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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14 12:01:37
Name 블레이드
Subject 담나티오 메모리아이 (기록말살형)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보면
로마에는 '담나티오 메모리아이'라는 형벌이 나옵니다.

(물론 시오노 나나미에 대한 비판도 많이 있지만, 어찌됐건 이 제도는 사실인 듯 싶고, 제가 접한 곳이 위 책이 전부인지라..)

우리 말로 하면 기록 말살형 정도로 번역됩니다.

이 기록 말살형에 처해지면 다음과 같은 조치가 취해집니다.

1. 유죄 판결을 받은 황제의 조상은 모두 파괴
2. 모든 공식 기록, 비문, 통화에서 당사자의 이름을 삭제
3. 그 황제의 자손은 대대로 '임페라토르'를 사용할 권리를 박탈
4. 황제의 치세 중에 이루어진 잠정조치는 모두 폐기

쉬운 이야기로 한 사람에 대한 역사적 모든 기록과 흔적을 지워 역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인물로 만들어 버리는 조치인 것이죠..

명예를 중요시여기고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보다 중한 형벌은 없습니다.

승부조작에 대한 검찰결과가 거의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형사상 처벌이든, 협회차원의 처벌이든... 처벌이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어떻습니까?

무엇보다도 순수해야 하고, 공정해야 하는 e-Sports 특성상,

그 진정성과 순수함을 더럽힌 범죄행위에 대해 가장 적합한 처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도 팬들에 의해서 내릴 수 있는 형벌이 아닌가 싶네요.

그로 말미암아 다른 게이머들에게 일벌백계의 효과를 취할 수도 있으며,

(이미 더럽혀진 모습이지만) 이 판 자체의 순수함을 지켜가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것 같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그렇게 된다면.....

참 많은 것들이 어색해지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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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ked_In
10/05/14 12:11
수정 아이콘
승부조작 연관 전과 후는 다른 사람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암울한 종족과 동시대의 최강자들, 자신을 죽이기 위한 맵들을 이겨내고 시대와 역사의 최강자에 등극한 불굴의 게이머와
정이 되었건 돈이 되었건 수십판이었건 단 한판이었건, 명예의 승부와 영광의 승리를 바라는 순수한 팬들을 기만한 게이머는
믿고싶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도 큰 간극이 존재하네요...

모든 걸 얻었지만 다시 모든 걸 잃었던 인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치욕과 몰락의 역사는 존재함으로서 후대에게 가르침을 남기게 되겠죠.
10/05/14 12:11
수정 아이콘
고민입니다. 후에 벌어진 죄를 빌미로 소급해서 과거의 행적까지 지우는게 합당한가? 라는 질문을 사태가 터지고 나서부터 스스로(이러한 주관적인 결정은 말그대로 스스로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에게 관련글을 볼 때마다 질문해오는데 계속 답이 바뀌고 왔다갔다합니다.
10/05/14 12:24
수정 아이콘
기록삭제해야죠
루크레티아
10/05/14 12:32
수정 아이콘
저도 이걸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대로 써주셨네요.
프로의 판에 남는 것은 오로지 커리어 뿐...무엇이든 전부 다 없어버려야 합니다..그 선수들이 있었던 사실 조차도 잊어버리게...
10/05/14 12:35
수정 아이콘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확히 '언제, 어떤 경기부터 어떤 경기까지 조작한 것인가'가 확실하지 않으니까요. (일반인에겐 공개가 안되겠죠) 어렴풋이 이러이러한 경기를 조작했겠구나 예측만 할 수 있을 뿐. (모든 경기를 조작했을리는 없고.) 그렇다면 아예 선수 기록 자체를 삭제해버려야 하는데, 그러면 전직 선수들의 기록은 어떻게 될까요? 은퇴 후에 조작에 브로커로서 활동했다면 선수로서의 기록은 어떻게 해야할지.
10/05/14 12:42
수정 아이콘
무척 중대한 일이고 엄히 다스려야 하는 일이 맞긴 한데... 제가 그 플레이에 열광하고 빠져들었던 시간이 무의미해진다는 게 너무 안타깝네요. 그때는 그런 것과 무관한, 정말 팬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는 선수였는데..

