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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31 11:06:21
Name becker
Subject 관록의 송병구, 열 세단계 후배앞에 서서.
평생을 소수정예로만 싸워온 프로토스 사단에게 송병구의 등장만큼 반가웠던 때가 있을까. 그 전 시즌 16명의 스타리거 명단중 프로토스로 참가했던 선수는 '영웅' 박정석 만이 유일했으니 토스의 세대교체가 절실하다고 느껴질 쯔음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였다. 사실 종족의 편견없이 전례를 뒤져봐도 챌린지-듀얼 시스템 도입 이래 송병구처럼 단숨에 스타리그에 입성한 게이머는 없었다. 처음 참가한 챌린지예선에서 당당하게 통과, 이후 최가람-변형태-손영훈 같은 동시대 유망주는 물론 서지훈-이재훈같은 실력이 검증된 강호들까지 물리치며 단숨에 프로토스의 미래로 자리매김 했으니 말이다. 송병구와 같은 초스피드 스타리그 진출은 2년후의 이영호말고는 딱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러한 신예 송병구를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켜준 사건이 있었으니 그것이 지금도 가끔씩 회자되는 "열단계 선배" 홍진호를 지명했던 그의 첫 스타리그, EVER 05 조지명식이였다. 우승자를 지명하겠다는 말과 함께 지명한 우승자(?) 홍진호, 당돌한 신인의 지명을 "열단계 선배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며 응수했던 그와의 대결에서 송병구는 신인의 패기로 뭉쳐 3게이트 초필살 하드코어 질럿러쉬로 우위를 점하지만, 불리한 상황에서도 움츠려 들지 않고 계속해서 상대방의 빈틈을 찾아 견제하던 홍진호의 노련미에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고 만다. 홍진호가 호언장담했던대로, 프로토스의 미래는 그렇게 열 단계 선배의 가르침 앞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났지만, 변한것은 달력의 년도만이 전부가 아니다. 수많은 경험과 아픔, 좌절과 성장을 겪는 동안, 프로토스의 미래를 책임져야 했던 어린 소년 송병구는 어느새 무결점의 총사령관이 되어 백만 프로토스의, 더 나아가 스타판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로 진화했다. 단 한번의 우승횟수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이루어 낸 송병구다. 그 5년이라는 세월동안 변하지 않은것을 찾으라 하면 여전히 소수로 활약하고 있는 프로토스의 슬픈 운명이건만, 송병구의 경기는 그마저도 망각하게 만든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송병구의 기록을 뒤져보니, 이번이 그에게 있어서는 열 세번째 스타리그라고 한다. 역대 3위, 토스 중 단연 1위. 데뷔 이후 단 두번을 제외하곤 모든 스타리그를 개근했으니 이만큼 한결같은 게이머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국어사전에서는 '관록' 이라는 단어를 '어떤 일에 대하여 쌓은 상당한 경력과 그에 따라 갖추어진 위엄이나 권위'로 정의하고 있다. 그 뜻과 송병구의 업적을 맞춰보니 감히 이 게이머 앞에 '관록'이라는 수식어를 붙혀도 아깝지 않을 것만 같다. 이 정도 업적을 쌓았으면 쇠퇴할법도 한데, 퇴보는 커녕 오히려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우승을 노리고 있는 그의 꾸준한 행보에 찬사를 보낸다.

그의 열 세번째 스타리그 16강의 첫 상대는 이번 대회의 유일한 로열로더 후보라고 한다. 젊은 나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숙된 플레이, 종족의 미래를 책임질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5년전의 자신을 떠올릴 법도 하다. 5년 사이에 조지명식 역시 바뀌었기에 전태양과의 경기에 대한 소감을 직접적으로 밝힐순 없었지만, 만약에 그에게 마이크가 주어졌다면 멋쩍은 미소와 함께 누군가의 말을 되돌렸을 것만 같다.

"열 세단계 선배의 무서움을 보여주겠습니다."











2010년 3월 31일
B조 16강 1경기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송병구 vs 전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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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창트롤
10/03/31 11:08
수정 아이콘
주말에 송병구 선수 경기가 있다면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몇달전 사둔 공룡옷, 입어봐야지요.
DavidVilla
10/03/31 11:11
수정 아이콘
세월이 많이 지났네요.
이런 날이 오다니~ 하하~
임이최마율~
10/03/31 11:14
수정 아이콘
벌써 6년째 스타리그에 이름을 내밀고 있는 송병구 선수.
이번 스타리거중에 최고참 인걸로 기억하는데요..(진영수선수와 비슷하게..)

