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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7/09 22:42:31
Name erti5
Subject 신상호 선수 힘내세요, E스포츠 화이팅.
PGR 가입 이후 처음 글을 쓰게 되는데, 항상 실질적인 게임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보다가 남기는 글이 응원글이라
조금 어색한 감이 있네요. 뒷담화를 보고 느낀 것이 참 많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오늘 뒷담화에서는 조작사건의 연루자로 네티즌의 의심을 한 몸에 받았던 신상호 선수의 이야기가 중심적으로 다루어졌습니다.
조작설이 터지고 난 이후 타이밍이 딱 맞아 떨어지는 로스터 말소, 별다른 해명 없이 의심만 커져가는 가운데 혼란을 겪으면서도
아버지를 간호해야 했던 이야기를 신상호 선수 본인의 입으로 시원하게(?) 설명을 해 줬습니다.
그 중 아무래도 그냥 보기 어려웠던 부분은 '아픈 몸에도 아들을 욕하는 댓글을 보고 화를 내는 아버지'의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인터넷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기 때문에, 같은 이야기라도 천지차이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이 있음에도 우리는 그것을 자주 망각하곤 합니다.

나는 반말을 들어도 괜찮으니까 이 사람한테도 반말을 써도 되겠지, 나는 어느 정도 욕 먹어도 괜찮으니까 이 사람한테도 그래야지,
나는 삐딱한 빈정거림을 들어도 상처 입지 않으니까 이 사람도 좀 까야겠다...

좀 어이가 없는 것 같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위와 같은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신상호 선수가 언급한
F모 사이트는 말할 것도 없고, 이곳에서도 최근 그런 문제가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런 얘기를 합니다.

"인터넷 상에서 일어난 일로 과민반응을 하는 것 아니냐? 적당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나와 다를 수 있는 남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무책임하고 차가운
발언입니다. 내가 장난으로 단 댓글에 누군가 큰 아픔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사건은 너무나도 정확하게 지적해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뒷담화가 방영된 시각, F모 사이트에서는 '적당히 알아들어야지, 그런 댓글 때문에 과민반응하는 것이 이상하다'
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을 정도로 자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누가 한 선수를 '게임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할 지경에
이르게 했으며, 또 누구에게 죄 없는 선수의 아버지에게까지 고통을 줄 권리가 있는 걸까요.

팬이라서?

악플도 관심이니까?

분명 이 글은 굉장히 감정적일지 모릅니다. 승부조작과 관련된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없이 얼렁뚱땅 사람의 감성을 자극해
넘어가려는 온게임넷 PD의 술책에 넘어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눈총을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명확하고, 또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명확하지 않은 것을 기반으로 한 근거없는 이야기들은 선수 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게도 큰 아픔을 줄 수 있으니, 적어도 최소한의
한도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엄재경 해설위원께서 조작 사건이 처음 다루어졌을 때 이런 말을 하셨죠.
"나는 일단 밝혀질 때까지는 무조건 믿어."
그 땐 다소 무른 태도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일부 팬들에게 꼭 필요한 태도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부족한 첫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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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발
10/07/09 22:53
수정 아이콘
의심도 하지 않고 죄인으로 단정지어서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신상호 선수
삼겹돌이
10/07/09 23:04
수정 아이콘
말하는거 보니깐 말잘하시던데
해설 하셔도 될듯....
다크드레곤
10/07/09 23:19
수정 아이콘
나이는 어리지만 정신적으론 참 성숙한 선수란 생각이 들더군요..
상황이 참 안좋았었는데..좌절하지 않고 잘 헤쳐나온거 같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드네요..
아버지 이야기를 들을 땐 참 찡하더군요..얼마나 마음이 아팠을런지..
참 긍정적인 선수인거 같던데..
무슨 일을 하든지 다시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OutOfControl
10/07/09 23:31
수정 아이콘
글에 공감합니다.
덧붙여서, "애정이 있으니까 까는 거다. CD를 샀으니까 까는거다. 팬의 권리로서 까는거다" 등등 "-하기 때문에 나는 깐다" 라고 말하기 전에 , 그런 권리가 정말 자신에게 있는지부터 따져보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을 비난하는 권리가 나에게 있다면 나는 그것이 문제가 됬을 때 책임을 질 준비는 되어 있는가? 내가 CD를 샀거나 그의 팬이라면 그것으로 나는 이런 깔 권리를 획득한 것인가? , 그렇지 않다면 혹시 내가 말하고 있는 권리라는 게 명예훼손권이라는 말과 같지 않나? 그런데 명예훼손권이라는 말이 도데체 '말'이 되나? 그렇다면 어딘가에서 나는 권리에 대해 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결과적으로라도 내가 하는 비난이 그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상처를 남기는가? 그도 아니라면, 최소한 내가 깐 행위는 선의에서 비롯된 것인가? 아니면 설마 악의??? 등등을 혼자 생각해보다보면, 왠만한 경우에는 악플은 물론이거니와 누군가를 인터넷에서 "깐다는"행위 자체가 망설여집니다. -_-
10/07/09 23:43
수정 아이콘
삼겹돌이님// 하고 싶은 말, 해야 될 말을 잘 전달하더라구요.
다크드레곤님// 확실히 그런 상황에서 저 정도로 스스로 회복했을 정도면 정말 대견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아버지께서 쾌차하신 것이 컸지만, 기본적으로 괜찮다는 마음가짐이 없으면 저렇게 힘을 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떤 방향으로든 의지를 잃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OutOfControl님// 맞는 말씀입니다. 요즘 그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전에 공군에이스 관련 화제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었지만, 결국 피해 볼 사람은 생각지 않으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변호를 하기 급급한 게 아닐까 싶어 두려워집니다.
배추열포기
10/07/10 00:21
수정 아이콘
공인이기 때문에 악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악플러들은 사람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하는건 모르시는듯.
베체서
10/07/10 01:00
수정 아이콘
요즘 새로 나온 호연지기임?
밀가리
10/07/10 05:15
수정 아이콘
신상호 선수 힘내세요. 저도 박용욱 해설의 말에 공감이 되더군요. 제가 신상호선수의 마음앓이를 어떻게 이해겠습니다만은, 이제는 팬으로 경기석에 앉은 신선수를 보고 싶네요.
elecviva
10/07/10 07:16
수정 아이콘
일어나서 지금에서야 뒷담화 보고 있습니다.
신상호 선수 힘내셨으면 해요.
굉장히 남자답고 씩씩한 사람처럼 보이네요.
꼭 잘 되시리라 봅니다. :)
Grateful Days~
10/07/10 09:36
수정 아이콘
정말 해설이 어떨까 싶을 정도로 말씀을 잘하시더군요.

