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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18 16:35:50
Name 아마돌이
Subject wcg 예선 워크3 장재호 vs 엄효섭 관전기 (스포있음)
이변이라고 해야 할까요? 엄효섭 선수가 장재호 선수를 2:1로 누르고 예선전 4강에 안착했습니다.
항상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고 특히나 오크에게는 유별나게 강한 모습을 보였던 장재호선수가 엄효섭선수에게 졌다는 사실이 팬분들이나 해설자분들에게 꽤 큰 충격으로 다가왔나봅니다. 이걸로 장재호선수는 wcg 본선무대에 처음으로 진출 실패하게 되었네요.  wcg 금메달을 항상 기대하게 만들었던 가장 든든한 선수가 탈락했다는 것이 저도 아쉽기는 합니다만 그동안 엄효섭 선수의 성적과 경기력을 보면 이 것이 이변이라고 할 만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엄효섭선수가 최근 나엘전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점과, 장재호선수가 오크전에 극강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변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요. 우선 경기별로 제 주관적인 의견을 덧붙여 간단히 요약해 보겠습니다.

1경기. 에코아일    
장재호선수가 처음부터 일방적으로 압도했습니다. 우선 아이템운도 극명하게 갈렸죠. 장재호선수의 데몬헌터는 용병상점에서 9클러를 포함해서 어택클러를 3개나 들었지만 엄효섭선수의 블레이드마스터는 중앙상점 빼먹기사냥에서 필요없는 마나스틸링 완드가 나왔고, 용병상점에서 좋긴 하지만 초반에 들기는 아쉬운 에너지 펜던트가 나왔습니다. 교전시 세컨 칩튼에게 넘겨준다면 훌륭한 아이템이지만 초반 기선싸움에서는 마나번을 사용하는 데몬입장에서는 부담되지 않는 아이템이지요. 더구나 초반 교전에서 끊기지 않았어도 될 그런트가 알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며 허무하게  끊기고 사냥하느라 피관리도 안되어있는 상태에서 압박을 당하며 가장 중요한 2티어 건물인 비스티어리가 2번이나 취소되며 사실상 나엘이 지기 힘든 구도로 진행됩니다. 책 사냥터에서도 오크는 민첩의 책이 나왔고 (칩튼이 먹을 수 밖에 없었으므로 경험치 이외의 효과는 없었지요) 나엘은 경험치책이 나오며 비마가 빠르게 3렙을 가져갑니다. 이후 교전은 인수수가 나엘이 더 많은 상태에서 거기다  영웅 렙도 차이가 없는 상태에서 교전을 한데다, 고블린 상점 지역을 사냥하느라 유닛들에 체력도 반이나 떨어져있는 상태에서 싸움을 했으니 오크가 이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미스테리한 교전능력으로 비기는 싸움을 했습니다만 (보통 오크 인구수 60-나엘 인구수 50 상태에서 첫번째 의미있는 교전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미스테리한 결과입니다.)하지만 나엘이 멀티가 거의 완성단계였기 때문에 비기는 싸움으로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 듯 포커스 선수는 약간 뜬금없는 타이밍에 지지를 선언합니다.
몇 단계로 꼬여있던 교전에서 비기는 싸움을 하는 것을 보고 포커스선수의 집중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재호 선수의 운영이 거의 완벽했기 때문에 묻혀버렸지만요. 하여간 1경기는 장재호선수의 압승으로 마무리됩니다. 참고로 이 경기의 백미는 탈론이 2갈래로 갈라지며 쇼크웨이브를 피하는 컨트롤이었는데 과연 알고 대비한다고 할 수 있을까 싶은 예술적인 경지였습니다.

2경기. 트위스티드 메도우
트메에서는 나엘의 정석인 2윈드 탈론체제를 활용하기에 까다로운 측면이 많아 2로어 체제를 많이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현재로써는 반반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맵이 넓어서 기동력이 떨어지는 탈론체제로는 오크가 레이더 운영으로 기지바꾸기를 하면 경기내내 끌려다니게 되기 때문이지요. 더구나 쉐퍼가 기지 가까이 있어서 이런 측면이 극대화됩니다. 그래서 장재호선수는 살짝 빌드를 꼬아서 헌티리스 소수 이후 로어를 갈 듯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에 맞춰 포커스선수는 세컨영웅을 쉐도우헌터로 선택하는데 버로우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장재호선수가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듯 합니다. 여기까지는 장재호선수의 생각대로 진행되는가 했는데 장재호 선수가 약간 무리해서 1시 스타팅지역을 사냥하는 동안 절묘한 타이밍에 오크 병력이 덮치면서 나엘 3영웅을 비롯한 다수의 병력을 잃게됩니다. 사실상 여기서 경기가 끝났지요.  오크 병력이 덮쳤을 때 바로 포탈을 탔으면 다시한번 기회가 있었을 테지만 (데몬헌터가 포탈을 들고있었는지 아닌지 확인을 못했습니다만 아마도 들고있었을 겁니다.) 사냥하느라 체력이 많이 빠져있는 데몬을 블마가 암살해버리면서 포탈없는 나엘병력은 괴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고 3영웅이 모두 죽는 참사가 벌어진 겁니다. 이 상황에서는 힐링웨이브로 지속적인 압박이 가능한 쉐도우헌터가 칩튼보다 오히려 좋게 작용하면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장재호 선수가 지지를 선업합니다.
앞경기보다는 나았지만 여러모로 좋지 않은 상황이었던 엄효섭선수는 장재호선수가 방심하고 약간 무리하는 틈을 정확히 짚어 한방에 경기를 가져옵니다. 장재호선수의 데몬이 허무하게 죽지만 않았어도 5:5 싸움이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엄효섭선수의 판단력이 돋보인 게임이었습니다.

