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프를 다녀오고 오늘은 거의 하루종일 피곤해서 집에서 잠만 잔거 같습니다;
피씨방에서 밤을 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이번에 카메라도 새로 사고 고가의 장비가 많아서 피씨방에서 졸다가는 누가 물건을 훔쳐갈까봐 지하철 첫차 시간까지 잠을 제대로 못 이루고 집에오자마자 쓰러져 잤네요 -_ㅠ
대한항공 스타리그 결승전 어제 경기 후기입니다.
어제는 스타리그 결승전이 있었던 날입니다. 원래 이 날은 여행 계획이 있었는데 이영호 선수가 결승전에 올라와 골든 마우스를 타느냐 마느냐 중요한 경기고 또한 이 기회가 아니면 들어가보지도 못 할 김포공항 격납고 특설 무대에서 한다고 해서 참 특별한 자리라 생각되어 스케줄을 변경하고 결승전을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이 날 친구와 같이 가자고 한번 말해봤는데 지난 NATE배 결승전 이후로 실망해서 친구가 ...
"다시는 결승전을 직접 가서 보지 않겠다!!"
라고 해서 설득하는데 상당히 오래 걸렸습니다
겨우 설득헀지만 당일날 부득이한 일이 생겨 친구는 결국 못 오고 저는 혼자 결승전을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팬클럽석을 신청했는데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매점이 없다고 들어 이마트 들려 먹을것을 구입하고 버스타고 이동 하다보니 팬클럽석 출석 체크 시간에 못 맞추어서 아쉽게도 팬클럽석에는 들어가지는 못 하였습니다.
일반석에서 관람하는데 격납고 참 넓더군요. 전용준씨는 3시간 전부터 혼자 대본을 보며 해설을 연습하고 계시더군요
이영호 선수 김정우 선수도 먼저 와서 세팅을 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궁금한데 이렇게 미리 와서 세팅을 다 해놓는데 왜 결승전 시작 할때 시간이 지연되는걸까요?)
그리고 보통은 해설자분들이 두개의 타임머신 사이에서 중계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해설자 중계석은 비행기 앞에서 중계를 하고 타임머신쪽에는 아무것도 없더군요?
간이 편의시설 이야기를 해보자면 조금 심각합니다
임시 매점을 준비했다고 하는데 훼밀리 마트에서 준비한 황금마차 달랑 한대가 왔습니다.
1만5천명이 황금마차 한대에서 물건을 구입하는데 물건을 들여놓자마자 바로바로 동이 납니다
기껏 줄서서 기달리고 올라가보니 먹을껀 다 팔리고 일회용 휴지만 달랑 남아있어서 참 허탈했습니다 ㅡㅡ;;;;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화장실이 이동식 화장실인데 물이 잘 안 나옵니다. 또한 줄도 엄청나게 서있어야 됩니다 남자 화장실은 그렇다 치고 여자화장실은 정말 줄이 길 었습니다 물이 잘 안나와 저는 어쩔 수 없이 입장할때 나누어준 생수로 손을 씼었습니다
비오는데 비맞으면서 줄서있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우산은 안 가져왔냐고요?
우산은 가져왔는데 우산은 자리에 나두고 왔습니다
웃긴게 응원도구로 자리를 표시해놓고 가면 누군가 응원도구를 집어가더군요
그래서 응원도구가 사라지면 자리가 없는지 알고 다른 사람이 앉자버리더군요
어쩔 수 없이 우산으로 영역표시?를 해놓고 매점이나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다녀올 때마다 비에 흠뻑 젖어버렸습니다
이윽고 드디어 경기가 시작됩니다. 오프닝과 등장부터 엄청난 포스가 느껴집니다.
격납고 문이 열리며 이영호 선수의 등장 ~!!!
여기까지는 정말 좋았습니다
"하지만 비도 오고 바람도 부는데 격납고 문을 그대로 계속 열어놓으면 어떻게 합니까!!
