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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2/08 16:57:56 |
Name |
彌親男 |
Subject |
2006 - (5) CJ 슈퍼 파이트 |
목요일과 금요일 양대리그 예선과 주말은 또 주말이니 만큼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정말 중요한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꼭 알고 넘어가야 할 하나의 대회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0. 시작하기 전에
2006년 드디어 비기업팀의 대표주자로 ‘라면 GO’라고 놀림받았던 GO팀이 드디어 CJ에 의해 인수됩니다. 사실 CJ는 그동안 e-sports와 연을 맺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는데요. 이번 일로 인하여 e-sports의 협회 회원사가 되기도 했고, e-sports에서의 영향력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이 CJ의 진짜 목적은 e-sports에서 제 3의 리그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온미디어와 더불어 케이블계를 양분하고 있었던 CJ의 입장에서 온미디어의 게임채널에 대항할 게임채널 하나 갖고 있고 싶은 마음은 당연했고, 그런 차원에서 MBCgame을 인수하려다 실패했던터라, 게임채널의 개국열망은 더욱 강했습니다. 근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게임채널의 개국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를 알아야 했고, 그래서 게임채널을 개국하기 전에 몇 번의 실험을 거치기로 합니다. 그래서 개최된 것이 e-sports의 축제를 표방했던 슈퍼파이트 였습니다.
e-sports에서 쉽게 성사될 수 없는 매치들을 보여준다는 취지로 시작한 제 1회 슈퍼파이트의 매치업에 고민이 많았을 텐데요. 의외로 해결은 간단했습니다. 임요환 선수의 군 입대 날짜에 맞추어서 임요환 선수를 중심으로 슈퍼파이트를 기획하면 됐으니까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던 임요환 선수와 마재윤 선수의 매치와 임요환 선수의 영원한 라이벌인 홍진호 선수와의 매치를 기획하게 됩니다. 그리고, 해설진도 임요환 선수와는 떼어 놓을레야 뗄 수 없는 최초의 게임 캐스터인 정일훈 캐스터, 군 복무를 끝마친 김동수 해설, 그리고 지금의 임요환 선수를 만든 1등 공신이지만 자신은 야인으로 사라져야 했던, 그래서 올드팬과 관계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김양중 전 IS감독이 해설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1. 리그 진행상황
10월 3일 개천절에 있었던 1회대회는 임요환 선수의 군 입대전 마지막 경기임과 동시에 e-sports 팬들이 정말로 원해왔던 임요환 선수와 마재윤 선수의 5전 3선승제, 또한 만약 5경기까지 갈 경우 60번째 임진록이 성사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말 그대로 e-sports의 드림매치였습니다. 특히 두 번째 매치업에서는 예전 코카콜라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쓰였던 맵 4개 중 각 선수가 한 맵씩 섬다운을 한 후에 그 자리에 요즘 맵들을 채워놓고 경기를 치루는 방식까지 채택. 올드팬의 향수를 완벽하게 자극할 수 있는 방식을 채택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맵들의 밸런스에 대해서는 분명히 얘기를 해 봐야 했지요.)
결과를 보면, 마재윤 선수와 임요환 선수의 매치에서는 마재윤 선수가 3:0으로 완벽하게 제압해 냈구요. 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경기는 올드맵인 네오 정글 스토리와 라그나로크에서 한 경기씩 나눠가진 후에 임요환 선수가 아카디아 2와 롱기누스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3:2로 임요환 선수가 승리를 하게 됩니다. (참고로 1경기와 2경기는 모두 역전패였습니다. 1경기에서 임요환 선수는 메카닉 체제를 선택하였는데, 진출하는 사이 홍진호 선수의 뮤탈리스크가 커맨드 강제어택을 합니다. 그런데 임요환 선수의 골리앗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데요. 알고보니, 미네랄 멀티 지역에 골리앗이 끼는 사고가 발생하였던 것입니다. 2경기는 임요환 선수가 본진 자원을 짜내서 조이기를 시도하는데요. 홍진호 선수가 뮤탈리스크로 잘 막아내서 분위기가 상당히 좋게 흘러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홍진호 선수의 뮤탈리스크 컨트롤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를 내 주고 맙니다.) 오랜만에 들은 정일훈 캐스터의 임진록 중계와 임진록이 역사적인 60번째 경기를 성사시키면서, 제 1회 슈퍼파이트는 꽤 성황리에 막을 내립니다.
