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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20 20:13:31
Name survivor
Subject G.O.의 꼬마는 웅진의 중심이 되었다
* 제 블로그에서 이미 글을 보신 극 소수의 분들을 위한 설명 : 이 글은 제가 2009년 6월경에 한상봉선수의 첫 스타리그 16강 입성을 기념하며 쓴 글을 문체 수정, 내용 추가 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전의 글과 내용도 약간 다르고, 길이도 더 길어졌습니다.



한상봉 선수의 지위는 좀 독특합니다. 프로게이머중에서 대표적으로 나이가 많은 박영민 선수와 한상봉 선수의 드래프트 차이는 불과 6개월입니다. 요즘은 아주 어린 선수도 많이 있습니다. 전태양 선수와 이영호 선수가 있기 전, 2005년 당시에 파격적으로 어렸던 중학교 3학년이라는 나이에 한상봉 선수는 과묵하기로 유명한 지오팀의 연습생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당시만해도(그리고 요즘도) 조규남 감독은 매우 어린 나이의 선수는 선호하지 않으시죠. 중학생의 신분으로 팀에 들어온 선수는 예전의 한상봉, 지금의 장윤철선수밖에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네요.

제 기억에, 한상봉 선수가 처음 팀에 들어오고 프로가 된 과정은 평범했었습니다. 아마추어때 잘했고, 잘한다는 소문이 프로팀까지 들어갔을것이고 많은 팀중에 하나가 지오팀이 되었을것입니다. '것이다'로 일관하는 추측이라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죄송하지만,  아쉽게도 객관적인 기사같은것은 없고 저도 자세한 것까지는 들은바가 없습니다. 중학교 시절 공부를 잘해서 전교 상위의 성적이었고, 그맘때쯤 공부잘하는 학생들의 보편적인 소망인 의대 진학을 희망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얘기이지요. 과학고를 다녔다는 소문이 한때 널리 퍼졌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어쨌든 그가 팀의 연습생으로 있던 당시에 제가 들었던 단 하나의 소문은 평범했었습니다. 바로 '잘한다'는 소문. 연습생의 실력에 엄격하기로 유명했던 지오팀에 들어왔기 때문에 잘한다는 소문은 꽤 중요했고 2005년 당시의 평가도 '잘만키우면 잘 클 선수'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실력에 대한 입소문도 잘나고 있었고 모든 신인이 그렇듯 각종 보도자료를 통해서 변태 전 쌩얼(!)의 얼굴도 별 무리없이(?) 공개되었습니다. 물론 많은 팬들이 경악스러울만큼 어린 나이, 애띤 얼굴과 작은 덩치로 패닉상태에 빠지고는 했었죠. ' 이재훈과 무려 10살 차이야!!! ' 를 외치면서 말입니다.



2005-07-17일 스카이 준po 출사표와 기사 사진. 목적은 한상봉 선수인데 변형태 선수가 더 눈에 들어오는군요.



2005-08-11.2005 하반기 신인 드래프트 현장. 지금과 별 차이가 없는것도 같습니다.



2005-08-25. G.O. 단합회에서 김치를 나르는 한상봉. 이 사진 한장으로 이때 저의 머릿속은 한상봉 = 김치....로 각인되었었죠;;


그러던 와중에 한상봉 선수가 게이머를 그만두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잠시 그만두는것도 아니고 완전히 프로 자격증을 반납하는 '은퇴'를 하였다는 소식이 떠돕니다. 당시 조규남 감독은 '게임보다 공부가 더 쉽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그만뒀다'라고 증언, 저는 역시나 어린 아이가 그 암울한(?) 숙소에서 버티는게 쉽지는 않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한상봉 선수는 연습생이 일반적으로 게이머를 그만두는 이유와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에 그의 종적을 잠시 상상해보자면 평범한 학교생활을 했을 것 입니다. 성적은 예전만큼 안나왔을지도 모르죠. 그런 와중에 고등학교에 진학하였을테고, 어쩌면 고등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그는 다시 프로게이머가 되었으니 말이죠. 자세한 속사정은 이래저래 뒤져봐도 기사화 되지 않았네요.

