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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7/12 16:56:09
Name 흔쾌한타나토
Subject 특정 종족전 전용맵에 관해.
요즘 사용되고 있는 맵들을 보면 큰 틀에서 거의 비슷하다. 본진 9미네랄 1가스, 앞마당 7-8미네랄 1가스. 본진 입구는 좁기 때문에 테란의 경우 틀어막기가 용이하다. 앞마당을 나가면 으레 가져가야 할 것 같은 앞마당 멀티가 있고 그 앞마당의 입구는 본진 입구보다는 넓으되 방어하기에는 용이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입구를 나가면 큰 전장이 있으니, 대규모 전투는 거기서 해야만 할 것 같다. 그리고 그 주변에 삼룡이라고 불리는 또 하나의 멀티가 있다. 물론 방어는 쉽지 않다. 이곳의 방어가 쉬우면 경기가 길어져 방송에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적절히 섬멀티가 있거나 혹은 없거나. 물론, 밸런스가 붕괴되지 않는 수준에서의 조심스러운.


왜인지 매년, e스포츠가 슬슬 망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e스포츠가 망할 일은 절대 없다. 내가 보기에 e스포츠는 정체기이다. 확장될 듯, 확장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 e스포츠에의 유입 인구는 필연적이다. 매년 초중학생 일부는 e스포츠의 팬이 된다. 그 정체기라는 것은 유출 인구가 그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많은 e스포츠의 팬들이 떠날까? 단순히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e스포츠의 태동기 때의 20살 전후의 광적인 팬들은 이제 30살 전후가 되었다. 엄재경 해설위원이 말한 것처럼, 그들에게는 가정이 생기고, 신경 써야만 하는 많은 것들이 생겨났다. 자신을 위해 살 나이는 지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모든 경기를 빠짐없이 보는 팬이 아닐 지라도, 하나의 취미로서 e스포츠를 즐기는 라이트유저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 자체가 라이트하고 다채로워야 한다. 확장이 차별화, 대중화, 통합화의 삼단계를 거친다고 할 때, e스포츠는 대중화의 문턱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깊게 파기보다는 넑게 파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비슷한 맵들은 같은 패턴의 경기를 반복시켜 게임의 깊이만 깊어지고 있다. 방송사들은 스타크래프트는 하던대로 하고, 새로운 게임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듯하다. 매일 보던 스토리의 경기에 깊이만 더해졌을 뿐의 식상함에 라이트유저는 떠난다.


난 조금 더 다채로운 스타크래프트 경기가 보고 싶다.


방송사는 프로게이머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된 현재, 더 이상 색다르고 동시에 밸런스도 좋은 맵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가능했다면 진작에 나왔어야 했다.


‘특정 종족전 전용맵’에 관한 논의가 있었는 지 모르겠다. 난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는데, 이게 실현 되면, 오래 전 열광했던 패러독스 같은 맵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그 이상으로, 지금까지 퇴출되어 왔던 너무도 색다르나, 밸런스가 말도 안되는 맵이 방송경기에 쓰일 수 있다.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예를 들어 스타리그의 경우, 4개의 맵중 3개의 맵을 공통맵으로 쓰고, 나머지 하나의 맵을 3가지 버전으로 만든다. 즉, 테vs저, 저vs프, 프vs테 전용맵을 하나씩 만든다 (동족전의 경우 선수의 썸다운제로 고르는 등, 특별히 문제될 것 같지 않다). 도합 6개의 맵이 필요하지만, 특정종족전 만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것은 세 종족의 밸런스를 조정하는 것보다 쉬울 것이다. 전자의 경우, 한 변수가 특정종족전의 두 종족에게 영향을 끼치지만 (x2: 예를 들면 테저전에 있어서의 테란에게의 영향과 저그에게의 영향), 후자의 경우 한 변수가 세가지 종족전의 두종족에게 영향을 끼친다 (x6). 게다가 그로 인한 2차적 영향력까지 감안하면, (예를 들면, 테저전에 있어서의 저그에게의 영향으로 인한 테란에게의 영향), 밸런스 조절은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쉽다.


