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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16 12:36:14
Name elecviva
Subject 떠나지 마세요.
1.

자고 일어났더니 드디어 검찰 조사가 공개되었네요.
이니셜 명단을 보고 나니 '아, 얘네였구나.'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그렇게까지 아끼던 선수들은 명단에 없네요.

처음엔 속으로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본좌의 길을 걸었던 마재윤 같은 경우는 팬도 꽤 많았던 것 같은데..
그 팬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승부사'가 '범죄자'가 되었습니다.
화가 나야 하는데 그저 가슴이 아픕니다.


2.

이젠 온게임넷, MBCgame, 별로 부르고 싶지 않은 '협회' 모두 다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하여 코멘트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계진의 입을 통해, 자막을 통해 관련 사건에 대해 언급하게 되겠죠.
허나 제 생각에는 분명 이 정도 일은 기자회견을 통해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땀흘려 중계해온 중계진들의 입을 통해 '죄송합니다'와 같은 말을 듣고 싶지 않습니다.

엄재경 해설 이야기가 많지만 이승원 해설, 김철민 캐스터, 전용준 캐스터, 김태형 해설..
누구보다 분노할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각 방송사 관계자분들도 너무나 상심하실 것 같습니다.

그러니 방송사 중계진들의 입이나 자막을 통해 이야기 듣지 않고 싶습니다.
이런 일 처리하라고 '협회'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협회는 반드시 이번 일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해설할 때 마다 승부조작과 관련된 선수들의 이야기는 할 수 없겠군요..


3.

승부조작을 한 선수들과 경기를 한 선수들의 마음을 생각해봤습니다.
승부조작을 한 선수를 A라고 칭하고 그와 경기한 선수를 B라 편의상 칭하겠습니다.

  A가 승부조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기를 했다면,
  B가 경기를 준비하면서 느낄 무력감은 어떨까요?

A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몰랐다 한들 이미 검찰공개까지 된 현실에 현재 B가 느낄 허탈함은 어떨까요.

승부조작은 독이었습니다.
함께 경기를 나눈 동료 게이머에게도 독이었습니다.


4.

이 판을 떠나겠다 외치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얼마나 속이 상하실까요.

저 역시 너무나 안타깝습니다만
응원하던 선수가 꼭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 뿐이셨던 게 아니라면
남아서 지지 않기 위해 무대에 오르는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떠나신단 말씀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환호하던 게 어디 그들의 경기 뿐이었나요.
이제 의아한 경기력의 선수들이 떠날 겁니다.
감독과 동료들, 관계자, 그리고 팬들에게 상처를 줄 사람들은 다 떠날테니..

독을 퍼뜨린 그들에게 보란듯이 우리는 우리대로 남아서 선수들의 열정을 다시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떠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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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_Lucy
10/05/16 12:38
수정 아이콘
마지막 줄에 대공감입니다.
다크질럿
10/05/16 12:40
수정 아이콘
리플레이 유출건도 있었으니 2군 선수들,연습생 거기에 코칭스태프 여기에 방송 관계자들까지 의심 안 가는곳이 없네요.몇몇 선수들이 미쳐서 그런게 아니라 조직적으로 이루어진건데 협회는 진직부터 알고 있었을텐데 막바지까지 몰려서야 재발 방지하겠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하고 있으니 단 몇명만 처벌받고 끝난다면 보고 싶은 맘이 안 생길겁니다.
시케이
10/05/16 12:40
수정 아이콘
떠날쪽은 따로 있겠죠?
Psy_Onic-0-
10/05/16 12:41
수정 아이콘
안 떠나요

아직 스타가 너무 재밌네요^^
이필현
10/05/16 12:43
수정 아이콘
자기 입으로 떠나겠다 말하는 사람 중에 진짜 떠난 사람 못봤습니다.
진짜 떠날 사람은 말이 없는 법이지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pgr의 새글수, 조회수, 추천수, e스포츠 시청률, 오프라인 관객수 등이 e스포츠 아직 건재함을 매일같이 외쳐대고 있습니다.
다크질럿
10/05/16 12:45
수정 아이콘
실질적인 문제는 팬이 보느냐 안 보느냐가 아닙니다.팀 스폰이나 리그 스폰서들이 떠나면 끝나는거죠.과연 안 떠날까요??
사탕발림공장
10/05/16 13:12
수정 아이콘
이번 결승전의 흥행여부를 보고 결정하지 않을까요? (스폰서들)
다행히 기본적으로 중박이상은 할거 같아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거 보면 제 애정이 상당한가봅니다. ^^
강민선수의 예선전이 기대가 되고 박정석선수가 제대후 어떻게 부활할지도 기대가 됩니다.
이영호선수의 활약도 기대가 되고, 이영호 선수를 이길 또 다른 선수가 기대가 됩니다..
전 아직은 못떠나겠습니다.
ArcanumToss
10/05/16 14:23
수정 아이콘
완전히 떠나진 않아도 열정이 식는 건 사실일 겁니다.
abrasax_:JW
10/05/16 14:25
수정 아이콘
저는 진짜로 못 떠납니다. 스타2를 제대로 하려고 하는데, 스타가 너무 재밌어서 힘듭니다.
TheMilKyWay
10/05/16 14:57
수정 아이콘
어차피.. 라이트시청자 대부분은 경기 보면서 또 잊겠죠. 뭐 그런거 아닙니까.. 일부 열정적인 분들을 제외한다면 말이죠.
TheMilKyWay
10/05/16 14:58
수정 아이콘
엠겜 결승전 온풍기 사건 이후로 엠겜 다신 안본다는 댓글이 줄줄이 이어졌지만.. 실제로 엠겜은 그 이후 역대 시청률 2위를 기록 하는 등.. 잘 나가고 있죠. 현실은 라이트 시청자가 대다수기 때문에 이번 사건땜에 e스포츠가 망하거나 하진 않을듯..
BoSs_YiRuMa
10/05/16 16:15
수정 아이콘
군 부대에서 자살 사건이 생기고, 언론이 터트렷다면 적어도 그 부대에서는 그와 비슷한 일은 향후 5년안에는 일어날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관리를 하니까요. 대신 불편함은 있겟지요.
전 이 사건도 이스포츠의 암적인 부분을 터트려준것이라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게 될것 같습니다.
'이런 선례가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안되는구나'라는 경각심을 선수들과 관계자분들이 갖게 되었을테고, 앞으로는 더 발전되고 깨끗한..
적어도 정치판보다는 깨끗한 e스포츠판을 원합니다.
마재윤의 그늘에 가려진 여러 최강자로 불리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안타까움을 듬뿍 담아서..술잔을 기울이고 싶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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