그로부터 약 한달후인 11월 10일. 제 2회 슈퍼파이트가 열리게 됩니다. 이번에는 슈퍼파이트의 스케일이 확 커지는 계기가 되는데요. 일단 메인매치를 제외한 오프닝 매치가 열렸으며, 메인매치도 워크래프트 3와 스타크래프트 두 종목에 대하여 개최가 되었습니다. 일단 오프닝 매치는 신 테란 라이벌 구도로 떠오를 것 같았던 염보성 선수와 고인규 선수가 명경기를 이끌어냈던 장소인 신 백두대간에서의 고인규 선수 입장에서의 복수전이 펼쳐지게 되었구요. 처음으로 펼쳐지는 워크래프트 메인매치는 당시 최고의 흥행을 보장할 수 있었던 장재호 선수와 그루비 선수의 매치로 성사가 됩니다. 그리고 메인매치는 1회 슈퍼파이트에서 경기를 치룬 2명을 제외한 나머지 4대천왕인 이윤열 선수와 박정석 선수의 경기로 성사가 됩니다. 금요일 저녁에 펼쳐지기엔 조금 많은 매치가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3개의 매치 모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고, (워크래프트야 말할 것도 없고 스타크래프트 종목도 이 경기 며칠 후에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이 있었죠.) 비단 스타크래프트 뿐만이 아닌 다른 종목에서도 슈퍼파이트가 개최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관심을 모았던 2회 슈퍼파이트였습니다. 결과는 오프닝 매치는 고인규 선수가 복수에 성공하게 되구요. 워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 모두 결과는 일방적으로 나옵니다. 워크래프트는 장재호 선수의 승리, 스타크래프트는 이윤열 선수의 승리로 약간의 맥이 빠지긴 했지만, e-sports의 축제다운 모습을 잘 보여준 대회였다고 생각합니다.
3회대회부터 슈퍼파이트는 그냥 원하는 매치를 성사시키는 것에서 벗어나, 하나의 테마나 컨셉을 가지고 경기를 가지게 됩니다. 그 첫 대회였던 3회대회에서 드디어 모두의 꿈을 성사시키는데요. 그것은 바로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자 vs MSL 우승자의 격돌이었습니다. 대부분의 e-sports 팬들이 ‘한번 해보면 어떨까?’ 라고 생각하고 끝냈던 이번 경기가 성사되자, 많은 팬들은 환호하고 슈퍼파이트 대진을 미리 맞춰보는 등 분주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오프닝 매치에서는 서지수 선수의 도전이라는 컨셉으로 서지수 선수가 자신이 지목한 남자선수와 경기를 치루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상대편 남자 선수가 언제 공개되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총 5명의 서지수 선수의 희망명단 중 5순위였던 변은종 선수가 서지수 선수의 도전을 받아들이면서, ‘역시 사나이다’ 라는 약간의 칭찬과 함께 오프닝 매치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반면, 서지수 선수는 상당히 껄끄러워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무래도 변은종 선수가 자신과 같은 팀인 Soul에서 오랫동안 있었던 선수여서 그랬나 봅니다.) 또한 그 전에 다른 종목 경기로는 피파온라인이 선정이 되었는데요. 정확히 기록을 찾아볼 수가 없지만, 한국 선수들과 중국 선수들의 대결이었던 컨셉으로 기억합니다.
3개의 다른 컨셉. 하지만, 세 컨셉 다 굉장히 흥미로웠던 제 3회 슈퍼파이트는 12월 1일에 열리게 되었습니다. 피파온라인에서 제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한국 선수들이 무난하게 승리를 거둔 것으로 기억합니다. (곰TV 보면 이 관련 자료가 나올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3전 2선승제로 치러진 오프닝 매치에서는 서지수 선수가 연습을 많이 해 온 듯한 모습으로 괜찮은 운영을 선보였으나, 변은종 선수가 드랍을 통한 견제 등 견제를 해 오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쉽게 2:0으로 패하게 됩니다. (특히 2경기에서는 실수였는지 아닌지 확인 되지 않지만 울트라 2마리가 탄 오버로드를 컨슘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그리고 메인매치에서는 이윤열 선수와 마재윤 선수가 붙게 되는데요. 특히 2경기인 알카노이드에서 향후 벌어질 신한 S3에서의 경기와 같이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도중에 마재윤 선수가 입스타 중 하나인 플라잉 디파일러도 시전하게 됩니다. 결과는 2경기를 포함하여 3:1의 마재윤 선수의 승리. 이 경기를 통하여 또다시 마재윤 선수의 무서움이 드러나게 되고, 마재윤 선수를 꺾을 선수가 이제 누가 있는지 사람들은 맞춰보기 시작합니다. (거의 한동욱 선수가 유일하다고 했고,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선수도 아주 옛날에 붙었던 나도현 선수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슈퍼파이트가 마재윤 선수의 용돈벌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생겼죠.
