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편의상 존칭어를 생략하였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부담없이 읽어주세요.
- 이영호의 깨달음 -
2010년 뒷담화에서 이영호는 놀라운 고백을 하게 된다.
'저 득도 했어요'
일단은 황당무계하면서도 어찌보면 오만방자하다고 할 수 있는 파격적인 발언임에도 불구하고
이영호는 너무나 진지한 눈빛으로 자신의 깨달음을 주위사람들에과 방송을 시청하고 있던 많은 시청자들에게 설파했다.
득도 드립은 이미 나온적이 있다.
누군가 수십수백수천수만수억의 연습을 통해서 스타의 모든것을 꺠닫고 이해했다고 말한적 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굳히 밝히지 않겠다.
이영호는 일주일에 서너번도 넘게 꺠달음을 얻는다고 한다.
아니 하루에 열두번도 깨달음을 얻는다고 했던가 요즘 기억력이 나빠서 긴가민가하다.
분명한 것은 이영호가 말한 깨달음이란 우리가 스타크래프트를 하면서 하나 둘씩 깨우쳐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공부를 한다거나 스포츠를 한다거나 다른 오락질을 하면서 새로운 요령이 생기고 스킬을 익히고 더 능숙해진 플레이를 얻어가면서 받아들이는 꺠달음 성장해가는 모든 과정을 깨달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이영호의 깨달음이란...
'치즈러쉬를 할때에는 scv 6기보단 4기를 대동하는게 좋구나. 대신 배럭을 좀 더 댕겨서 마린 압박을 주는 방식으로 가면 더 낫겠구나'
'배럭 더블을 할때는 시즈업 타이밍을 이때 눌러줘야 좋겠구나 지금 인구수에서 아머리를 만들면 가스가 딱 맞아 떨어지는 구나.'
'셔틀리버와 다크드랍을 동시에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터렛심시티는 바로 이것이구나.'
위에 적은 문장들은 이영호의 심리를 근거없는 망상으로 아무렇게나 추리한것에 불과하다. 아마도 이영호가 하루에 열두번도 얻게된다는 깨달음이란 '조금 더 스타를 잘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할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승리를 위한 좀 더 '최적화'된 방법을 연구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넓은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이영호의 깨달음이란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플레이를 끊임없이 깨우쳐가고 만들어가고 도전해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수십번 수백번 수천번의 깨달음이 쌓이고 쌓여서 이영호의 껍질을 깨뜨렸다.
이영호는 어제보다 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좀 더 자연스럽게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좀 더 편안하게 보다 멀리 보다 높이 보다 빠르게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웬지 어디서 많이 보던 문구인거 같지만 이영호의 깨달음과 득도발언은 뜬구름 같은것이 아니다.
스타를 좀 더 잘하고 싶다는 강렬한 마음
스타를 좀 더 잘해서 승부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다는 마음
정상의 자리에 있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바꿔말하면 발전하고 있지 않다는 말과 같다.
- 이영호의 스타일 -
압도적인 기본기와 현란한 멀티테스킹으로 상대를 찍어누르기
강력한 컨트롤과 폭풍같은 공격성으로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히기
냉철한 판단력과 수싸움으로 상대의 목줄을 서서히 조여오기
상대를 정신없게 만드는 화려한 견제로 흔들어놓고 두들겨 패기
초반부터 최후반까지 빈틈없는 판짜기와 전략성플레이로 내 꿈에 태워주기
시공간을 가르는 강력한 타이밍과 전투력으로 단칼에 베어버리기
...등등등
스타판엔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각양각색의 스타일과 운영방법이 존재한다.
분명한 것은 어느것이 뛰어나다 모자르다식으로 우열을 가르기 힘들다.
어느 스타일이건간에 극의를 깨우치다 보면 그것하나만으로 아주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스타일에만 고집하게 될 경우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대처하기 편한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은 자신이 잘하는 주 속성 플레이를 한두가지를 갈고 닦으면서
다른 여러가지 스타일을 몸에 익혀서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비전절기를 써먹기 위해 노력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스타일 정립은 선수의 병력의 활용폭에 따른 것보다 초중반 빌드선택에 대해서 큰 영향을 미치는데
스타일이 다양하다 라는 말은 다양한 빌드와 운영법을 무리없이 소화해낼 수 있다는 것이 더 가깝지 않나 싶다.
