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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03 04:49:42
Name AnDes
Subject '강라인'과 '리그 브레이커', 그리고 이번 최연성 코치의 발언.
* 반말체를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 부탁드립니다.
* 애초에 어느 쪽을 편들려고 쓴 글은 아니며 제 나름대로의 해석입니다. 판단은 읽으시는 분들께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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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곰TV MSL 시즌2 이후로, 스타판에는 '강라인'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이는 곰TV S2에서 처음으로 MSL에 진출했던 강구열이 16강에서 서지훈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차기 시즌 시드자에 명단을 올렸으나,
8강에서 송병구에게 셧아웃당하며 탈락당하고, 시드자로 등장한 곰TV S3에서 에서 32강 광탈이라는 굴욕을 겪은 것에서 출발한다.
'실력보다 부풀려진 성적을 낸 선수들', '스타팬들의 기대치를 한번에 무너뜨리는 선수들'을 살짝 비꼬는 의미에서 부르던 명칭인 '강라인'은 한동안 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가 되었다. 오죽하면
- 시드권을 따는 범위(MSL은 8강,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4강)까지만 올라가서 탈락
- 시드를 받은 시즌에서 광탈, 이후에도 부진
- MSL 4강 /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 이상 진출했거나 프로리그 등을 통해 네임밸류를 확보한 선수는 제외
라는 나름의 명문화되고 깐깐한 '강라인 가입조건'까지 생겼으랴.


'강라인'의 탄생 의의를 조금 더 파헤쳐보자면,
종목을 막론하고 이변을 기대하는 스포츠 팬들은 항상 존재한다.
이것은 e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로열로더'(첫 메이저 진출일 경우) 내지는 '이변의 주인공'의 탄생을 기원하는 팬들은 반드시 존재하고,
리그의 해설진들을 포함한 방송국은 로열로더 후보자 내지는 오랜 무명생활 끝에 개인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이 있다면 이들의 인생역정을 이야기해가며 그들을 포장한다. 기존의 강자 체제가 뒤집어진다는 것은 곧 새로운 관심을 뜻하며 새로운 흥행 구도의 시작이기에.

시드권을 땄다는 것은 곧 개인리그 진출자들 중 상위 25% 안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또한 팬들이 본격적으로 이변을 기대하기 시작하는 단계이며 (아마도) 방송국 입장에서는 '이 선수를 어떻게 포장해서 흥행의 중심으로 만들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탈락하면서 이변은 끝나며, 다음 시즌에서 '지난 시즌에서 대이변을 완성시키지는 못했지만 시드권자가 됐을 정도면 E-sports계에 새바람을 몰고올 수 있겠지' 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광탈. 그리고 계속되는 부진.
이변을 기대하던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김 빠지는 일이 아니겠는가? '강라인'이라는 단어에 내포된 의미는 그렇게 탄생된 것이다.










그리고 1년이 지나 '강라인' 열풍이 완전히 식어버렸을 때쯤, 또 하나의 신조어가 탄생한다. 그 이름도 강력한 '리그 브레이커'.
흑역사인 동시에 스타 탄생의 리그였던 아레나 MSL에서, 당시 이제동과 같은 팀이었던 박지수는 이영호를 4강에서 제압하며 많은 팬들이 기대하던 결승 매치업인 리쌍록을 무너뜨리고 '팀킬 결승'을 만들어버린다.
설상가상으로 결승에서 박지수는 이제동을 셧아웃시켜버렸고,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대회 결과는 '아레나 상무님 시리즈'라던가 '병나발 부는 엠겜 제작진' 등으로 각종 패러디 요소가 되었으며, 아레나 MSL은 이대로 흑역사가 되어 묻혀버리는 듯했다. 박지수가 MSL의 새로운 스타 '정벅자'가 되었기에 최악은 면했지만.
뒤이어 인크루트 스타리그에서 대인배의 부활을 저지하고 바투 스타리그에서 택동록을 무너뜨린 정명훈도 '테러리스트', '정라덴'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온게임넷판 리그 브레이커로 자리잡게 된다.



'리그 브레이커' 역시 그 의의를 살펴보자.
'강라인'의 의의에서 '이변을 기대하는 스포츠 팬들은 항상 존재한다'라고 했으나 이는 다수인 경우보다 소수인 경우가 훨씬 많고, '택뱅리쌍'의 전성기였던(지금도 모두 뛰어난 기량이지만) 아레나 MSL 당시에는 더더욱 수가 적었다. 택뱅리쌍을 제외한 다른 선수의 우승은 상상할 수도 없었고, 굳이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던 상황.
이러한 상황에서 필승 흥행카드를 날려버리고 필패 흥행카드를 만들어냈으며, 로열로더도 아니었던 박지수는 그저 '갑툭튀'해서 리그 흥행을 망쳐버린 선수에 불과했다. 정명훈 역시 이름없는 로열로더로 진출하여 많은 팬층을 보유한 준올드 김준영이 1년만에 결승에 오르는 것을 막았고 뒤이어 '본좌' 라이벌 구도인 김택용과 이제동의 대결까지 저지하여 많은 질타를 받아야 했다.














