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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2/01 12:06:38 |
Name |
彌親男 |
Subject |
2006 - (2) 프링글스 MSL S1 |
0. 시작하기 전에
2005년에 치러줬던 2번의 MSL은 모두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UZOO MSL은 선수 구성면에서나, 리그 진행상황으로 보나 굉장히 흥행하였고(특히 박정석 선수가 결승에 올라가면서 치룬 두 번의 5판 3선승제는 완벽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스타인 마재윤 선수의 탄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CYON MSL은 마재윤 선수에게 유일하게 남아있었던 과제인 테란전에 대한 불신을 최연성 선수 상대로의 5:0으로 가뿐히 꺾어 버렸고, 그 전에 있었던 승자 결승전은 아직까지도 역대 최고의 저저전 5전 3선승제라고 할 만큼 두 선수의 기량면에서나 경기 내용면에서 알찼던 5전 3선승제였습니다. 물론 최초로 성사된 저저전 결승의 여파로 인하여 마지막은 조금 흥행의 기운이 떨어졌지만, 아마도 MSL 사상 최초로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퀄리티를 보여줬다고 평가받은 오프닝과 함께 CYON MSL은 충분히 흥행했던 리그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상당히 긴 호흡을 갖고 (CYON MSL이 1월 14일에 종료되었고, 4월 6일에 프링글스 MSL이 시작하였으니 약 3달간의 공백기를 가졌던 셈입니다.) 시작한 MSL. 스폰서는 신한은행에 절대 뒤지지 않았고,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한국 P&G. 자사의 대표 먹거리 상품인 프링글스의 이름을 건 프링글스 MSL이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1. 새로운 리그 방식 & 리그 구성멤버
프링글스 MSL 구성 멤버의 특이성이라고 한다면 역시 SK Telecom T1 vs 다른 팀의 구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16명의 MSL 진출자 중 정확히 절반인 8명이 SKT T1멤버다 보니 (임요환, 최연성, 전상욱, 박태민, 성학승, 윤종민, 박용욱, 김성제 선수) 굳이 그렇게 안하려고 해도 이런 구도가 구성될 수 밖에 없었으며, 실제로 나중에 가면 이런 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는 대진표가 나오게 됩니다. (이건 의도한바는 절대로 아니지만, 어쨌든요.)
그리고 16강에서 24강으로 확대 개편한 스타리그에 버금가는 리그 개편방식을 사용하게 되는데요. 그것은 기존 리그 진행 방식을 완전히 갈아엎고, 새로운 진행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입니다. 기존 방식은 MSL 16강은 더블 엘리미네이션, 서바이버 리그 24강은 3인 풀리그 +16인 래더토너먼트 + 최종 진출전 방식을 사용했었는데요. 아무래도 두 방식 자체가 사용자들이 조금 이해를 해야 볼 수 있는 만큼 매니아들만 즐기는 리그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기존의 MSL 방식은 시드가 8명이었고, 자동 승강제(4명 자동 강등, 4명 자동 승격)방식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MSL의 유동인구처럼 보였던 인원은 4명이었고 그러다보니 MSL이 ‘올라오기는 쉽지 않지만 쉽사리 내려가지 않는’다는 인식이 박혀있었습니다.(하지만, 실제로 시드가 3명인 온게임넷 스타리그와 비교했을 시 스타리거의 물갈이 인원수는 양 리그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드를 4장으로 줄이고, 승격제는 남겨놓은 채 강등제를 폐지하였으며 두 방식 모두 사용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바꾸게 됩니다. 일단 MSL은 온게임넷에서 사용했던 4인 더블 엘리미네이션(듀얼토너먼트 방식)으로 16강과 8강 진행 뒤, 4강 크로스토너먼트. 서바이버 리그는 24강 3인 풀리그 이후 각 조 1위끼리 일단 3전 2선승제를 치러 4명의 다음 MSL 직행자를 가린 후에, 나머지 12명과 MSL 5~ 16위 12명이 3명씩 조를 이뤄 8개 조 차등 3전 2선승제(무슨 말로 표현이 힘들지만, 현재의 스타리그 36강 방식입니다.)를 거쳐서 나머지 8명을 선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전자의 방식에 비해 이해하기도 쉬웠고, 리그의 흐름도 빠른 방식으로 바뀐 것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이 있는데요. 그것은 조지명식 방식의 개편입니다. 기존 MSL이 1~8위와 9~16위가 붙는다는 것만 정해놓고 지명하는 방식 (즉, 1~8위가 순서대로 자기 첫 상대만 지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대진표는 이미 짜여져 있었구요.)으로 조지명식의 재미가 없었던 점을 인식. 스틸드래프트라는 방식을 새로 사용하게 됩니다. 스틸드래프트 방식이란, 16위부터 1위까지 역순으로 자리 및 상대를 정하는 방식으로 상위권자에게 자신의 상대를 맘대로 정하게 함과 동시에 조 편성을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닌’ 상태로 남김으로써 마지막까지 극적 긴장을 유발하게 한 MSL의 ‘신의 한 수’였습니다.