스타일을 완전히 지워버리는것
다시말해 모든 빌드와 운영법을 자연스럽게 구사해낼 수 있는 선수야 말로 스타판에서 가장 완성된 스타일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한다.
물론 스타일을 완전히 지워버린다는 것은 무협소설에서나 나올듯한 무형검(無形劍) 혹은 심검(心劍) 경지같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겠지만 만류귀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끝까지 가다보면 결국 한 길에서 만나는 것이 이치 아니겠는가.
'꼼딩'이라는 별명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이영호 선수의 데뷔초 플레이는 매우 영악하기 그지 없는 선수였다.
첫 개인리그에 올라와서 치즈러쉬를 성공 시킨 뒤 해맑은 웃는 저 표정을 보라.
http://www.fomos.kr/board/board.php?mode=read&keyno=71376&db=mania&cate=002&page=1&field=title&kwrd=이영호
게스히터- 이영호 by.ems
2년전 이영호가 처음 스타리그를 우승했을때 이영호를 지켜본 어느 스덕이 쓴 글이다.
내용도 길지않고 재미있는 글이니 못보신 분들은 클릭하셔서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간단히 요점만 추리자면 이영호는 상대 스타일과 맵에 맞게 플레이를 철저하게 맞춤으로 짜오거나 유도시켜서 상대를 무너트리는 선수였다.
물론 당시에도 모든 테란들중 세손가락안에 들 수 있는 최고의 기본기와 위기대처능력 빠른 판단력등이 매우 돋보였으나 이영호는 철저하게 상대 플레이를 자신의 울타리에 가두고 그것의 테란의 특성을 절묘하게 살려...아니 상황에 맞게 빌드빨을 극대화 시켜서 승리를 추구하였다. 영리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온몸으로 아우라를 뿜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플레이에는 몇가지 약점이 생기는데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변수가 많아질때 개스히팅의 위력 역시 낮아진다. 예를들어 맵이 자신의 종족(테란)에게 지렁같다면 상대 플레이를 예측해서 알아내도 대처법을 마련하기 힘들어지고 상대의 기본기가 자신과 얼추 비슷하다거나 운영에 빈틈이 없다면 좀 처럼 타이밍을 잡을 공간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스히팅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또 상대플레이를 예측해서 과감한 빌드를 질렀는데 상대가 그보다 더 한 노림수를 들고 나와서 잡아먹힌다면 참 허무한 결과를 낳는다. 물론 게스히팅이 아예 무용지물이 되는것은 아니지만 수싸움과 판짜기만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예측불허의 상황에서는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압도적인 기본기로 상대의 모든 스타일을 지워버리는 것이겠지만 그게 스타판에서 가능한 일이겠는가.
많은 게이머들은 자신의 장점을 살릴 것인가 혹은 단점을 보완할 것인가에 대해서 끝없이 고민한다.
물론 장점을 아예 버리고 단점부터 메꾸자는 아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것은 아니다. 장점과 단점 중 어느것에 좀 더 생각과 연습을 투자해서 운영을 이끌지 고민하는 것 이다.
이영호는 연습생시절부터 실력면에서는 어떤 정상급 프로게이머보다 꿀리지 않다고 자신감을 가졌다.
생각만 하면 생각대로 다 되는 세계정복을 꿈꾸는 소년이였다.
그리고 데뷔이후 약 일년만에 우승컵을 거머쥐며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개인리그 우승이후 이영호의 재능과 노력도 총알이 우수수 쏟아지는 개인리그의 정글에서 순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우승자라는 칭호는 명예롭다.
우승을 하게 된다면 장점이 단점보다 수백배는 많지만 우승자가 가지는 부담감도 존재하고 전보다 가혹해진 다른 경쟁자들의 과도한 집중견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영호는 지금은 팀동료인 박지수에게 완벽히 스타일이 읽히면서 정벅을 당했다.
이제동을 위시로한 저그들의 집중포화를 맞으며 개인리그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우승이후 개인리그에서 한상봉,박찬수,김준영과 치뤄진 개인리그 3전제에서 무릎을 끓는다.
설상가상으로 스타리그 16강에서 3저그조를 뚫어내지 못한 적도 있다.
토스전 또한 테란전 제일 잘하기로 소문난 삼성의 송병구,허영무에게 운영싸움에서 압도당하며 하루 2패를 당했으며 팀의 플레이오프 사활이 걸린 에이스 결정전에서 김구현이 준비한 다크드랍에 속절없이 무너지며 팀의 플레이오프 탈락을 자신의 손으로 결정지었다.
