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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1/25 18:03:30
Name 미하라
Subject 무엇이 그들을 삐뚤어지게 했던걸까요?

사람이라면 살아가면서 누구나 실수를 할수 있고 잘못을 저지를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며 그것을 용서해주는 것도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가능한 것이구요.



그들이 눈과 귀를 다 닫아버린 시기는 꽤나 오래 되었지만 그들도 사람이기에 언젠가는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게 가능할거라 생각했습니다. 사춘기때 헛된길로 빠져버린 자식이 제 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과도 같았달까요. 나에게는 단지 유희거리인 스타리그이니 자식에 대한 애정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자신들의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면 거기다 대고 줏대없다고 욕하는 사람들보다 지금까지의 실수를 모두 이해하고 다시 한번 응원해줄 사람들이 많았을거라 확신합니다.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니까요.



그러나 사과문을 보고 나서는 이들에게서 그런 가능성은 포기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겉으로는 사과문이라 포장해놨지만 시청자들을 호구로 아는 그놈의 근본은 어디 안가더군요.



MBC 게임이 눈과 귀를 막고 시청자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시작한건 꽤나 오래전의 이야기입니다. 당대 최강의 선수들을 배출해낼수 있었던 MSL의 근원이 어디에 있었는지 많은 이들이 여러번 역설했으나 그들은 모두 무시해 버렸습니다. 그것이 아레나 상무님과 텅빈 수영장에 대한 조롱때문에 생겨난 심술인지 MSL 우승자 박찬수가 우승한지 하루만에 OSL 우승자에게 이제동에게 부정당한데서 비롯된 오기 때문인지는 정확히 알길이 없으나 언제서부턴가 시청자들 머리 위에 있으려 했고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은 곧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는것과 마찬가지라는 알수없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자신들의 마음대로 MSL을 바꿔버리기 시작했습니다. 흥행하면 시청자들은 알아서 침묵할것이라는 그 믿음 하나로...



그러나 흥행에 대한 집착과 열망이 강해질수록 리그는 병들어만 갔습니다. 본좌의 산실이라 불리던 리그는 언제서부턴가 강라인과 리그 브레이커라는 조롱거리만 양산해냈으며 자신들 딴에는 과거의 MSL을 재현해보겠다고 많은 이들이 그토록 말리던 팀별 서바이버 시드, 8강 재배치, 다전제 분리까지 꺼내들며 흥행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단 300명의 관객만을 동원한 저저전 결승과 결승전 초유의 정전사태였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런 MBC 게임의 폭주를 보다 못한 온풍기가 이같은 난을 일으킨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드는군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3경기 오드아이같은 명경기를 바라보며 결국 시청자들이 뭐라하든 우리들의 판단이 옳았다고 스스로 자화자찬하며 좋아할 모습을 연상하니 몸서리가 쳐지는군요. 이제동, 이영호 두 선수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드디어 흥행 성공에 꿈에 부풀어있던 MBC 게임으로서 정전 사고는 너무도 당혹스러운 사고였습니다. 결승 전날까지는 머리 속에는 온통 이벤트리그, 2부리그라고 조롱을 퍼붓는 이들에게...4강 이제동 VS 김구현때 비춰진 "결승에서 만나자" 장면가지고 들들볶던 이들을 모두 침묵시킬것이라 다짐하고 단단히 벼른 MBC 게임...그리고 그만큼 이제동, 이영호 선수의 경기력은 대단한 것이었으나 그것마저도 사전 준비 부족과 안일함으로 인해 말아먹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사과문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물 이었겠지요. 그들은 한번도 시청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진적이 없었을겁니다. 어떻게든 리그를 흥행시켜 MSL의 현실을 걱정해주는 이들을 침묵시킬 궁리만 해온 그들에게 진정성이 담긴 사과와 반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을겁니다. 당장 다음 MSL의 개최여부마저 불투명한 상태에서 망하길 기원하는건 좀 가혹한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걸 보면 약간의 불쌍함도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허나 안타깝습니다. 무엇이 그들을 삐뚤어지게 했던걸까요? 지금은 저에게 있어서 이벤트리그 이상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지만, 당대 최강을 가리는 MSL이라는 무대 역시 추억속에 남아있습니다. 웬만해서는 말아먹기도 힘든 리쌍록 결승마저 실패로 매듭지어버린 광경을 보고서 지금까지 리그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좀 느끼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홈피에 게재된 사과문은 더 이상 어떠한 기대도 할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군요. 더불어 아직도 이대로 시청자들에게 굴할수 없다고 느끼고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아직 더 큰 비극을 맛볼 여지가 남아있다는 이야기니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런 비극을 바라보는것도 E-스포츠를 즐길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이 시간 이후 진심이 담긴 사과의 글이 새로 올라온다면 이글도 지우겠습니다. 그럴일이 있을까 싶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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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러쉬
10/01/25 18:05
수정 아이콘
msl 우주배이후로 인상깊었던 리그가 별로 없네요.
Ace of Base
10/01/25 18:07
수정 아이콘
4강전 그 합성 사건 이후로 스스로가 많이 위축되었을겁니다.
그래서 결승전은 최대의 결승전으로 만들어보고자 그리고 만회해보고자 노력했을테죠.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이뭐...

리쌍록이라는 최고의 대회를 이벤트로 만들어버리고 겉멋에만 신경쓰다 기초적인 것을 놓친 꼴이 되버린거죠.
리쌍록이라는 '최고의 대회' 라는 함정에 걸려 스스로 자멸해버리고 말았던거라 생각합니다.
10/01/25 18:08
수정 아이콘
연속된 저저전 결승에 따른 관심저조 및 소위 말하는 흥행참패때문에 그들로 하여금 다급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사실 생각해보니까 클럽데이 MSL 그러니까... 2009년 MSL이후로 MSL의 왕좌는 계속 저그가 강림했군요...

그토록 엠겜이 저그에게 학을 뗐는데도 결국 우승은 저그.... 이 무슨 악연인지...
그레이브
10/01/25 18:27
수정 아이콘
Nerion님// 인과응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다밑
10/01/25 18:31
수정 아이콘
.... 그토록 오랬동안 많은 변명을 듣고싶어했고 들어왔던 1인으로서 (그래 사실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던거야 라든지....)

그들이 왜 삐뚤어질수 밖에 없었는가?? 라는 회피를 위한 탈출의 통로를 이제는 그만 만들어 주고싶습니다

이게 팬들의 이해를 바라는 일로 또는,

상황이 어쩔수 없다는 그런 변명으로

이런일이 생기는것도 나름 이바닥의 재미다라고 궁색한 타당성을 세우는것도

이제와서는 의미가 없어보여요
The xian
10/01/25 18:33
수정 아이콘
천벌(天罰)이자 인벌(人罰)입니다.
10/01/25 19:06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시즌 시작 전에 온겜은 여전히 저그가 좋은, 적어도 할 만한 맵들이었고
엠겜은 노골적으로 저그 한 번 죽어봐라 하는 맵을 내놨죠. 그래서 스타리그는 또
이제동 선수 우승시키려 한다는 말도 들었고; MSL은 아무리 저그가 강세라도 이건
좀 심하지 않냐 했는데 오히려 스타리그는 결승에도 저그는 없었고, MSL은 또 저그
가 우승을 하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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