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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08 15:35:53
Name ipa
Subject 최근의 이영호식 테저전, 저그의 해법에 관한 고민.
본문은 아래에 있는 becker님 글에 대한 독후감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다른 게시판에 먼저 올리려던 거라, 존칭이 생략되어 있고 반말투입니다.
중간중간에 비속어도 살짝 섞여있는데, 재미를 위한 양념이라고 생각하고 더불어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예전의 테저전 후반.  



예전 테저전의 핵심은 "저그의 가스자원".
테란이 저그를 이기는 정석코드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었다.
첫째, 중반의 3가스를 저지하고 이기기. 둘째, 후반에 4가스를 저지하고 이기기.
여기서는 일단 저그가 하이브 디파일러를 확보한 이후, 그리고 후반 4가스의 기반까지는 마련한 이후의 양상에 초점을 맞춰보기로 하자.

어쨌든 이전까지의 테저전 후반에서 테란은 3가스, 4가스를 저지 또는 파괴하기만 하면 이길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기에 저그는 커널과 디파를 이용해 수비만 하면 됐었다.

저그 입장에선 그 수비를 성공하면 승리, 실패하면 패배다.
당연히 테란 입장에선 그 공격을 성공하면 승리, 실패하면 패배다.

그래서 기존의 전형적 테저전 후반은 저그의 4가스를 놓고 펼쳐지는 저그의 하이브병력과 테란의 한방병력의 '총력전'이 되었다.

당연히 그 총력전에서의 승리, 즉 '수비의 성공'이라는 건 통상 테란 주력의 궤멸 또는 상당한 손실을 동반하게 되고, 그 시점에서 필연적으로 자원적 열세에 놓이게 되는 테란에게 병력의 뒷심이라는 건 없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마침내 두둥~! 하고 울트라가 등장하여 테란의 약하디 약한 최후 자원줄로 쇄도해들어간다.
테란 gg.

이 패턴에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였던 두 저그가 바로 김준영과 마재윤.
사실 위 양상자체가 이 판에서는 거의 위 두 저그의 클래식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2. 현재의 테저전 후반.



임요환식 포풍테란에서 앞마당 먹은 이윤열로, 삼룡이까지 먹은 최연성으로 발전해온 테란의 자원 혁명이, 이 세 테란의 특징을 망라한 듯한 고딩테란에 이르러 마침내 5가스 먹은 이영호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이전의 테저전 후반을 도식화하자면 아래와 같다.

핵심은 저그의 4가스
-> 테란은 전병력을 센터와 저그의 자원지역에 투입하여 공세, 멀티에는 소극적
-> 저그의 수비 1차성공 = 테란의 주력 훼손
-> 소극적인 멀티로 인해 테란의 병력 뒷심 부족 = 2차 수비는 더 쉽게 성공
-> 저그의 자원력 폭발, 울트라 등장
-> 테란 수비 병력 없음
-> 울트라로 들이닥치면 그대로 GG.

그런데 위 단계들의 개념이 조금씩 변함으로써, 큰 판 자체가 완전히 변해버렸다.
정확하게는 볼드처리한 테란의 멀티 개념 그 하나가 변함으로써.

현재의 테저전 후반 양상은 이렇다.

저그의 4가스
-> 테란은 전병력을 센터와 저그의 자원지역에 투입하여 공세, 그러면서 보통 동시 2멀티(테란 4가스), 멀티 이후 생산 병력들은 차곡차곡 테란의 수비지역 또는 센터에 축적.
-> 저그의 1차 수비성공  ≠ 테란의 주력 훼손, 멀티 수비해내느라 드론 펌핑 타이밍도 늦춰진 저그는 전진한 테란 병력을 방어해내도 잔여병력의 화력이 상당히 감소
-> 결과 1. 많은 자원을 바탕으로 테란 병력은 더 쎄지고 더 많아짐, 테란병력에 2차, 3차 방어에 실패하며 막다 막다 저그 GG(이신형 대 이영한 투혼).  
->결과 2. 저그의 자원력 폭발 타이밍 늦춰짐, 테란 수비병력 죨라 많음. 울트라 등장해도 역러쉬가 불가능, 2차, 3차 방어 성공해도 남은 병력으로 때리다 때리다 저그 GG(이영호 대 저그 대부분의 경기).  




3. 김준영의 소떼가 해답일까?



댓글들에서 보면 '대인배 김준영 식의 플레이가 해법이 될 것이다, 김준영이 그립다' 등등의 얘기가 꽤 있다.
그런데 내 생각은 좀, 아니 많이 다르다.

이영호가 가져온 요즘 테란 플레이는 오히려 대인배, 마재윤 식 플레이에 대한 파훼이자 카운터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김준영 시절의 저그에게 4가스 수비의 성공이라는 건 통상 테란 주력의 궤멸 또는 상당한 손실을 동반하게 되고, 그 시점에 이르러 자원적으로 상대적 열세에 놓이게 되는 테란에게 병력의 뒷심이라는 건 없다.

바로 그 시점에서 뜨는 것이 대인배의 울트라이고,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더더욱 위풍당당해보였던 것이다.
즉, 대인배의 울트라는 수세적인 전황의 역전을 여는 유닛이 아니라, 이미 역전된 전황을 바탕으로 거의 확정된 승전보를 알리는 마무리 유닛이었다는 얘기다.

