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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5/16 22:04:45 |
Name |
껀후이 |
Subject |
내겐 오랫동안 사귀어 온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
내겐 오랫동안 사귀어 온 친구가 한 명 있다.
99년부터였으니 햇수로 12년이 된 녀석이다.
한 친구의 소개로 시작하게 된 연이
이렇게 오래도록 내 인생에 자리잡을줄이야..
정말 한 때는 이 친구에게 내 모든걸 다 바칠정도였다.
돈, 시간...내 학창시절에서 이 친구를 빼면 이야기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아헀고 어린시절 추억의 50%이상을 차지한다.
이 친구는 나에게 하늘이었고, 세상의 전부였다.
다른 친구들은 처음엔 그 친구를 좋아했지만
이내 다른 많은 친구들과도 친해지며 멀어져갔지만,
난 왠지 이 친구가 참 좋았고 맘에 들었다.
힘들었던 나의 중학교 시절, 방황의 길로 빠질뻔했던 나를
너무 멀어지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해주었던 친구,
부모님의 불화와 이혼 앞에서 무너질뻔했던 나를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며 손 내밀어준 친구.
항상 마음이 공허하고 사랑을 갈구했던 고등학교 시절,
언제나 내 옆에 있어주고, 공허했던 내 마음을 잘 이해해준 친구.
하지만 대학교를 들어가고, 세상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나와 이 친구의 사이는 조금씩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그 친구는 그 자리에 계속 서있었지만
나 혼자 세상이라는 바다에 떠서 수평선 저 멀리의
무언가를 잡으려 마음의 여유를 놓쳤다.
그러다 그러기가 너무 힘들고 지쳐서 그 친구가 떠있는
부표를 멀찍이 바라보면 그 친구는 그냥 그 자리에 계속 떠있었다.
그래서 난, 그저 그 친구는 계속 그곳에 있는줄 알았다.
언제든지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가면 그 친구는 그냥
계속 그렇게 있을 것만 같았다.
근데 그 친구가 오늘, 큰 잘못을 저질렀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흉악하고 더러운 잘못이다.
만약 친구만 아니었다면 나 또한 세상의 입에 기대어
한자락 되바라진 욕을 하고 침 퉷 뱉고 돌아서버릴,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단다. 그것도 꽤 오래전부터...
그 친구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크게 실망을 했단다.
더러는 그 친구를 떠나가 버리고,
더러는 그 친구를 쓰레기라 욕하고,
더러는 그 친구를 향해 울부짖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사실 몇일전부터 그 친구가 이상하긴 했었다.
그 친구가 떠있는 부표가 계속해서 가라앉으려고 하고,
돌아보면 종종 희미하게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니길 바랐다. 그 친구만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내 곁에 항상 그 모습 그대로 머무를거라 믿었다.
난 어떻게 해야될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그 친구의 선택이 원망스럽고,
한동안 소홀했던 나 때문인 것 같아 미안하고,
그 친구를 그렇게 되도록 만들었을 주변이 너무 밉고,
당장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바라만보고 있는 내 자신이 한심하다.
이미 만천하에 그 친구의 죄악이 드러났다.
그 친구는 씻을 수 없는 주홍글자를 몸에 새기게 되었다.
난 어떻게 해야될까.
어쩌면 그 친구는 나만의 허상이었던 걸까.
힘들때, 우울할때, 외로울때 으레 찾게 되던 그 친구의 모습은
하샤신들이 갈망하던 지상낙원이었던걸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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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orts 승부조작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정확한 조사와 적절한 벌이 주어지길 바랍니다...
슬픈 주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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