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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2/26 00:25:43
Name 막군
Subject 친구야! 난 그래도 저그가 좋다니까.
친구야!
기억나냐?


유치원때 일이던가, 초등학교 1학년때 일인가...
어쨌든 어렸을적 얘기야.




'다간' 했었잖아 그때. 재밌게 봤고. 안그래?




우리집에는 다간X와 호크세이버가 있었고, 너희집에는 카옹과 스카이세이버가 있었잖아.





그래서 항상 둘이 만나야 '그레이트 다간'과 '페가수스 세이버' 라는 로봇들을 만들곤 했잖아.





근데, 항상 그런거 하면 착한 놈과 나쁜놈이 붙어서 놀이를 하잖아.



넌 항상 착한놈이였고, 난 항상 나쁜놈 역할을 맡았어.



처음에는 내가 '어떠냐 이놈!' 하면서 싸워도, 결국은 니가 이기는, 그런 시나리오였잖아. 항상 즐거워 했고.



하지만 난 악당역할이 재밌었어. 악당도 악당만의 낭만이 있거든.


친구야!



초등학교 2학년때 쯤이였나?
'경찰과 도둑' 놀이, 맨날 놀이터에서 했잖아. 3 대 3으로.



그때 넌 항상 경찰, 난 항상 도둑이였지. 넌 날 잡으려 했고, 난 널 피하려 했어. 1부터 10까지 세는데 후다닥 달려 가서 나만의 비밀 통로를 만들곤 했지.



하지만, 난 발걸음이 느리잖아. 그래서 맨날 잡혔지. 너를 어떻게 따돌릴수 있겠어? 그래서 맨날 내가 그 놀이는 지곤 했지.

하지만, 도둑 역할이 절대 재미없다 라고 느껴본적은 없었어. 도둑도 도둑만의 재미가 있거든.

친구야!

스타크래프트,

모를리가 없지? ^^

넌 처음부터 테란 했고, 난 처음에는 저그를 했었잖아.

1.07 시절, 테란이 암울할때도, 저그가 활개를 칠때도 넌 테란을 했어.

그때 물어봤지. 왜 그런 종족을 하냐고. 나랑 같이 저그나 하자고.

넌 웃으면서 그러더라. '테란이 착한놈이잖아. 스타크래프트의 주인공은 테란이라고. 저그는 나쁜 괴물이고.'

그런 어린아이 같은 대답이!

뭐, 그래도 넌 항상 선(善) 의 편이였으니까, 역시 너답다 하면서 넘겼지.

훗, 정말 테란은 선의 종족일까?

어느새 상황은 변해서, 테란이 살아나고, 저그는 죽어나고 있어.

오늘 경기, 임요환 선수가 이겼지.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임요환 선수 말이야.

지금은 멀리 떨어진 네가 나한테 폰으로 문자를 보냈더라.

'야! 임요환 선수가 이길거라 했잖아. 너도 그냥 이제 테란 해라.'

칫, 뭐 나는 이제껏 테란 한번도 안해봤는줄 알아?

테란 강한거 알아. 나도 테란 얼마동안 해봤다고. 그래, 테란 쎄.

요즘은 나모모는 커녕 공방가도 테란한테 맨날 깨져. 마린 메딕, 강하잖아. 플토한테도 최강이고. 테란 사기라니까 사기.

.........

조금은 섭섭해.

하지만,



친구야!


난 아직도 저그가 좋다니까.



저그는,


저그만의 낭만이 있고,


저그만의 재미가 있어.



비록 오늘 그가 깨졌지만,

나는 그를 계속 응원할꺼고,

비록 내가 계속 질지 몰라도,

난, 여전히 Zerg를 할꺼야.


언젠가, 다시 저그가 역전할지도 몰라.

이 암울한 상황이 단 한번에 뒤바뀔수도 있어.





내가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으니까,

있으니까,

저그...

다음 경기는,

그 다음 경기는,

저그가 이기길 바래.







