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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17 17:38:01
Name epersys
Subject 이윤열의 41일만의 프로리그 승리, 그리고 올드이야기
OLD : 낡은,오래된,헌,닳은..노련한,침착한,숙련된..

e스포츠의 역사가 어느덧 10년이 훌쩍넘었다. 1998년도 '프로게이머'라는 직업과 'e스포츠'라는 종목이 재대로 정착되지 않았을때 우리는 이들의 희생과 노력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e스포츠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초석을 다듬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잊혀가고 있는 수많은 이름들 그들을 우리는 '올드게이머' 라고 부른다.

2010년 4월 17일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4R 위메이드 폭스 vs 이스트로 4set. 이윤열 vs 신대근의 경기, 결과는 이윤열의 승리

그 누구도 이윤열의 출전을 생각하지 않았다. 4R에 도입한 블라인딩 엔트리 시스템으로 그 누구도 나올거라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의 출전은 상대팀인 이스트로는 당황했고 팬들은 열광을 했다. 그리고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신대근을 잡고 팀을 에이스 결정전으로 이끈 그의 모습은 그 어떤 순간보다 기뻐보였다.

이윤열, 그의 나이 27살 프로게이머를 하기에는 너무 많은나이. 그와 동일선상에 시작한 친구들은 하나둘씩 은퇴를 하고 코치로 전향하는 등, 후진양성에 몰두했으나 그는 자신의 가능성을 믿었고 '선수'로써 자신이 이룰수있는 꿈을 접지않았다.

그리고 그와 동일선상으로 오랜세월을 e스포츠와 함께 지나며 걸어온 다른 프로게이머들 오늘은 그들에 대해서 짦게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우리가 익히 들은 올드게이머로는 위에서 언급한 이윤열만 있는것이 아니다. 위메이드 폭스로 이적하여 다시 기량회복을 통해 8시즌만에 MSL 16강에 진출한 전상욱과 꾸준히 개인리그에 진출하면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성준(STX소울,저그) 등 세월의 흐름에도 묵묵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자들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는것 같았다. 과거의 기량은 VOD로만 남아있었다. 지금 그들의 경기를 바라보며 정말 과거에 바라봤던 그들이 맞는가 의심이 될 정도로 그들의 칼날은 많이 무뎌졌다. 어떤 이들은 실망을 하고 어떤 이들은 그들을 더이상 지켜보지 않았다.

과거에 10번나가서 8번이기고 2번지던 그들은 어느덧 한게임을 승리를 거두기위해 10번을 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계속 성장하고 지치지않는 후배들을 맞서면서 노력을 했지만 쉽게 따라가지 못했다.

너무 오랜시간을 달려왔던 탓일까? 그들은 너무 지쳤고 서서히 하나둘씩 사라지고 더이상 모습을 보이지않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또 다른 신예들이 채우고 또 채워갔고 그럴수록 그들의 자리는 점점더 좁아지고 과거의 추억으로만 남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잊지않은 수많은 팬들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게 언제 될지는 모르지만 매번 엔트리를 바라보며, 예선경기를 바라보며 또다시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기 위해 기다리고 또 응원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과거를 바라보며 향수를 느꼈고 다시 그때의 영광으로 돌아가는 올드게이머들의 모습을 간절하게 원했기에 오늘 이순간 이윤열의 승리와 전상욱의 하나대투증권 MSL 16강 진출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승리 하나하나는 팬들의 기한없는 응원에 대한 보답이였고 자신의 존재여부를 다시 각인시켜주고 있었다.

은 지금도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있다. 그 어떤 라이벌보다 더 이기기 어려운 상대일수록 이기게 된다면 그 어떤것보다 달콤한 결실을 맺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렵기에 무릎을 꿇고 좌절할지도 모른다.

나에게 있어 올드게이머의 올드란 '늙은'이라는 의미가 아닌 '노련된'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오늘도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으며 묵묵히 연습을 하고있는 그들을 바라보며 '포기하지않는 열정'에 통해 존경할 필요가 있지않을까 생각한다.


