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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4/13 02:55:54 |
Name |
DeepImpact |
Subject |
어느 무명회원의 편지 |
지금처럼 키보드에 자판하나하나가, write버튼에 올려넣는 마우스의 무게가 이토록 무겁다고 느껴본적이 없습니다.
사실 어느 스포츠나 그랬듯이 팬과 함께 커져왔고 이판역시 예외일순 없습니다.
선수들이 밥이없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돈이없어 지방대회며 이벤트전을 전전하며 돈을벌었고
방하나에 여러명이 몸을 꾸겨가며 잤어도 그저 게임이 좋다는 그 열정하나만큼은 식지않았습니다.
팬들과 함께 울고 웃고, 팬들과 함께 커온 이스포츠입니다.
적어도...
적어도 그들이 생각을 가진 인격체라면...
이리도...
이리도 무참하게 이 판을 짓밟아버릴순 없는겁니다.
뭣모르는 중2때 스타리그를 처음봤고
게임잘하는게 신기해서, 멋있어서 오프를 뛰어봤고
그저 플레이 하나하나에 감탄하며 많은 결승전을 보아왔으나
제가 가장 좋아했던건 말입니다...
열정... 열정이었습니다.
순수하게 게임하나가 좋아서...
나라면 과연 게임이 좋다고 저리할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수없이 가져봤지만 대답은 아니오..였죠
임요환선수가 처음 연봉으로 1억을 받는다 했을때 기뻤던건 저역시 마찬가지였고
sk가 창단된다 했을때 드디어 타 스포츠팀처럼 라이벌더비가 생기는구나 싶었고
광안리 10만관중역사의 현장때 같이 호흡했습니다.
점차 관중이 줄어들고, 게임이 식상해지기 시작했지만 마에스트로의 완벽함과 대인배의 기적적인 우승을 보며 마음설레였었습니다.
그저 당신들에겐 돈벌이수단이었겠지만
이 작다면 작은 공간은 당신들이 그렇게 더러운돈을 벌기 위해 커진 공간이 아닙니다.
적어도 당신들의 선배와 팬들이 같이 호흡하며 눈물흘리며 일궈온 터전입니다.
지켜보겠습니다.
아직, 확실하게 나온것이 없기에.... 지켜보겠습니다.
하지만 수사에 들어가기전에... 자백하시기 바랍니다.
죄로 인한 벌이 두렵다구요?
당신들이 이리도 짓밟아놓은 이 공간을
당신들의 선배들이 굶주려가며 일궈온 이 공간을
우리, 팬들과 선수들이 함께 만들어온 이 공간을
이리도 더럽게 짓밟아놓고... 우리들의 분노는 두렵지 않으신가요?
죄가 있다면 수사하기전에 먼저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냥 기억속에서 사라져주십시오.
그냥 그렇게 멀리 떠나주십시오.
행여라도... 다시 돌아올생각은 묘지에 파 묻힐때까지.... 하지 마십시오.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이 판이 어떻게 여기까지 온 판인지 알기에 차마 제 입으로, 제 손으로 버리겠다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그저.... 지켜보겠습니다.
오늘따라 담배가 유난히 쓰군요...
아무래도 한갑 더 사러 다녀와야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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