등장 하고 나서는 다시 격납고 문을 닫아야지 -.- (비행기 카메라에 비출려고 조명도 아래쪽에서 계속 쏘고 비주얼적인 멋을 보일려고 일부로 열어놨더군요 그럼 예고 할때 격납고 문 열고 하니 따뜻하게 옷 입고 오세요라고 말이라도 해주던지 ...)
저는 추운데 벌벌 떨면서 결승전을 끝까지 관람했지만 제 옆에 있던 꼬마애와 꼬마애 아버지는 춥다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시더군요
해설자 좌석이 왜 타임머신 중간에 위치하지 않고 비행기 앞 편에 배치되어있는지 이제서야 알겠더군요'
추워서 응원도구로 준 두꺼운 종이를 접어서 바람막이로 만들어 노숙자 처럼 결승전을 구경하였습니다
1경기 시작부터 모니터의 고장으로 인하여 약 40 분간 경기가 지연되었습니다
갑자기 네이트배때의 냄새가 솔솔 풍기기 시작하며 그때의 악몽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때와 조금 다른건 온게임넷은 광고로 때우기보다는 해설자분들이 애드립치면서 시간을 끌었다는 것뿐
만약 상황이 교전중에 그렇게 일어났다면
제 2의 온풍기 대첩이 일어났을겁니다 (이건 온게임넷이 운이 좋았다고 봅니다)
1경기
MAP: 매치 포인트
매치 포인트에서는 이영호 선수가 승률이 안 좋다고 들었습니다만 재경기때 이전과 마찬가지로 메카닉을 가는데 이번에는 발키리를 쓰지 않았습니다
김정우 선수는 무언가 보여줄려고 퀸도 뽑았는데 큰 무대에서 긴장해서 그런지 퀸은 제대로 사용해보지도 못 하고 이영호 선수의 타이밍 러쉬에 밀리며 너무 싱겁게 경기가 끝나버렸습니다
무난하게 3:0 승부가 예상되었던 순간 이었습니다
2경기
MAP: 태풍의 눈
이번에는 이영호선수가 바이오닉으로 나옵니다. 김정우 선수는 뮤탈과 히드라를 쓰는데 뮤탈 아래쪽 스탑 럴커를 잡아 낼때는 정말 무섭더군요
이번에도 이영호 선수의 무난한 승리 3:0이 나올 가능성이 더욱더 커지고 골든 마우스는 바로 눈 앞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경기
MAP : 투혼
이번에도 이영호 선수가 우세하게 보였습니다 무난하게만 해도 이영호 선수가 우승하겠구나 생각했으나 갑자기 저글링에 머린이 다 싸먹혀 죽더니 뮤탈+저글링 올인 러쉬에 밀리며 1경기를 내주고 맙니다
네이트배 결승전 경기와 비슷한 느낌이 났던 경기였습니다 왠지 힘없이 무너지는 이영호 설마 다음 경기에 전진 배럭을 쓰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4경기
MAP : Great Barrier Reef
아이고 정말 전진 배럭입니다~!!!
김정우 선수도 이걸 정확히 예측했고 오버로드와 드론 정찰로 확인까지 마쳤습니다.
벌쳐 드랍을 하였으나 피해도 얼마 못 주고 앞마당도 가져가지 못하고 짜내기 드랍쉽 마져 실패하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고 마는 이영호 선수
왠지 이번판은 판짜기가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설마 3:2 역전승이 나오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경기
MAP : 매치포인트
무난하게 앞마당을 먹으며 시작하는 두선수 이영호 선수는 저글링이 오는걸 알고 벙커를 지어놓고 기달렸습니다만 저글링의 숫자가 예상외로 많았고 스파이어도 늦게 가고 저글링 올인 러쉬에 허무하게 또 무너지며 결국 골든 마우스의 꿈은 사라져버렸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시상식을 하는데 이때부터는 장내에 음성이 잘 안 들리기 시작합니다
왠 시상식에 도우미 걸같은 여자분이 나왔는데 김정우 선수랑 사진을 찍더군요
아니 매년 시상식에 나오는 대표이사 할아버지들은 어디가고 도우미만 있지?