원본 : http://epersys.egloos.com/3664879

두서없는 글입니다. 카운터-스트라이크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e스포츠를 좋아하고 관심있기에 가끔 이런글을 남기기도 합니다.

블로그에 방문해 주셔서 원본글에 덧글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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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im Benzema
10/04/17 18:53
수정 아이콘
아, 이윤열 선수가 승리한지 41일밖에 안됐었나요?
王天君
10/04/17 19:09
수정 아이콘
좋네요. 올드들에 대한 약간은 서글픈, 그러나 묵묵한 박수를 보내는 글쓴분의 애정이 느껴집니다.
오늘 이윤열 선수, 올드 치고는 참 잘하더라구요. 임요환 선수나 홍진호 선수보다도 오히려 경기 내적 완성도는 훨씬 더 덜 녹슬은 모습이었습니다. 기민한 컨트롤, 여전한 타이밍, 자신만의 센스 등등..
팔팔하고 생기 충만하던 그 시절을 넘겼어도 의지와 경험으로 자신의 도전을 끝내 성공시키는 모습에서 뜨거운 감동을 느낍니다.
이윤열 선수, 기어코 100승 찍어서 커리어에 화룡점정을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얘들
10/04/17 19:38
수정 아이콘
다음엔 개인리그 예선 통과하는 모습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
BoSs_YiRuMa
10/04/17 19:49
수정 아이콘
아직은 이윤열이니까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클래스가 남다른 선수들은 재기를 하면 성공한다고 생각합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생각도 하고 있고요.
실 예로 김택용 ver2.0이 나왔었고 송병구는 꾸준함의 대명사이고, 이제동도 동네북소리 듣다가 다시 동네신이 되었다가 반복중이며, 이영호는 나타났을때부터 최종병기라는 이름으로 여러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죠.
김택용이 한창 잘 나갔던 시절, 김택용을 프로리그에서 꺾은 '대장' 박대만과 '폭풍'홍진호는 아직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입증하고있고,
이제동이 한창 잘 나갈때 김선기라는 공군 테란에게 데스티네이션에서 무너질뻔한것도 있고요.
정규 리그는 아니지만 몽상가는 며칠전 최종병기를 잡기도 했고요.(-_-?)
클래스는 영원합니다. 여러 올드들은 은퇴보다는 다시 한번 최후의 불꽃을 태워주기를..
황제,천재,폭풍,영웅,세이버...언젠가 다시 위치로 돌아올것입니다.
그리고...은퇴한 불꽃,초대 괴물,몽상가,악마,목동,대인배 등등..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10/04/17 19:57
수정 아이콘
정말 진지하게, 냉정하게 말하면 올드라 불리는 선수들이 더 이상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프로 스포츠에서 점점 뒤로 밀려난 선수들이 다시 예전 성적을 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러니까 더 값진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오늘의 이윤열 선수의 승리 뿐만 아니라 퇴물 취급되던 선수들의 분발이 앞으로도 더욱 이어지기 바랍니다.
김원준
10/04/17 20:12
수정 아이콘
진짜 다른 올드선수라면 모르겠지만..
이윤열선수는 조금 특별한 선수인거 같습니다.그래도 이윤열이라면....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니까요
만약에 올드라 불리는 선수들중 우승을 한다면 이윤열선수의 우승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이네요
김성수
10/04/17 20:44
수정 아이콘
그저 라이브로 못 본게 ㅠㅠ..
가만히 손을 잡
10/04/17 20:56
수정 아이콘
오...빨리 가서 봐야겠네요. 축하합니다. 윤열선수.
등짝에칼빵
10/04/17 21:04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지만, 실제 나올 것을 예상치 못했는데 이렇게 나와서 승리까지 해주니 정말 고맙네요.

2:1로 뒤지는 상황에서 등판했을 때, 기쁨과 걱정이 가슴속에서 뒤섞이며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었는데, 이처럼 달콤한 승리라..