물론 이 특정종족 전을 위한 맵 3가지 경우, 그동안 보아오지 못했던 맵들이 배치될 것이다. 아예 지금까지 퇴출되었던 모든 맵들을 특정종족 전을 위한 맵으로 써보는 것은 어떨까?  나아가 앞마당이 없는 맵, 본진이 6덩이 미네랄 혹은 3가스인 맵도 나올 수 있다. 하나의 벽을 허물면 새로운 시야가 생길 것이다. 프로리그에서 특정맵의 특정종족전 지정 경기 등이 나올 수 도 있고, 게임단에서는 섬맵 전문 선수, 본진 3 개스맵 전문 선수를 육성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손이 빠른 선수보다 머리가 좋은 선수가 승리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e스포츠의 궁극적 목표 중 하나라고 할 때, 이러한 변화는 그것이 한발 다가서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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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12 17:08
수정 아이콘
좋은 의견이네요. e스포츠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게 눈에 보이는 시점에서, 새롭게 흥미를 이끌만한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07/12 17:24
수정 아이콘
늘 나오는 의견이지만 현실성은 둘째치고, 생각보다 재미없을겁니다. 똑같은 동족전을 똑같은 맵에서만 주구장창 하게 되는데요? 서로 맵이 완전 다르면 이것도 불공평하단 의견이 나올지도 모르는데요? 얼핏 보면 좋을 것 같지만, 그 이상으로도 단점이 존재하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10/07/12 17:39
수정 아이콘
여러 번 있었던 주장이고, 아이디어는 좋지만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실제 그 맵이 방송경기에서 많이 쓰이기 전까지는 밸런스가 맞는지 아닌지 도저히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일례로 프로게임단 맵테스트에서는 지오메트리가 x저그맵이 될 거라고 했었지만, 실제로 사상 최악의 테란맵이 된 것만 봐도, 사전 게임단 맵테스트를 통한 프로게이머의 맵밸런스 예상은 무용지물입니다.
프로게이머끼리 테스트해 보고 나서도 어느 종족에 유리한 맵인지 판단할 수 없는데, 일반인이나 맵제작자가 밸런스를 예상하기란 더욱 불가능하구요.