지금의 저그들도 대인배와 똑같은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4가스, 심지어 5가스 지역의 방어를 성공해낸 후 다수 울트라의 등장.

그럼에도 요즘 저그들은 진다.
그건 지금의 저그들이 김준영과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의 테란들이 김준영의 상대테란들과 다르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테란들은 더이상 "저그의 3가스, 4가스를 저지하기만 하면 이긴다"고 생각해주지 않는다.
예전처럼 분명히 싸움은 저그의 앞마당, 3가스, 4가스 진영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예전처럼 그걸 수비해내는 것이 바로 저그의 "성공"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테란은 스스로 3가스, 4가스를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지금은 저그의 수비성공이 곧바로 "=테란의 주병력 궤멸 또는 상당한 손실+자원의 상대적 우위"의 공식으로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진다는 것이다.

김준영의 소떼 울트라 전설은 바로 그 공식의 바탕 위에서만 설 수 있었던 옛날이야기다.
선녀와 나뭇꾼 이야기가 나무를 땔감으로 쓰던 때에나 가능한 옛날이야기인 것 처럼.




4. 저그의 전술적 파훼.



여기서 얘기하는 전술적 제안들은 여기서 최초로 제안되는 것도 아니고, 방송 경기에서 이미 나왔던 것들이다.
또 여기서 언급되는 전술들이나 그에 관한 근거들이 절대적이라거나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단순히 '저그들아, 좀 더 잘해라'라고 말하는 것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입스타를 부지런히 교환함으로써 저그의 위기탈출이 한 발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이런 입스타가 쓰기에나 읽기에나 더 재밌기도 하고.


4-1. 테란 멀티의 조기타격과 플레이그.

싸움은 자기 자원줄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그걸 막아도 자원 우위를 가져갈 수 없는 상황.
자신은 온 병력을 동원해 멀티 수비해내느라 상대적으로 주력의 힘이 빠져있는데, 테란이 소비한 것은 저그의 멀티 쪽에서 그 병력들을 상대하던 전진 공격병력일 뿐, 수비병력은 쌩쌩하게 계속 살아있는 상황.

그러니 저그는, 더 많은 자원력으로 인해 이전처럼 조금씩 물줄기가 얇아지지도 않는, 끊임없는 테란의 공세에 막다 지쳐 지거나(이신형 대 이영한 투혼), 단단한 테란의 방어벽을 때리다 지쳐 지거나(이영호 대 저그의 대부분 경기) 둘 중 하나가 되는 양상.

이 패턴을 끊기 위해서는 뭐니뭐니해도, 그러한 양상을 만들어낸 변화의 근간, 즉 테란 자원줄에 대한 파훼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예전처럼 자기 막을 거 다 막고 한숨 돌리고 나서 들어가는 테란 멀티 견제의 패턴으로는 부족하다.
예전에는 자기 막을 거 다 막고 한숨 돌리고 나면 이미 테란은 멀티타격을 저지할 방어병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마재윤 대 이윤열 결승 1경기와 같이), 지금은 자기 막을 거 다 막고 한숨 돌리고 나서 들어갈 때는 오히려 방어가 훨씬 튼튼해져 있다.

그러니 테란 멀티의 타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경우에 따라 자신의 멀티 하나를 내주어야 하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테란의 추가 자원줄에 조기 타격을 줄 수 있다면 그게 더 이득일 수도 있다.
그 시기에 확보되어 있는 저그의 "테크"라는 이점은, 그것만으로도 테란의 추가 자원이 활성화되기 이전의 테란을 상대로 충분히 유리한 전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당한 강점이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4가스 지역을 내주더라도 테란의 4가스, 3가스를 끊어낼 수 있다면, 오히려 자신이 4가스를 확보한 상태에서 테란의 4가스를 내주는 것보다 훨씬 해볼만한 전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테란의 3, 4가스 대신 내 줄 수 있는 해처리가 5가스, 6가스, 7가스 지역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 이런 관점에서 경기를 이끌어 이겼던 예가 신동원 대 손주흥 경기였다. 얼핏 보면 손주흥이 멀티 빨리 안 가져가고 짜내다가 훅 간 경기로 보이지만, 사실 절대적 게임시간과 신동원의 자원상황이 어느 저그보다 열악한 상황이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손주흥이 멀티를 빨리 가져가지 않았다기 보다는 신동원이 다른 경기들에서보다 훨씬 빨리 테란의 멀티를 차단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신동원은 지키기 보다는 달렸다. 센터로, 그리고 손주흥의 추가 자원지역으로.-

이미 하이브와 "디파일러"가 나와있는 시점에서 채 탱크가 쌓이지 않은 테란은 전술만으로도 충분히 해 볼만한 상대다.
이때는 무려 에그 1기로도 수비가 가능한 사기적 수비스킬인 스웜 뿐 아니라, 풀업 마메를 저글링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 사기적 공격스킬인 플레이그가 무척 유용할 것이다.  

스웜은 일단 저그 자원지역의 방어를 위하여 필수적인 스킬이다.
이전의 테저전에서는 후반에 방어만 성공적으로 해내면 필승인 구도로 가는 경우가 많았기에, 공격형 스킬인 플레이그의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었다.

하지만 지금의 테저전은 단순히 수비만으로 이길 수 있는 양상이 아니다.
수비에 성공했다면, 재빨리 전선을 테란의 진영 쪽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테란의 자원줄에 타격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최소한 테란의 병력 회전속도를 빠르게 하여 자원의 소모속도라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한 스킬로서 플레이그는 아주 효과적이다.