악플러는 그냥 무시하시길. 아무 생각이 없는 어린친구들이나, 그런걸로라도 스트레스를 풀어야하는 불쌍한 사람들이니까요.
ROKZeaLoT
10/07/10 09:58
수정 아이콘
본문과 상관없는 댓글인것 같지만 ..다음주 뒷담화에서는 온겜PD가 이걸로 묻어버리려 했던 것에 대한 답변이 나올려나요.

무척 궁금해지는군요.
10/07/10 12:04
수정 아이콘
저는 신상호 선수가 적어도 `조작경기`라고 일컬어졌던 그 경기 내적인 면에 대해서 언급할 줄 알았는데 한마디도 안하더군요...

그냥 두리뭉술하게 외적인 이야기만 하시고.....

제가 이런 말 하는건 `조작일 것 같아서...`라는게 아니라

진짜 그 경기는 제가 마우스 잡았어도 아니, 스타 열판만 해본 초보가 잡고 공격명령만 내렸어도 끝났을 상황 아닙니까?

도대체 프로게이머가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공격을 안한건지 의구스럽습니다.

경기를 하면서 왜 그런 10분동안 노러쉬 타임을 가졌는지 궁금했었거든요.

극단적이고 악랄한 표현을 하는 일부 네티즌의 악플로 고생하신건 진심으로 안타깝지만 `스타크래프트 유저`인 저는,

그 경기내적인 상황이 무엇보다 알고 싶습니다.

두번 다시 열번 다시 생각해도 진짜 왜 노러쉬를 해서 일부러 상대방 몹집을 키워줬는지...[그냥 공격명령만 내리면 바로 겜 끝날걸 왜 10분간 끌었느지....]

제 스타 역사상 어이없는 역전패 No.1이었거든요 [ 다른 경기는 그래도 전투적인 측면이나 실수가 부각됬지만 이건 말 그대로 공격가면 끝날걸 10분 노러쉬;;;]

아 그리고 전 이 경기를 절대 조작이라 의구심이 들어서 말하는게 아닙니다. [조작이라면 이렇게 대놓고는 안하겠죠 -_-;;. ]
10/07/10 12:26
수정 아이콘
어제 방송을 본 사람으로서 추측성 기사에 침묵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신상호 선수에게 몹쓸 짓을 한 것 같아 마음이 참 무겁더군요. erti5님처럼 격려의 글 하나 올리진 못했지만, 이렇게 댓글이나마 응원을 보냅니다. 신상호선수, 이렇게 큰 고난을 이겨내셨으니 앞으로 무얼 하든 잘 해내실거라 믿습니다. 게이머로 다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기 댓글에는 신상호 선수 격려의 글 외에는 다들 참아주셨으면 합니다. 다들 어떻게 보면 저처럼 소극적인 방조는 하신 셈 아니겠습니까. 이스포츠와 프로게이머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계시다면 신상호선수 -그리고 네티즌에 의해 상처입은 다른 이들- 에 대한 응원으로만 꽉 찬 댓글을 한번쯤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10/07/11 15:50
수정 아이콘
저 역시 위에 분 처럼 방송을 보고 나서, 추측성 기사에 침묵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신상호 선수에게 몹쓸 짓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신상호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고, 앞으로의 진로에 있어서 어떤 선택을 하시던지 간에 그 길 앞에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네요.
BonJwaLoaD
10/07/11 21:03
수정 아이콘
법을 공부하는 학생인데, 개인적으로 '무죄추정의 원칙' 의 피부에 와닿는 실례였습니다.
김성수
10/07/11 23:35
수정 아이콘
세상이 어렵다면서 상황판단은 그렇게 하지 않는분들 정말 많이 봤습니다.
이럴때마다 제가 하는말;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
더군다나 사람대 사람의 일이라면 정말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되죠.

생각이상으로 여린분들도 많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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