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0/06/27 16:29:01
Name The xian
Subject 불멸을 넘어 영원의 길을 걸어가는 그대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냅니다.
1999년 12월,

모자를 뒤집어 쓰고 나와 당대 최고의 프로게이머였던 최인규 선수를 말 그대로 '혼쭐내던' 애띤 소년.

그리고 그 소년의 애띤 얼굴 아래에 쓰여져 있던 글귀.



'아마추어 이윤열'


프로가 된 후 예선에서 부침을 겪으면서 한때 좌절도 했다 하던 그 소년은

몇 년 후,

자신이 존경해마지 않는 황제의 찬란함조차 능가하는 빛을 내뿜었다.


KPGA(현 MSL) 최초 3연패 달성



파나소닉 스타리그 로열로더 우승



그리고 최초의, 아니, 전무후무한 3개 게임방송 리그 동시 제패. The GRANDSLAM.



약 일 년의 기간 동안 이루어낸 그 찬란한 일들.


하지만

그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록을 쌓았다는 것을 지워버릴 명분은 그 누구에게도 없었음에도

당시의 적잖은 이들은 그 기록과 기록의 의미를 외면했다



어떤 이들은 '경기가 재미없다'. '감동이 없다'라는 말로 폄하하려 했고
어떤 이들은 그를 마치 황제의 빛을 가리는 방해물 취급하기를 서슴지 않기도 했다

이윤열이 새로운 시대의 상징으로 성과에 걸맞은 인정을 받게 된 것은 그 후로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였고
당시 많은 이들은 다른 '반짝'하는 강자들이 저무는 것처럼 이윤열 역시 곧 저물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랜드슬램으로 대표되는 찬란한 전성기는 그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최연성의 시대에 '머머전'이란 말을 만들어내며 이윤열은 존재했다.



삼신전의 시대에 삼신(三神)의 하나로 이윤열은 존재했고, 자신은 물론 팀마저 양대리그 동시 결승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며 부침을 겪는 중에도 그는 두 번의 프로리그 다승왕을 차지했고



프로게이머 최초의 골든 마우스를 차지했으며



지금은 조작왕이 되어 버린 본좌의 시대에도 테란의 수장으로 존재했다.


그대는 그렇게 누구보다 오래 정상에 자리잡고 있었다.



길었던 전성기가 끝나고 데뷔한 지 햇수로 10년이 된 후에도 개인리그 8강에 있었지만

어느 새 개인리그에서 더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고 예선에서 아쉽게 떨어지는 일이 잦아졌다
그대는 어느 새 게임 외적으로 더 많이 얼굴을 내밀게 되었다.



그대는 앞서 그 길을 간 황제를 비롯한 선배들의 뒤를 따라 사회에 공헌하는 데에, 프로게이머를 알리는 데에 더 힘쓰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이제, 이윤열, 그대가 그런 역할에만 집중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대는 누구보다 많이 싸웠고 누구보다 많이 이기고, 그래서 상처입었기 때문에,
이젠 승부는 조금 뒤로 미뤄둔다 해도 그대가 치열한 무언가에 지치지 않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이 너무 짧았던 것 같다. 내가 그대를 너무 약하게 본 것 같다.


그대는 자신이 프로게이머라는 것을,

자신이 맞이한 경기, 그리고 승부에서, 팀과 자신을 위해 이기는 것이 자신의 목표임을 여전히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 6월 26일에 달성한 프로리그 100승.

그것은 그대가 그 목표를 잊지 않고 있었음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기록이고. 역사이고, 위업이며,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어떤 이들은 그대에게 '포스가 없다'는 소리를 참으로 가볍게 말한다
허나 개인리그 그랜드슬램에 빛나는 그대가 포스가 없다면 과연 누구에게 포스가 있을까

어떤 이들은 그대에게 '변화가 없다'는 소리를 참으로 가볍게 말한다
허나 그대가 변화하지 않았다면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계속 승리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그대에게 지금의 잘나가는 선수들의 기준을 들이대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허나 지금의 잘나가는 선수들 중 그대만큼 결승 가고 우승해 본 선수는 지금까지 없다

어떤 이들은 그대의 다전과 오랜 커리어쯤은 그저 오래 하면 다 할 수 있다고 한다
허나 그 때의 선수들 중 남아 있는 이가 몇인지는 알고 하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황제의 침묵과 그의 재림을 기다리는 이들의 시름이 길어지고
동시대의 선수들은 거의 모두 은퇴해서 혹은 코치로, 혹은 해설자로, 혹은 이 자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곳에 있는 지금에도.


