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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7/09 09:53:10
Name ipa
Subject 동빠지만 이번 스타리그는 다른 선수가 우승하길 바랍니다.


일기같은 글이라 굳이 경어로 고치지 않았습니다. 양해바랍니다.





난 동빠다.
하지만 이번 스타리그만큼은 다른 선수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누군고 하니, 바로 신상문이다.

방금 진모씨의 증인신문 내용이 담긴 3차공판 기사를 읽고 왔는데, 참 기가 막힌다.
http://www.fomos.kr/board/board.php?mode=read&keyno=108602&db=issue

이 쓰레기 같은 넘들이 기적의 에결을 이어가며 미라클 광안리를 만들어냈던 팀 에이스의 고군분투를 지들의 조작질로 좀먹는 걸로도 모자라서, 그 에이스의 빌드까지 팔아먹었더군.
조작사건과 이 판의 게이머들에 대한 분배구조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는 뒷담화의 무책임한 발언도 어이가 없지만, 저쯤 되면 그네들의 더러운 양심과 썩어빠진 인성에는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가벼워보일 정도로 너무나 밝아서 그 무게감이 충분히 부각되지 않을 뿐, 신상문이 겪었던 일련의 경험은 어쩌면 스타판 역사에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험한 것이었다.
이제동의 FA파동이나 광삼패의 고난이 초라해보일 정도다.
제일 친하다는 친구와, 주장을 비롯한 팀 주전들 대부분이 더러운 조작질에 가담했다.
그에게도 그런 유혹이 있었는데 뿌리친 것일지, 혹은 그의 심성을 알아서 그에게는 아예 접근을 안했을지 모르는 일이지만, 그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알았던 대로, 몰랐다면 몰랐던대로, 그가 겪었을 충격과 고통은 굉장했을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팀원들이 성적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리쌍의 분투를 두고 소년가장을 얘기하며 동정하지만, 기실 신상문의 역경에는 비할바가 아닐지 모른다.
리쌍이 그저 무능한 식솔들을 위해 생업을 책임지는 소년가장이라면, 신상문은 두들겨맞아가며 앵벌이를 해다바쳐야 하는 고아소년에 비유할 수 있으려나.

이번 스타리그 36강에서 손목에 환자표식을 찬 채 땀을 뻘뻘 흘리며 게임을 하던 모습도 떠오른다.
그는 그렇게나 승부에 최선을 다하는 게이머였다.
누군가에게는 돈 몇백에 상대하는 팀원에게 모욕을 끼얹어가며 팔아치울 수 있는 대상이지만, 그에게는 입원 중에 뛰쳐나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해내야 할 가장 중요한 그 무엇이었다.

그런 그에게서 진정 '프로게이머'의 모습을 본다.
그 날의 신상문을 두고 그 누가 그가 임하는 승부를 '그깟 오락질'이라 말할 수 있을까.
우리의 '그깟 오락질'을 스포츠이게 하는 것은 스폰서도 아니고 어설픈 fa규정도 아니고 정부의 공인도 아닌, 바로 그가 치러낸 승부이고, 그와 같은 게이머가 아닐까.


대인배의 우승 이후로 스타리그의 아이덴티티인 '스토리'와 '감동'이 희박해졌다.
기껏 송병구의 인크루트 정도가 떠오를 뿐이다.

그런 와중에 이번 시즌 신상문의 스토리, 승부에 대한 그의 순수성과 열정은 그 자체로 어떤 포장도 필요없는,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감동이다.
굳이 엄옹이 특별한 수사를 고민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어쩌면 그간 참아왔을지 모를 신상문의 눈물이 여전히 가볍도록 밝은 그의 미소를 비집고 감격으로 터져나오는 무대를 이번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심지어 그 상대가 내가 응원하는 이제동이더라도 말이다.

부디......Good luck, Leta.....





