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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5/14 21:10:48 |
Name |
swflying |
Subject |
프로토스의 몰락 |
(편의상 본문은 반말체로 쓰겠습니다.)
2008년 육룡의 등장.
프로토스는 더이상 약체 종족도 소수 종족도 아니였으며
탄탄한 기본기와 함께 등장한 그들은
프로토스가 기본기만으로도 테란 저그를 상대로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건 상당히 놀라운 발전이었다.
늘 프로토스는 깔끔하게 상대를 이기기 보단
테란이나 저그를 상대로 전략을 걸고
상대와의 격차를 벌려야 가까스로 상대를 다운시켜내는 그런 종족이었다.
사실 프로토스에게 '깔끔함' '세련됨' 이란 단어보다도 '투박함' '우직함'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것은
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또 일견 그런 칠전팔기의 종족이었기에 사람들은 프로토스에 열광했을지도 모르겠다.
줄지어 달리는 질럿이 상대에게 산화되면서도 무리하게 쏟아붓는 프로토스의 부대에
열광햇던 것은 프로토스란 종족의 태생적 약함에서 오는 두려움을
그 질럿들은 깡그리 잊은채 포화속으로 멋지게 달려들었기 떄문이었을 테다.
그러나 육룡은 달랐다.
물론 그들의 기본기가 타종족을 압도했다 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그들에게 전략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은 과거의 프로토스 들과 다르게
운영과 전략은 제각각 색깔이 달랐지만
피지컬이라 불리는 측면
즉 멀티태스킹, 컨트롤, 물량 모두 한가지 빠질것 없었고
투박함보다는 유연함이 알맞았다.
그들은 투박함이란 단어가 무색하게
반응속도는 빨랐고
컨트롤은 깔끔했고
판짜기는 세련되었다.
그랬기에 승승장구의 시기가 있었고
한떄는 케스파 랭킹 10위안에 프로토스 6명이 속하는 기적같은 일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건 잠시의 꿈이었던 것일까?
어느새 프로토스는 우리가 그 몰락에 대해서 이야기할 시간도 주지않은채
빠르게 가라앉고 있었다.
아니 육룡의 부진은 알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 중 두선수는 달랐다.
택뱅은 레전드답게 명맥을 유지하였고. 특히 김택용이란 혁명가는
혁명가 답게 지난 프로리그 시즌 승률 80퍼센트에 육박하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그건 정말 프로토스 답지않은 승률이었다.) 프로토스를 뛰어넘은 진정한 혁명가로 보였다.
송병구도 마찬가지었다.
총사령관이라고 불리는 그 사나이는 이영호에게 몇번 목덜미를 잡히기도했지만
명불허전인 그의 테란전은
이영호의 종족은 토스에게 상성상 아래인 테란이라는 걸 증명시키곤 했었다.
그런데 어느새 택뱅도 부진해갔고
프로토스에게 완벽한 신인은 나오지 않았다.
혹자는 진영화, 박세정, 우정호와 같은 신인이 나오지않았느냐. 라고 반문 할지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내눈에 그들은 육룡과는 달랐다.
판짜기에 능하고 머리가 좋은 신인들이었고 승리도 (어쩌면 육룡들보다) 잘 따내오긴 했지만
피지컬적인 면에선 완벽함을 자랑했던 선배 육룡들과 달리
(희안하게도 늘 스타판에선 올드보다 나중에 등장한 신인이 운영이 달려도 피지컬은 좋았다.
그러나 내눈엔 요즘의 프로토스 신인들은 그와 반대로 보인다.)
멀티태스킹, 컨트롤 물량 힘싸움등에서 조금 투박한,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타종족 S급과의 대결에선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정말 피지컬에서 육룡을 뛰어넘은 신인이 나오지 않는다면
믿을건 다시 육룡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이
오랫동안 잠자왔던 육룡중 두명이 깨어난 듯 했다.
김구현과 윤용태다.
