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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16 22:35:42
Name Miyake향
Subject 정말 나쁜놈입니다.

처음으로 pgr에 글이란 것도 올려보네요.

전 아주 오래된 서지훈선수의 팬입니다.
그리고 서지훈 선수의 팬이라면 으레히 그렇듯 서지훈선수의 팀인 GO,CJ,공군을 응원했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저한테 마재윤은.. 애증의 존재였습니다.
한 팀 내에서 에이스 팬들끼리의 미묘한 신경전이 어디든 있겠지만,
마재윤이란 선수는 참 고맙고 예쁜데.... 서지훈 선수가 일궈놓은 모든 것들이 서서히 잊혀지는 거 같아서,
특히 마재윤의 팬들에 의해서 잊혀지는 거 같아서 밉기도 했습니다. 질투였을까요.

하지만 사실은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라면GO의 수많은 괴담, 웃음거리였지만 한편으로는 슬펐던 그 무수한 우스갯소리들을 뒤로하고
드디어 기업팀이란 걸 창단했는데 훨훨 날아오르지는 못할망정 자꾸만 떨어지는 내 본진 서지훈을 대신해서
CJ를 지켜주고 대표하고 받쳐주는 하나의 아이콘, 기둥, 상징.... 가져다 붙일 수 있는 그 모든비슷한 말들을 다 가져와도 어색하지 않았던.
마재윤이 사실은 고마웠습니다. 장하고 기특했습니다. 응원해 줄 맛이 났습니다. 애기곰이 저만큼이나 컸구나 싶었습니다.
또 서지훈이 군대를 가고 나서 한편으로는
내심 서지훈 선수가 군대를 갔다가 돌아올 구석이 있겠구나. 선수로든 코치로든 어떤형태로든. 그걸 만들어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그 모든 것이 사실은 고마웠습니다.

떨어지는 마재윤을 보며 욕도하고 화도내고 낄낄대기도 했지만 사실은 늘 안타까웠습니다.
고개숙인 모습이 안쓰러웠고 붉어진 눈도 안쓰러웠습니다. 속으로는요, 늘.

그 모든 팬질의 기억들과 그에 대한 애틋한 감정들이 깔려있는데
그놈은 참으로 악질의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가담한 놈들중에서도 최악, 정말 최악이더군요.
브로커질에 직접조작에 거기다 돈도 등쳐먹고 말입니다.

처음에는 화가 났다가 나중에는 뭔가 서글퍼졌습니다.

불현듯
서지훈선수의 팬이었지만 뭔가 사명감,
우리 팀 애기라는 그 사명감에 마재윤이 혹여 속된 말로 꿀릴까 싶어 찾아갔던 그놈의 첫 결승전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더 분노하고 더 서글퍼지는 것이겠지요.
마재윤을 응원했던 모든이들을 마재윤은 철저히 짓밟은 겁니다.
정말 나쁜놈입니다.
배신감까지 치밀어 오르는 건 당연한 거겠지요. pgr 리플들 중에 가장 친한친구에게 배신을 당한것 같다는 리플,
백분 공감이 갑니다. 속된말로 아주 꼬마시절부터 내새끼 내새끼 하면서 먹여살렸던 것 같은데 뒤통수에 칼을 맞은 기분입니다.

불현듯 또 지방인이었던 제가 처음으로 갔던 경기가 떠오르네요.
부산에서 했던 온게임넷 마이큐브배 8강, 첫 지방투어였습니다.
임요환, 서지훈, 강민, 박용욱, 박정석, 이윤열, 전태규, 홍진호가 버스를 대절해서 부산에 내려왔었더랬습니다.
버스를 타고 말입니다.
마재윤은 꿈도 못 꿀 일입니다.
꽤 오래된 프로그램입니다만 지피플이 있었지요. 지피플 GO팀 편을 보면 선수들이 옷을 들고 지하철 타고 경기장 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마재윤 그 나쁜놈은 좋은 팀 차 타고 다니면서 비싼 외제차까지 직접 끌고 다녔으니 그런 시절을 알 턱이 없겠지요.
저 사람들의 꿈과 우리의 힘이 모여서 이만큼 키워 온 판을 아주 더럽게도 뭉개놨습니다. 마재윤이란 저 나쁜놈이요.


이제 불구속 기소가 됐지만 초범이니까 마재윤은 대충 벌금형 부과받고 풀려나겠지요.
더러운 짓 해서 번 돈으로 벌금내고 아무일 없었던 양 어디선가 살아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은 사람들의 상처는 어쩌고요.
떠나지도 못하겠고 화 낼 힘도 없습니다. 순수하게 응원했던 내 자신이 병.신같아서요.

저는 마재윤을 응원했었기에 이렇게 마재윤에 관한 글만 썼지만
다른 연루된 놈들의 팬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진심으로 사죄하고 벌 달게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혔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더 가담한 놈이 있으면 정말 철저히 밝혀내고 말입니다.
그놈들이 저지른 짓은 단순한 범죄가 아닙니다.

대외적으로 우리모두가 열심히 키워놓은 이 판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고
팬들을 떠나가게 만들고
그리고 우리의 지난 기억들까지 훼손시키고
응원했던, 그들의 경기에 흥분하고 열광했던 개인 하나하나를 바보로 만들었으니까요.