이윤열, 그대는 여전히 '살아있는 전설'임을 증명해 내고 있다. 승리로. 그리고 그 이상의 무언가로.




불멸(Immortal)을 넘어 영원(Eternal)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NaDa. 이윤열.


그대의 프로리그 100승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God, Save The NaDa!!!




- The xian -


P.S. 보이콧으로 인해 방송 경기는 안 보고 뉴스로 경기 결과만 보는 상황이고, 거기에 어제는 전사 체육대회 + 우루과이전 거리응원으로 하루를 소비해서 소식을 하루 늦게 접하게 되어 이 위대한 위업에 대한 축하글이 늦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리아
10/06/27 16:41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의 프로리그 100승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손을 잡
10/06/27 17:07
수정 아이콘
헐..윤열선수 마지막 사진들 참 이쁘게 잘 나왔네요.
게임을 보고 진짜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던 게이머...별명 참 잘 지었어요.
손가락바보
10/06/27 17:23
수정 아이콘
저 사실 이윤열 안티였습니다만.. 이윤열이 포스 없었다는 사람도 있긴 있군요? 소가 웃을 일입니다. 허허
10/06/27 17:34
수정 아이콘
진짜 예전에는 너무 잘해서 싫어했지만...

참 올드란 사람의 마음을 뭉클거리게하는 무언가가 있는것 같습니다.
공고리
10/06/27 17:59
수정 아이콘
그랜드슬램달성으로 SBS 뉴스에 나오게 되어서 자정 뉴스를 봤던 기억이 나네요.
SBS 나이트 라인이었던가 그럴꺼에요.
10/06/27 18:31
수정 아이콘
저역시 이윤열이 싫었던 1인이지만 (서테란 빠이므로...)

이윤열>서테란>최연성>이윤열

삼테란의 구도는 진심으로 흥미로운 시대였다고 생각하고..

역대 스타판 최고의선수는 제가 아무리 서테란빠 이지만서도..

'이윤열' 임을 부정할래야 할수가 없습니다.

앞을봐도, 돌아봐도 이판의 진짜 천재는 이윤열
I.O.S_Lucy
10/06/27 18:51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이윤열선수 100승 못 할 줄 알았습니다.
그가 부활하고 있는 것이 다시금 올드들의 상징이 되고 있겠죠.

100승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말 외에 다른 말이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croissant
10/06/27 18:49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 100승 축하합니다.
올드들이 거의 다 은퇴한 시점에서 이제 응원하는 선수가 몇 남지 않은 것 같은데..
앞으로도 계속 롱런하면서 불멸의 기록을 쌓아나가기를 기원합니다.
(개인적으론 팬텍 시절의 헤어스타일이 제일 마음에 드는데...쫌 아쉽네요)
10/06/27 20:04
수정 아이콘
기다리던 100승입니다.. 생각보다 늦어지긴 했어도 그에게 있어서 100승은 또다른 의미가 있을테지요..
그가 포기하지 않으면 저도 포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말없이 지겨보는 팬 하나기 있다는 것만 기억해줬으면 좋겠네요..

ReD[NaDa].. 이것 하나면 충분합니다..
릴리러쉬
10/06/27 20:52
수정 아이콘
정말 너무 잘해서 싫어했던 선수..
게임하는걸 보면서 유일하게 저 녀석 천재구나라고 느꼈던 선수..
한번 이기기 정말 힘드네라고 생각했던 선수
정말 어릴때 방학테란이라고 불릴때부터 봤는데...이제는 최고참급 선수네요.
이윤열 선수 축하합니다.
아다치 미츠루
10/06/27 22:27
수정 아이콘
사진 쭉 보니까... 잘 컷군요^^....