중견을 넘어서, 준올드라고 불려도 될법한 년차와 세월을 이겨내왔는데,
아직도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면서, 역시 클래스는 다르다는걸 보여주는게
송병구 선수 팬으로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송병구 선수에게는 자신과 꾸준히 비교되는 택리쌍처럼
무적의 포스를 보여주던 시기는 없었던것 같은데요..(2005년 잠깐?)
그럼에도 꾸준히 보여주는 A급 이상의 경기력과 승률, 그리고 계속 쌓아온 커리어....
시간이 흘렀는데도 끊임없이 노력을 하는 모습을 느낄 때마다
송병구 선수 팬이 된것이 너무너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크

열세수 후배와의 대결로 시작되는 또다른 시즌.
이번시즌에도 송병구 선수가 자신만의 클래스를 보여주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열 세단계 선배의 무서움을 보여주겠습니다."(2)
하나둘셋 송병구 화이팅!

ps : 오랜만에 송병구 선수 응원글이 올라온것 같네요..앞으로도 자주자주 많이 올라왔으면..
Who am I?
10/03/31 11:15
수정 아이콘
주변의 기대나 평가 혹은 재촉에도 여전히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그 모습에서 특유의 고집스러움과 여전히 꿈꾸게 만드는 미래를 봅니다.

늘 언제나-
그 처음부터- 알아봤다는 사실때문에 혼자서 자랑스러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오늘- 그리고 앞으로도, 멋진 경기들, 후회없이, 송병구 답게-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밤톨이
10/03/31 11:32
수정 아이콘
뱅구 힘내라 ㅠㅠ;
10/03/31 11:53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 병구선수 너무좋습니다 화이팅!!!!!!!!!!!!
드랍쉽도잡는
10/03/31 12:09
수정 아이콘
저 때 참 재밌었죠.
신인 뱅과 관록의 콩.
이후 콩라인, 흐흐.
Karim Benzema
10/03/31 12:15
수정 아이콘
아 홍진호선수의 가르침 대상이 송병구 선수였군요. 너무 오래되서 일화도 생각나지 않을 지경이네요.
홍진호선수가 23단계 아래 후배한테 가르침을 내릴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10/03/31 12:35
수정 아이콘
결과론적으로는 송병구선수는 열 단계 선배가 해내지 못한 우승을 했으니 성공적인 프로게이머 인생을 그리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율본좌
10/03/31 12:48
수정 아이콘
나름 올드 송병구선수..
송병구선수처럼 꾸준한선수는 없는거같네요; 아.. 테란라인의 진영수정도..?
sgoodsq289
10/03/31 13:19
수정 아이콘
지금 이제동 선수도 송병구 선수나 비슷한 시기 출발 선수가 아닌가요?
10/03/31 13:24
수정 아이콘
이제동선수는 06후기쯤에나 빛을 보기 시작한 선수니 좀 차이가 있지요 송병구선수는 05시즌부터 활약했던 선수가
영웅과몽상가
10/03/31 13:55
수정 아이콘
플토 골수빠이지만 이번 만큼은 전태양 선수의 승을 기대할따름입니다.

그리고 약자의 편에 서는 것도 좋아합니다.

플토전은 박영민선수와의 경기를 통해서 꽤나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란을 한번 보여줍시다.
천재여우
10/03/31 14:12
수정 아이콘
저도 아직 기억나네요
홍진호선수와의 저 경기도 그렇고 초창기 박정석 선수와의 경기도 기억나고(플플전 신구강호들끼리의 대결이라고 떠들석했던)
그때 참 많이 배웠을텐데 이젠 반대가 되버리다니......재밌네요
Korea_Republic
10/03/31 15:58
수정 아이콘
이제 송병구 선수도 슬슬 올드소리가 익숙해질 때가 되었네요. 세월 참 빠릅니다.
순규그거슨진
10/03/31 16:19
수정 아이콘
박성준, 진영수선수와 더불어 이번시즌 올드게이머 뱅.............
선전을 기원합니다!!!
BoSs_YiRuMa
10/03/31 16:24
수정 아이콘
전태양은 송병구와 이제동을 만나게 된건가요..
어떤 의미로는 기회를 잡은것이고, 어떤 의미로는 힘든 경기를 하게 되었네요.
그러므로 송병구,이제동 화이팅!(응?)
10/03/31 16:31
수정 아이콘
송병구 선수 양대리그 우승가야죠..이번에 이영호 선수를 꺽고 양대리그 우승할 선수는 송병구 선수라고 믿고 있습니다
바꾸려고생각
10/03/31 16:34
수정 아이콘
택뱅리쌍 중 유일하게 황신과 스타리그에서 만난 송병구.
이정도면 준올드 인정인가요?
방랑청년
10/03/31 18:59
수정 아이콘
허허 어느새 중견이 되버린 송병구선수라...
감회가 새롭네요... 선배답게 전태양선수에게 좋은경기력 선보여주길바랍니다
The_Mineral
10/03/31 19:31
수정 아이콘
엄옹의 인용글이 된 거 축하드립니다.
최연발
10/03/31 19:50
수정 아이콘
역시 becker님!! 너무 좋은 글입니다. 추천을 누르지 않을 수 없어요
그리고 방송에 언급되신거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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