 13:07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스타2가 결국은 대중화되겠지만...
우선 스타1 종결자들의 결전을 보고나서 스타2에 발을 들여야겠습니다. 흐흐
10/08/27 13:10
수정 아이콘
진짜 저그는 똥만싸대는 벌레가 됐네요... -_- 약간 파충류 비스므리했으면 좋았을텐데
밀가리
10/08/27 13:11
수정 아이콘
저는 이제 거꾸로 스타1 방송보면 용어들이 불편합니다. 사실 영어용어라고 하는데 패멀, 다크 등 출처없이 그냥 맘대로 줄여쓰는 콩글리쉬도 많구요.
스타2 한글화에 관한건 익숙함에 문제입니다. 방송 많이 보시거나 게임하시면 익숙해질거에요.
바나나우유
10/08/27 13:21
수정 아이콘
유닛이나 건물의 명칭이 한글화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화면에는 부화장이라고 써져있는데 해쳐리라고 한다면 처음 보는 사람 입장에선 더 헷갈리지 않을까요?

그리고 게임 좀 하다보면... 한글화된 명칭이 더 익숙해진답니다.
레몬카라멜
10/08/27 13:3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각종 명칭들의 한글화는 저도 처음엔 꽤나 걱정했었습니다. 물론 wow의 전례가 있어 상당부분 기대를 걸기도 했고요. 그리고 게임을 접해본 이후의 반응은 꽤나 만족스럽습니다. 어느새 친구들이랑 같이 팀플 할 때도 "야야 산란못 늦는다."거나 "광전사 빼라, 광전사!" 하고 한글 명칭부터 쓰고 있네요. 사실 사용되는 명칭들이 그리 어려운 단어들도 아니고, 스타1의 영어 명칭에 익숙해진 유저도 한글화된 명칭이 처음에는 어렵거나 낯설어도 쉽게 적응 될 것 같네요. 아, 그래도 한두 해 보고 해온게 아닌 스타1의 영향이 있어 아직 탱크 같은 유닛들은 이전 이름이 더 낯익을 때도 있긴 하네요.

저그 유닛들에 대한 얘기도 생각외로 많네요. 저는 그저 오, 저그치곤 꽤나 귀여운데. 하고 느끼고 있었거든요. 원심고리 업그레이드가 된 맹덕이가 데굴데굴 굴러다닌다던가 하는걸 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테테전이 재밌다는 주변 반응에 테란으로 입문했었다가 저그로 전향해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테란의 해불의+공성전차 홍수나 행성요새에 들이받고 나서 아, 이게 아니었는데..ㅠㅠ 할 때도 있지만요. 크크.
정형돈
10/08/27 13:44
수정 아이콘
그냥 캠페인만 깨도 한글에 익숙해지더라구요.
그리고 저그..
테란유저인데 귀엽습니다. 흐흐..
맹독충이 데굴데굴 굴러오는데 정말 귀여우면서도 그 압박은..
10/08/27 13:57
수정 아이콘
타격감이란게 사실 사운드에 의존하는 부분이 아주 크죠.
스타2 사운드가 크게 튀지않고 세련되긴 한데 박진감이 많이 떨어지네요.
아직은 스타1과 같이 원색적인 사운드가 대중들에게 더 어필하는 것 같습니다.
혼돈컨트롤
10/08/27 14:49
수정 아이콘
한글화는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어디가서 만만찮게 스덕이란 소리듣는데 뭐 처음엔 역시 이질감 들었지만 몇번 플레이해보고 경기들 보면서 한글이 더 잘감기고 무언가 직관적인 느낌도 들더군요. 전 한글화는 스타2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RealWorlD
10/08/27 15:06
수정 아이콘
한글화는 저도 처음에 뭔가 촌스러워보이고 이상했습니다.

하지만 금새 내가 왜이런느낌이들지? 란의구심이들더군요.. 영어로말하면 세련되고 한글로말하면 이상하다니..;;;

좀익숙해지면 괜찮을듯싶습니다. 그리고 곰티비스타2에대해 한마디하자면 정경호급 HD화질이 너무마음에듭니다~~
그랜드파덜
10/08/27 15:22
수정 아이콘
방송에서 하는건 12세 버젼인데 사망 액션이 전부 단일화 되었습니다.맹독충이 적 유닛을 죽이면 적 유닛이 싹 녹색으로 녹아내린다던가
화염차로 저그 유닛을 죽이면 저그 유닛이 불타 죽는다던가 하던 애니메이션이 전부 다 삭제되었죠.

18세 버젼으로 방송을 할수는 없으니...
그랜드파덜
10/08/27 15:22
수정 아이콘
진짜 메딕이 사지를 찢기면서 죽는건 12세고 저그가 불타죽는다고 18세라니 게등위의 어처구니 없는 정책에 화가 납니다
빼꼼후다닥
10/08/27 15:40
수정 아이콘
명칭은 왜 난 스타1를 잘 아는데 워3 블레이드 마스터란 이름이 생소해요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하거나,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긴 할겁니다.
10/08/27 16:23
수정 아이콘
저는 대규모 전투 장면들이 아쉽더군요
마치... 마린키우기 같은거 할때 유닛이 너무 많아 서로 엉킨것처럼
스타2 유닛들이 200 채워도 오밀조밀하게 서있으면 화면 1/4에도 200대 200 싸움 할 기세할까요...
대규모 전투때 스타1처럼 와~ 많다~ 이런 느낌을 잘 못 전달해주는것 같아 그게 조금 아쉽더군요

Macro 컨트롤은 워3 보다도 더 편하게 되서 이젠 전략, 눈치, micro 싸울이 될듯하구요
유닛이 길 막고 서 있어서 뒤에 유닛 무브 시키면 알아서 길 비켜주니 저같은 사람은 하기 편하더군요
어떻게 보면 그런 사소한 컨트롤도 스타1에선 아마와 프로의 차이랄 수도 있었는데
10/08/27 18:16
수정 아이콘
장기전이나 센터싸움같은건 맵퍼 취향이 많이 반영된 결과죠 블자가 바란 경기 양상과 방송국이 바라는 경기 양상은 차이가 나는 것 같구요
스타1 맵으로 경기하면 얼마든 비슷해질 듯 싶고, gsl코앞이라 일부러 날빌만 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м]
10/08/27 18:38
수정 아이콘
한글화가 익숙해지는건 당연한거고, 글쓴분께서는 스타1팬을 빠르게 유입하는데 스타1에서 쓰였던 명칭이 쓰였으면 더 좋았을거라는 이야기같네요. 저도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배럭 병영 마린 해병 등등 아직도 헷갈립니다;; 저는 두 게임을 다 하고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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