후반에서 저그의 자원적 우위가 크지 않을수록, 테크의 이점으로 전술 효율을 극대화하는 플레이그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리라 생각된다.
후반에 저그와의 자원 격차가 클 때, 병력과 자원의 열세를 극복하고 멀티를 추가하여 뒷심을 도모하기 위한, 공수 양면의 조커카드로 테란이 쓰는 벌처와 같은 역할을, 빠른 플레이그의 개발이 담당해주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플레이그의 극대화를 통해 후반의 테란을 무너뜨렸던 경기가 바로 김성대와 진영수의 신용오름 경기다. 물론 플레이그 외에도 주목할만한 선전의 요소가 너무나 많았던 경기였지만-


4-2. 병력의 다채로운 조합.


테란과 토스의 '후반' 전술은 이미 병력조합이 핵심으로 가고 있다.
그냥 화력의 절대량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상성의 확보를 효율적으로 할 것이냐의 고민으로 이미 옮아간 것이다.
리버와 하템, 아칸에 다칸까지 조합하고, 마린메딕에 베슬에 탱크에 벌처 마인에 후반 파뱃에 레이쓰까지 조합한다.
테란과 토스 역시 그렇게 조합하면 훨씬 더 손 많이 가도 그렇게 한다.

하지만 저그는 여전히 울트라 나오면 울링이다.
-얼마 전 한상봉의 경기에서는 심지어 울'링'조차도 아닌 온리 울트라로 승부를 보려했다는 점에서도 지적받을 부분이 있다-

물론 후반가면 많은 해처리가 각 자원지역에 산재돼 있고, 강제지정 컨트롤이 필수인 스컬지 컨 때문에 특히 더 손이 많이 가는 게 저그인 것도 맞지만, 손을 더 많이 써야만 이길 수 있다면, 어쩔 수 없다, 써야지.

콩이 아무리 비싸고 알이 굵어도, 그 사이사이에 팥을 채워넣으면 훨씬 밀도를 높일 수 있고, 똑같은 한 자루의 가치를 훨씬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병력의 '조합'은 양을 뛰어넘는 효과를 가져온다.
저그의 로망은 원유닛 웨이브 미니맵 관광에 있다지만, 같은 인구수라도 조합하면 더 세지는 것이 비단 저그에게만 빗겨가는 명제는 아닐 것이다.

전투에서의 병력 조합의 문제만이 아니다.
한번 개발한 테크는 누적적으로 자기 것이 되는 것이다.
테크가 높아졌다는 것은 단순히 "고테크 유닛을 뽑을 수 있다"는 장점만 가지는 게 아니라,
"뽑을 수 있는 유닛의 선택범위가 넓어진다"는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이다.

울링디파가 갖춰진 시점에서도 벌처가 기승을 부리면 히드라 서너기 뽑아 언덕 입구쪽에 홀드시켜 둠으로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토스가 드라군으로 그렇게 하듯이.
특히 플레이그의 빠른 개발과 조합하기에는 히럴만큼 좋은 조합도 없다.
탱크가 아직 많이 모이지 않은 시점에서 드랍을 통해 멀티 견제를 하기엔 럴커 역시 아주 좋은 유닛이다.

한상봉전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었던 뮤탈 역시 그렇다.
토스 전에서 딱 6기 뮤탈 뽑아서 하템 3기 잡고 바로 죽어도 이득인 것처럼, 테란전 후반에서도 전황에 따라 소수 뮤탈이 효율적인 경우도 분명히 있다.
센터 체력 깎은 뒤 퀸으로 감염시키는 조합으로 사용한다는 입스타도 꿈꿔 볼 수 있을 것이다.

병력의 조합 뿐 아니다.
드랍은 딱 개발된 시기에만 하고, 그 이후에는 아예 개발사실 자체를 까먹은 것 같은 플레이를 하기도 한다.
드랍 경로 역시 마찬가지다.
한 번 본진드랍에 꽂히면 터렛으로 도배가 되었든, 마인이 깔려있든 죽어라 본진만 팬다.
한 번 멀티드랍에 꽂히면 탱크에 그 비싼 울트라가 터져 나가든 말든 죽어라 그 멀티만 팬다.
근데 이제는 그래선 이기기 힘들다.

요컨대 지금의 저그에게 '한숨 돌리고 손 가는 대로 플레이해도 되는' 타이밍이라는 것이 거의 없어졌다는 얘기다.

전처럼 일정 시기, 일정 전황을 넘긴 타이밍에서는 그저 su, sz연타 후 어택땅! 만으로 이길 수 있었던 시기는 지났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s다음에 누를 단축키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고, 병력의 움직임을 적절한 명령키로 바로잡아주어야 하고,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테크와 스킬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계속 염두에 두면서 플레이해야만 하는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비록 테란전은 아니지만, 이런 관점에서 정말 놀라웠던 경기가 이예훈과 윤용태의 경기. 하이브 이후에도 히드라와 럴커를 울링과 적절히 조합하고, 드랍과 정면공격을 끝까지 번갈아 활용해가며 효율적 운영의 진수를 보여줬었다. 비록 지긴 했지만.-


4-3. 버로우와 오버로드를 활용한 정보전.

