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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5/19 13:02:22 |
Name |
야하 |
Subject |
이제 진정 나의 꿈을 포기해야 할때. |
안녕하세요.
유머게시판 보려고 Pgr21을 들어와서 이젠 인터넷을 켜면 Pgr에 상주하는 시간이 80%에 육박하는 헤비 Pgr러 야하라고 합니다.
(야하는 야하다고 하는게 아니라 제가 참 좋아하는 노홍철씨의 "야하~~"에서 딴 닉네임입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봐요. 크크)
유머게시판에서 했던 댓글 이벤트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아마 제 이름이 기억도 나실 것 같네요. 댓글놀이로 3만원 어치 책을 받은 제 인생에 있어 참으로 기분 좋은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이런 소리를 왜 하냐고 물어보시면 제가 무겁기로 유명한 Pgr WRITE 버튼을 누른 2번째 순간이기 때문이죠.
첫글은 자게에 있을텐데요. 고민 상담 글이었습니다. 다행히 그 문제는 잘 해결되어서 상도동 S대 도서관 2열람실 112번 좌석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넷북으로 말이죠.)혹시 상도동 S대 분이 계신다면 제 신상을 터실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학생만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제목을 보시고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왜 다이어리에 써야할 글을 여기다 써서 아까운 나의 시간을 뺏었느냐고 질문하실지도 모르는데요.
이제부터 본 내용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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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E-Sports를 접한건 아마... i-TV에서 했던 열전 게임 챔프를 통해서 였을겁니다.
그때 그 프로를 보며 쇼다운, 라이벌리 등에서 (지금 생각하면 참 좋지 않은 맵들이었습니다.) 경기들을 보고
이런 것도 있구나...하며 스타크래프트에 빠져들었죠.
그리고 일요일에 했던 랭킹전을 보기위해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저는 교회라는 곳을 포기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다시 다른 교회를 다니고 섬기고 있습니다만, 지금은 종교얘기를 하는게 아니니까요 ^^)
그리고 온게임넷이라는 채널을 틀었던 순간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스타리그라는 것이 하고 있고 참 재미있는 중계라는 것을 보면서 더욱 더 빠져들어갔었죠. 그리고 게임계에서 일하는 것을 본격적으로 꿈꾸기 시작합니다. 프로게이머가 참 폼나보여서 해보려고 했지만 전 게임을 잘 못한다는 것을 알게되고 깔끔하게 포기. 그럼 다른 내가 잘하는 것으로 게임계에서 일해야지! 라는 심정으로 여러가지를 찾다가 꽤나 혓바닥을 잘 놀리는 저를 발견하고는 "그래! 게임캐스터를 해봐야겠다!"라고 생각하고는 정일훈 게임캐스터의 모습을 면밀히 관찰하고 지피플, 인사이드 스터프 등의 온게임넷 프로그램을 거의 빼먹지 않고 시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무럭무럭 게임캐스터의 꿈을 키워가는 저에게 일대의 사건 두개가 있었는데요. 바로 코카콜라배 결승전 이후(혹은 한빛소프트배 결승전 이후로 기억합니다. 댓글로 달아주세요.) 그때 당시 온게임넷의 파트너 사업자였던 게임맥스의 사장이 바로 정일훈 씨였다는 사실이 공개되고 그 후 바로 은퇴를 선언 하신 것이었습니다. 그를 이상향으로 여기고 어떻게 하면 저 사람처럼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서 동경하던 어린 꼬마에게 그는 이스포츠 판에 캐스터 이상으로 공헌했다는 것과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다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전하게 됩니다. 물론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정캐스터는 그해 왕중왕전을 끝으로 은퇴합니다. 그것은 저에게 또다른 사건이었습니다. 결국 그가 떠나고 지금의 이미지가 아니었던 전용준 캐스터가 그 자리를 물려받은 이후 한동안 전용준 캐스터에게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죠. 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좋아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중계는 날로 날로 발전해갔고 그와 함께 스타리그에 있어서 그는 분명 방송의 스타일과 중계의 스타일을 그의 스타일로 바꿔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캐스터라는 직업을 꿈꾸며 언론인의 소양을 갖추기 위해 언론홍보학과에 들어왔고 저는 이 선택을 지금껏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꿈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한 사람의 팬에서 멈추고자 합니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전화로 친구에게 게임을 중계해서 전화비가 엄청나게 나온 적도 있었고 휴학했을때는 MP3에 저 혼자 중계해보고 다시 들어보기도 많이 했었습니다. 또 고2때는 당시 2005 에버 스타리그 경기 리뷰북을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모든 것을 그만두려합니다.
한빛소프트배부터 시작되었던 저의 게임캐스터라는 꿈을 향했던 열정을 꺼뜨린 것은 현재 이 판의 가장 큰 화두 승부조작입니다.
물론 아직도 노력하는 게이머들이 더 많고 스타 2라는 거대한 떡밥이 놓여져 있지만, 그러나 저의 열정은 이제 불씨조차 남아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마재윤씨, 당신의 2006년 플레이를 보며 존경해왔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부활하리라 믿었습니다.
원종서씨, 차재욱 선수와 한동욱 선수에 이어 스파키즈 테란 라인의 축이 되리라 생각했었습니다.
문성진씨, 당신의 단기 포스를 보며 연습생의 인생역전이 참 감동스러웠습니다.
김창희씨, 당신의 그 캐릭터는 이런 판에서 꼭 필요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신희승씨, 저의 영원한 본진 임요환선수를 잇는 테란 플레이어가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박찬수시, 허영무 선수를 꺾고 우승한 당신을 보며 미웠지만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안산 출신이어서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난 안산에서 우연히 만난 당신에게 사인도 받았었습니다.
진영수씨, 마재윤씨와의 4강은 나에겐 영원한 감동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박명수씨, 박찬수씨와 더불어 안산출신인 것이 자랑스러웠고 고마웠습니다.
김성기씨, 공군에 일찍 간 만큼 잘하면서 다시 CJ로 복귀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모든 생각을 짓밟고 간 당신들에게 참으로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한 남자의 열정을 모두 짓밟고 간 당신들 덕에 나는 지금 무기력증을 앓게 되었고 지향점은 방송기자로 선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좀 더 메이저리그스러운 직업을 희망하게 해줘서.
그리고 나는 바라건대 당신들이 꼭 법의 심판을 받고 다시는 이 판에 발조차 얼씬하지 않길 바랍니다.
또한 당신들이 어떤 매체를 통해서도 좋으니 사죄하기를 바랍니다.
당신들을 믿었던 팬들을 위한 마지막 선택은 그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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