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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5/19 14:22:48 |
Name |
Joker_ |
Subject |
그 분노를 간직하세요. |
전 올드팬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고, 최근에도 스타리그와 엠에셀 둘다 챙겨보진 못했지만 소식만 간간히 듣던 사람입니다.
올드팬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네요 제가 마지막으로 챙겨본 경기가 3.3 혁명이었고 제가 아직까지 좋아하는 선수들은 전부 올드니까요. 그리고 최근 들은 경기조작 사건을 보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팬은 아니지만 기억하던 많은 선수들의 경기들이 조작이었다는 사실에, 특히 한 시대를 풍미하고 많은 이들의 칭송을 받던 자의 믿을 수 없는 자의 평생 용서받지 못할 죄... 그리고 그곳엔 정말 숨길 수 없이 분노하던 여러분들이 있었습니다.
몇몇 분들은 이 판을 떠난다고도 하셨고, 반면에 이런 일이 있을수록 성숙해진다고 자신을 위로하시던 분들과 그들의 행태에 안타까워 하시던 분들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위로하고 안타까워 하시던 분들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항상 챙겨보지 못했던 저도 분노했는데,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이 판을 사랑하던 여러분들의 분노를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이번 사건을 통해 새삼 e스포츠가 게임과 오락이 아닌 정말 스포츠로서 자리를 잡고있다는 생각을 자주했고, 판이 커질수록 많은 일들이 일어나면서 성장통을 겪는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가장 깊게 느꼈던 것은 여러분들의 e스포츠를 향한 애정과 그 애정만큼의 분노입니다. 마치 자신이 먹을 것 입을 것 아끼면서 키운 아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사고를 쳐서 경찰서에 불려갔을 때의 그 기분과 같이 말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댓글과 글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여러분들을 이번 사건을 통해 분노했지만 그만큼 여전히 이 판을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PGR 여러분들의 스타판을 향한 사랑은 여타 아이돌 스타들의 팬들에 못지 않은, 아니 오히려 더 애정과 팬심을 간직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많은 분들이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e스포츠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 자신들이 있었기 때문임을 굳이 다른 사람들이 강조하지 않아도 여러분 자신이 뿌듯하게 생각하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느끼셨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만의 일이 아니라도 술을 마실만큼 분노하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마치 모두가 10년동안 마찰도 없이 평생을 약속하면서 사귄 연인과 헤어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정말 식상한 멘트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 e스포츠는 폭풍을 맞이한 것입니다. 폭풍이 오기 전 밤이 고요한만큼 다음날 오는 폭풍의 임펙트는 강합니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만큼 이번 사건의 임펙트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비가 온 뒤에는 자연스럽게 땅이 굳게되는 법입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부디 지금 화나시는만큼 분노하고 슬퍼하고 간직하세요. 그리고 훗날 이 판이 지금은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굉장한 스포츠로 자리잡게 되면 지금 느끼시는 분노와 슬픔은 환희와 기쁨으로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원래 사람이란게 그렇잖아요 ^^;;
마지막으로 마씨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어이, 마씨. 네가 무슨 속셈으로 이 판을 망하게 하려는 술수를 부렸는지 모르겠지만, 난 이런 순수하고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잠도 설쳐가면서 자신보다 한참 어린 선수들임에도 마치 자기 자식처럼 응원하는 이 판은 절대로 망할 수가 없다는 사실에 전재산과 손모가지를 걸겠다. 쫄리면 콩밥이나 드시든지.
p.s. 황신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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