테란전에서 저그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테란에 비해 정보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그 격차는 점점 더 심해진다.
많아진 컴셋으로 무한정 쓸 수 있는 스캔과 구석구석 박혀있는 마인, 그리고 체력 좋은 건물까지 띄워서 정보전에 활용할 수 있는 테란은, 저그의 멀티 타이밍, 병력구성, 병력의 동선과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저그는 그렇지 않다.
느려터진 오버로드는 요충지에 들어서기도 전에 레인지 유닛인 마린에게 줘터지기 일쑤이며, 그나마 정찰용으로 활용할 수 있을만한 이속빠른 스컬지는 체력이 저질, 시야도 저질이다.  
그렇다고 뮤탈뽑아서 정찰에 쓰자니 들어가는 가스자원이 아깝다.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자신의 정보력을 확장하는 것, 그리고 테란의 시야를 최소한으로 좁혀놓는 것.

저그입장에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많지 않은 방안 중에 고육지책으로 생각해본 것이 버로우 개발을 통한 정보전이다.
마치 테란이 마인 박듯 테란의 멀티 예상지점이나 센터 이동경로에 저글링을 박아두면, 더욱이 요새처럼 베슬이 바이오닉과 따로 다니는 경우가 많은 테란 상대로는 꽤 쏠쏠한 정보력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최소한 시도는 해 볼만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버로우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저그는 이영한이다. 테란전에서는 거의 보여주지 않지만, 스타리그 4강 무렵 프로리그와 스타리그의 토스전에서 사용하는 경기들이 상당히 나왔고, 효용성도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테란의 정보력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려는 시도라도 있어야 정보력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인데, 후반에 속업된 오버로드를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적어도 마인에 의한 테란의 시야는 최소화할 필요가 있고, 넓은 센터 쪽의 마인제거는 힘들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저그의 주요드랍경로에 심어져 있는 마인, 저그의 자원지역에서 가까운 쪽의 마인들은 부지런히 좀 제거해 둘 필요가 있지 않은가 싶다.

최소한의 최소한으로, 자기 영역 쪽에 떠 있는 테란의 건물을 제거해주려는 움직임 정도는 있어야하지 않을까, 어제의 신노열처럼.


4-4. 드랍 경로와 타이밍, 전선의 다변화.

무한수송선과 커널을 통한 기동력은 저그가 테란을 상대로 후반에 가지는 가장 큰 상성 중의 하나다.
그 점은 저그에게 죽도록 힘들게 느껴지는 현재의 테저전에서도 여전하다.
그리고 저그는 바로 그 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어제처럼 테란의 멀티 지역이 9시와 6시 쪽으로 나뉘어 있고, 그리고 저그 역시 9시쪽에 가까운 11시 지역과 6시에 가까운 5시지역에 해처리를 펼치고 있는 경우를 상정해보자.
드랍 전에 빈 오버로드라도 찔러넣어 각 멀티의 병력 상황을 살핀 후, 만약 6시 쪽의 방어상황이 더 약한 것으로 판단되면 커널을 통해 병력을 5시로 이동시킨 후 6시쪽으로 드랍을 가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또 대규모 드랍훼이크를 본진 쪽으로 줘서 테란 병력의 이동을 유도한 다음 상대적으로 약해진 자원지역을 정면으로 돌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초중반에는 수비할 곳이 많은 저그가 병력을 한 덩이로 뭉쳐다니는 것이 힘들지만, 후반으로 가면 특유의 기동성으로 인하여 저그가 오히려 병력을 한 덩이로 규합하여 움직이기가 쉬워진다.
바로 커널과 속업 오버로드의 무한 수송이라는 저그만의 특성 때문이다.
반면 후반으로 가면 테란은 저그가 웬만큼 그로기에 이르지 않고서는 전 병력을 뽑아 한 곳으로 향하기가 힘들다.
지켜야 할 곳은 똑같이 많은데, 기동력은 저그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요즘의 테저전에서, 저그는 토스와 달리 테란에게 병력 200을 모을 시간을 주는 것이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다.
테란은 토스를 상대로는 200을 똘똘 뭉쳐 싸우게 되지만, 5가스, 6가스를 가져간 저그를 상대로는 그렇게 싸우지 않기 때문이다.  
극 후반으로 가면 테란은 병력이 많이 모여도 뭉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선을 넓게 펼쳐놓고 버티면서 소수병력만 기동한다.
다시 말해 구체적인 전투지점에서 직접 상대해야 하는 테란의 병력은 조금씩 나뉘어 있는 일부다.

반면 저그는 토스와 달리 커널과 오버로드를 통한 병력의 집중과 빠른 기동이 가능하다.
그러니 -승원좌가 계속 강조했던 것처럼- 강한 이빨로 얇은 부분을 야금야금 뜯어먹는 전술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
그런데 똑같이 얄팍한 소수 울링 디파로 들이대는 것은 저그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는 것일 뿐 아니라 테란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어놓는 전술이다.
얇은 부분에 침만 묻히고 뜯지는 못하는 모양새랄까.

차라리 저그도 어느 정도 시기에는 참으면서 다수 병력을 모은 다음 얇은 부분을 모서리부터 집중 공략해들어가는 방식을 택한다면, 기동력 딸리는 테란이 훨씬 곤란한 지경에 놓이게 될 것이다.  
테테전에서야 다수 드랍쉽을 활용해서라도 극복할 수 있다지만, 그러자니 저그에게는 스컬지가 있다.