이영호는 분명 우승이후에도 놀라운 경기력과 높은승률을 보여주었지만 프로리그,개인리그 할 거 없이 중요한 승부처에서 덜미를 잡히면서 패배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게 되었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패배한 경기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노림수를 들고 나오면 상대에게 역으로 잡아 먹혔고 상대의 노림수를 방지하고 극후반 운영싸움으로 준비해가면 초중반 빌드,운영에서 벌려진 격차를 끝내 좁히지 못하고 패배하고 말았다.
사실 모든 선수들의 패배의 원인도 저 위에 두가지와 같다.
그러나 실력도 충분하고 자신감도 충분하다고 생각한 이영호가 승부처에서 번번히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자신의 스타일이 상대선수들에게 완전히 읽히고 있다거나 이영호에 대한 대처가 가능해 진 것이다.
이영호는 강한 선수지만 더 이상 상대선수들에게 특별함을 주진 못했다.
실력을 늘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며 수싸움의 가짓수를 더욱 늘리는 것이다.
이 간단하면서도 불가능한것만 같은 일을 해내고야 말았다.
이영호는 득도 했다.
- 이영호가 달라진 점 -
저그전에서 새로운 신빌드를 개발해냈다고 호언장담(그것의 정체는 골리아닉)을 했지만 한상봉과 박명수의 뮤탈에 탈탈 털며 개인리그에서 탈락을 하고 만다.
이영호의 저그전중에 첫번째 각성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대로 MSL 서바이버 조일장전에서 보여줬는데 선팩토리 운영을 접고 이영호가 뮤탈에 대처하기 위해서 들고나온 운영은 배럭타이밍을 앞당겨 초반 마린생산에 힘을 준뒤 첫 뮤탈 견제를 멈추게 하는 기술이였다.
흔히들 '엇박자 마린 진출'이라고 표현한다.
복싱에서 가드 기술은 블로킹,슬리핑,가딩,피닝,더킹,위빙,사이드스텝핑,록어웨이,클린칭 등이 있다.
이중에서 블로킹과 슬립핑 가딩 피닝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겠다.
먼저 블로킹(blocking)이란 펀치를 가하는 상대방의 펀치가 자기 급소에 맞기 직전에 저기의 손이나 팔꿈치 어깨 등으로 받아서 먹는 방어법이다. 보통 저그들이 빠른 2햇 뮤짤을 쓸때 마린이 터렛심시티와 함께 뮤탈 동선을 예측해서 일점사 컨트롤을 한다거나 발키리 백샷 같은뮤탈을 막는 플레이등이 기본적인 블로킹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테란의 뮤짤 방어는 강력한 블로킹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해 왔고 실제로 많은 선수들이 저그의 뮤짤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빌드나 운영법을 연구해 왔다.
정명훈이 테저전 트랜드의 새바람을 일으킨 선팩토리이후 다양한 운영법도 효과적으로 뮤짤을 블로킹하고 카운터를 날리기 위한 운영법이라 볼 수 있다.
가딩(guarding)이란 상대방의 펀치를 중도에서 공중 분해시켜 버리는 방법을 말하며 피닝(pinnig)이란 펀치를 가하려는 상대방의 손을 알아채고 먼저 손을 뻐쳐 밀어붙이든가 눌러버리는 방법을 말한다.
이영호가 들고나온 마린의 엇박자 진출은 복싱에서 가딩과 피닝의 기술과 닮아있다.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뮤짤공세에 시달리면서 피해도 입고 경기의 주도권도 뺏기는니 차라리 빠른 마린 진출로 상대의 첫 뮤탈 견제타이밍을 깨트려 놓자 인데 조일장전(단장의능선)처럼 상대 뮤탈을 중간에 만나서 서로 소모시키면서 가딩의 역할을 하거나 한상봉이나 박명수 전처럼 상대방의 뮤탈과 자신의 바이오닉 부대가 앨리전형식으로 크로스 카운터처럼 들어가거나 땡스팀으로 재미를 보는 피닝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기술이 가능하게 된 것은 본인이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눈치' 덕분인데 어떤 상황에서라도 상대의 펀치의 궤적과 움직임을 꽤 뚫고 있기때문에 상황에 맞게 블로킹과 가딩 피닝을 번갈아 쓰며 저그들의 뮤짤 공세에서 자유롭게 되었다.