그만 둘 당시 프로게이머 자격증까지 반납하는 완전한 '은퇴'를 하였기 때문에 한상봉 선수는 다시 커리지매치부터 통과하게 됩니다. 몇 달 손을 놓은 스타를 다시 시작해서 커리지매치를 한번에 뚫어냈습니다.. 결국 그는 2005년 하반기 드래프트에서 지오팀에 입단하고 1년 후 2006년 하반기 드래프트에서 엔투스팀에 다시 입단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다른 팀이 아닌 전에 있던 팀으로 다시 들어갔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더 정확히 설명하면 감독추천제로 입단하게 되는데, 아마추어가 감독추천제를 받아야 되는 제도상의 문제로 한상봉은 기껏 딴 준프로자격을 반납한 후에 추천제로 프로가 됩니다.(관련 기사 : http://gmnews.afreeca.com:8109/app/index.php?board=news_esports&b_no=13150&c_no=5&control=view )  그렇게 복잡한 과정을 걸쳐서 한상봉 선수는 이 때부터 완전한 '우리선수'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프로게이머의 인생도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2006-08-21 2006 하반기 소양교육. 막 프로게이머 자격을 획득한 한상봉.



그 후 약 1년간은 그의 흔적을 찾기 힘듭니다. 한창 마재윤의 본좌등극이 이루어지고 리얼스토리라는 화제의(?) 프로그램에 CJ ENTUS가 출연했음에도, 그의 존재감은 미미하였습니다. 생각해보면, 2006년 당시 멋진 바텐더 유니폼을 입었던 한상봉의 모습은 잘 기억되지 않네요. CJ에 들어온 모든 연습생이 그렇듯, 연습실에서 묵묵히 연습을 하고 있을 한상봉을 상상하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CJ ENTUS입단 후 그렇게 1년이 흐르고 한상봉은 첫 개인리그 예선을 뚫습니다. 그리고 첫 진출한 서바이버에서 단번에 MSL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혜성처럼 나타나 그 유명한 전상욱을 저글링만으로 제압하고 말입니다. 이 때 서바이버 전상욱 선수와의 경기로 그는 '쇼부봉'으로 등극하였으며 박성준처럼 아니, 박성준보다 더 초반에 경기 흐름을 자기에게로 가져오는 것이 장기인 특색있는 선수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이것과 관련된 개그기사(?)가 하나 있네요. 링크합니다.http://gmnews.afreeca.com:8109/app/index.php?board=news_esports&b_no=19668&c_no=5&control=view



2007-07-19 . 첫 예선통과를 하고 수줍게 브이를 하는 한상봉.


전상욱과의 서바이버 토너먼트 경기는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한상봉선수가 5드론의 도박수를 쓸려고 했는데, 코치가 말려서 저럴로 몰아치는 경기를 보여줬다는군요. 김동우 코치가 인터뷰에서 말한건데요. 기사 전문은 너무 기니, 한상봉 선수의 관련 내용만 올려봅니다.

[[[김동우 코치는 한상봉에게 전상욱이 더블 커맨드 전략을 사용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상봉은 5드론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코치는 평소 연습했던, 도박적이지 않으면서도 공격적이고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고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한상봉을 설득했다. 결국 한상봉은 5드론 대신 안정적인 빌드를 선택했고, 저글링과 뮤탈리스크, 럴커로 상대를 몰아친 끝에 승리를 따냈다. 그 경기 이후로 한상봉은 MSL 8강 진출에 성공해 스타덤에 올랐다.
“제가 해준 조언이 들어맞아 선수들이 멋진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선수들 개개인의 장점과 색깔을 잘 살리면서도 그 시점에서 유행하는 전략들을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공격적인 선수들은 최대한 효율적인 전투를 이어가도록 해야 하고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은 최대한 안정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개성 있는 플레이로 승리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
]