-특히 디파를 동반하고 탱크와 싸우게 되는 경우, 넓은 센터전장에서 달려드는 것보다 오히려 좁은 멀티지역에서 상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다수병력으로 멀티지역을 공략하는 경우, 웬만하면 드랍형태가 유리할 것인데, 커맨드 주변에 병력을 내림으로써 탱크의 스플래쉬데미지가 scv나 커맨드에 가해지는 효과를 유도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다수 병력으로 공략해들어가는 '모서리'는 센터에 자리잡은 병력 보다는 테란의 멀티지역이 되어야 할 것이다-

어제의 신노열이나 전상욱을 상대하던 조일장은 참 많은 부분에서 잘했지만, 바로 그런 부분의 선택이 좀 아쉬웠다.





5. 현재의 테란을 상대하는 저그의 바람직한 자세.


작금의 저그는 자신의 멀티를 수비해내는 동시에 테란에 대한 공격까지 해내야 이길 수 있는, 상당히 곤란한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렇게  자신의 멀티를 수비해내면서 동시에 테란 자원줄에 대한 파훼가 가능하려면, 기본적으로 손 가는 대로 하는 기계적 수비가 아닌, 머리를 쓰는 전술이 필요하다.

예전의 후반전 핵심이었던 수비형 난전은 그냥 손 가는 대로 방어만 잘 해내도 됐었다.
드랍쉽 뜨면 재빠르게 반응해서 요격하고, 가스 멀티 쪽으로 들이닥치면 재빠르게 반응해서 커널 이동, 디파 사용... 이런 것만 잘 해주면 됐다는 얘기다.
수동적인 난전이기에 '피지컬'적으로는 상당히 피곤했지만, 한편으로는 수동적인 난전이기에 이른바 '로지컬'적으로는 차라리 편했다.
상대가 하는 짓을 받아치기만 하면 됐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그 수동적인 난전만으로는 부족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이 공격하고 전장을 선택하는 능동적인 난전을 동시에 해내야 하거나, 적어도 능동적인 난전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하는 플레이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수동적 난전을 능동적 난전으로 전환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병력운용의 주도권이다.
그런데 현재의 테저전은 저그가 4가스를 가져간 시점에서는 바로 그 주도권이 테란에게 주어져있는 경우가 많다.
대개 그 시점에서는 병력상으로는 저그가 테란을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전황상으로는 전선이 저그의 멀티 부근에 그어져 있는 상황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저그가 그 상황에서 가지고 있는 이점이라는 것은 그 수동적 전투에서 승리하여 추후 가져가게 될 자원적 잠재력, 요컨대 "시간은 저그의 편"이라는 기대이익 뿐이다.

-그러한 점에서 얼마 전 있었던 한상봉 대 이영호의 경기가 더욱 아쉽다.
단순히 7가스에 해처리를 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까지 비슷한 패턴의 후반 테저전들 중 유일하게, 테란이 멀티를 펴는 시점에 전장 주도권이 저그에게 주어져 있었던 경기가 바로 한상봉의 경기였다.
그 시점에서는 심지어 벌쳐에 드론이나 해처리 하나 둘 쯤 내주더라도 테란의 뼈를 쳐 냄으로써 전쟁을 승리할 수 있었던 아주 드문 양상의 경기였다.-

현재의 테저전에 임하는 저그들에게는 바로 그 시점에 경기의 '주도권'을 빠르게 탈환해올 수 있는, 공격형 난전의 전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그래서 현재의 테저전에 관해서는, 예전의 수비형 난전에 능한 타입의 선수들이 아닌, 오히려 공격형 난전과 전술적 판단에 능한 선수, 주도권 위주의 싸움을 잘하는 저그들이 좀 더 빨리 해법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의 공격형이란 이미 수세적으로 판을 만들어놓은 상대에게 그냥 자신의 유닛을 먼저 어택땅함으로써 공격을 퍼붓는다는 의미의 공격형과는 다르다.

공격을 통해 자신이 주도적으로 상대의 자세를 수세, 혹은 공세로 바꾸어놓을 수 있어야 하고, 전선을 최대한 상대방 쪽으로 빠르게 돌려놓는 전술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하며, 수비와 공격을 동시에 생각하고 수행해 낼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효율적 선택에 대해 고민하고 판단하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집중력을 놓지 않아야, 그래야 요즘의 테란(이라고 쓰고 이영호라고 읽는다)를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이제동을 기대하게 된다.
단지 그가 현 저그원탑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주도권을 잡는 공격형 난전의 최강자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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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08 15:58
수정 아이콘
굉장히 정성들여 써주신 글 감사드립니다. 이런 글때문에 pgr옵니다. 아 감격...

파해법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 운영인데 막상 실제 경기를 보면 저그들이 아쉽게든 압도적이든
결국 지는걸 보면 확실히 뭔가 나름의 단단함이 있어보이는것도 같은 테란의 운영이네요.
제가 하거나 또는 이영호 선수가 하는걸 보면 넓은 방어라인중 한군데로 저그가 총공격해서
뚫리고 질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안뚫리대요 ^^ 이상하게도

암튼 좋은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azurespace
10/03/08 16:07
수정 아이콘
탱크로 넓게 자리잡고 터렛까지 곳곳에 잘 지어주면 어지간해서는 저그가 난전으로도 이득 보기가 힘들죠.