물론 전 보다 뮤짤에서 자유로워진 맵의 변화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
맵때문이건 실력때문이건 저그들 역시 최근 1~2년간 트랜드였던 빠른 투가스 뮤짤 운영으로는 힘들어지다는걸 깨닫자 기존의 3해처리 운영과 선럴커 운영을 적극적으로 섞어쓰면서 패턴의 다양화를 추구했는데 딱 한사람만 빼고 이영호에게 모두다 격파당했다. 그리고 레이트메카닉이라거나 다수공업탱크쌓기 등 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SK테란 체제는 이영호의 후반 저그전 운영의 완성도를 높혔다.
어차피 예나 지금이나 이영호 저그전 후반을 제대로 견딜 저그는 한사람 밖에 없다.
토스전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추구했다.
이것은 공방테란의 우민의 눈으로서는 캐치하기가 어려운 것들인데 조심스럽게 추측하자면
새롭게 토스전에서 터득하게 된 운영이 세가지 정도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하나는 배럭 더블빌드의 초반최적화
다른 하나는 원팩트리플 운영의 최적화
마지막은 인터뷰에서 밝힌 다수 마린을 동반한 초반 타이밍러쉬다.
토스전 배럭더블 운영은 이영호 뿐만 아니라 많은 테란들이 현재 적극적으로 쓰고 있는 빌드인데 배럭더블은 토스의 생더블을 했을시 자원격차의 차이를 줄일 수 있고 토스의 본진플레이 역시 최적화된 벙커수리신공으로 버텨낼 수 있다.
본진에서 2팩을 빠르게 올려서 트리플 커맨드를 안전하게 활성화 시킬 수 있는 투팩트리플 최적화 업테란 운영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고 러쉬거리가 가깝고 상대가 테크/확장 플레이를 선택했다면 팩토리를 폭발시켜서 타이밍러쉬를 선택할 수도 있다. 기존의 원팩더블에서 좀 더 개량된 테란의 새로운 신 정석 플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두번째는 원팩트리플 운영의 최적화인데 원팩트리플 운영은 2인용맵 혹은 안드로메다나 메두사같이 2+1 미네랄 멀티지역이 있는 맵에서 자주 쓰이던 운영이다. 물론 2+1맵이 아니더라도 쓸수 있긴한데 방어범위가 넓어지면 소수터렛과 팩토리가 폭발하기 직전에 적은 지상군 병력으로 토스의 타이밍러쉬라거나 패비터리콜 셔틀게릴라 등을 커버하기가 어렵다.
원팩트리플 운영은 빠르게 자원을 폭발시켜서 기존의 업테란과 비슷한 형태로 벌쳐를 돌려가며 풀업을 맞추고 반땅싸움을 유도하는 방식이 있고 최근 이영호나 박지수가 보여준 것처럼 빠르게 트리플 커맨드를 활성화 시켜서 업그레이드 대신 빠르게 팩토리를 폭발시켜 많은 물량과 회전력 소모전으로 토스의 질럿/드라군 비율을 깨트리고 힘으로 떄려잡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다수마린 타이밍러쉬는 러쉬거리가 가깝고 토스가 빠른 더블이 아닌 본진플레이로 출발했을때 다소 조건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카드로 보이는데 타이밍도 타이밍이지만 소수교전컨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다수마린이 데미지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맡으면서 테란이 좀 더 유리한 조건에서 싸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나머지는 이영호 본인의 감각과 교전컨능력에 승부를 맡기는 운영이다.
중요한 것은 이영호의 토스전 빌드들이 서로 얽히고 묶여서 토스에게 끊임없이 이지선다 삼지선다 식으로 예측을 강요하고 수싸움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전진배럭으로 출발했을 경우 토스의 생더블을 겨냥할 수 있고 생더블이 아닐 경우엔 마린을 두기 정도 뽑으면서 본진입구로 돌려놓은뒤 마인업더블이나 시즈업 더블 이후에는 원팩트리플이나 투팩 트리플로 전환할 수 있다.
배럭더블의 경우에는 다수팩타이밍러쉬,업테란,다수팩 1/1업타이밍러쉬로 삼지창을 찌를 수 있다.
초반 (4~6마린)fd로 출발했을 경우에는 무난한 원팩트리플이나 투팩트리플 운영을 타거나 다수마린을 생산해 초반 타이밍러쉬를 찌를 수 있다. 여기에 빠른 스타포트 운영까지 가미되면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어느 만화에 나오는 7단변신사슴처럼 다양한 스타일을 몸에 지니게 되었다.