조금 의아해했으나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대한항공 이사의 딸이고 대한항공 팀장 직책을 맞고 있는 분이었더군요 더욱더 놀라운건 네이버 검색순위에 스타리그보다 대한항공 조현민 팀장이 검색순위가 1위였습니다 -_-;;;
아무튼 이제부터 고생의 시작이었습니다 인터뷰와 시상식을 모두 보고 집에 갈려고 하는데
격납고 입구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저는 김정우 선수라던가 이영호 선수가 등장해서 잠시 멈추어있는건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이 긴 줄 행렬은 셔틀버스를 타기 위한 줄이더군요 -_-;
이 시스템의 문제가 김포공항까지 셔틀버스 안 타고 걸어갈 사람과 셔틀버스를 탈 사람 구분을 지어서 했으면 금방 갈 수 있는데 보안상의 문제로 이 많은 인원을 전부 셔틀버스에 태울려고 해서 문제가 커진거 같습니다
줄이 정말 너무 깁니다 1만5천명을 두줄로 세워넣고 버스 5대에 태워서 보내는데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리더군요 1시간 30분정도 걸려 겨우 지하철역에 도착했으나 집에가는 도중 지하철은 끊겼고 저는 2호선의 종점인 서울대 입구 역에서 어쩔 수 없이 내렸습니다
이 날은 드림 콘서트가 있던 날이라 드림콘서트 관중과 스타리그 관중들이 섞여서 지하철도 대혼잡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운이 좋게도 이 날 지하철을 나오면서 1만원을 득템합니다 -_-;;;
정말 머리 끝까지 열이 받았었는데 만원을 줍고 나니 그나마 진정되기 시작합니다
지하철역 주변에는 어린 학생들이 집에 전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쭈그려서 울고 있는 여중생들도 많이 보입니다. 애들이 집에 전화를 하는데 독서실 간다고 거짓말 치고 나왔는데 차가 끊겨서 집에 못 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지자 울고 불고 난리가 아니더군요
역 근처 피씨방에는 드림콘서트 행사 + 스타리그 결승전 사람들이 몰려와 피씨방에서 노숙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 날은 어린 애들이 많아서 신분증 검사도 철저히 하더군요 저도 이 날은 머리를 짧게 잘라서 그런지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하던데 어린 애들은 정말 갈때도 없고 걱정이 되더군요 공중 전화 박스에서 우산도 없이 쭈그려 앉자서 노숙하는 장면이 너무나도 불쌍 해보였습니다.
뒷담화 방송에서 제발 와달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호소를 하길레 원래있던 약속도 다 취소하고 힘들게 결승전을 구경갔는데
정말로 너무나 후회가 되던 하루였습니다.
전 10년동안 열린 게임리그 결승전 다녀온게 안 다녀온 것보다 다녀온게 더 많을 정도로 스타리그 결승전은 거의 직접 가서 구경했는데 이번 결승전을 다녀오고 나서는 부터는 왠만하면 결승전은 집에서 편하게 통닭이나 뜯어먹으며 보도록 하자 하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다음주 MSL결승전도 지금 갈까 말까? 상당히 지금 고민중에 있습니다만 MSL 결승전 마져 이와 유사한 사건이 터진다면 ...
전 아마 다시는 게임리그 결승전을 직접 가서 보는 일이 없을거라 생각 됩니다.
아무튼 이번 스타리그 결승전 비주얼이나 외적으로 보여주는건 무진장 신경을 많이 썼으나 정작 관중들에 대한 배려는 너무나도 부족하여 이번 대한항공 스타리그 결승전은 저에게는 실망이 가득한 결승전으로 기억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