울트라는 다크스웜 유무와 상관없이 탱크에게 무조건 100% 데미지를 받죠. 공업 탱크 화력 앞에서 울트라 가지고 탱크를 끊겠다는 발상은 자살행위고, 저글링을 많이 써야 하겠죠. 그런데 저그가 저글링 뽑으면 테란은 파이어뱃을 뽑아 주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다크스웜 유무와 상관없이 저글링은 끔살당합니다.

일단 3개스만 먹어도 테란은 저그의 모든 유닛에 대해 카운터 유닛을 갖추게 되기 때문에, 그 타이밍 전에 승부를 봐야겠죠. 그렇지 못하면 4개스 5개스 계속 늘어나게 됩니다.

근데 사실 걱정할 게 없는게, 현재 저 운영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만한 선수가 이영호밖에 없어요. 그냥 이영호 만나면 1승 주면 됩니다(...?)
10/03/08 16:10
수정 아이콘
4-4의 대한 전술적 해법은 결국 지금가진 저그의 힘을 최적화 하고, 속도를 더 올려야 하는 결론이 나옵니다.
적어도 세곳의 동시타격(그것도 디파일러를 전부 동반한)이 되지 않는다면 병력을 투자한 이득이 나오기 힘들겠죠.

통상 딜레이 메카닉의 핵심은 포대가 종심진을 형성하고, 넓게 펼쳐진 중앙에 주력이 존재하며,
각 멀티마다 최소한의 방어를 해둬서 중앙을 치면 힘에 밀려 패배시에 한타에 밀려버리게 되고..
멀티 타격을 하자니 방어군이 시간을 끄는동안 주력이 와서 정리.. 그사이를 노려 센터를 밀지만 생산된 추가병력과 주력 복귀해서
정리...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되는것입니다.

고로 멀티간의 거리가 가장 먼 두곳을 상정하여 반반 타격을 들어가면서 병력생산. 소규모의 디파일러-저글링-러커의 드랍으로
본진의 서플 병력을 공격하는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이 가능한 선수는 손에 꼽을정도겠지만요.
이것은 becker님의 속도거품론을 역으로 생각한 방책입니다. 속도가 끝나고 화력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상대의 속도를 늦추고
자신의 속도는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론이지요.
10/03/08 16:10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짝짝짝

결국 종족을 불문하고 스타크래프트는 최연성이 최초로 제시했던 '자원戰'이라는 패러다임으로 귀결되더군요.
저그와 플토와 테란,, 서로를 대등하게 상대할때 통상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자원량
그것보다 조금 더 배를 째는 쪽은, 자원의 우위를 갖는 대신 게임의 주도권을 일시적으로 상대방에게 넘겨주게 됩니다.

4가스는 필승이라는 저그의 공식 역시 앞마당 먹은 테란 혹은 제2멀티가 뒤늦게 활성화되는 테란을 상대로 가능한 공식입니다.
테란이 앞마당 이후 동시 2멀티를 가져간다면,, 경기의 주도권은 상대적으로 덜 짼 저그에게 주어져야 하는데,,
이영호선수가 무서운 점은 배를 째면서도 주도권을 저그에게 좀처럼 넘겨주지 않는다는 점이죠.
끊임없이 움직이는 마린, 메딕 병력의 압박은 저그에게 칼을 턱밑까지 들이밀은 공포감을 주니까요.

저그의 해법은,,, 이영호보다 부지런하고 꼼꼼해져야 한다는 원론에 봉착하게 됩니다. 더 영리하기도 해야겠죠.

한상봉 선수와 어제 신노열선수의 플레이에 대해서 평가가 엇갈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인것 같습니다.
4가스 혹은 그 이상의 저그는 필승이라는 공식상으로는 저그는 유닛을 적당히 버려도 될 정도의 여유를 갖지만
이영호식 테란을 상대로는 불가능합니다. 테란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자원을 먹고 있으니까요.

더 많은 자원과, 더 많은 해처리, 더 많은 물량을 꼼꼼하게 동시다발적으로 운영해야한다는 숙제가 던져졌습니다.
저그의 해법은,, 하나, 숙제를 잘 하던지
둘, 숙제할 자신이 없다면(멀티태스킹에 자신없다면) 테란의 멀티를 견제해서 같이 굶던지..

예전에,, 이영호선수가 아직 꼬꼬마였을 시절,,
항상 중립적 해설을 해오던 김정민해설위원이 한번 극찬을 했었죠. 프로리그경기에서.
테란의 병력이 꼭 있어야 할 곳에 가있다고. 유닛배치를 정말 잘한다고.

보통 저그와 테란의 경기에서는 유닛배치라는 개념이 다소 생소합니다.
테란은 한방병력을 굴리던지, 소수 게릴라 병력으로 저그의 멀티를 파괴하던지. 둘 중 하나가 거의 대부분이죠.
그런데 당시 이영호선수의 경기에서는 그리 많은 병력이 아니었음에도 저그병력이 움직이는 골목 혹은 멀티예상지역에 마린을 배치하더군요. 유닛배치도, 부지런한 병력운용도 당시에 비해 이영호 선수는 일취월장했습니다.

