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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28 12:35:20
Name EnergyDrink
Subject 이번 일에 대한 개인적인 정리글입니다.
PGR에는 처음 글을 올리네요. 이번 그래텍과의 독점 계약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 나름의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번 사태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의견을 피력하거나 혹은 격한 감정을 표출하고 계신데, 다 그게 여러분들의 스타리그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본제로 들어가서, 사실 제일 중요한 부분이 차기 스타리그 이후, 스타리그는 과연 지금과 같이 가느냐, 반 쪽짜리 리그가 되느냐, 혹은 아예 명을 다하는 식으로 가느냐의 문제겠지요. 10년을 같이 해온 스타리그에 있어서 없어진다는 건 입에 담기도 미안한 일이기에, 이런 논란을 가져온 블리자드가 좋게 만은 보일 수 없다는 게 사실입니다만. 크게 걱정할 일은 없다고 보는 게 정답이라고 봅니다. 아니, 더 좋은 기회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거기에 대한 이유는 세가지 정도로 압축 할 수 있겠네요.


첫째로는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최근 일어난 일련의 조작사건 덕에 팬들의 결속력은 더 강해졌지만, 사회에서 보는 시선은 솔직히 낮아진 게 사실이구요. 이미 조작 리스트에 개재 된 선수들은 이미 웹 상에서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데다, 일반 대중들에서까지 간간히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거기다 케스파에서 블리자드의 공인 없이 중계권료를 파는, 소위 도둑질이 될 수 있는 사안을 끌고 가다간 더더욱 문제가 커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작권 문제를 깔끔하게 끝내버린 것이 이번 일이죠. 컨텐츠의 권리를 다시 돌려 받겠다는 블리자드의 의도는 아주 옳은 일입니다. 온라인에서 불법 음원 공유나 불법 영화 공유를 하는 것과 같이, 게임 안에 들어있는 음악, 디자인, 애니메이션, UI 등등을 전부 허가 없이 송출을 하면서 돈을 버는 행위 역시 불법입니다. 뭐 그래서 블리자드가 욕 먹을 일은 아니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게, 블리자드가 초창기에 손을 미리 써 뒀으면 더 적은 논란과 비용으로 끝낼 수 있었던 문제였다는 거죠. 하지만 지금이라도 저작권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고 간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렇게 저작권 문제가 해결이 되고 새 파트너쉽과 스타리그가 함께 하게되면, 새로운 ‘스타리그’라는 명목 하에 최근의 일어났던 불미스러웠던 일을 지워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문제는 새로운 ‘스타리그’가 예전만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겠죠


두 번째로, 블리자드는 협상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런 의문이 제기 되는 건 지금 스타리그에 속해있는 열두 개의 게임단과 그 많은 선수들이 전부 케스파에 등록이 되어있다는 팩트를 가지고 출발합니다. 이 중에 3-4팀만 해체 되어도, 예전 같은 스타리그는 보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블리자드에서 굳이 8월까지의 유예기간을 주면서 팀 하나하나 방송사 하나하나 전부 만나서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 역시 팩트입니다. 예전 블리자드가 케스파를 잡으려고 했었던 것도 우리나라 e스포츠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저작권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의도였던 것 같습니다. 뭐, 잘 풀리지 않았지만 서도 말이죠. 혹자는 스타2 때문에 블리자드가 이제 와서 저러는 거다라고 하시는데, 만약에 블리자드가 우리나라 스타리그에 대한 존중이 없었다면, 케스파와의 협상이 완전 결렬된 이 상황에서 굳이 선수단을 만나서 개별적 협상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어차피 스타2 리그는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도 되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블리자드가 스타리그를 존속시킬 여지를 충분히 만들어 놨다면, 여기서 남은 건 두 방송사와 팀들의 선택입니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세번째 이유는 바로 팬들의 존재입니다. 당연히 방송사와 팀들은 팬들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스타리그에서 이뤄져 왔던 대부분의 것들은 팬들을 위해 혹은 팬들 덕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팬이 없는 스포츠라….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단순히 팬들을 사랑하는 입장이 아니라 경제논리로 따져봐도 우리나라에 이렇게 광고효과 좋은 스포츠는 몇 안 됩니다. 더더군다나, 천문학적인 돈을 무슨 소리인지 잘 이해도 안 되는 브랜드 이미지 광고에 투자하는 기업들인데, 지금까지 스폰서쉽 하나로 이미지 개선에 성공한 사례들을 봤을 때 과연 떠나가겠습니까? 팀 스폰서뿐만 아니라 방송국들 조차도 스타 팬들이 먹여 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e스포츠는 A 부터 Z까지 스타가 그 주축이었습니다. 팬들의 수도 그만큼 많고 파워도 셉니다. 그런 시청자들을 자존심이나 케스파와의 관계 정도로 팔아 넘길까요? 대답은 확실히 NO입니다.