처음 뚫은 예선, 처음 뚫은 서바이버. 그렇게 MSL에 입성한 한상봉 선수는 (주현준과 함께) 8강까지 치고 올라오는 기세를 보여줍니다. 16강에서 이재호를 만나 벙커짓고 안전한 테란을 상대로 단박에 저글링과 러커로만 몰아치면서 특유의 승부를 보여줍니다. 8강에서 김택용을 만나 3:0으로 지기는 했어도 개인리그에서 이와 같은 선전은 프로리그 출전을 가능하게 하였죠. 프로리그에서도 팀플, 개인전 골고루 출전하면서 조규남 감독의 신임을 얻게 됩니다.
방송 경기 데뷔 이후 2008년까지의 한상봉은 롤러코스터를 탄것처럼 기복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공격으로 연승을 하고 나면 어김없이 공격으로 연패를 하고 날빌로 중요한 경기를 잡아내고 난 뒤 날빌에 아무것도 못해보고 큰 무대에서 지기도 하였습니다. 기복이 있는 와중에서도 조용히 커리어는 쌓여갔습니다. 2007년 후기리그 프로리그부터 개인전에 출전한 한상봉은 플레이오프에서 박지호를 한상봉다운!!! 성큰러쉬로 이김으로써 팀을 위기에서 구원했지만 결승전에서는 박지수에게 아무것도 못해보고!!! 지기도 하였죠. 스타리그는 계속 감감 무소식이었고 MSL에서는 블루스톰에서의 고인규선수와의 경기같이 인상을 남기는데는 성공하지만 8강과 피씨방 예선을 넘나들면서 중요한 순간에 고비를 넘지 못했습니다.
2008년 전기 프로리그에서는 경기수는 적지만 상당한 고승률과 개인전 팀내 다승 1위로 선방합니다. 하지만 패턴이 읽히고 스타일이 파악되면서 0809 프로리그 위너스리그 중반까지는 1승8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게 됩니다.

될듯될듯하면서 안되는 그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이 당시만 해도 그의 한계는 분명하다고 못박았었습니다. 뻔한 플레이, 뻔한 공격, 뻔한 경기 패턴. 눈에 보이는 선.
최초의 쇼핑록(?), 어찌저찌 올라간 로스트사가 MSL 16강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죠.

로스트사가 MSL 16강에서 송병구 선수에게 쥐어짜는 러쉬를 3번 시도했다가 16강에 탈락할때만 해도 팬들 사이에서는 성토의 목소리가 나왔었습니다. 경력이 쌓이고 있음에도 전혀 변화가 없는 경기 스타일. 굳이 스타일의 변화가 아니라 매 경기 초반 승부에 힘을 싣고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경기 양상에 대한 회의감. 나이는 들어가고 마재윤은 건재하고 김정우는 올라오는 이런 압박스러운 상황에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전통적으로 운영위주의 저그가 대세인 우리팀에서 마치 다른배 자식같은 극도의 공격형 저그를 어떻하면 좋으려나. 그렇게 다들 지쳐가고 있을 무렵 그에게도 '기세를 만들 기회'라는것이 주어지게 됩니다.



0809 위너스리그 CJ VS 삼성. 한상봉은 중견으로 출전해 송병구를 꺾는다


분노의 MSL이 있고 24시간 뒤, 0809위너스리그 CJ VS 삼성과의 경기에서 조규남 감독은 송병구를 상대로 한상봉 카드를 내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집니다. 그 기용 한번이 한상봉 선수의 인생을 바꿀 터닝포인트를 제공하게 되죠. 그전까지 0809프로리그에서 1승 8패의 (씨제이 저그 승률을 엄청나게 깎아먹는) 승률을 기록하던 그는 타우크로스에서 오직 히드라로만 우직하게 송병구의 지상군을 밀어냄으로써, 그리고 배를 째는 이성은을 상대로 (다분히 의도적인) 분노의 하이브병력 꼬라박기;;를 시전함으로써 말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삼성전의 이 두번의 경기로 인해 한상봉은 다음 티원전의 출전기회를 잡게 되었고 티원전 대장으로 나와 팀의 승리를 쟁취함에 따라 그의 포텐이 터졌다고 봅니다.
1주일안에 일어났던 3번의 경기, 로스트사가 MSL 16강 - 위너스리그 삼성전 - 위너스리그 티원전은 모든것을 바꾸어 놓았고 그는 드디어 기회를 잡습니다. 위너스리그를 발판삼아 프로리그 4R에 들어서는 다양한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승승장구 합니다. 경기 내용은 확실히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컨트롤로 병력을 들이붓는 공격밖에 하지 않던 선수가 드디어 후반 운영에도 강한 모습을 보이고, 경기 패턴도 다양화되기 시작합니다.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가 되었죠. 그걸 보는것은 너무나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개인리그에서도 폭발적인 성적을 내기 시작합니다. 데뷔 3년차, 7수의 피씨방 예선끝에 박카스 스타리그 16강 입성에도 성공하였죠.
아발론 MSL은 더욱 극적입니다. 32강에서 송병구 선수를 또 한번 이기고 16강에서는 이영호 선수를 이기는 기염을 토했고, 8강에서는 김명운 선수를 쉽게 잡아냅니다. 4강에서 붙었던 변형태 선수를 상대로는 2:0의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세번의 경기를 내리 이기고 결승에 진출하죠. 결국 준우승을 차지하였지만, 김윤환 선수, 한상봉 선수 모두 아발론 MSL을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모두들 한상봉 포텐이 드디어 터지는구나라고 감탄했었습니다.






