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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28 07:33:06
Name 비형머스마현
Subject 요즘 그분의 경기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테란의 앞마당에 럴커 몇 기만 박아 놓아도 탱크 없이 진군을 못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마린으로 하여금 럴커를 공격하게 하면
마린은 얼마 싸우지도 못하고 몰살을 당하니까요. 당시의 프로게이머라 불리던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였어요.
테란의 초고수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극소수였지요. 그럴 때 그가 등장했어요.

탱크가 없는데 마린 메딕만으로 진출해서 3-4마리의 럴커를 스캔 한번으로 별 피해 없이 다 잡아 버리는걸 보고 사람들은 놀랬어요.
당시엔 그게 입스타였겠죠? 근데 그걸 실현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중앙 힘싸움이 대세인 시절에 어느 타이밍 이후에
자기 본진에서 파이어벳이 등장해서 일꾼을 몰살 시키고 있어요. 그때 부터 정찰이 꼭 상대방의 본진만 정찰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은 알게 되었어요. 지금은 누구나 다 할줄 알고, 심지어 공방 양민들조차 생각해낼 수 있는 그런 전술적인 움직임들..

그것을 처음 보여준 사람이에요. 아시죠? 이미 만들어져 있는 걸 따라하는 것은 매우 쉽지만, 없는 걸 창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

저그가 판치고 프로토스를 만나면 전전긍긍해야 되는 그 시절에 그는 등장했어요.  그리고 남들이 하지 않는 방법으로 그는 그 시대를 압도
해버렸어요. 사람들은 당시 그가 보여준 화려한 플레이에 포스를 느끼지 못했겠지만, 당시 그를 상대해야 되는 게이머에게는 최악 아니었을
까요? 갑자기 자기는 평생 당해보지도 못한 방법으로 경기를 매번 패해야 했으니까요. 그는 프로토스전의 승률도 높았지만, 저그전의 승률
이 압도적으로 높았어요. 아참, 보통 본좌들은 역상성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도 불구하고 그의 저그전 승률, 그리고 저그만 줄
창   만난 그의 전적은 특출나기도 해요. 그의 저그전 전적만 다른 종족전에 비해  너무 많은 걸 가지고 따질 수도 있겠지만 .. 아시자나요?
당시엔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저그 였는걸요? 저그가 제일 강했으니까요 ..

하지만 이 판은 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그도 최강자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어요. 어느 순간 게임에만 열중하던 청년은 E스포츠의
아이콘이 되어 이 판을 홍보 할 수 있는 곳이면, 연습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홍보하러 다녔어요. 천재형이라기 보다 연습형이었던
그의 성적은 점점 바닥으로 내려 가고 있었어요. 남들은 퇴물이 되었데요. 슬럼프래요. 이제 그가 도저히 정상의 자리를 밟지 못할거래요.
그런데 그는 그걸 무시하기라도 한듯,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꼭 한번씩은 결승전이라는 무대를 밟았어요. 2006년 군대 입대하기
전까지도 테란 최강자의 논쟁에서 빠지지 않았어요. 본좌 마재윤에 대항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대항마 중 하나였어요. E스포츠에서
가장 연령이 높았던 프로게이머인 그가 말이에요.

전 2005년 부터 그의 팬이 되었어요.  그를 포함한 그와 높은 곳에서 자주 싸웠던 4대 천왕의 전성기를 실제 방송 으로 공유하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 아쉬울 정도에요.

그런데.. 뭐랄까.. 더 행복해요. 비록 그가 전성기처럼 누굴 만나도 화려한 플레이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지지 않
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정형화된 플레이로 양산형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이후에도 그의 경기만큼은 다르다는 것을 2010년 까
지도  저에게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최근의 임진록 이후 그의 경기를 보기가 너무 힘든 것 같아요. 그와 그의 제자가 키워 놓은 사람과 다른 선수들이 워낙 잘하니
이 판에서 가장 연령이 많은 그는 어쩌면 나오지 못하는 것도 당연할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부쩍이나 그의 경기가 보고 싶어요. 피시방 예선에서도 결승에서 2:1로 지는 모습을 보면 아직 그의 경기력이
그렇게나 녹슬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그래서 더욱 아쉬운 것 같아요.

특히나 요즘 처럼 이 판이 불안 불안한 이 시기에 순수한 열정만으로 게임을 위해 배고픔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 시절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그의 경기가 너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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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글 처럼 피시방 예선 결승에서도 2:1로 왠만하면 지는 임 선수를 보면 그의 경기력이 생각보다 못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한번쯤은
너무 경기석에 앉아서 경기 하는 것을 보고 싶은 팬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선수들의 경기를 봤지만, 항상 뭔가 기대가 되는 경기는 아직
임선수의 경기 말고는 없기 떄문입니다. (다른 선수들을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 팬이니까요 ..)