아마 제 예상으로는 8월까지의 협상은 쉽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팬들의 성원과 블리자드의 의지만 이어진다면, 정말 깨끗하고 완벽한 새로운 스타리그가 열리겠죠. 다들 아시듯이 지금의 e스포츠는 많은 선수 및 해설진, 관계자 분들의 노력으로 스포츠로 인정 받는 데까지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일반 스포츠를 넘어서서 국민 스포츠로의 발돋움을 해야 될 때라고 봅니다. 최근에 일어났던 불미스러운 일은 잊고, 이번엔 정말로 국민 모두가 인정하는 스타리그, e스포츠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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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사는세
10/05/28 12:43
수정 아이콘
장기적으로보면 굉장히 희소식이지만, 설사 협상이 안되면, 당장 8월부터 리쌍을 볼수 없게된다는 사실이.. 슬픈겁니다.
협회가 어떻게 되든 상관은 없는데, 스타리그,MSL,프로리그를 통해서선수들을 볼수없다면 ..
'e스포츠역사상 최강의 프로게이머가 되고싶다'던 이영호의 꿈은;;
김군이라네
10/05/28 13:20
수정 아이콘
블리자드 : 질래야 질수없는 패를 쥐고 있음.. 분명히 내가 유리한 협상인데 협회쪽에서 배짱튕기고 나오니

그냥 다른회사와 계약해 일선에서 한걸음 물러나고 잠시 관망상태..



협회 : 불법저질러놓고 그 불법이라는 테두리안에 우리가 이정도 해놨으니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겠다, 강경대응하겠다 라고함



다수팬 : 상식적으로 보나 비지니스적으로 보나 절대적 블리자드 우세. 협회가 대체 왜 승률0%의 싸움을 펼치는지 이해할수 없음

협회가 토론을 하면서 손해보더라도 무조건 블리자드와 성사시켰어야됨.... 그만큼 블리자드의 절대적 우세인 싸움임


소수팬 : 논리적으로는 반박하지못함.. (사실 반박할꺼리가 없다고 하는게 정답)
아... 언급할 가치도 없는 논리적 반박이 하나 있기도함.. ex)저작권 그까이꺼....

하나 한국인의 정(?) 뭐 이런것때문에 '감정적'으로

1. 협회가 발빼버리면 다시 힘들어질 우리선수들이 불쌍해서..
2. 여태까지 조용히(?)있다가 스타2출시에 맞춰 튀어나온 블리자드가 얄미워서 ..
(그동안 저작권테클안건거에 대해서 고마워하진 않음)
3. 그래도 그 '불법'속에서 협회들이 여지껏 이렇게 해준게 고마워서(?)..

대응함..

제가 아무리 머리굴려봐도 이게 현재 상황인데.. 여기서 수정하거나 추가해야 할것있나요?
토쿄일파
10/05/28 13:26
수정 아이콘
이판이 잘잘못을 따지는 판입니까? 우리가 좋아하는 해설자의 해설을 들으며 좋아하는 선수들이 멋진 경기를 팀과 함께 준비해온 걸 보는 것. 우리가 보고 즐기는 2차저작물에 대한 권한이 블리자드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건 저로썬 이해가 안가네요. 게임을 만든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봐온건 단순한 게임 그이상이었는데요. 이부분에 대해선 선례도 없고 우리가 기준을 만드는 건데. 왜 이렇게 외국게임사쪽으로만 여론을 몰아가는지 이해가 안가요.
물의 정령 운디
10/05/28 13:36
수정 아이콘
잘못된 건 잘못된 겁니다. 토쿄일파 님이 외국게임사라고 부르고 있는 그 회사가 그나마 이 판이 세워지게 만든 게임을 만든 제작사이구요.
저는 님의 그 논리를 이해 못하겠습니다. 잘못된 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죠. 저는 오히려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넘어가는 꼴을 못보겠습니다. 대부분의 팬 분들이 생각이 저와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참된깨달음
10/05/28 14:12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대로 된다면 좋겠네요. 그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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