저그로 이영호 선수를 이기려면 그 정도의 성의(?)를 보여줘야겠죠.
시대를 지배했던 마재윤 선수와 이제동 선수에게는 그것이 있었습니다.
속칭 '부지런함'으로 표현되는 멀티태스킹으로 동시대의 다른 선수들을 앞서갔죠.
이영호 선수를 파훼하지 못하면 스타 1의 셔터는 결국 이영호선수가 닫겠죠. 이제동선수도 가만히 방관하지는 않겠죠. 기대됩니다.
10/03/08 16:35
수정 아이콘
대인배식 해법이 될 수 없는 이유가 대인배식 소떼, 새떼가 성립하려면 초반에 상당히 배를 째놔야 하는데,
이영호선수는 이런 장기적인 운영을 할 때 처음부터 장기전하자! 이렇게 준비한게 아니라 에이씨 불리하네 그냥 장기전 고고~
이런 마인드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초반에 배를 왕창 째다간 정말 째질수도 있다는 거죠.

밑에 글에서 리플로 이영호선수가 준비해왔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분이 계시던데, 이영호선수가 인터뷰에서 밝혔다시피
원래는 타이밍러쉬를 준비해왔는데 뮤탈에 베슬 끊겨서 그냥 장기적인 운영으로 넘어갔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40분 경기를 바라보고 드론 펌프질만 마냥할 순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영호선수와 김준영선수의 메카닉 vs 소떼, 새떼 경기는 저도 봐서 기억나는데
이영호선수가 그땐 엄청 수세적인 마인드로 경기를 운영했습니다. 팀리퀴드 사람들이 Turtle이라고 부르는게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고 베슬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탱크는 끊임없이 라인 잡고 이동하고 수비하고 합치고 공격하고
마린도 언제나 산개해놔서 절대로 저그가 마음편히 가스를 퍼먹게 내버려두질 않습니다.

제 생각에도 전술적으로 저그가 좀 더 분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테란의 수비망은 탱크벽으로 센터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뮤탈이 길을 열든 오버로드 몸빵을 하든 터렛이 적은 틈을 타고가서
디파 + 소수 저럴로 서플라이나 생산건물에 타격을 주고 탱크 벽이 얇은 끝부터 윤용태선수가 하듯이 한점돌파로 컨트롤에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탱크벽이 한 쪽이 뚫리면 테란이 방어하는 거점이 많아서 허둥지둥할 때 난전으로 이기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진형이 무너지면 울링이 유리한 건 맞으니까요. 물론 디파일러는 꾸준히 죽어라 써 줘야 됩니다.
한상봉선수의 패인이 디파를 나중에 가선 아예 안쓰더군요. 아무리 손이 많이 가더라도 본좌시절 마재윤선수처럼 끊임없이 저글링 섞고
스웜 치고 병력 조합 단순하게 만들지 않게 해야 합니다. 피지컬도 많이 늘었는데 왜 슈파 알카노이드 경기 이후로 제대로 된 플라잉
디파일러가 나오지 않는지 모르겠네요. 물론 미칠듯이 어렵다는 건 알지만요~

역시 이제동선수 말고는 기대할 선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snookiex
10/03/08 16:44
수정 아이콘
반박할 여지가 없는 좋은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스팀팩 맞은 시
10/03/08 17:20
수정 아이콘
좋네요 공감이 많이 갑니다. 저는 저그들이 레어단계에서 뭔가를 더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폭풍 스타일 + 삼지안 경락마사지 같은 방법으로 멀티 저지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레디에잇 전에 퀸의 활용을 더 해야할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WizardMo진종
10/03/08 17:39
수정 아이콘
계속 하고싶었던 말이네요. 김준영선수는 초반위험을 감수하고 배를 째서 소때를 만들었습니다.

이영호는 그 초반의 배쨈을 눈뜨고 그냥 넘어가주지도 않을뿐더러 후반이 되어 소때가 등장해도 라인구축하고 짓 눌러버립니다.
김준영선수의 소때가 통하는건 그때 수준의 테란선수들한테 얘기죠.
BoSs_YiRuMa
10/03/08 17:46
수정 아이콘
이영호를 강하게 만드는건 눈치와 반응속도, 빌드의 힘이 아닐까 싶은데요.
원배럭 더블은 저그의 어떤 체제에도 맞설수 있는 최고의 틀이고 병력 생산도 끊임없이 되면서 화력도 막강하다고 볼때,
힘을 힘으로 제압하는 하이브 안가고 업그레이드 히럴은 어떨까요?
이미 저럴로는 순수 바이오닉과의 전투가 안된다고 생각을 할때..
러시아워같은 난전은 안되더라도 하이브를 포기하고 병력에 집중한 히드라러커라면 일회성 필살기로는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up 테란
10/03/08 17:50
수정 아이콘
어제 경기를 보면, 이영호가 순식간에 3,4 멀티를 정말 안정적으로 가져가더군요. 멀티 조기 견제할 타이밍은 거의 안나올 것 같습니다.
레어상태에서는 죽어라 병력만 뽑아도 막을까 말까인데 드랍업 하고, 몇기 드랍 돌렸다가 그대로 쭉 밀릴것 같네요.
절대 그런 플레이가 안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영호의 물량이나 기본기가 워낙 뛰어나 치고받기에도 벅찬것 같습니다.

