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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5/13 22:56:08 |
Name |
believeitornot |
Subject |
결국 유리함은 이영호에게 있습니다. |
오늘 윤용태 선수를 압살하면서 드디어 전대미문의 2연속 양대리그 동시 결승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었네요, 이영호 선수.
먼저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또한 이런 업적을 이루기까지 흘렸을 땀과 그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경기를 보시면서 이미 마음속으로 "본좌는 이영호다, 혹은 이영호는 본좌다." 라는 생각을 하신 분들이 계실 것 같네요.
그만큼 오늘도 역시나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영호 선수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아마도 유일한 선수, 이제동 선수의 팬분들께서는 당연히 이영호가 본좌라는
주장에는 강경히 반대를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누가 본좌냐?" 라고 묻는다면, "아직까지 본좌는 없다, 혹은 잘 모르겠다." 라는 대답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누가 앞으로 본좌가 될 것 같냐?" 라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이영호가 본좌가 될 것이다." 라고 대답하겠습니다.
포스니 뭐니 하는 주관적인 개념들은 차치하고 순전히 눈에 보이는 기록들로만 이야기해보죠.
이영호 선수가 이제동 선수에 비해 기록적인 면에서 앞서 있는 부분은 100전 승률과 2연속 양대리그 동시 결승 진출 입니다.
이제동 선수가 이영호 선수에 비해 앞서 있는 부분은 (5전제)상대 전적과 역대 개인리그 우승 횟수 이겠죠.
(자잘하게 꼽자면 더 있겠지만 논의를 간단하게 하기 위해서 굵직굵직한 것만 꼽았습니다.)
1~2년 안에 이영호, 이제동 선수를 능가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두 선수 중 어느 한 선수가 상대의 기록적인
우세함을 넘어선다면 설사 나중에 폼이 조금 떨어진다 하더라도 본좌로 인정받을 것입니다. 기록적인 면에서 모두 앞선다면
안티들 조차도 상대를 부정할 수 없을테니까요.
그렇다면 결국 이영호 선수가 본좌가 되기 위한 조건은 이제동과의 (다전제)상대 전적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고, 또한 이제동보다
더 많은 우승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이제동 선수가 본좌가 되기 위한 조건은 100전 승률을 최소한 80% 이상으로
기록하는 것과 2연속 양대 리그 결승 진출을 해내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더 가능성 있을까요?
아무래도 이영호의 조건이 더 가능성 있습니다. 그렇기에 본좌가 되기 위한 경쟁에서의 유리함은 결국 이영호에게 있습니다.
이영호의 조건이 더 가능성 있다고 주장하는 가장 큰 근거 중의 하나는 이영호가 이제동보다 908일(대략 2년 6개월) 정도
늦게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하지만 프로게이머에게 있어 나이는 절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슬픈 이야기지만 프로게이머로서 나이가 작게는 21, 많게는 24 이상이 되면 더 이상 "크게" 발전하기는 힘들다고 봐야겠죠.
이영호 선수 올해 19살입니다. 이제동 선수는 21살이고요. 이런 상황에서
이영호 선수가 이제동 선수와의 (다전제)상대 전적을 뒤집으면서 이제동 선수의 우승횟수보다 더 많은 우승을 기록하는 것과,
이제동 선수가 2008년부터 이어온 전성기를 더 연장하여 더 어렸을 때에도 이룩하지 못했던 100전 승률 80% 이상을 기록하면서
2연속 양대리그 동시 결승 진출을 이룩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가능성 있을까요?
아무래도 이영호 선수의 조건이 더 수월하지 않겠습니까.
이영호 선수도 이제동 선수 만큼이나 성실하고 꾸준하기 때문에 적어도 이제동 선수보다 1~2년은 선수 생활을 길게 할 것이라고 보면,
이영호 선수가 이제동 선수의 우승횟수를 따라잡는 일은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또한, 선수의 실력이 언제까지고 최정상급일 수는
없기에 이제동 선수에게도 언젠가는 하향세가 온다고 할 때, 이영호 선수에게 충분한 기회만 주어진다면 (즉, 이제동 선수와의 매치가
충분히 많이 성사된다면) 이영호 선수가 상대전적을 뒤집는 것도 가능성이 꽤 크다고 봅니다. (물론 이영호 선수에게도 언젠가는
하향세가 오겠지만, 아무래도 더 어리니까 더 늦게 오기 쉽겠죠.)
반면 이제동 선수의 조건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만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100전 승률 80%도 해내기 벅찬
기록이지만, 2연속 양대 결승 진출은 정말이지 어디 뭐 꿈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둘을 동시에 해내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이틀 연속으로 치뤄내야 하는 다전제가 몇 번입니까. 그 와중에 프로리그에도 나가야 하고; 잠은 언제 자고
밥은 언제 먹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출전하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이뤄낼 수 있는 기록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어쩌다 보니 이 어려운 걸 해낸 이영호 정말 대단하다로 글이 마무리 되는 것 같은데;
아무튼 제 글의 핵심은 이영호와 이제동이 기록적인 면에서 어떤 우위를 가지고 있나를 생각해 볼 때에,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기록을
뛰어넘어야만 본좌가 될 수 있다고 했을 때, 결국 이제동 보다는 이영호가 본좌에 더 근접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사과와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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