모든 저그유저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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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2/26 00:29
수정 아이콘
본인생각으로는 저그가 사기요!!!!!!
Classical
03/12/26 00:31
수정 아이콘
Let's Go to the Major League Champion~!!
모든 저그유저의 큰 소망이 아닐까요?? 으흐흐
03/12/26 00:34
수정 아이콘
노력은 배신하지 않죠....
03/12/26 00:34
수정 아이콘
Good! 좋은글입니다
사실 저도 오늘 저그에관한글을 pgr에 올리고싶었는데 발랜스논쟁을
피할수없을거같아서 차마 올리진 못하겠더군요.
zerg파이팅입니다!
해피엔딩
03/12/26 00:37
수정 아이콘
음.. 추게로 가야할듯....~ 저그 화이팅.>!!
03/12/26 00:41
수정 아이콘
제 개인홈페이지로 퍼가도되겠습니까?
도저히 89년생분의 글이라고는 믿기 힘들군요..
오늘도 어제와 아니 여전과같이 잇다른 저그의 패배로인해 많이
침통해있었는데 이글을보니 환기가 되는거같습니다.
개인홈페이지에 올려서 두고두고 읽고싶습니다..
03/12/26 00:45
수정 아이콘
아 ~~ 저그 화이팅...^^
개인적으로 소울팀 참 미스테리합니다.
저그일색인 팀이 지금처럼 저그 암울시대에 온게임넷 팀리그 현재 1위 입니다. 소년탐정 김전일에게 의뢰를 해보는것이...
그랜드슬램
03/12/26 00:47
수정 아이콘
역시 막군님;;;; 글 잘쓰시네요..^^
03/12/26 00:54
수정 아이콘
저그군단 솔의 에이스 조용호가 KTF로 가는군요.....
박정석,변길섭에다가 조용호까지 .. 홍진호, 이윤열의 공백을 확실히 매꿀수 있겠군요.
요번에 FA시장에 나온 최인규까지 잡는다면 진짜 게임계의 레알 마드리드 팀이 되겠군요!!!
한빛짱
03/12/26 01:05
수정 아이콘
조용호 선수는 6개월에서 1년정도 KTF팀에 있다가 다시 소울팀으로
복귀한다고 들었습니다.
순수수정
03/12/26 01:10
수정 아이콘
우와~ 정말 멋진글이네요..
이러한 저그 암울기에 오래간만에 저그와 관련된 글을 보는군요~
저그는 아직 죽지 않았다 단지 2보 전진을 위해 1보 움추리고 있을뿐이다...
저그의 낭만을 위하여~ 모든 저그유저분들 파이팅~
김형남
03/12/26 01:22
수정 아이콘
전 다간 장난감 말하시길래 도대체 나이가 어떻게 되실까 궁금했는데 89년 생이셨군요...-_-;; 글솜씨가 대단하네요 (다간 애니는 재밌게 봤죠. 아직도 주제가 다 외웁니다 -_-;;)
Tormento
03/12/26 01:27
수정 아이콘
추게로!!! -_-
귀차니즘
03/12/26 01:31
수정 아이콘
멋진글입니다~89년생이 이런글을 쓰지못할거라는 편견을 버립시다~!!
임요한
03/12/26 01:38
수정 아이콘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스팀팩 먹고 추게로~!
베르커드
03/12/26 01:41
수정 아이콘
아아.... 저도 저그가 좋습니다
이 글을 추게로 ㅠ.ㅠb
03/12/26 01:51
수정 아이콘
아.. 님과 같은 저그 플레이어라는게 자랑스럽습니다..ㅠㅠ
우리 힘내서 1.07때와 같은 시대를 만듭시다!!
저그의 멋진 우승을 기하며...
김경훈
03/12/26 01:53
수정 아이콘
감염된 캐리건이 스타크 주인공 아닌가요?? 금 저그가 스타크 주인공 아닌가요 ?? 아니면 말고요ㅡㅡ;;
기고만장특공
03/12/26 04:42
수정 아이콘
저그 유저로서 공감되는 글이네요.

추게로 가시지요.
aliceinchains
03/12/26 06:50
수정 아이콘
역사를 되돌아보면.. 온갖 핍박과 고난과 역경속에 영웅이 탄생해왔습니다..
낭만드랍쉽
03/12/26 09:25
수정 아이콘
'어 이상하다. 난 다간 중학교때 봤는데-_-' 했더니 역시~
좋은 글 잘보았습니다. 저 역시 저그유저로서 저그의 로망은 폭풍이다-_-
브라운신부
03/12/26 09:48
수정 아이콘
74년생의 우울한 글솜씨가 --;; .. 저도 저그=악역으로 인식되어 있어서 저그를 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저그를 잡고 계시는 분들에게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런지 ....
03/12/26 11:11
수정 아이콘
저는 저그유저가 아니지만 저그를 죽어라 응원했습니다... 어제... 힘없이 무너지던 조용호 선수가 왜그렇게 아쉽던지...
아쉽게 진 홍진호 선수가 왜그렇게아쉽던지...
그치만... 막군님 말씀대로.. 저그는 저그만의 낭만이 있으니까...
저그만의 독특한 무엇인가가 있으니까...
저그가 좋습니다...^^ 저그!!! 화이팅!!! 입니다..^^
자유로운강민
03/12/26 12:27
수정 아이콘
추게에서 보았던 어느분의 글이 생각나네요.
그 악역의 이미지가 저그의 로망이 아닐까요?
왠지 모를 강력함과 사악함!! 그것이 진정한 저그의 매력이지요.
저그 화이팅!!
03/12/26 12:30
수정 아이콘
테란이나 프로토스 쪽은 신인 유망주들이 계속 나오는반면
웬지 저그는 테란이나 프로토스에 비해 세대교체가 그렇게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것 같네요
03/12/26 13:22
수정 아이콘
저도 오리지널 시절부터 저그를 해왔는데.. 요즘엔 테란을..^-^;;
그래도 항상 저그를 응원하고 있지요..-_-v
저그 화이팅입니다 ㅠ_ㅠb 저그 우승을 향해 고고고~!!^^
03/12/26 13:24
수정 아이콘
저그가 얼마나 무서븐데.. 저글링 3부대에 러커 5마리..낭패..
03/12/26 16:22
수정 아이콘
저그 화이팅이예요!!! 우승합시다!!!
03/12/26 17:20
수정 아이콘
저그는 복병입니다. 한없이 약해졋다가도 엄청나게 무서워지는
비쥬얼
03/12/26 19:18
수정 아이콘
토스는 대화에 끼어들 틈도 없음-_-;.... 저그가 암울하면 우리는
무엇인가 ㅠ.ㅠ...
03/12/26 19:50
수정 아이콘
허허 정말 마음에 드는 글이네요 ^^ Zerg여 영원하리..
03/12/26 19:52
수정 아이콘
추천글이요~ ''
03/12/26 19:54
수정 아이콘
저그가 우승하는걸 보고싶네요. 솔직히 말해서 그분이 우승하시는걸 보고싶습니다
어느 순간 그분이 아니면 저그는 우승하면 안되! 라는 억지를 부렸습니다
그만큼... 그분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신게 너무 많네요.. 슬프게도 ^^*
막군님처럼 저도 그분을 믿습니다. 저그가 역전하는날 그분이 맨앞에 계실꺼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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