면죄부를 주자는 건 아닙니다. 그냥.. 제 추억들이 빛바래는 게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나는누구
10/05/14 12:52
수정 아이콘
본좌 목록에서는 마땅히 삭제해야겠지만, 승부조작 경기는 논외로 하고 그 외의 경기들에 대해선 실제 있었던 경기를 없었다고 치는게 말이 될까요? 그당시 그 선수와 경기했던 선수들은 무슨 죄로 자신들이 한 경기가 기록에서 사라져야 된다는 건지....... 어찌됐든 그 경기들의 당사자는 프로게이머들인데 팬들이 마음대로 없앨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 기록삭제로 인한 이스포츠 역사의 공백도 너무 커서 그 선수가 우승했던 대회는 그 대회자체가 사실상 없었던 것 취급받게 될테고요. 그 대회 참가자와 스폰서는 뭔 죄라고...... 또 결정적으로 공식적인 기록의 관리주체는 팬이 아니라 협회나 방송사일테니 애당초 경기기록의 삭제는 불가능하겠죠. 그냥 스타팬들 사이의 불문율인 본좌공식에서 제외시키는 정도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또 적절한 조치라 생각됩니다. 중요한 건 그 게이머의 명예를 박탈하는 거니까요.
개인적으로 역사적 의미의 기록말살형이란 형벌은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되네요. 기록말살형을 행사한 주체에게 마음대로 기존의 역사를 마음대로 창조할 권한을 주는 거나 마찬가지인 형벌이라 생각됩니다. 그 정도로 행적이 나쁜 자라면 마땅히 역사에 남겨 미래의 본보기로 삼아아죠. 우리나라에도 있는 누구처럼.......
10/05/14 13:03
수정 아이콘
아픈부분,지우고 싶은 치부까지도 모두 기록해야 하는게 역사입니다.

승부조작 선수들의 모든 기록을 말살하고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만들면 이 판의 순수함이 지켜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으시다고요?
오히려 그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가 그런 행동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마재윤선수가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더러운 행동을 했고,그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것에는 100%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그 방법이 기록말살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장군보살
10/05/14 13:52
수정 아이콘
당연히,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 시작은 방송사가 할 것입니다. 방송사에서 이미 그와 관련된 공식 경기언급을 일절 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그가 나온 경기를 재방송으로 틀어주는 일도 당연히 없을 것입니다. 역대 우승자 영상에도 이미 그를 배제하고 내보내지 않았나요? MSL에서는..
그렇게 지워지고 사라질 겁니다. 그래도 그 시절을 본 사람은 그를 계속 기억할 수 밖에 없지만요.. 팬들의 입장은 다르지만, 일단 협회와 방송사에서부터 그를 지워나가겠죠. 이미 시작했는지도 모르겠구요.
10/05/14 15:23
수정 아이콘
공식적으론 없는 존재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들의 기억 속까지 없앨 순 없겠죠. 그만큼 스타판에 너무나 큰 영향력을 끼친 선수니까요.
그리고 기록을 삭제하는 것은 치부를 숨기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원피스에 나오는 공백의 역사인가요? 우주배MSL부터 신한은행 시즌3 까지
의 역사는 존재하지 않는게 될까요. 그건 불가능합니다. 설령 그 선수가 최악의 행동을 했더라도 그가 이룬 업적은 변할 수 없습니다. 변할 수
있는건 최악의 행동과 관련된 것 뿐입니다. 누가 뭐라해도 그 선수가 4회 우승을 했고 수많은 기록들을 남긴 것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삭제가 아니라 은폐 혹은 망각뿐입니다.
하지만 저는 절대로 잊을 수 없을꺼 같군요. 이번 사건도 사건이지만, 06년 겨울의 찬란했던 기억은 제 인생에 소중한 시간이었으니까요.
BoSs_YiRuMa
10/05/14 17:21
수정 아이콘
사람이 사람에게 가장 정이 떨어질때는 믿었던 무언가가 깨질때입니다.
저 시기에 마재윤이라는 존재는 모든것을 믿게 해주었겠죠.(팬들의 반응을 보자면 이루 말할수 없이 충격이라는 반응이니까요)
그러나 역사속에서 그를 지울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희대의 유태인 살인마였던 히틀러도 역사에 남아있고, 우리나라를 반으로 갈라버린 수장이었던 김일성도 역사에는 남아있습니다.
9.11테러의 주체조직인 알카에다도 역사에 남아있고, 더 길게 올라가자면 일본에 우리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과 을사오적도 역사에는 남아있습니다.
나라에 막대한 타격을 준 사람들도 역사에 남아있을진데,이 판의 치부라고 해서 역사에서 삭제하는것은 말도 안된다고 봅니다.
오히려 치부일수록 더욱 더 기억하고 기록해야합니다. 또 다시 그런 일이 재발하는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뛰는 선수들에게도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요.
임이최마율~
10/05/14 17:25
수정 아이콘
기록을 삭제해야되는게 옳다고 봅니다.
사람들의 기억은 유한하지만, 기록은 무한하니깐요..
홍승식
10/05/14 18:43
수정 아이콘
기록은 유지하되 이름만 지우면 되는 거죠
김택용의 3.3 혁명은 유지하되 그 상대선수는 공란이 되는 식으로 말이죠.
신한은행 스타리그 3차 시즌은 있지만 그 우승자는 없는 거죠.
OutOfControl
10/05/14 18:57
수정 아이콘
기록말살형이라.. 저에게는 이성적으로 수긍이 가지 않는 의견입니다.
마재윤선수가 이룬 것은 마땅히 이룬 것이고, 승부조작을 해서 사기죄를 저지른 부분은 말 그대로 그런 것이겠죠.
우선, 승부조작으로 자신이 정상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니, 약물 도핑테스트에 걸려서 메달직위가 박탈당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둘째로는 기록말살은 괘씸죄를 물으려는 감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글쓴 분께서 예로 드신 로마시대의 담나티오 메모리아이로서 유명한 것이 도미티아누스 황제를 이 형에 처한 것인데.. 이 황제에 대한 원로원의 암살이 성공한 이후에 그 동안 자신들의 집단을 압박했던 자에 대한 분노가 법의 형태로 표출되었던 다분히 감정적이고 거친 대처였던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실제 이 이후로 도미티아누스는 공공시설,비석, 의사록 등 모든 기록에서 이름이 지워졌고 그 이후로 명실상부한 폭군으로 분류되어왔지만 에드워드 기번 이래로 로마사 연구가 더 깊게 진행되면서 지금 그 공적을 전보다 더 공정하게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유사하게 글쓴 분 역시 "무엇보다도 순수해야 하고, 공정해야 하는 e-Sports 특성상,
그 진정성과 순수함을 더럽힌 범죄행위에 대해 가장 적합한 처벌이 아닌가" 라는 감성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 기록말살형이라는 이러한 의견은 수긍할 수 있는 의견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업저글링
10/05/14 19:37
수정 아이콘
기록말살 당연한거 아닌가요?

