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의 글을 옮긴 것으로, 반말체가 싫으신 분에겐 불편할 수 있습니다.
# 스2게와 겜게 중에 고민했는데 겜게에 올리는 이유는 아직 안 해본 분들이 계시면 얼른 해보시라고.... 흐흐. 재밌습니다. 다들 스2 해보세요!
눈보라는 최종 임무로 버티기류가 제맛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스타크래프트2를 다 깼으니 간단하게 정리해보자.
내가 생각하는 스타크래프트의 장점은?
재밌다.
내가 생각하는 스타크래프트의 단점은?
확장팩을 기다려야 함.
게임 하면서 손이 근질거리는 걸 참는 게 정~말 힘들었다.
원래 내가 설정 덕후라 RTS도 이야기 진행을 가장 즐겼는데, 스타크래프트1의 싱글이 참 재미있었기에 스타크래프트2를 정말 기대했다. 오랜 기다림이었다. 무려 강산이 한 번 변할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후속작이 나왔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먼저 시작되었다. 평소 이런 운이 지독하게 없기로 정평이 난 나는 당연하게도 클로즈 베타 테스터가 되지 못했다. 그래도 각종 창구를 통하여 열심히 구걸한 결과 @iamyd84님에게 초대장을 얻을 수 있었다.
첫 느낌은 워3와 비슷했다. 아무래도 인터페이스나 겉모습에서 그렇게 느꼈다. 그래도 막상 몇 게임 해보니까 워3보다는 스1에 훨씬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의 흐름이나 운영하는 방식 등이 그러했다. 스1에 미쳐 지냈던 경험이 도움이 되었는지 금방 실력이 쌓였고 베타 기간 동안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만족하지 못했다. 애초에 내가 기대한 것은 이런 밀리 게임이 아니었다. 나는 워3에서 성장한 블리자드의 캠페인 제작 능력을 확인했다. 스2 밀리 게임을 즐기면서 느낀 놀라움은 '이런 수준으로 만든 캠페인은 과연 어떨까' 하고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마침내 정식 발매가 되고 고맙게도 한국에서는 오픈 베타 기간을 갖는다고 했다. 며칠 참았으나 계속 스2가 머리에 맴돌았고 결국 설치를 했다.
존경.
솔직한 느낌은 존경이었다. 워3를 처음 할 때는 세월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발전으로 보였다. 그러나 스2는 달랐다. 흡사 잘 만들어진 SRPG를 즐기는 것과 비슷한 느낌의 캠페인 구성은 충격이었다. 설정 덕후의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화면이 연이어 흘러갔다.
블리자드를 한국 회사보다 더 한글을 사랑하는 회사로 칭하는 이들이 있다. 현지화 또한 대만족이었다. 애초에 외국어 남용을 병적으로 싫어했던 나였기에 한글화에 대한 바람은 절실했다. 와우의 한글화를 보고 한글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결과는 대만족. 모르는 사람을 두고 한국에서 만든 게임이라고 해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수준이었다.
스1 이전까지 RTS의 기본은 이야기 진행이었으나 스1 이후, 특히 블리자드로 RTS를 처음 접한 이들은 RTS의 주 내용을 멀티 플레이로 여기는 경향이 생겼다. 그러나 워3에서 블리자드는 싱글에 충실했고 스2에서도 그 성향은 이어졌다.
이렇게 생각하면 워크래프트 시리즈는 RTS로서의 생명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와우라는 온라인 게임이 이야기 진행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외전격 이야기라던가 공백기를 두고 그 공백기의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그런 것은 글쎄…….
