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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06 18:15:58
Name ROKZeaLoT
Subject 본좌론이 싫은 이유.
저는 본좌론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본좌에 관련된 글이 올라오면 댓글을 달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냥 무시하려 노력하구요. 하지만, 위너스리그 결승에서 3킬을 한건 이영호인데 갑자기 이제동과 본좌 관련 글이 게임게시판을 달구고 있는걸 보니 그냥 지나치기 좀 그래서 없는 필력이나마 짜내 몇 자 적어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본좌라인은 대략 이렇습니다.

우선 임요환은 '코카콜라 스타리그'우승, 1.07테란암울론, 곱상한 외모, 출중한 실력과 화려한 플레이 등으로 e스포츠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면서 엄청난 숫자의 팬덤까지 확보하며 언터쳐블에 등극합니다. 그다음 등장한 이윤열은 임요환의 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수없이 부정당했습니다.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며 개인리그를 휩쓸었지만 임요환의 팬덤은 그를 인정하지 않았죠. 게임이 재미없다느니 플레이가 기계같다느니 하는 지금와서 보면 말도 안되는 갖은 이유를 들어가며 이윤열을 부정했습니다. 급기야는 최고 게이머와 최강 게이머를 나누기에 이르렀죠. 그러던 와중에 최연성이 등장합니다. 대놓고 임요환의 적자였던 그는 만나는 상대마다 닥치는 대로 모두 이기더니 그리고 MSL 결승전에서 이윤열마저 격파해버리며 임요환 팬덤의 지지를 이끌어냅니다. 그리고는 팀리그의 최종보스로 군림하며 역시 언터쳐블이 됩니다.

그러던 중, 마재윤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는 무려 저그였음에도 불구, MSL을 3회씩이나 정복하고 급기야는 최연성까지 짓밟아버립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기존 팬덤들은 그를 인정하지 않았고, 심지어 스갤에서는 스타리그 본선 진출 기록이 한번도 없는 것을 꼬투리 삼아 '반쪽이'라고 그를 조롱했습니다. 이윤열과도 호각세를 이뤘던 홍진호조차도 두손 두발 다 든, 최종보스라고 불리우던 당대 최강 최연성을 짓밟아버린 '저그' 마재윤을 말이죠. 근데 그러던 마재윤이 무려 롱기-리템(+알카)에서 내로라하는 테란들을 모조리 꺾어내고 스타리그를 우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마재윤은 본좌가 되었죠. 임요환-최연성으로 이어지는 팬덤과 홍진호의 팬덤들에게 인정을 받은 겁니다. 최연성을 꺾어내고 우승했음에도 불구, 홍진호의 팬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던 박성준과는 달랐죠. 그리고 여기에 슬럼프를 털어내고 전무후무한 오버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이윤열도 임요환과 최연성을 이어줄 연결고리로 선택됩니다. 그리하여 생겨난게 바로 임이최마, 즉 본좌라인입니다.

요는, 애초에 본좌라인은 다승왕이나 우승자, 케스파랭킹 1위같은 수치화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걸 덮으려고 사용하는 단어가 바로 '포스'죠. 기준이 애매모호하니 수치화 될수 없는 '포스'를 들이미는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 낄려고, 또 거기에 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승률이나 커리어, 상대전적, 케스파랭킹 등을 제시하니 뻘짓도 이런 뻘짓이 없습니다. 또한 뻘짓이나 하면 괜찮은데, 뻘짓을 하느라고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에게 걸림돌이 되는 선수를 깎아내리기까지 합니다. 이러니 아무리 좋게 볼려고 해도 지켜보는 입장에선 눈살이 찌푸려지는게 사실입니다.

물론 본좌론이 e판에 활력소가 될 뜨거운 감자라는 건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지켜보는게 상당히 불편하다는 것 또한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이것이 제가 본좌론을 싫어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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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otteness
10/04/06 18:21
수정 아이콘
그냥 스타판의 소소한 재미죠...

사실 게임게시판도 시들한 요즘...
본좌관련글은 그나마 화끈화끈하니...
순기능도 없지 않아 있는 것처럼 보이구요...

다만 팬들끼리 감정싸움 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하는데...
관련글들 보면 위험할때가 많죠...;;;


개인적으로 본좌라는건 그냥 당대 라이벌들을 모조리 제압한 압도적인 최강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영호 선수가가 지금 현재는 가장 근접해 있다고 보이구요...
세이야
10/04/06 18:22
수정 아이콘
전 본좌론이 좀 말랑말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본좌는 승률 80% 이상에 3회 이상 우승 뱃지를 갖은 상태에서 양대 우승을 딱 해야 인정을 받을까요?

지금 현재의 본좌론은 훌륭한 선수의 트집잡기로 밖에 안보입니다.