한상봉 선수 데뷔 이후 최근까지 저그의 흐름은 많이도 바뀌었습니다. 어떤 선수는 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몰락했으며 어떤 선수는 트렌드를 창조하였고 또 다른 선수는 새로운 트렌드에 완전히 적응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그 흐름의 소용돌이 속에서 3해처리 공격, 2해처리 공격, 저글링 공격, 러커 공격, 뮤짤 공격, 공격, ,공격, 공격......빌드야 어찌되었든 경기 전개는 공격 일변도의 모습을 그는 보여주었습니다. 병력 조합과 운영은 완전 배재한 공격이라는 면에서 이제동보다는 과거 박성준을 떠올리게 하는 한상봉의 이런 한결 같은 경기는 어느순간 대중들의 머리에 각인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한 선수가 3년 이상 꾸준히 방송경기에 나오는 게이머 생활을 하다보면 성적이 어떻든 간에 노련미와 함께 어느정도 고착된 게임을 보입니다. 스타일이 파악되고 장단점이 노출되면서 재기발랄한 패기보다는 경력과 경험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게 되는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한상봉의 경기는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재기 발랄하고 패기가 있습니다. 요즘도 상대 선수들이 '이번에는 뭔가 숙성된 경기 운영을 보여줄것이야'라고 생각을 하다가 한상봉 선수의 완전한 '날 것'의 경기에 말려서 지고는 합니다. 다른 선수들이 경력과 노련미를 택할때 그는 계속 자라지 않는, 성숙되지 않는 경기를 선보였죠. 게임 외적인 성격도 강단이 있는 편입니다. 인터뷰에서 도발에 발끈한다거나 상관 관계없는 이상한 도발(?)을 할때도 있습니다. 동기나 계기가 없는 루즈한 경기 진행보다는 투스타나 비수류로 괴롭힘을 당할때;; 분노게이지 상승으로 폭발적인 경기력을 끌어 올리는편입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분노에 앞이 보이지 않아 경기를 그르친다면 그는 분노에 눈을 가리고 거침없이 주먹을 휘두르는 선수입니다.
반대로 그는 꽤 많은것을 보고 겪었습니다. 이재훈 코치의 지오 선수 시절을 같이 했으며 박영민 선수의 신인 시절을 공유했습니다. 마재윤의 첫 우승과 함께 본좌 등극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고, 그 이후 몰락도 지켜봤죠. 자신의 손으로 팀을 결승 무대에 올리는데 일조하였고 반대로 자신의 손으로 팀을 결승무대에서 끌어내린적도 있습니다. 적어도 '경험'면에서는 CJ의 최고참인 마-변-박 바로 다음주자였습니다. 같이 중견으로 묶였던 권수현 선수나 손재범 선수, 그리고 은퇴를 한 장육과 주현준 선수도 모르는 많은것. 한번 포기했다 다시 도전하는 일도 겪었기에 슬럼프에 빠져도 물러서지 않는 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그를 몇년을 봐왔지만 중견 선수가 아닌 신예로 착각합니다. 오랜 기간 피씨방에 누워있다 뒤늦게 스타리그 36강을 치르는데, 엄재경 해설위원이 신예라는 표현을 쓰죠. 오랜기간 그의 경기를 꾸준히 본 팬들도 가끔씩 헷갈립니다. 그의 나이가 몇살인지, 경력은 얼마나 되었는지. 경기가 끝나고 동생들에게 '사장님 포스'로 수고의 악수를  건네는 형님이지만(4R 화승전 참고) 수다스럽고 말이 많고 시끄러운 팀원을 뽑는 투표에서는 항상 상위권에 오르는 선수. 이재훈 선수와 김환중 선수가 당시 공군에이스를 전역한뒤에 느낀 엔투스의 충격적인 변화는 바로 '상봉이보다 어린 선수들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결같이 공격을 하고 몇년 동안 쌓인 그의 경력은 아이러니하게도 트렌드에 크게 휩쓸리지 않는 의연함과 더 보여줄 것이 있는 기대를 선사합니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트랜드와 패러다임의 창조를 발판삼아 일어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사라져가지만, 그는 정반대입니다. 지금까지 트랜드를 거부하는 독단적인 움직임을 보이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운영의 묘를 하나하나 배우고 보여주는 그가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대중들이 마음대로 그어버린 한계 선을 뚫고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까. 운영을 깨우친 그는 얼마나 폭발적인 경기를 더 보여줄까, 한상봉이 경기를 하면 엠비씨 게임 해설들이 오늘은 또 얼마나 숨넘어가는 비명소리를 들려줄까와 같은 호기심 어린 기대 말입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 내 스타일이 굉장히 공격적이다. 그래서 운영을 배워서 공격성을 좀 죽이기 위해 노력중이다. 처음에는 (마)재윤이형과 (김)준영이형에게 많이 배웠다. 준영이형이 웅진으로 돌아가고 나서 휘청거렸는데 요즘에는 재윤이형에게 다시 배우고 있다. 요즘 재윤이형과 옆 자리에 앉아서 장난도 많이 치고 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런데 조금 장난이 심해지는 듯한 느낌이다(웃음). 경기 전 파이팅을 하는데 (마)재윤이형이 내 귀에 대고 ‘CJ 파이팅’을 하고 (박)영민이형에게 장난을 쳐보라고 제안하는 것 같은 경우다(웃음). 물론 나도 장난은 무척 좋아하지만 적당한 배려는 필요할 것 같다. 아! 물론 난 재윤이형을 비롯한 우리 CJ 팀원들을 모두 좋아한다.
* 2009년 4월경. 포모스 인터뷰중에서 *