다른 스포츠인 축구를 보자면,
세리에A 의 경우 2000년대 초중반쯤 승부조작 스캔들이 터졌을때가 있었지요.

이때에 04-05, 05-06의 우승은 승부조작 스캔들이 사실로 밝혀짐에 따라
세리에A의 우승의 표식인 스쿠데토를 박탈 당했습니다.
(방패모양의 아마 아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09년 우승팀이 10년에 유니폼에 방패모양의 패치를 달고 뛰죠.)

당연히 부정한 행위를 했다면, 그전의 기록은 없어져야 하다고 봅니다.

물론 단체스포츠와 개인 스포츠의 적용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승부조작이 언제부터 얼마나 시작된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니 참답답하다는....

정말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요?
도대체 뭐가 아쉬워서....
좋은풍경
10/05/14 22:56
수정 아이콘
기록삭제가 맞다고 봅니다.
이 판에 일벌백계가 분명 필요합니다.

말씀대로 기록을 삭제한다고 마재윤 선수가 뛰었던 기억 자체가 사라지진 않겠죠.
그렇기 때문에 기록이라도 지워야 합니다. 기록 삭제는 치부를 감추는 것이 아닙니다. 마재윤이란 이름은 너무도 크기 때문에
기록이 삭제된다고 마재윤을 까먹기 보다는, 오히려, 기억이 나기 때문에 그 처벌이 얼마나 단호한 것인가를 기억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 바로 기록 삭제라고 생각합니다.
The xian
10/05/14 23:38
수정 아이콘
우승자가 연관되었다면 그 우승 기록을 박탈하고 협회나 방송사 등이 마련한 이른바 '명예의 전당'에서도 삭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운동선수로서 혁혁한 기록을 남긴 '피트 로즈'가 여지껏 명예의 전당에 못 들어가고 있는 이유가 무엇때문일까요. 스포츠 도박때문입니다.
그나마 지금 피트 로즈를 복권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도 그 사안이 상당히 오래 됐고 더 이상 현역이 아니니 가능한 이야기죠.

이 경우의 '기록말살형'은 '승패 기록이나 팬들의 기억까지 아예 지우겠다'라는 방식의 말살이라기보다는,
승부조작 및 리플레이 유출과 같은 e스포츠의 순수성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종류의 온정주의나 선처도 없으며 그 누구라도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각인'시키는 말살이겠죠.

더불어 이번 사안에 대해 그런 정도의 조치 없이 e스포츠가 스포츠로서 잘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위험천만한 생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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