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
2010/04/08 01:33:01 |
Name |
Dizzy |
Subject |
전태양에게서 냄새가 난다. |
구린 냄새가 아니라 뭔가 터질 것 같은 냄새가 스물스물 납니다.
음~ 스멜~~~~~
2004년의 최연성이 그랬고
2006년의 염보성이 그랬으며
2007년의 이영호가 그랬던 것처럼
아! 이 선수가 바로 우승후보구나 하는 냄새가 납니다.
잠시 과거로 넘어가서... 전태양선수는 저에게 '최연소' 프로게이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로게이머는 실력으로 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이가 어린 건 어디까지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지 실상 보여지는 경기력은 =_= 헬 이었거든요.
전태양선수는 데뷔이래 2009년까지 총 11승 22패 33%의 전적을 보유하였던 오메킹과 평민의 중간 정도를 마크하는 선수였습니다.
근데 올해에만 벌써 여태까지 쌓아온 승수의 두배 가까이 챙기면서 파죽지세, 괄목상대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메이드 팬이 아니라면 저랑 비슷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제가 전태양선수의 경기에 주목하기 시작한 건 소위 낑긴록;;
이라 불리는 이제동선수와의 스타리그 32강이었습니다. 그 이전에 공군 올킬한 줄도 몰랐습니다. 스타리그 1경기에서 이제동선수의
실수는 차치하고 2경기에서 전태양선수의 회심의 드랍쉽은 임요환선수의 그것과 비견될 정도로 파격적인 성과를 냅니다.
소수부대 컨트롤이 눈부셨고 누구도 이제동선수가 메딕 2기 마린 6기의 부대에 그렇게 휘둘릴 것이라곤 예상 못했을 겁니다.
두 번째로 눈에 들어온 경기는 당연히 스타리그 송병구선수와의 경기였습니다. 경기 내용을 추상해보면 무척이나 다이나믹하고
눈을 어디에 둬야할 지 모를 정도로 스피디한 경기였습니다. 지금도 박경락 옵저버가 스타리그를 담당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군대
갔겠죠?) 만약에 이 경기를 옵저버했다면 '아아~ 내가 전성기 시절 삼지안 드랍했을 때도 옵저버가 마우스 던지고 싶었겠구나~' 하고
느꼈을 것 같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맵의 특성상 난전 + 게릴라 형식의 경기를 준비해왔거니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만
오늘 진영수 선수와의 경기를 보고 느꼈습니다. 아 이선수는 신상문선수랑 같은 과구나 하고 말이죠. 신상문선수를 처음 인식하게 된
경기는 다들 기억하시다시피 송병구선수와 타우크로스에서의 혈전입니다. 당시 송병구선수의 테란전은 그야말로 언터쳐블이었습니다.
그런 송병구선수를 전광석화 같은 드랍쉽 + 벌쳐 콤보로 이리저리 흔들어대더니 결국에는 화려한 승리를 이끌어 냈었죠.
전태양선수가 갑자기 뜬금없이! 2010년부터 스타일리쉬한 기동성과 견제를 갖춘 강력한 테란이 되어서 스타리그에 등장한 것입니다.
위에 언급했던 강력한 세 테란들 - 최연성, 염보성, 이영호 - 모두 스타리그에 올라오자마자 우승후보에다가 로열로드를 걸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측했던 선수들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세 선수의 우승을 향한 길은 모두 강력한 저그에게 막히고 맙니다.
최연성선수는 투신 박성준 선수에게, 염보성선수는 크레이지모드 박명수 선수에게, 이영호선수는 대인배 김준영선수에게 각각 무릎꿇었죠.
오랜만에 등장한 테란의 신성인 전태양선수도 8강 4강에서 저그에게 져서 결국 최연소 로열로더를 이루지 못하게 될까요?
위 세 선수와 전태양선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연속성이라고 봅니다. 무슨 말이냐면 최연성선수는 이미 MSL과 팀리그의 최강자로 위명을
떨치고 있었고, 염보성선수도 프로리그에서 앙팡테리블로 불리며 우승후보로 불렸습니다. 이영호선수는 연습생시절부터 유명했으니
뭐 말할 것도 없지요. 그러한 일종의 포스의 연장선 상에서 처음 스타리그에 올라오자마자 우승후보로 꼽혔던겁니다. 하지만 전태양선수는
인지도는 꽤 높은 편이지만 실력 자체는 보잘 것 없었습니다. 이번 스타리그부터 각성한 마냥 엄옹이 언급한 '괄목상대'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선수죠. 저는 오히려 질레트 때의 박성준 선수와 행보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두 선수 모두 데뷔후
매미와 같이 긴 침묵의 시간을 보내다가 갑자기 처음 올라온 스타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스타일리쉬하고 공격적인
모습도 닮은 것 같구요. 박성준선수는 듀얼에서 임요환선수를 잡았고 전태양선수는 스타리그32강에서 이제동선수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스타리그를 하면서도 계속 진화하는 듯한 모습 종족까지 바꿨지만 최연성선수에게 각종 예선에서 6:0으로 뒤지면서 프로게이머를
접으려 했던 박성준선수가 하루 16시간씩 연습해서 결국 저그 최초의 스타리그 우승을 손에 넣은 것처럼 전태양선수도 미칠듯한 연습으로
갑자기 연습실에서의 실력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 스타리그 시작할 때 엄옹이 '전태양이 이영호가 이룩하지 못한 최연소 기록을 딱 하나 세울 수 있는데 그것이 최연소 로열로더입니다!'
라고 했을 땐 코웃음을 쳤었습니다. 그런데 이영호선수의 팬인 제가 이제는 전태양선수의 경기를 하나하나 관심있게 지켜볼 정도로
이 선수의 실력은 레알이더군요!! 전태양 선수가 위대했던 선대 테란 강자들처럼 저그에게 (혹은 다른 종족에게) 무너져서 로열로더의 꿈이
끊어질지 아니면 박성준선수처럼 결국에는 멋지게 최연소 로열로더라는 빛나는 성취를 이뤄낼지 지켜보는 재미가 생겨서 기쁩니다.
이번 대한항공 스타리그에서 전태양선수의 높은 비행을 기대해 봅니다.
뱀다리1) 바로 밑에 키메라님의 소고가 올라와서 괜시리 위축되는군요-_-
뱀다리2) 엊그제 (4월 6일) 여자친구랑 강남 센트럴시티에 갔었습니다. 거기에서 ABC 마트 앞에서 신대근 선수와 박상우 선수를 봤죠+_+
오랜만에 프로게이머를 눈 앞에서 본 것이라 신기하면서도 재밌는 경험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때 그렇게 밖을 나돌아 다닐 정도로
연습이 철저히 되어 있었던거군요. ㅠ_ㅠ 이영호선수를 잡다니 무시무시한 경기력이었습니다! 박상우선수와 한창 스타리그 연습
하다가 같이 밥이라도 먹으러 나왔던 것 같군요. 박상우선수는 후드티 모자를 써서 상당히 껄렁껄렁한 자세로 돌아다니시던데
잘생기셨더군요. 신대근 선수는 항상 호감이었던 선수인데 TV에서 보는 것과 똑같이 순한 인상이 참 좋았습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