Ps. 덧붙여 이경민 선수에게도 화이팅을 전하고 싶습니다.
요새 그를 보면, 집안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갑자기 철 든 막내를 보는 안쓰러움이 듭니다.
마냥 4차원스럽고 철딱서니 없어보이던 이경민 선수였는데, 요새 그의 플레이를 보면 빌드니 운영이니를 논하기에 앞서 이겨야 한다는 의지의 포스가 뿜어져나오는 느낌입니다.
이경민 선수, 님하도 gl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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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빡세
10/07/09 09:58
수정 아이콘
진짜 신상문 생각하면 안스럽네요.....
하이트가 아니라 조금 더 탄탄한(그리고 조작이 없는) 팀으로 갔으면 개인리그 결승 한번은 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10/07/09 09:58
수정 아이콘
참 소속팀이 아쉬운 선수들중 으뜸이지 않나 싶습니다...이적하면 안될까요 상문선수..
BoSs_YiRuMa
10/07/09 10:12
수정 아이콘
어떤 직업이든 그 직업을 가졋다고 당당히 말하려면 어떤 분야에서도 프로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하는 저에게는..
'프로'게이머라는 이름을 당당히 말할수 있는 게이머중 한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태까지 너무나도 잘 해와주었고,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스는 영원하고 노력은 배반하지 않으니까요.
이제동이 뒤쳐지는건 좀 그렇고(;;) 같이 좋은 성적을 내길 기원합니다.
lafayette
10/07/09 10:54
수정 아이콘
이런 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프로리그 두 시즌 연속 40승 이상씩 찍어주고 있는 신상문 선수.
08~09, 09-10 시즌 합쳐서 신상문 선수보다 잘한 선수는 리쌍정도 밖에 없죠?
이번에는 토스전과 이제동 선수 극복해서 결승까지 꼭 갔으면 좋겠습니다.
The Drizzle
10/07/09 12:52
수정 아이콘
저도 동빠지만, 신상문 선수가 설령 이제동 선수를 이기고 우승한다고 해도 원망하지 않을겁니다.
리쌍을 두고 소년가장이다 뭐다 하지만... 진정한 가장은 신상문 선수라고 봅니다.
더구나 에결만 놓고 본다면 이영호 선수보다도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구요.
아류엔
10/07/09 13:09
수정 아이콘
우승 아니 최소 결승만 가주었으면.... 전 로스트사가 msl우승 할줄 알았습니다
박카스 스타리그 2009도 결승가는 줄 알고 설레발 쳤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제발... 딱 한번만이라도 높은곳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신상문 선수와 하이트스파키즈 화이팅입니다
sO.Gloomy
10/07/09 14:23
수정 아이콘
ImSoFly님// 신상문선수가 만약 이적하게 된다면 하이트스파키즈는 해체해야될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간당간당한데요....
ROKZeaLoT
10/07/09 14:35
수정 아이콘
한동욱선수 사건, 차재욱선수 사건, 이승훈선수 사건 등등이 엊그제 같은데 거기에 원모와 김모가 아주 제대로 팀간판에 먹칠을 해주는군요.

에휴...
뜨리커풀
10/07/09 14:41
수정 아이콘
과거에는 왠지 좀 가벼워보이는 이미지와... 얄미운 플레이스타일(콜로세움이였나요... 거기서 윤용태선수의 멀티하러가는 프로브 4~5마리를 계속해서 끊어먹을 때의 분노가 떠오릅니다.)때문에 가장 싫어하는 선수 중 하나였는데... 엊그제 부상투혼을 바라보니 이선수 진짜 프로구나...싶더라구요. 응원합니다~!!
샤르미에티미
10/07/09 14:53
수정 아이콘
이제동선수...이영호선수...모두 소년가장 말 들었던 선수들이지만 신상문 선수는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10/07/09 15:23
수정 아이콘
이쯤 되면 팀이나 선수에 대한 금전적 보상도 해야 되지 않나요???
정말 말이 안나오네요.
YounHa_v
10/07/09 16:30
수정 아이콘
가장이 아니라 앵벌이라는말이 참 공감가네요.
10/07/09 17:31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신상문선수 최대 커리어가 8강인데;; 로스트사가 8강은 진짜..... 4세트는 절대 잊지 못할것 같네요. 다이겼던 경기를. 박카스 09는 팀킬 저그만 상대할수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근데 그 8강에서 신상문선수에게 패배를 안겼던 상대들이 나중에 조작질을 해서..... 신상문선수를 2번죽이네요.
Winter_Spring
10/07/09 18:03
수정 아이콘
플토빠(+황빠)인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테란 선수가 바로 신상문 선수지요.
저도 이번 스타리그 신상문 선수가 결승가는 모습 봤으면 좋겠네요.
테란 우승이라는 것이 맘에 걸리긴 하지만, 신상문 선수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10/07/09 18:33
수정 아이콘
정말 신상문선수는 까임방지권 획득입니다. 최소한 저에게서는요 ㅠ
바람소리
10/07/09 19:12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추천!! 한방 날려드립니다.

진정한 에이스죠. 신상문선수. 진정한 에이스는 경기력은 기본이고 정신력이나 가치관도 팀을 위해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유혹도 많았을테고, 도움도 안되는 팀원들은 조작질도 모자라 리플 팔아먹기까지...
정말 많이 힘들었을겁니다.

소원이 '이스포츠의 정착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라지요? 이 멋진 선수가 잊혀지지 않도록 우승하길 기원합니다.
릴리러쉬
10/07/09 21:19
수정 아이콘
신상문 선수 좋아하던 선수 아니었는데..
웬만하면 져라고 생각하던 선수인데.
이번 사건 후 이상하게 제가 극빠인 선수가 아니면 응원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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