정말 나쁜놈들입니다.
정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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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초보
10/05/16 22:37
수정 아이콘
할말이 없네요..
10/05/16 22:40
수정 아이콘
사과를 바라시다니...

더 슬프고 씁쓸하군요.
Karin2002
10/05/16 22:43
수정 아이콘
나쁜놈이긴 한데, 용서가 되는 거보니, 어쩔수없는 악질 마빡이인가 보네요.
10/05/16 22:44
수정 아이콘
지금 까지 밝혀진게 전부 사실이라면, 법적인 처벌이 가볍다 해도 해외라도 가지 않는 한 어디가서 인간 구실 못하고 살겠죠.
이뿌니사과
10/05/16 22:47
수정 아이콘
진짜; 세다리 건너면 다아는사람이라는 이 좁은땅에서, 뒷감당 어케 하려고..
10/05/16 22:50
수정 아이콘
마재윤, 원종서 등등등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들은 확실하게 알아야 됩니다.
팬들 뿐만아니라 동료 선수들에게 엄청난 죄를 지었다는 걸요.
10대 20대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인생을 걸고 이 길에 들어섰는데, 이제 어쩝니까?
제가 상처받는건 괜찮은데, 그 어린동생 같은 선수들이 아파할걸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요.
아레스
10/05/16 22:52
수정 아이콘
용서 어쩌고 얘기하는건 지금은 아니죠..
일단 잘못했으니 벌부터 제대로 받길 바랍니다..
형량이 얼마나 떨어질지 궁금하군요..
greatest-one
10/05/16 22:57
수정 아이콘
서지훈의 GO
마......의 CJ
였죠...
물론 김정민이 시작이었고 강민이 박태민이 있었지만...
결국 GO에 남아 CJ까지 오는데 가장 큰 역할은
그 혼을 이어받는건
서지훈이었고...그래서 더 고마웠고...
그걸 적통으로 이어받은게...바로....
근데
지금 공군에서 이걸 본 서지훈 선수는 무슨 생각을...
그리고 두분의 해설자는 무슨 생각들을...
StRicKeN
10/05/16 23:02
수정 아이콘
Karin2002님// 자주 들르는 사이트이고 오늘 흉흉한일로 자주 들어오게되는데 어투 자꾸 거슬립니다.
튀어보이고 싶으신건가요?
아싸가올리
10/05/16 23:07
수정 아이콘
인성이란게 참 중요한것같아요

일단 인간이되야죠...

마씨는 콩밥 좀 먹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가졌으면 좋겠네요
10/05/16 23:08
수정 아이콘
저도 오랜 서지훈 이재훈선수의 팬입니다. 그래서 마선수가 더 괘씸합니다.
그 어려울때 라면지오시절을 뻔히 알면서 어려운 팀환경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선수들을 보내줘야했던걸 두눈으로 봤으면서 말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을 절대적으로 아꼈던 조규남감독의 뒤통수를 어찌그렇게 후려칠수 있는지... 생각하면할수록 용서할수 없네요.
아류엔
10/05/16 23:11
수정 아이콘
김정민선수팬으로 시작해서 go팬이었고
중간에 욱브라더스/신정민선수 팬이되어 kor팬을 거쳐 스파키즈/이스트로 팬인 ..
제일 좋아하는 세팀이 모두 조작에 연류 되어있습니다.
아침부터 스타관련사이트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마재윤의 프로리그데뷔전
박명수의 공식 데뷔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팬인데..
(...선수라는 말이 아깝습니다)


정말 나쁜놈들입니다. 평생 용서 못할거에요.
10/05/16 23:13
수정 아이콘
저도 오랜 서지훈 이재훈선수의 팬입니다. 그래서 마선수가 더 괘씸합니다. (2)(3)(4)(5)(6).....

그때의 그 G피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반찬투정하던 서지훈의 모습도..
안녕하세요
10/05/16 23:15
수정 아이콘
마씨는 불구속이라 콩밥도 안먹을겁니다. 참 안타깝네요..
아싸가올리
10/05/16 23:26
수정 아이콘
콩밥도 안먹고 그냥 벌금만 내고 땡인가요? .....

뭐 남에 인생 걱정해줄만큼 저도 잘난건 아니지만

콩밥은 못먹더라도 어디 절이나 산에 들어가서 반성 좀 하고 오는게 앞으로남은 50년 인생에 더 좋은 계기가 될거같네요.

지금같이 썩어 문드러진 도덕관과 정신상태로 대체 뭘 할 수 있을지 인생선배로서 답답합니다. (뭐 돈은 저보다 많겠지만요...)
이스트
10/05/16 23:37
수정 아이콘
스타2하다가 마씨만나서 발라주고 싶지만...실력이 안되요.흑.
10/05/17 00:23
수정 아이콘
서지훈선수는 그 고생하면서 의리 하나로 GO 를 지켜오고 겨우 대형스폰 잡아놨더니 가장 믿을만하고 훌륭한 후배였던놈이 스타판 포멧해버리는거 보면 어떤 기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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