100승 축하하고... 개인리그 우승한번 해주면 안되겠니.....;;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데... 욕심인가..ㅜㅜ
등짝에칼빵
10/06/28 00:17
수정 아이콘
본방 못 봐서 방금 보고 왔습니다.
깔끔한 경기력, 정말 기쁘네요.

처음 본 순간
"요녀석이다!!!" 라고 찜한 후, 단 한번도 변치 않는 나의 no.1

100승 정말 축하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동네노는아이
10/06/28 01:42
수정 아이콘
진짜 프리미어 리그 시즌 1의 포스가 생각나네요
모든 선수가 1:1 로 붙고 연승제로 해서 어마어마한 상금이 걸렸는데
임요환선수한테 결승전에서 한경기 내주기 전까지 어마어마한 포스로 연승가도를 달리던...
아지다하카
10/06/29 10:43
수정 아이콘
살아있는 전설...아...

이윤열 선수 또! 다시! 한 번 부활의 날개짓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2114 오늘의 프로리그-웅진vsKT/화승vs공군 [249] SKY928587 10/06/28 8587 0
42113 삼칸의 상승세. [9] ROKZeaLoT4117 10/06/28 4117 0
42112 이번 올스타전 제발 한번 팀밀리 해보면 안될까요??????? [30] 개념은?6219 10/06/28 6219 0
42111 단 한줄기의 빛 [5] 하성훈4064 10/06/28 4064 0
42110 스타크래프트 역대 최고 라이벌 10선 (part.2) [31] Hanniabal11071 10/06/28 11071 4
42109 e스타즈 2010 대륙간컵 각 종목 대륙별 최종 참가 선수가 결정되었습니다^^ [8] 잘가라장동건5060 10/06/27 5060 0
42108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올스타 온라인 팬 투표 실시 [26] 월희6287 10/06/27 6287 0
42107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경기 슈퍼파이트 5회 [12] 다음세기6739 10/06/27 6739 0
42106 다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22] 영웅과몽상가6801 10/06/27 6801 0
42105 불멸을 넘어 영원의 길을 걸어가는 그대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냅니다. [14] The xian9215 10/06/27 9215 12
42103 09-10시즌 이영호 선수의 과거와 현재. [11] Ascaron5142 10/06/27 5142 0
42102 오늘의 프로리그-SKTvs하이트/MBCgamevs삼성 [101] SKY925333 10/06/27 5333 0
42101 스타크래프트 역대 최고 라이벌 10선 (part.1) [40] Hanniabal9248 10/06/27 9248 6
42100 불가능? 그건 아무 것도 아니다. 내 이름은... [8] 빵pro점쟁이6462 10/06/27 6462 2
42099 1,2위팀이 나란히 부진하고 있네요. [24] SKY926445 10/06/26 6445 0
42098 김은동 감독님 새로운 전략이란게 뭡니까? [49] fd테란9606 10/06/26 9606 0
42096 오늘의 프로리그 STX vs CJ, 이스트로 vs 위메이드 [141] 체념토스6191 10/06/26 6191 0
42095 스타크래프트의 '종족간의 상성'은 누가 만든 것인가요? [29] 설아13512 10/06/26 13512 0
42094 택.신의 귀환 [21] 영웅과몽상가7742 10/06/26 7742 0
42093 빅파일 MSL 2010 32강 대진표 및 경기일정~! [2] CrazY_BoY4123 10/06/26 4123 0
42091 <쓴소리>방금뒷담화를 보았습니다. [42] ringring9118 10/06/25 9118 0
42090 개인적으로는 블리자드가 좀 무리수를 뒀다고 생각합니다. [23] 물의 정령 운디6069 10/06/25 6069 0
42089 Blizzard WarCraft III 2010 Tournament 지역 결선 - 최종 결승전 [54] kimbilly4167 10/06/25 416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