윤용태는 데뷔경력이 꽤 됨에도 불구하고
(어찌보면 지금 신인들에 비하면 올드 축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전투능력 및 피지컬은 늘 최상급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테란을 뛰어넘은 테란, 스타를 뛰어넘은 신 이영호에게 도전했다.
전투능력과 피지컬적인 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강한 그였기에
이영호를 이길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이영호보다
멘탈이 약했고, 전략을 짜는 기술이 부족했다.
그리고 오늘 현재 토스 원탑이라 불리는 붉은셔틀의 곡예사. 김구현이
토스의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해 무서운 신인. 각성한 저그와 맞붙었다.
많은 이들은 충분히 이길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그의 저그전은 김택용의 전성기 못지않을 정도로
빠르고 현란하고 세련됬고 아름다웠고
또 많이 이겨왔으니깐 말이다.
그럼에도 결과는 3:0으로 끝났다.
그의 장기인 셔틀 견제는 단 한번도 먹히지않았다.
그는 빠르고 현란하고
유연한 프로토스였지만
큰 무대에 늘 약했다. 큰 무대만 가면
유연함 보단 투박한 프로토스 그 자체로 변하는 기분이었고 오늘도 역시 그랬다.
이제 이번 시즌도 프로토스의 우승자는 없다.
그리고 프로토스가 주인공이 될 자리는 없다.
두 육룡의 반란은 결승에도 미치지못한채 3:0으로 진압되며
눈물을 삼켰다.
1년반이 훌쩍 넘었고 양대리그 도합 10번 가깝게 개인리그는 치뤄졌지만
그 안에 프로토스 우승자는 없다.
잔치는 이제 리쌍에게 주목해있고
본좌논란도 그들만의 몫이며
김윤환, 김정우를 포함 개인리그는 저그vs 테란의 잔치다.
(사실 이영호를 테란으로 싸잡어 불르는건 그에겐 조금 미안하다)
그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프로토스가 없다는게 아쉽다.
아니 좀 더 콕찝어 말하면
이영호에게 대항할 수 있는 프로토스가 없다는게 아쉽다.
왜 이영호를 말하냐면
토스들이 시대의 S급 저그를 이기지 못한건 꽤나 자주 있어왔지만
(우린 그것을 상성과 맵으로 위안받곤 했다)
토스중에 아무도 시대의 S급 테란을 이기지 못하는건..정말 오랜만의 일이어서
얼떨떨 하다.
최연성이 괴물이던 시절
항상 토스보다 멀티를 빨리먹었고 많이 먹었었다.
찌르는 공격도 귀신같이 잘막았다.
그런 자원력으로 벌쳐가 드라군에 약하다는 사실을 잊게한채
퉁퉁포로 토스를 밀 때 토스들은 꽤 큰 치욕을 느꼈을 것이다.
(테란전은 상성과 맵.. 저그전에 비해 위안받을 거리는 현저히 떨어진다.
그냥 테란 사기라고 해도 그건 좀 치사한 위안이라서)
그런데 다시 그런 포스의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괴물을 넘어서 신이라 불리는 이영호가 나왔다.
초반도 중반도 후반도 약점이없다.
그리고 그를 막을 토스는 현재 아무도 없다.
이건 큰 충격이고 치욕임에 틀림없다.
믿었던 김구현도 큰무대 플레이로 볼 때 그 대안자가 아닐거라는 확신을 오늘 하고 말았다.
이영호가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될 수 있으면
저그가 아닌 프로토스가 그를 잡아줄떄까진 지금 강한 그 모습 그대로 있어주길 바란다.
토스의 몰락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 토스는 이래야 제맛이다.
그 속에서 영웅이 태어나는 법이다.
그 속에서 혁명이 일어나는 법이다.
난 그런 영웅의 탄생을 위해
혁명의 그 날을 위해.
씁쓸하지만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겠다.
(개인적으로는 김택용선수나 송병구 선수가 부활해서
이영호 선수를 잡아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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