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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5/16 23:45:21 |
Name |
노래쟁이플토 |
Subject |
M |
한 시대를 풍미하고, 절대자의 자리에 올라왔던 내 나이또래의 사내가 있었다.
지금은 불구속 입건된 '마 재 윤'
무려 2년정도 전까지만 하더라도 본좌이자, 저그의 구세주, 프로토스의 대재앙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물위를 걷는다는 말까지 나올정도로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준 사내였다.
그에게 패배는 어울리지 않았고, 강한 상대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드라마틱한 결과와
탄성을 금치 못하게 하는 판단력을 보여주면서 타종족에게는 경악을 저그에게는 탄성을 짙게한
전무후무한 사나이였다.
군대가는 그 전날까지도 나는 그가 있는 스타판을 바라보고 있었고 다시 부활하는 것에 대해서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군생활을 지내면 지낼수록 그는 점점 전설이라는 수식어에 가까워져갔고
저그의 현재진행형적인 타이틀은 이제동이라는 루키에게 점점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를 기억한편에 묻어둔채 별 관심없이 스타판을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누군가의 입에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승부조작설이 PGR에서 나돌기 시작했다.
내가 느낀 PGR이라는 사이트는 여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의견의 존중이 있었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 있어서 섯불리 목소리를 키우는 사이트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PGR에서 의혹이 불었다.
나는 처음에 그냥 웃으며
"와 이제 스타판도 커지긴 커졌나보네, 이런 소리도 나오는 걸 보면......"
하고 흘러 넘겼다. 그리고 그런 의혹이 적어도 '그' 선수가 연루되어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 선수였다.
5월 16일 검찰의 기사에서 발표가 났다.
'여러차례 프로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마씨의 경우 지난해 12월초 브로커 정씨와 공모해
게이머 진모씨를 매수......'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누구보다 드라마틱한 승리를 보여줬고, 정점이라는 자리가 어딘지 보여줬던,
E-sports에서 전무후무할거라는 모습을 보여줬던 그가 이렇게 기사에 나온다는 것이 한참동안이나
내게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내 눈에 보이는 그의 모습은 단순히 20대의 치기어린 행동을
저지른 한 청년으로 보이지 않았고 이제는 계획적이게 행동한 범죄자의 모습으로 보였다.
내가 군에 있을때 였다. 한 네티즌이 마재윤의 부활을 위해서 노래를 작곡하고, 녹음을 해서 UCC로
인터넷에 공개한 적이 있었다. 나보다 그에게 어쩌면 더 애정을 가졌던 그분께는 마재윤이란 사람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가져간 것일지......
분명히 마재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 사람이었지만, 2010년 5월 16일 우리에게 그가 준 것보다도 더
큰 것을 우리에게 가져가버렸다. 마지막이라는 말을 쓰고싶지는 않지만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깊은 인상
남겨줘서 고맙고 다시는 이런 일이 안나올 수 있도록, 의혹조차 나오지 않도록, 마재윤 당신을 생각하면서 남은 E-sports 판을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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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나올때로 나오고, 처음 쓰는 글이라 두서없지만, 왠지 오늘은 글을 써야 한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니다 싶으신 것 말씀해주시면 감사드리고요, 지워달라 말씀하시면 지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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