2. 리그 진행상황
그리하여 처음 시행된 스틸드래프트 결과, 임요환 선수와 박태민 선수의 활약으로 SKT T1은 만족할 만한 조편성을 하게 됩니다.
A조 - (조용호 vs 박태민) vs (박정길 vs 임요환)
B조 - (마재윤 vs 김성제) vs (박정석 vs 박용욱)
C조 - (최연성 vs 강민) vs (박지호 vs 송병구)
D조 - (성학승 vs 한승엽) vs (윤종민 vs 전상욱)
16강에서 D조를 제외하고 전부 2명 이하로 조편성이 됨과 대부분 첫 경기 팀킬을 피했는데요. 그리하여 펼쳐진 16강에서는 재미있는 경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16강 A조 승자전 - 조용호 vs 임요환 in 815 3
조용호 선수와 임요환 선수의 경기였는데요. 당시 임요환 선수의 저그전 감각은 최고조여서, 제 2의 저그전 전성기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조용호 선수의 815 3의 특성을 이용한 문어발 식 멀티를 (조용호 선수가 또 섬멀티 먹고 가디언 빨리 띄우는 현재의 Crazy 저그의 초기형태를 아주 잘 썼습니다.) 3군데 동시 드랍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히면서 경기를 끝내버립니다. 3군데 동시에 멀티태스킹하는 임요환 선수의 컨트롤이 백미.
16강 C조 1경기 - 최연성 vs 강민 in 러시아워 3
강민 선수가 초반에 상당한 분위기를 잡았었지만, 최연성 선수의 괴물과 같은 물량으로 어~~어~~어~~ 하는 분위기를 만듭니다. 하지만 역시 강민 선수답게 끝까지 유리함을 잃지 않고 결국 승리를 따내지만, 최연성 선수의 앞마당만 먹고 8팩 돌리는 물량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경기입니다.
16강 B조 최종전 - 박정석 vs 박용욱 in 815 3
악마가 영웅의 심장을 뺐었습니다. 박정석 선수 상대로 엄청난 열세던 박용욱 선수의 대역전승.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그리하여 짜여진 8강 대진표를 보니. 팀킬잔혹사가 시작됩니다. SKT T1의 생존자 4명이 전부 한 조에 묶이게 되었고, SKT T1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2명 이상의 진출자를 내보낸 KTF의 2명도 같은 조에 묶이고 말았습니다. 8강 첫 경기 4개 중 3개가 팀킬인 상황. 대진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A조 - (임요환 vs 최연성) vs (박용욱 vs 전상욱)
B조 - (조용호 vs 강민) vs (한승엽 vs 마재윤)
8강의 경기는 대체적으로 A조와 B조가 조금 경기력이 다르다는 평이 많았는데요. 아무래도 팀킬의 영향인지 경기력이 좋을 수만은 없었겠죠. 8강의 경기중에 주목해야 할 경기는
8강 B조 1경기 - 조용호 vs 강민 in The Eye
머큐리 다음으로 토스가 저그 상대로 이기기 힘들다던 The Eye. 본진 지역에서 중앙으로 진출할 때 역 언덕형 구조가 되다보니 아무래도 연탄밭 조이기에 토스들이 많이 힘들어 했는데요. 강민선수가 ‘그동안 토스가 진 건 토스가 못했기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듯한 신들린 뚫기로 조용호 선수를 제압해 버리는 경기입니다. 막느냐, 뚫느냐의 치열한 입구쪽 줄다리기가 포인트.
8강 B조 2경기 - 한승엽 vs 마재윤 in 815 3
마재윤 선수를 상대로 어려운 싸움에 나선 한승엽 선수. 레이스 체제를 선택하면서 공중전 싸움을 벌이는데요. 마재윤 선수가 손쉽게 공중전 싸움을 승리하고 이길 줄 알았던 경기가 한승엽 선수의 신의 한 수로 확 달라지는 계기가 됩니다.
8강 B조 승자전 2,3경기 - 한승엽 vs 강민
한승엽 선수가 화려하게 타올랐던 경기입니다. 1경기때도 승리하고, 2.3경기를 맞이했는데요. 강민 선수와 한승엽 선수가 눈부신 명경기를 펼칩니다. 둘 다 결국 강민 선수의 승리로 끝나지만, 의외로 묻혀버린 다전제라서 추천드립니다.