스2의 경우 우선 확장팩이 두 개 남아있기 때문에 당분간 이야기 진행의 즐거움은 계속될 것이다. 사실 스2가 발매되기 전에는 이야기 진행한 다음 Space Of Starcraft라던가 하는 MMORPG를 만들어주길 바랐으나 막상 즐기고 나니, 나중에 월정액으로 내도 좋으니까 스3 스4 등등 계속 RTS로 내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ㅠㅠㅠㅠㅠㅠㅠ
임무는 전체적으로 아주 쉬웠다. 솔직히 아주 어려움으로 해도 쉬웠다. 단순히 깨기만 한다면. 업적까지 달성하려면 상당히 까다로웠기에 난이도 설정은 아주 적절했다고 본다. 단지 아쉬운 것은 해병+의무관으로 대부분의 임무를 깰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해본 바로는 불곰도 필요 없다. 순수하게 해병+의무관만 뽑아서 깰 수 없는 임무는 정글의 법칙(업적 포기하면 가능), 뫼비우스의 위기(섬이라 이동이 불가능), 공허의 나락 이렇게 3개 정도?
그런데 나 같은 경우 베타 테스터로 게임을 즐기면서 상당히 능숙한 상태였으니 처음 스2를 접했다고 생각하면 임무 난이도는 더욱 적절하다고 본다. 실제로 처음 해보는 사람은 보통 난이도로도 꽤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으니까.
기억에 남는 임무를 적어보자면,
1. 탈옥 : 가장 재밌었던 임무. 어설프지만 코만도스를 하던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도타류의 게임성을 임무에 응용한 듯한 구성도 좋았다.
2. 장막을 뚫고 : 가장 똥줄이 탔던 임무. 초반 임무 구성은 평범했는데 후반에 아주 재밌었음. 혼종의 마지막 추격이 너무 느슨했던 것이 약간 아쉽다.
3. 비열한 항구 : 나는 이렇게 별난 시간 제약을 거는 방식을 좋아하는데 아예 정해진 유닛으로만 진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4. 정글의 법칙 : 3번과 같은 이유로 기억에 남았던 임무. 봉인 저지가 좀 더 어려웠다면 아주 재밌었을 것이다.
5. 정문 돌파 : 이 임무는 평범했는데 굳이 꼽은 이유는 평범한 임무임에도 해병+의무관으로 업적을 달성할 수 없었기 때문! 공성전차를 추가해서야 겨우 달성했다.
6. 재앙 : 워3에서 아서스가 시민을 학살하던 임무와 비슷한 느낌이라 기억에 남았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것. 유닛 가독성은 베타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되던 문젠데 개선이 전혀 안 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색감이야 지독하게 까이던 부분이지만 밝은 지도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다(저그는 크립이 깔리면 어두워지기 때문에 문제). 내가 주목한 부분은 바로 시점.
위 화면에 비해 아래 화면이 배경의 어두움에도 불구하고 한결 가독성이 좋다는 걸 알 수 있다. 시점을 조금 땡겼으면 하는 아쉬움.
스2에 평점을 10점을 주는 곳들이 있던데 솔직히 눈보라에게 돈이라도 처먹은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아니 이게 어떻게 10점짜리 게임이란 말인가?
9.9점이 적절하지 않나 시프요.
덧붙임
스2 베타 때부터 하던 생각이지만 대체 왜 3D로 만든 것인지 모르겠다. 3D로 만들었으면 3D의 장점을 살려야 될 것 아닌가. 정작 게임은 2D와 크게 차이가 없어! 시점 변환은 극히 제한적이고, 아마 있는 것도 모르는 사람 많을걸? 여러분 인서트 누르면 화면이 돌아간답니다.
워3부터 느꼈지만 휠 돌려서 확대하는 기능은 존재 이유가 의심스럽다. 게임 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정말 쓰잘데기 없는 기능이고 중계용이라고 생각하자면 정말 허섭하기 짝이 없음.
마지막으로 테란 부속 건물은 왜 오른쪽으로만 달게 했는지도 의문. 나름 전통성의 유지인가요? 낄낄.
덧붙임2
사양이 너무 높다는 것이 발목을 잡을 거 같다. 워3가 돌아가는 컴퓨터라면 최하옵이 깔끔하게 돌아갔어야 했다. 주변에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꽤 있는데 사양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덧붙임3
인간적으로 엔딩 너무 날림이라고 생각. 아무리 대놓고 확팩을 낸다고 했다지만 스1이나 워3를 봐도 오리지널 엔딩 자체로 충분히 마무리를 지었는데 스2 엔딩은 대놓고 확팩을 기다리라는 분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