제 4회 대회는 개인과 개인의 대결에서 벗어나서 정말 큰 스케일로 나오게 됩니다. 12개 팀의 토너먼트 방식. 경기수만 11경기. 출전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모든 프로게임단에 속해있는 1군 게이머. 방식은 에이스 결정전과 같은 1:1 단판승부. 특히 이번에는 새로 창단한 공군 ACE의 첫 방송무대였고 (물론 조형근 선수가 듀얼토너먼트를 치룬 적이 있습니다.) 특히 임요환 선수가 군 입대 후 첫 방송경기를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대회입니다. 동시에 치러지는 경기에서 메인경기와 서브경기를 나누어서 메인 경기는 TV와 인터넷, 서브 경기는 인터넷으로 중계를 하면서 동시 중계의 방식까지 행했습니다. 또한, 경기와 경기 사이의 간격을 줄이고자 회전식 무대를 설치. 메인무대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는 동안 뒷 무대에서는 선수들이 세팅을 하고, 경기가 끝나면 경기석이 180도 회전하여 선수들이 세팅하고 있었던 그 컴퓨터로 바로 게임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식까지 채택. 무대면에서도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진표는 프로리그 성적에 의거하여 CJ엔투스, MBC게임 히어로, SKT T1, 한빛 Stars가 8강 시드를 받게 되었구요. 나머지 8개팀 중 4개팀을 뽑은 후에 8강전이 진행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그 결과 공군과 STX의 12강 경기에서 임요환 선수가 출격하면서 방송경기 첫 출전하는 신예테란에게 ‘망테’라는 별명까지 지어줍니다. (그리고 그 신예테란 이었던 박정욱 선수는 이후로 정말 크게 망하는 몇 번의 경기를 치루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취하고, 저런 방법을 취해봐도 승자는 항상 마재윤 선수였습니다. 마재윤 선수는 8강부터 결승까지 3경기에 출전. 박정석 - 서경종 - 김성제 선수를 잡아내고 12개 팀의 팀 최강을 가리는 제 4회 슈퍼파이트는 마재윤 팀이 우승을 하게 됩니다. 마재윤 선수가 정말 무서우면서도 대단한 결과였고, 슈퍼파이트는 마재윤 선수를 위한 무대라는 것을 다시 한번 모두에게 각인 시키게 됩니다.
제 5회 슈퍼파이트는 찌파도 끝나고, 3.3도 끝난 3월 31일에 펼쳐지게 됩니다. 이번 컨셉은 종족 최강을 가리는 종족 최강전. 각 종족 최고의 3인이 나와서 경기를 펼치는 방식으로 한 종족이 다른 2개 종족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 끝나는 방식이었습니다. 테란진영은 이윤열, 최연성, 전상욱 선수. 저그 진영은 마재윤, 박성준, 이제동 선수. 토스 진영은 강민, 김택용, 오영종 선수가 대표로 선발되어서 경기를 치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맵은 새로 시작될 프로리그에서 사용할 후보 맵들을 사용하기로 해서, 신맵과 경기양상등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뭐, 모든 조합의 경기가 다 사연이 있고 재미가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이번 매치에서의 주인공은 김택용 선수였습니다. 마재윤 선수를 3:0으로 꺾은지 1달도 지나지 않아 만난 슈퍼파이트에서 다시 한번 마재윤 선수를 꺾었고, 그 후에 만난 이윤열 선수 상대로는 스카웃까지 보여주면서 다시한번 승리를 따 냈습니다. 그런 김택용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재재경기까지 갔던 5차 슈퍼파이트는 프로토스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그리고 6차가 있을 것 같았던 슈퍼파이트는 열리지 않게 됩니다.
2. 끝나고 나서
전체적으로 흥미를 끌었고, 해설진 등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었지만 슈퍼파이트는 2006년 하반기동안 우리가 보고 싶었던 매치업들을 보여주면서 흥미로웠던 리그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CJ의 자체적 판단이었는지 아니면 온미디어의 인수가 본격적으로 협상이 시작되어서 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CJ는 게임채널의 개국을 전면 백지화 하고 곰TV MSL의 후원에 전념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약 1년 후, 최초의 인터넷 매체를 통한 게임리그인 곰TV 스타 인비테이셔널 - 곰TV 클래식으로 다시한번 e-sports에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결과는 괜찮았고, 흥행도 잘 되었으나 양 방송사와 협회의 큰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12개 팀이 모두 참여하지를 못하고, 결국 곰TV 클래식도 소리없이 사라지면서 CJ미디어는 e-sports에서 발을 빼게 됩니다. 슈퍼파이트는 기획한 사람들이나 주축들이 e-sports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고, 관심도 많았던 사람들 답게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으며, 어떠한 방식의 진행이 팬들에게 먹히는 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최대한 현실에 맞게 표현해 내려고 애를 썼죠. 다시 양대리그와 프로리그 체제로 돌아간지 1년이 된 지금, 이런 이벤트 매치 형식의 경기가 다시 한번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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