3경기. 터틀락
터틀락은 나오전 밸런스가 잘 맞는 맵이지만 스타팅 지역에 따라 게임 양상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옆자리는 너무 가깝고 반대편은 상당히 멀기 때문이지요. 엄효섭 선수는 초반 앞마당 사냥을 포기하고 노빌리티서클렛과 더스트를 선점한 후 견제를 갔는데 이 더스트 선점이 의외로 크게 작용했습니다. 마나번 견제를 받지 않고 상대지역 오우거의 템도 빼먹고 빠르게 위쪽 상점 룬을 선점했는데 이 룬이 장재호선수의 진로를 밝혀주며 1, 2경기처럼 찌르기 피해를 받지 않고 초반을 무난히 넘깁니다. 영웅 선택은 양쪽 모두 평이하게 블마-칩튼, 데몬-비마-팅커 였고 체제도 정석체제였기 때문에 서로 할만한 상황이었는데 데몬이 7시 지역에서 허무하게 전사합니다. (인스네어에 걸린 동안은 보존을 탈 수 없는데 인스네어가 끝나기 직전 쇼크웨이브에 맞고 전사합니다.)  데몬이 살아나는 동안 12시 오우거로드 빼먹기 사냥에서 12클러가 나왔는데, 썩 나쁘다고도 좋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다만, 칩튼이 여기서 경험치책을 먹고 3렙을 찍어버리면서 게임이 급격히 기웁니다. 장재호선수는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며 이후 교전에서 3렙 칩튼을 데몬이 충분히 견제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마나번 견제를 하지 못하고 3번의 쇼크웨이브를 정통으로 맞으며 병력이 녹아내립니다. 상점을 선점했기 때문에 힐링스크롤과 무적포션이 없는 것을 알고있던 오크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였지요. 이후로는 체제를 정비할 시간도 없이 일방적으로 당하면서도 장재호선수는 아쉬움에 지지를 치지 못합니다만, 알터가 깨지고 트리가 공격당하자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지지를 선언합니다.
이 경기 이후 경험치책 2번에 승부가 났다며 실망한 팬들이 엄효섭 선수가 실력으로 이긴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일부 있었지만 이미 운영에서 장재호선수가 밀리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1,2,3경기 통틀어 템운은 오히려 장재호선수가 좋았지요.

아무튼 오크에게는 재앙이라고 불리던 장재호선수가 오크에게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된 것은 저로서도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엄효섭선수는 요새 한창 주가를 올리고있는 장두섭선수나 바이올렛 선수보다 오히려 높은 평가를 얻고있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오크 2인자입니다. (물론 본인은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습니다만 국제대회에서 거둔 박준 선수의 성과가 워낙 어마어마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실력에비해 저평가받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가 엄효섭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유독 큰 대회에서 임팩트있는 모습을 많이 못보여줬기 때문인데요, 엄효섭선수의 진가는 배틀넷 래더를 하는 사람이라면 웬만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측면이, 반응속도가 느린 래더시스템에서는 거의 적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만큼 게임을 보는 눈이나 운영센스가 뛰어나다는 증거랄까요. 이번에 장재호 선수를 이긴것이 그다지 이변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게임 내내 자신감과 묵직한 힘이 느껴지는 엄효섭 선수의 4강 진출을 환영하며 본선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내일 장두섭, 김동환 선수의 경기도 기대하겠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나라 워크래프트3 선수들 모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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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18 16:52
수정 아이콘
성검블마가 되는 순간 GG
경험치책-12클러-대마포..ㅠ
자유의지
10/08/18 18:40
수정 아이콘
안되 장회장님~~!!!

근데 엄효섭선수 wcg결승 갈 포텐셜이 있는 선수인가요?
Winter_Spring
10/08/18 19:03
수정 아이콘
딱히 팬은 아니지만, WCG 무대에서 장재호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참으로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장재호 선수가 떨어짐으로 인해, WCG 워크래프트3 종목에 참가하는 많은 외국 선수들이 좋아라할 것 같네요.
장재호 선수, 3경기의 분수령이었던 1시 교전이 많이 아쉽더군요.
10/08/19 11:48
수정 아이콘
으으.. 원하는대로 풀어가다가도 허를 찔리면 기세가 다음판까지 영향을 미치는.. 방송경기에서 자주 나오는 패턴..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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