특히나 이판이 요즘 갖가지 말이 많은 만큼, 정말 임선수를 비롯한, 당시에 쇼파 같은데서 짜투리 잠을 자며, 컵라면을 먹고, 상금을
팀운영에 보태야 할 만큼 고팟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 만으로 이 판을 키워냈던 올드 선수들이 분발했으면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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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28 08:52
수정 아이콘
후....이 글 보니까 진짜 임선수 너무 보기 힘들다는게 느껴지네요..
제가 06년에 군대에 갔는데 그때 공본 전산실로 요환선수 오셔서...짬 안될 때 일욜날 천주교회에 오셔가지고...
볼 기회도 있었는데....그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보기 힘들어질거라 생각은 못했어요..
군대 가기 전만 해도 요환선수 그래도 스타리그 16강은 단골이었고...성적도 그정면 꾸준하고 준수했죠.
뭐랄까 군대 가기전이 스타판의 외적이라고 해야하나...모든게 절정이 아니었나..그런 생각도 들곤 해요..ㅜ_ㅜ...
확실히 군대에서 실전경험을 그래도 유지했다고는 하지만....확실히 2년의 공백은 엄청난거구나 란 생각도 드네요.
어떻게 그 기점을 정정으로 보기가 이렇게나 힘들어질 수가 있는건지..에휴...............
진짜 임선수가 스타리그 올라가는 날이 오면 좋겠지만..이제는 좀 힘들지 않을까.......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대로 은퇴나 코치 전향해도 이상할게 없는 것 같아요..정말..ㅜ_ㅜ..
아니면 스타2로 전향이나..킁..ㅜ_ㅜ..
드래곤플라이
10/04/28 09:23
수정 아이콘
아마도 이번 스타리그 예선이 마지막일거 같습니다.
박용운 감독이 야속 하게만 보이지만....대조적으로 김양중 감독 은 요즘들어 올드들을 많이 쓰네요
스타일리쉬한 선수들은 가뭄이고 올드들도 안보이고 스타판은 휘청하고....이럴때 그분이 나와서좀
재미를 줘야 하는데요 ....
피바다저그
10/04/28 09:24
수정 아이콘
요즘 걱정은 다음예선에도 똑같은결과가 나오면 제풀에 지쳐서 포기하는건 아닌지 걱정이되네요..
그래도 워낙 굳건한 선수니깐 잘하리라 생각되네요..
모든 올드들의 선수주자가 되길 바라며..
10/04/28 09:35
수정 아이콘
결국은 본인이 잘해서 개인리그 예선을 뚫거나 프로리그 엔트리에 드는 방법 말고는 길이 없을듯. 결혼 준비가 엄청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일인데 다 챙겨가면서 하기는 쉽지는 않을 것 같네요.
임이최마율~
10/04/28 09:44
수정 아이콘
요즘 T1의 경기들을 보면...그분께서 오셔서 경기하는게 훨씬 좋을것 같은 느낌입니다..
붉은악마
10/04/28 10:43
수정 아이콘
T1 경기보면 요즘 썩 잘 나가는게 아니라서..저그전만큼은 한번 보고 싶긴 한데..계속 못나오는거 보니...내부경쟁이 안되나..이런 생각도 들고....5월달 개인리그 예선이 앞으로 게이머생활 향방을 가르긴 할거 같네요. 30대프로게이머 여러번 말해왔고, 또 실천을 하고 있지만, 정작 경기엔 못나오면 실망도 커지는법...
MSL이나 스타리그에서 보고 싶어하는 엄청나게!!!! 많은 팬들이 있다는걸 알아주셨으면...
네오제노
10/04/28 22:04
수정 아이콘
임선수가 포스가 없었다뇨
박정석 선수와의 SKY 결승전은 보지도 않았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이기는게 워낙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물론 결과는 영웅의 우승이었지만 말이죠
임선수 전성기때 상대방이 올멀티해도, 아무리 밀리고 있어도 왠지 이 사람이라면 이길 수 있을지도... 라는 희망을 갖게 하는 선수였습니다
정말 이 사람은 스타의 신이구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나중에 조금씩 불안해져도 그의 경기는 언제나 재미있었고 그분의 까든 빠든 그분의 경기만을 기다렸었죠
그때가 참 재미있었는데 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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