T1 vs 반T1의 정점을 찍을 4강전. T1대표 전상욱, 박용욱 선수와 반 T1대표 마재윤, 강민 선수가 각각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결과는 여러분이 다 알고 계시겠지만, 4강 A조는 지금 봐도 손색이 없는 명품 저테전 5전 3선승제였습니다.
4강 A조 5경기 - 전상욱 vs 마재윤 in 아카디아
전상욱 선수의 빌드가 지금 따져보면 현재의 업테란 빌드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마재윤 선수를 잡기 위해서 T1테란이 총동원되어 만든 빌드라고 했는데요. 그 날 바로 해답을 마재윤 선수가 내 놓습니다. 과거 한빛 빠들을 감동시킨 경락마사지와 마지막에 펼쳐지는 다이아몬드 멀티가 포인트입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하는 전상욱 선수의 모습이 더욱 아쉬웠던 날이었습니다.
반면 4강 B조에서는 강민 선수가 드디어 박용욱 선수상대로 3:0 승리를 거둡니다. 2002 3차 챌린지리그 결승, 2003 마이큐브 스타리그 결승, 2004 4차 스프리스 MSL 패자 결승 등 굵직굵직한 무대에서 항상 박용욱 선수에게 져왔던 강민 선수의 짜릿한 복수였습니다.
그리하여 결승전은 ‘현 토스 상대 최강 저그’와 ‘현 저그 상대 최강 토스’가 붙게 되었습니다. 약 6개월 이후에 성전이라고 불릴 이 두 선수의 MSL에서의 지독한 인연의 2번째 만남인데요. (첫번째 만남은 Cyon MSL 개막전이었습니다.) 월드컵 기간을 피해서 7월 16일 일산 킨텍스에서 치루기로 한 결승전은 날짜와 장소, 선수등 모든 조건이 흥행을 하기에 걸맞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런데....
‘폭우’
그 날 폭우가 오게 됩니다. (폭우가 아니면 태풍이었을 겁니다.) 약 1년 전에 있었던 해운대에서의 결승전이 떠오르는 궂은 날씨. 하지만, 그 악조건을 모두 헤치고 와주신 관중들은 앞으로도 있을 이 매치업이 얼마나 흥행요소가 충분한지를 잘 나타내 줍니다.
결승전 경기 자체는 약간 일방적이었습니다. 1경기는 강민 선수의 전진2게이트가 걸리면서 무난히 마재윤 선수 승리. 2경기는 강민 선수가 무난하게 운영싸움을 해내며 승리. 3경기는 마재윤 선수의 뮤탈 흔들기가 제대로 적중하면서 승리. 4경기는 땡히드라에 앞마당이 돌파당하며 마재윤 선수의 승리. 3:1로 마재윤 선수가 승리하면서 마재윤 선수가 MSL 최초로 저그 2회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결승전의 하이라이트였던 시상식. 그렇게 프링글스 MSL은 'Mr. Ma~~~~~~~~~~~~~!!!'와 함께 그 막을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3. 끝나고 나서
이로써 마재윤 선수는 명실상부한 흥행라인과 스타라인에 접어들게 됩니다. 물론 아직 온게임넷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는 약점은 존재하였지만, 역대 MSL 3회 우승을 이뤘던 이윤열, 최연성 선수 모두 MSL 2회 우승 후에 스타리그에 올라와서 우승은 물론 2회 우승까지 일궈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잠시만 기다려보자고 했었죠.(하지만, 마재윤 선수는 안상원 선수에게 스타리그 예선에서 2:1로 탈락하고, 안상원 선수는 2:0으로 이기지 못해 아쉽다는 인터뷰를 합니다.) 반면, 이번 시즌에서 8명이 진출했던 SKT T1은 결승에 한 명도 진출 시키지 못하는 아쉬운 결과를 가져온 것뿐만 아니라, 이 시즌을 거치는 동안 있었던 수많은 팀킬로 인해 연습량 부족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이는 나중에 있을 프로리그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SKT T1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이는 나중에 언급할 기회가 오게 되면 언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재윤 선수라는 새로운 스타와 성전이라는 새로운 관심매치업의 탄생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었던 프링글스 MSL. 지금은 왠지 모르게 흥행리그의 반열에서 묻혀있는 리그이지만, 과감한 리그 방식과 조지명식 방식 변경으로 인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상당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고, 이는 오히려 MSL 고유의 방식을 완전히 버렸음에도 약 2년간 이어졌던 MSL의 폭발적인 성장의 시초가 되고, 결국 한국 P&G로부터 한 시즌 더 후원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원동력이 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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