최연성이 노마린,원마린 더블하면, 해설자부터 광분을 하면서 테란이 앞마당을 먹는데 놔두면 지는거라고 샤우팅하며,
수많은 저그들은 죽어라 공격했지만 결국 다 나가떨어졌습니다.
최연성은 앞마당을 지킬 자신이 있으니깐, 들어오길 유도했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재윤은 테란의 더블을 인정하고 자신이 더 부자가 되는 플레이를 선택했죠.
새로운 파라다임을 인정하고, 상대가 원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레이트 메카닉의 핵심은 탱크입니다.
이영호가 탱크를 뽑는 이유는 울트라와 싸우기 위해서입니다. 울트라 저글링으로 탱크를 줄여야 한다지만, 막상 계산해보면 값싼 탱크가 비싼 울트라를 충분히 줄이는것 같습니다.
저는 파훼법같은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든 전투의 기본은 상대방이 원하는대로는 안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어도 울트라는 절대 탱크와 싸워줘서는 안될거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플레이그, 인스네어 히드라 뮤탈 조합이 괜찮을듯 싶습니다. 히드라는 탱크에 절대 안달려들고 다가오는 베슬과 바이오닉만 상대하는)

아니면 레이트 메카닉을 가기 힘든 '미친저그'를 저그의 정석 빌드로 연마를 하는 방법도 있을것 같네요.
Ace of Base
10/03/08 18:21
수정 아이콘
음.. 좋은글의 핵심을 저해하는 의견일 수 있겠지만..
저는 단순히 이영호 선수가 전술적인 혁명보다는 준영 선수에게 힘 못쓰던 시절보다 '실력이 늘었다'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선수들도 이영호 선수를 이기려면 파훼적인 연구보다는 실력 향상이 그를 넘는 길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up 테란
10/03/08 18:28
수정 아이콘
노련한곰탱이님// 넵!! 엄청 어려울껍니다. 아마 대부분은 하이브도 못가고 지겠죠.
뭐, 그래도 성공만 한다면 레이트 메카닉에 울진 않아도 되니... 저그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겠죠.
롯데09우승
10/03/08 19:01
수정 아이콘
글쎄요. 해답은 쉽게 안나올겁니다.
연습상대가 없어요.
최연성아류는 있어도 이영호아류는 불가능하니까요.
왜냐구요?
그건 이영호 스스로 테란이길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스웨트
10/03/08 21:14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테테전 하듯이 하는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탱크로 라인 잡고 상대 멀티 먹을때 나도 멀티먹는.. 원래 테테전 선긋기에 자신이 있는데다가
자원에 의한 카미카제 베슬... (말이 쉽지 저는 공방에서 베슬 퍼주고 울트라에 썰리더군요..)
10/03/08 21:59
수정 아이콘
이영호식 저그전 후반을 보다보면,진짜 테란은 커맨드센터를 띄울 수 있다는 점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스웜을 동반한 울링의 급습에도 이영호의 멀티는 마비될지언정 파괴되지가 않습니다...
TheMilKyWay
10/03/08 23:07
수정 아이콘
무탈 극대화 방법이 가장 좋을듯 하네요. 결승 1경기때 이제동 선수가 보여준 것처럼.. 뮤탈로 끝내거나..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는게 필요할거 같네요. 그게 정말 쉽지 않다는게 문제지만요..
새벽오빠
10/03/09 00:18
수정 아이콘
좋은 분석글 감사합니다!

다만...
<2. 현재의 테저전 후반.>에서 마지막 문장의 '죨라'라는 표현은 좀 고치시는 것이 어떨런지요,
수준 높은 글에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방식의 단어인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머릿 속으로 대충 생각하고 있는 것인데 글로 풀어써주시니 참 보기 좋네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추천 쾅쾅!
진호vs요환
10/03/09 01:23
수정 아이콘
TheMilKyWay님// 제 생각도 현실적으로 무탈 극대화 방법이 좋을 듯 합니다.. 후반 전술운용의 다양함은 저그선수들에겐 무척 생소한 것이니까요..레어단계에서 뭔가 테란의 발목을 잡아야 되는데
지금 상태로 저럴은 전성기 박성준선수의 할아버지가 와도 힘들 것 같고..
요즘 경기들보면 왠지 저그선수들이 무탈을 소극적으로 사용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이제는 필사적인 뮤짤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마지막 방법은 역시 이제동입니다
왜자꾸시비네
10/03/09 17:32
수정 아이콘
모든 전략의 해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전략이 완성되기 전에 승부를 보느냐, 전략이 완성된 후에 해법을 찾아내느냐 하는 것이죠. 보통 패러다임의 해부는 전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예컨데 비수류 초기의 저그들의 해법은 땡히드라 위주의 초반돌파가 많았었죠. 이후에 비수류가 전격적으로 해부되면서 네오사우론 등등의 중후반 체제가 완성됩니다. 레이트 메카닉의 경우도 일단은 바이오닉->메카닉 전환의 약한 고리를 끊어내는 방법론이 먼저 제기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저그가 먼저 고려해야할 것은 울트라테크의 포기입니다. 아무튼 메카닉 체제 구축 이후의 해법이라면 우선 센터해처리+스포어, 다수 퀸, 히드라 플레이그, 드랍플레이, 다수 뮤탈 등등이 있을 것같네요. 중요한 요소중 하나는 당연히 맵이 되겠지요.
프리티카라승
10/03/09 23:04
수정 아이콘
비수류같은 빌드를 상대로 5햇네오사우론이 나올 수 있었던건 초반부터 다르게 출발해서 그런것 아닐까요
레이트메카닉의 경우 중후반까지는 거의 동일합니다. 그러면서 디파일러가 나오는시점부터 갈리는데..
이 이후에 과연 빌드라는것이 존재 할 수 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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