어제와는 다른 빌드를 선보이고 승리할때마다 이영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 오늘 본인이 한 운영이 얼마 전 전태양이 선보인 운영 아닌가?
▲ 내가 많이 선보였던 운영 중 하나였던 것 같은데 내가 그 경기를 팬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사실 내가 갖고 있는 여러 운영 방식 중 하나다.
이영호는 다시 인터뷰에서 말한다.
- 최근 빌드 선택 능력이 좋은데, 예측력이 좋아진 것인가?
▲ 예측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상대보다 더 많이, 높은 위치에서 생각을 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하다보니 다전제 능력이 좋아지는 것 같다.
이것은 허세가 아니다.
단순히 기세가 좋아서도 아니다.
진짜 실력이다.
이런 실력을 보유하게 될때까지 이영호의 수 많은 시행착오와 수백번 수천번의 깨달음
그리고 감히 상상조차 할 수없는 끝없는 연습량과 더욱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끝없는 열정과 향상심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가장 경악스러운건 이영호는 현재에 실력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영호는 이 시간에도 발전해 가고 있는 중이다.
- 이영호의 미래 -
세계 3대 테너로 손꼽히는 플라시도 도밍고와 호세 카라레스는 라이벌이면서 앙숙이였다. 도밍고는 스페인의 마드리드, 카레라스는 카탈로니아 출신인데, 카탈로니아는 마드리드의 식민지 통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쟁 중이었다. 때문에 카레라스는 도밍고와 같은 무대에 서지 않았다.
그러던 1987년, 카레라스에게 백혈병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왓다. 카레라스는 공연을 중단한 채 치료에 전념했는데, 막대한 치료비 떄문에 재산이 바닥나고 말았다. 육체적, 경제적으로 절망에 빠졌을 때, 한 줄기 빛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마드리드에 허모사 재단이 세운 백혈병 전문 병원이 있단느 것이다. 카레라스는 그곳에서 무료로 치료받고 극적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카레라스는 꿈에 그리던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었다.
명성을 되찾은 카레라스는 허모사 재단에 보답하기 위해 회원으로 등록하려다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재단 설립자가 도밍고였던 것, 도밍고는 카레라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세웠을 뿐 아니라, 그가 도움을 받고 자존심 상할까봐 설립자가 자신임을 숨겼다. 깊은 감동을 받은 카레라스는 도밍고의 공연장을 찾아갔다. 그리고는 관객이 보는 앞에서 무릎끓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자 도밍고는 카레라스를 힘껏 껴안았다.
며칠 뒤 기자가 도밍고에게 왜 카레라스를 도와주었는냐고 물었다. 도밍고는 말했다.
"그의 목소리를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선수들과 팬들에게는 평생의 라이벌이자 둘도 없는 앙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와의 복수전이 눈앞에 와있다.
이영호의 가장 큰 동기부여는 승리를 위한 집념이겠지만
이제동은 이영호의 게이머 인생에 있어서 매우 큰 자극제다.
따라잡아야할 눈앞의 목표이기도 하고 최강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서야할 통과점이기도 하다.
우리가 스타크래프트를 보는 매력은 최강을 위한 도전하는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최강의 칭호를 앞에두고 싸우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을 두근두근하게 만든다.
무술(武術)의 무(武)는 문(文)의 상대 개념으로 무력이나 무기등
폭력의 의미로 쓰이지만, 한자를 풀어보면 창 과(戈)와 그칠 지(止)가 합쳐 창, 즉 무기를 멈추게 한다는 뜻이다. 진정한 무는
폭력을 쓰는 것이 아니라 멈추게 하는 것. 이소룡의 절권도 역시 주먹을 멈추게 하는 무술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제동이 지금껏 써내려간 파괴의 길을 이영호가 멈추고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길 기대한다.
물론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제동이 무조건 결승에 올라온 다음에
이영호가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이겼으면 x100 좋겠다.
155~220, 자는 맹덕, 패국 초현 출생
그에게는 여러가지 재능이 있었지만
그중 으뜸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었다.
실제로 그는 누구보다도 많은 실패를 겪지만
그때마다 다시 일어선다.
이영호는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패배에서는 반드시 원인을 찾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더욱 강해진다.
이것이야 말로 이영호가 가진 가장 뛰어난 능력이 아닐까
이영호를 이기고 싶다면 강해져라.
이영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