뜨거운 감자임은 분명하네요. 이렇게 달아오른 PGR 오랜만에 봅니다.
완성형폭풍저
10/04/06 18:25
수정 아이콘
잘못알고 계신 몇가지를 짚어드리자면..
우선 마재윤선수는 엠에쎌 3회연속 우승한 적이 없습니다. 우승 준우승 우승 우승 준우승 순서이기 때문이죠.
또한 마재윤선수가 본좌가 되어서 본좌라인이 생긴 것이 아니라, 박성준선수가 본좌라는 별명으로 불리다, 이것이 유명해지자 어떻게 박성준이 본좌냐, 임이최 정도는 되어야 본좌다. 라는 최초의 본좌검증이 생겼습니다. 그러다 박성준선수는 끝내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였고 4대 본좌는 묻혔습니다만, 후에 마재윤선수가 떠오르면서 다시한번 검증이 들어갔고 마침내 4대본좌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본좌라는 단어의 탄생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아신다면, 기준이 애매모호해서 수치화 될 수 없는 포스를 들이미는 것이라 말씀 못하실텐데요.. 당시 컨트롤이나 공격적인 운영이 당대의 그것과 판이하게 다른 박성준선수를 높여 부르던 호칭이 본좌입니다. 커리어가 높아서, 승률이 랭킹이 높아서 본좌라고 불렀던 것이 아닙니다. 최연성선수에게 저그가 숨도 못쉬던 시절 박성준 선수가 멀리멀리 보내며 승리를 하였고 모든 저그의 팬들이 본좌라고 칭했던 것입니다. 애초에 본좌 단어의 탄생이 포스에서 나온것입니다.
햄촤가 햄촤이기 때문에 햄촤라고 하는 것처럼, 본좌는 포스가 있어야 하기때문에 포스를 찾는 것입니다.
10/04/06 18:26
수정 아이콘
싸움질이 즐거운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겠죠. 그럼에도 본좌론의 부추김에 팬덤은 오늘도 열심히 싸웁니다. 결국 원론적인 질문으로 돌아가는
군요.
'우리는 왜 싸우는 것일까?'
답이 없는 의문이군요. 그래서 막연히 본좌론이 안 좋아보이니 '나쁜건 나쁜거' 식의 발상으로 본좌론을 반대하는 분들에 반박하여 본좌론
에 우호적인 리플을 계속 남기게 되는군요.
마바라
10/04/06 18:32
수정 아이콘
마재윤 이전에는 3대테란이 있었죠. 임요환-이윤열-최연성
그리고 이 테란 계보가 곧 최강자 계보였습니다.
테란 케사기. 테란 이외의 종족이 스타를 지배하는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으니까요.

자꾸 마재윤 이후에 소급해서 뭘 만들어냈다는 주장들을 들을때마다..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피지알에는 그때를 기억하는 분들이 아무도 없단 말입니까..

임요환-이윤열-최연성 계보는 이미 존재했습니다.
그걸 본좌라는 단어로 부르지 않았을 뿐이죠.
10/04/06 18:33
수정 아이콘
본좌론만이 스타판의 즐거움이라기에는 황신 영웅 광통령 투신 운신 등등 수많은 고수들이 묻혀버리는게 안타깝더군요..
지금만 봐도 본좌론으로 리쌍에만 관심을 주기에는 dlwogh백작님이 불쌍해 보이지 말입니다..ㅠ.ㅠ
10/04/06 18:46
수정 아이콘
그런데 한가지 의문점이 생기는군요. 본좌론이 과연 본좌와 본좌 후보 이외의 훌륭한 선수들을 묻히게 만들었을까요?
훌륭한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사라진 것은 그들에 관심을 갖는 팬덤의 노력 부족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본좌론이 사라진다면 사라졌던 기타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부활할 수 있을까요. 애초에 그런 것은 전혀 다른 문제에 불과하고
현상만을 보고 본좌론에 대한 무기로 사용하는 것일지도 않을까요.
정말 본좌론이 기타 선수들의 이야기들을 파괴시켰는지, 다른 이유가 있는게 아닌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10/04/06 18:47
수정 아이콘
저에겐 강민 박정석이 최고에요
본좌는 아니더라도 가장 감동적인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에..
10/04/06 19:06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가 시작이자 끝이죠. 그의 닉넴이 본좌였고 워낙 포스가 있는 단어라
네티즌들이 역대본좌를 가져다 붙인 것이고 이후 본좌는 영원히 없을겁니다.

이제동 김택용 이영호 등등의 그 후에 잘 했던 선수 들이 아쉬워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죠.
10/04/06 19:48
수정 아이콘
모두가 자신의 관점이 주관적이라고 생각하면 감정이 상할 일은 없겠지만 자신의 관점은 객관적이라고 서로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봅니다.
쓰리강냉이
10/04/06 23:02
수정 아이콘
지금 잘하는 선수중 딱히 좋아하는 선수가 없는 저로썬 본좌론 이란 자체만으로 흥미가 있군요. 게임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을 읽는거 자체만으로 좋습니다. 동양오리온 시절부터 쭉 한팀만 응원해왔지만 KT에 이렇게 시대를 주름잡는 선수가 나올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아무도 못깰만큼의 기록을 보여주길....사실은 대전에만 22년째 살고있는 저로써는 영호선수가 대전출신이기도 해서 더 끌리네요. (근데 경기는 잘 안챙겨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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