아발론 MSL 다음부터의 이야기는 저의 몫이 아닙니다. 그 다음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상봉선수를 좋아하고, 그와 동시에 웅진을 좋아하시는 분이겠죠. 몇달이 지나서야 겨우 주위의 CJ팬분들과 한상봉 이야기도 하고 그럽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CJ가 한상봉을 보낸것은 실수였다고. 그러나 알고 있습니다. 그건 실수가 아니라는것을. 한상봉 선수가 이렇게 웅진에서 잘 지내고 있는데, 그것이 어찌 실수라 할 수 있겠습니까. 저와 지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 강민, 박태민, 전상욱이 이적했을때처럼 결국은 잘 된 일이 될것이야. 신동원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 '

내일 웅진과 위메이드의 위너스리그 경기가 있습니다. 저는 이 경기를 볼 이유가 없습니다. 친구와 약속을 잡고, 위너스리그가 시작될쯤에는 점심을 먹고 있겠죠. 그러나 한상봉선수가 처음 방송에서 맞붙었던 상대, 그리고 멋지게 이겼던 바로 그 상대!!! 전상욱 선수와의 선봉전이 있더군요. 어떤 기회가 오면 그걸 놓치지 않는 사람임을 알기에, 내일 경기가 또 다시 한상봉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웅진의 에이스는 복수용달에 나온 윤용태, 김명운이 아닌 한상봉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앞으로 한상봉선수의 글을 올릴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응원합니다. 숨죽여 응원하는건 꽤 잘할 자신있거든요.