그렇다면 유일한 방법은 일단 만들어서 여러 번 써 보고, 데이터가 충분히 쌓인 후에 어느 종족전의 밸런스가 맞는지를 판단하여 경기에 사용하는 것인데, 이는 맵의 수명과도 연관되어(이미 데이터가 충분히 쌓일 동안 쓰인 맵이기에) 오래 사용하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또한 프로리그를 한 시즌은 지금처럼 하고, 다음시즌은 전 시즌 데이터를 바탕으로 종족별 맵을 적용해서 하고, 이런 방식으로 종족별 맵을 적용하는 시즌과 그렇지 않은 시즌을 반복해야 하는데, 이 역시 뭔가 어색하구요.
블랙독
10/07/12 17:51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의 출범이 컨셉맵의 등장을 어렵게 만든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개인리그정도의 텀이라면(3개월 정도) 1개의 맵정도는 과감한 컨셉맵을 차용하는것이 가능하죠.
하지만 1년단위의 프로리그.
물론 5라운드 체제라서 중간중간 맵을 교체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한 라운드에서 한 종족이 지배하고 그에 따라 해당 종족의 선수층이 좋은팀이 수혜를 입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1년 성적에 연결되구요.
10/07/12 18:40
수정 아이콘
맵에 대해 이런 저런 새로운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많았지요.(특히 온게임넷에서...)
그러한 시도들은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맵 자체가 문제였던 적도 있었고..몇몇 맵들은 좀 심했죠. 심지어 리그 중간에 교체되기도 했으니까요.
팬들은 인내심이 없었고...온겜맵 또는 맵퍼들에 대한 비난은 피지알에서도 엄청났지요.
게임단은 비협조적이었고...전략노출 등의 이유로 진자하게 테스트 하지 않았었죠. 선수들도 연습의 어려움 때문에 컨셉맵을 별로 안좋아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각종 날빌이 난무했죠..
뭐 방송사도 잘했다고 하기 힘든게 온게임넷은 너무 나갔고, 엠겜은 기존의 맵형식에 안주했다는 생각입니다.(이건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새로운 시도는 좋긴한데...예전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과연 잘 될지는 의문이네요...저는 조금 부정적입니다.
방랑청년
10/07/12 19:30
수정 아이콘
저도 항상 이런 생각을 많이 해왔습니다. 이제는 그야말로 빌드,싸움,멀티타이밍등이 정형화 되었기 때문이죠. 특히나 P VS Z 같은 경우에는 초반 몇 분 까지는 완전 똑같죠... 그렇다고 맵을 새로운거로 하자니 종족간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고... 종족별 맵을 다르게 쓰는건 그러한 두 가지 방법 즉 다양성과 밸런스를 둘다 충족시킬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3종족간의 밸런스 맞추는거 보다 2종족 특화 된 맵의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은 더 쉬울것 같구요.. 물론 예상은 어렵다고 하지만 충분한 테스트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노력만 있다면요..
섬맵이나 본진 투가스 또는 그 이상의 새로운 경기를 보고싶은 팬의 입장에서 새로운 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2002년부터 스타를 봐왔고, 지금도 항상 매 경기 챙겨보는, 나름대로는 라이트 유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저조차도 요즘은 너무 정형화 되고 지루한 경기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스타일리스트들도 많이 없어지구요.. 맵의 다양화가 그나마 지금 최적의 대안으로 보입니다
ROKZeaLoT
10/07/12 21:31
수정 아이콘
맵을 통해 경기를 제어하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시도입니다. 그것은 엠겜이 증명하기도 했구요.

양 방송사들의 맵 선정 방향을 보면 온겜은 그냥 아무맵이나 지르고 보자는 성격이 강했고, 그 결과 리그의 질 자체는 엠겜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엄옹의 존재로 인해 스타리그는 메이저대회가 될 수 있었습니다. '가을의전설'이라던가 '우승자징크스', '로열로더'등으로 말이죠. 반대로 엠겜은 맵을 통해서 리그를 자사의 뜻대로 제어하려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리그초기 리그전체를 개념맵으로 도배하고 보수적인 더블엘리미네이션까지 도입하며 '공정한 리그'이자 '강자존장'을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삼았죠.

그러나 엠겜의 리그운영방침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테란크래프트를 벗어나려 레이드어설트를 도입했으나 레이드어설트마저 테란에게 정복당하고, 저저전 결승을 피하려 롱기누스와 리버스템플을 깔았건만 마모씨가 닥치고 뚫어버립니다. 그이후 프로토스를 밀어주려 카트리나와 로키를 깔았으나 그마저도 이제동에게 뚫리고, 비잔티움까지 도입했으나 저그의 심시티 재발견으로 인해 무용지물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엠겜은 리그시스템까지 뜯어고쳐가며 리그를 제어하려 했으나 그 결과는 도리어 리그브레이커의 탄생. 그러자 포장을 해줄 엄옹이 없던 엠겜은 몇시즌간 비흥행을 감내해야 했고 결국엔 8강재배치라는 초강수를 두게 됩니다. 기존 팬들의 무지막지한 반대를 무릅쓰고서요.

물론 스타판이 단물쓴물 다빨려서 어떤 시도라도 해봐야 하겠다 라고 했을때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상황에 봉착하는것 자체가 스타1팬인 저로서는 상당히 슬픈 일입니다.
꿈꾸는리토
10/07/12 22:12
수정 아이콘
다른게 문제가 아니라. 특정 종족전을 위한답시고 만들어서 밸런스가 잘 맞는다는보장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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