오래만에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 것을 느낀 멋진 날이었습니다. 감사해요, 이윤열~
sad_tears
10/04/17 22:40
수정 아이콘
그래도 이윤열이니까 이글을 클릭하고 이런 리플을 달 수 있는거 아닙니까
절대마신
10/04/17 22:56
수정 아이콘
이윤열선수 참 대단하네요... 아직까지도 건재함을 과시하다니
마본좌도 어서 컴백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Shearer1
10/04/17 23:08
수정 아이콘
승리한지 한달 조금 넘었었다니;;; 뭐랄까요 이윤열 선수가 한창 잘할땐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 참 이만한 선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튼 정말 대단합니다. 이윤열 선수 팬분들은 정말 복받으신 분들일지도 전성기때도 최강이었고 최강의 자리를 엄청나게 오래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대 게이머들은 거의다 은퇴하거나 승리소식을 거의 못는듣데 승리 소식도 들으시고... 41일만의 승리란게 정말 놀랍네요 사실 그보다 훠얼신 오래된 줄 알았는데;;
진부령
10/04/17 23:44
수정 아이콘
이정도 경기력이면 저그전만 스나이핑으로 나와도 100승은 금방채울듯 합니다.
cutiekaras
10/04/17 23:47
수정 아이콘
그냥 나와서 경기하는 것 만으로도 고마운데
중요한곳에서 승리까지 하네요 허허허
10/04/18 00:36
수정 아이콘
언제나 생각하는
그래도 천재 이윤열이라면..
그래도 영웅 박정석이라면..
올드들이 더욱 힘을 발휘해줘서 예전의 감동을 다시 되찾아줫음 좋겠습니다(물론 요즘 경기에서 감동을 못받는것은 아니지만)
엘룬연금술사
10/04/18 01:13
수정 아이콘
오늘 이윤열 선수 경기력은 결코 나쁘지 않았습니다. 대 저그전 메카닉이라는 전술에 대한 이해가 충만해 보였고
순간 반응, 컨트롤 등에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물량의 대폭발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물량 자체도 충분했구요.

토스빠이지만, 솔직히 박정석, 강민 선수에게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라고 요구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그들은 이미 너무도 많은 감동과 희열을 주었기에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며 만족합니다.
하지만 이윤열 선수라면 조금은 욕심을 내보고 싶어지는게 솔직한 심정이네요. 왠지 될 것도 같거든요.
timedriver
10/04/18 06:55
수정 아이콘
위메이드 경기 볼때마다 이윤열 나왔으면 .. 하는 생각으로 보다가 안나오면 감독 욕하고 선수 욕하고.... 그러면서도 계속 위메이드 경기는 챙겨보고 있었는데 이윤열... 왠지 신노열 다음에 이윤열이 나올것 같다는 촉이 왔어요.... 근데 진짜 이윤열선수가 나오니까 엌! 이기니까 엌엌! 그냥 무난하게 이기더군요.. 신대근선수 메카닉상대로 좋은 테란전 보여주던데 이윤열선수 아직 가망있어보입니다. 안죽었어요.
제발좀요
10/04/18 11:15
수정 아이콘
제 개인적으로 스타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고 생각되는 선수가 이윤열입니다.
순간 강렬하게 빛났던 최연성 마재윤에 비하면 왠지 덜 밝은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가장 빛날 땐 그에 못지 않게 빛났고, 그 빛은 현재도 꾸준히 빛나는.. 살아있는 전설이죠.
이윤열선수가 더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스타1에서 딱 한명의 게이머만 뽑으라면, 임요환 못지 않게 손꼽힐 유일한 선수라고 생각됩니다.
10/04/18 13:32
수정 아이콘
자주 나오라는 바람은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100승은 꼭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무한낙천
10/04/19 17:30
수정 아이콘
불사조 라고도 불리우는 선수인데.. 또 부활하겠죠
그리고 올드들이 전성기가 지난 이후 화려하게 부활했던 경우가 꽤 됩니다.
임요환, 박정석, 이윤열, 강민, 조용호, 박성준 선수 등..
전성기가 1년 이상 지난 이후, 피씨방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와서 우승/준우승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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