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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14 01:56:47
Name 뜨와에므와
Subject 역사의 한 흐름으로 바라보면 안되는 걸까요? (안티 본좌론)

신주영과 이기석이 마련한 태동기를 넘어

임요환이 스타판을 평정(?)했던 그 시절부터 지금 이영호가 '정벅'할 기세를 보이는 지금까지

스타판은 마치 역사책을 보는 것처럼 그렇게 흘러왔다고 생각합니다.

더도 덜도 아닌 딱 적당히 원시적인(?) 시스템, 즉

완벽한 인터페이스와 밸런스가 아니라 '사람이 채우고 극복해야할 영역'이 존재했다는 것이

스타가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도 발전중인 그 영역을 채워넣어왔던 선수들의 투쟁의 기록...그것이 스타의 역사이고 진짜 되짚어봐야할 부분일 것입니다.


누군가가 천하통일을 이루면(이루려고 하면) 바로 기세좋은 신예들이 나타나 난립하고 그 난세를 다시 누군가 정리하고...

그렇게 치열하게 반복되어 온 역사속에서 왜 우리들은 어리석게

고조선에서 통일신라로 점프를 뛰고 남북국과 후삼국은 무시한채 고려시대로 워프를 하려는 걸까요?

왜 중국의 역사를 진한수당송원명청으로 기억하려고 하는 건가요?

그나마도 원나라 청나라는 오랑캐니까 지워야 되고, 수나라는 왠지 쪽팔려서 지우고 싶고...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마재윤 이제동 이영호

왜 이제동이 앞의 네사람과 달리 논쟁적 위치에 설 수 밖에 없었는가...

그것도 이유는 분명해 보입니다.

임요환의 시대, 이윤열의 시대, 최연성의 시대는 있었지만

마재윤의 시대는 일주일천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불필요하게 엄격한 잣대를 가진 사람들에게

이제동은 불운하게도 '이제동의 시대'가 아닌 가장 치열했던 '택뱅리쌍의 시대'의 최강자였기 때문이겠죠.

통일률 maximum 80%... 역사상 최강, 최다의 라이벌의 견제를 받느라 힘들었던 이제동 선수였기에

스타판의 이곳저곳 귀퉁이까지 모두 차지할 수 없었던 이제동 선수는 그냥 '쪼금 불행할' 뿐입니다.

저는 이영호 선수의 팬이지만 왜 이제동과 이영호가 가당치도 않은 본좌론에 휘말려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영호가 현재 독야청청 최종라이벌인 이제동만 남긴 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어서 관심받는 것은 좋지만

이영호가 이번 시즌 통일을 이룬다고 해도 이제동이 가장 치열했던 시대 가장 강력했던 선수라는 사실이 폄하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승횟수, 랭킹... 모든 객관적 자료가 그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임이최마쌍리... 다 좋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라이벌리와 선수들간의 역학관계, 춘추전국시대같은 강자 난립의 시대들 모두가

함께 평가되고 함께 다루어져야하지 않을까요?

임요환이 힘겨웠던 테란의 황제에 오르고, 홍진호가 테란들을 때려잡으며 암울했던 저그의 희망이 되고,

박정석이 가을의 전설을 쓸 수 밖에 없었던 필연성들.

강민이 유보트에서 이윤열에게 GG를 받아내고

스타판의 최종보스가 될 것 같던 최연성이 감히 라이벌이 될수 없었던 저그 박성준에게

완벽하게 패배해야만 했던 그 역사의 흐름.

마재윤이 오래된 체증같았던 스타리그를 정복하고 편안히 고향으로 돌아가

어이없이 허무하게 즉위식 직전 끌어내려져야했고,

2회 우승 후 오랜 슬럼프로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윤열과 박성준이 나란히 골든마우스를 획득할 수 있었던

드라마틱한 역사의 순간들...


스타판은 아직 죽은 역사가 아니라 현재도 기록되고 있는 역사입니다.

누구나 주인공이 있는 드라마를 원하고 보고싶어하지만

역사속의 주인공은 늘 큰 흐름이 바뀌고 일단락이 될 후에야 정해지기 마련입니다.

치열하게 응원합시다. 현재의 순간를.

치졸하게 굴진맙시다. 현재의 역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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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14 02:13
수정 아이콘
본좌론이 사람들에게 널리 퍼지며 현재의 강력한 권위를 가지게 된 것은 뛰어난 대중성에 있다고 봅니다.
본좌론을 알려면, 본좌론을 통해 보는 스타의 역사를 말할려면 단 하나만 외치면 됩니다. '임이최마'
이 얼마나 단순명쾌한 정리입니까? 이보다 스타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는 없습니다. 07년 이후? '임이최마 - 택뱅리쌍'
끝입니다. 택뱅리쌍마저도 본좌론의 안티테제와 같이 자라났습니다. 본좌를 만들어내기 위해 쌓아놓은 07년 이후의 역사이자 이후
반본좌론자들의 새로운 무기로써.
물론 단점도 큽니다. 그것은 글쓴이 분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임이최마로 압축된 스타의 역사는 제대로 된 역사가 아니란 것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e스포츠를 모르는 사람에게 처음 스타의 역사를 가르쳐줘야 한다면 맨 먼저 말하게 될 것은 임이최마일 것입니다.
그것이 본좌론이 지닌 가치이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악영향을 메꾸는 역할은 매니아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키아토
10/05/14 02:27
수정 아이콘
본좌론은 스포츠가 성장하기 위한 하나의 시한부적인 토대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스포츠는 다극화적인 구도로 진행될 수 밖에 없으며, 그것이 좀 더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으게 되죠. 택뱅리쌍이라는 이름으로 그런 춘추전국시대가 다가오는가 싶더니만 다시 또 리쌍으로 압축되고, 이 선수들 간에 치열한 본좌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후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지금 분위기라면 어쩔 수 없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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