* 사진은 예전 파이터포럼과 포모스 사진을 사용하였는데,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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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최마율~
10/02/20 20:16
수정 아이콘
한상봉선수.......순탄하기만한 길은 걸지 않았군요..
최근 이 선수 보면..정말 이제동다음가는 저그가 될 수 있을 듯한 느낌입니다..


송병구 선수 팬으로서 한상봉선수는 애증의 존재...딱 그 한마디로 정리될수 있을듯합니다...
(원래는 증에 가까웠지만...한상봉선수가 송병구선수를 강하게 만들어준것 같아서..크)
송병구선수는 한상봉선수를 '애써' 낮출려고 하는듯하기도 한데......
정말 실력과 성깔;;;;;;;;있는 선수라는건 부정할수 없는게 한상봉선수죠.....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사족 : 송병구선수와는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크크
10/02/20 20:18
수정 아이콘
우와 한상봉선수의 애정이 넘쳐납니다 좋은글 잘보았네요^^
쇼부봉 정말 요즘같은세상 흔하지않은 스페셜리스트라 더더욱 애정이 갑니다 파이팅!
10/02/20 20:22
수정 아이콘
심소명 이후 최후의 스타일리쉬한 저그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게 먹히나? 하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비집고 승부를 거는 모습 그게 바로 한상봉이죠 완벽을 추구하는 송병구와 빈틈 하나를 비집고 카운터를 칠려는 한상봉의 모습은 언제봐도 재밌습니다.
Go_TheMarine
10/02/20 20:27
수정 아이콘
글 잘읽었습니다.
저그명가 go-cj를 거친 유저이니 앞으로 웅진에서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송병구선수와는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크크(2)
ringring
10/02/20 20:29
수정 아이콘
오늘같은날에는....상봉군 생각이나는군요...이러면 안되는데...
총사령관
10/02/20 20:39
수정 아이콘
근데 정말 한상봉선수가 과학고등학교 나왔다는게 진짜인가요?
마요네즈
10/02/20 20:55
수정 아이콘
한상봉 선수도 벌써 준우승1번에 4강1번 들었네요.. 현재 정상급 저그 중에서 커리어는 이제동, 김윤환 다음이라는..
근데 제가 알기론 이재훈 선수랑 한상봉 선수는 9살 차이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81년생과 90년생..
10/02/20 21:02
수정 아이콘
갈수록 인물이 사네요.
10/02/20 21:31
수정 아이콘
요즘 CJ팬 입장에선 정말 그리운 선수죠...
fd테란
10/02/20 21:4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도달자
10/02/20 22:17
수정 아이콘
김택용에게 쇼부가 깔끔하게 막히며 그저 쇼부잘치는 그저그런선수.. 강라인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쇼핑록이후 툭튀어나와서 아발론16강. 이영호잡을때는 상상외였습니다.
쇼부는 여전한데 후반운영이 상상이상이였거든요. 2경기 카르타고였나? 그럴텐데 2햇뮤탈(?)로 이영호가 완전히 승기를 잡았는데
거기서도 끈질기게 어떻게저떻게 울트라까지 뽑는 모습을 보면서.. 그때 그 쇼부봉맞나 싶더라구요.
불멸의황제
10/02/20 22:23
수정 아이콘
한상봉선수의 경기는 정말 너무 재미있습니다...뜬금없는 타이밍에 파고들어 그대로 경기를 종료시키는 쇼부봉의 카리스마
abrasax_:JW
10/02/21 02:22
수정 아이콘
한상봉 선수 정말 좋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선수네요. 커리지를 다시 뚫어낸 모습을 보니 역시 보통내기가 아닙니다.
10/02/21 03:10
수정 아이콘
마요네즈님// 뭐 그렇기도 하지만 학년으로는 10년 차이가 맞기도 하니까요. 이재훈선수가 '빠른' 81이니...
라구요
10/02/21 07:56
수정 아이콘
한상봉의 매력은...
수십경기의 엄청난 출전에도 불구하고..
항상 신인같은 표정과 긴장에 있습니다.
핫타이크
10/02/22 00:57
수정 아이콘
좋은글 추천하고 갑니다.
다만 너무 좋아하는 두 선수.. 한상봉, 송병구선수 좀 친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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