서론이 길었고, 이제 문제가 되는 최연성 코치의 발언으로 들어가 보자.
▲ 최연성 플레잉코치=화승의 우승은 e스포츠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e스포츠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SK텔레콤 T1이 우승하겠다.

'강라인'과 '리그 브레이커'라는 단어는 모두 '흥행실패'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탄생했다.
그리고 '흥행'은 곧 '얼마나 많은 팬들이 리그를 보고 관심을 가져주느냐'와 직결된다.

CJ 엔투스 및 SK텔레콤 T1의 팬층이 화승 OZ의 팬층보다 두텁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최연성 코치의 발언을 '팬 적은 화승이 우승하는 것보다 팬 많은 T1이 우승하는 것이 e스포츠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정도로 해석한다.
e스포츠 팬들이 흥행실패에 관여한 선수들을 '강라인'이나 '리그 브레이커'로 불렀듯이
최연성 코치는 화승의 우승으로 인한 흥행실패를(흥행실패가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e스포츠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말한 것이다.

'중립적 입장에서 CJ vs T1과 화승 vs T1 중 어떤 매치업을 더 기대했겠느냐'라는 뉘앙스로 최연성 코치의 발언을 해석하는 이들도 있는데,
애초에 결승 매치업이 결정된 상황에서 '화승의 우승'만을 언급했기에 이러한 해석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최연성 코치가 '화승이 결승에 가는 것은 e스포츠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으니 CJ가 올라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라고 말했다면 또 모를까.



다만 최연성 코치는 '단어선택'이라는 부분에서 비판받아야 마땅할 매우 큰 실수를 범했다.
최연성 코치의 발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많은 이들이 지적했던 대로 '화승이 우승하면 e스포츠가 정체되는 것이고, T1이 우승하면 e스포츠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발전'이라는 단어는 워낙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기에 함부로 써서는 안 되는 단어였다.
만약 '발전'을 '흥행' 정도의 단어로 바꿔 말하기만 했어도 지금만큼의 폭발적인 논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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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03 05:03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이 발언의 문제는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리그에서는 'PD의 깡소주'로 표현되기도 하죠
화승 팬들의 피해의식이라고 한다면 피해의식이지만, 몇년간 겪어온 설움이자 민감한 컴플렉스이기도 하다는 것이죠
전 오영종빠라서 지금은 화승에 좀 시들해졌지만, 아마 오래된 화승 팬이라면 여기에 공감하실겁니다.
혹여 최연성 코치가 농담으로 했거나, 흥행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렇게 해석될 여지가 매우 다분한 발언입니다.
귀염둥이
09/08/03 05:28
수정 아이콘
그렇죠. 발전이 아니라 흥행이라고만 말했어도 단순 도발로 얼마든지 넘길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드라군
09/08/03 07:32
수정 아이콘
같은고삼인데
이..말도안되게 차이나는 필력은... 어우 많이 부럽습니다.
사실, 티원팬인 저로서는 많이 즐겁습니다.(이럼 욕많이 먹을랑가요..)
화승을 우습게 봐서 재밌다는것이 아니라, 최연성선수(저에겐 언제까지나..)의 발언으로 인해 발생되는
그 팬들간의 대립..? 관심? 그런것들을 한발자국 떨어저 '방관자정도'의 입장에서 지켜보면 이건 전개가 꽤 재밌어집니다.
화승이 우승한다면 진짜 최연성선수의 발언을 씹어버리면서 리그정크벅크를 하게되면서 뭔가 제대로 반박하는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최선수의 발언에 화가나셨던 많은 팬분들에게도 통쾌함을 줄 수 있을테고,
티원이 우승한다면... 완전 악마+절대자 이미지 구축이죠.
그러고 다음시즌엔 화승의 복수혈전?
이거 아주 재밌지 않나요? 하핫;

물론 AnDes님의 말씀대로 최선수 단어선택의 경솔함은 후에 개인적으로라도 최선수가 사과하는게 좀 더 낫지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만
딱 상황만 놓고봐선 이 '도발' 혹은 '무시-_-?' 가 결승흥행에 제대로 도움되는거 같습니다.
로베르트
09/08/03 08:11
수정 아이콘
그냥 조정웅감독이 최연성코치의 발언에 대해 "이중계약으로 이스포츠의 근본질서를 혼란시킨 사람이 할 말이 아니다.그때 실력이 좋아서 남겨둔거지.원칙대로라면 프로야구의 강혁처럼 4~5년 발 못붙이는게 정상이다" 이정도로 가볍게 멘트해주는것도 괜찮을듯 합니다.
아니면 이제동선수가 이슈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나이도 먹었고 커리어도 쌓았지만 아직 철이 덜 든 사람다운 발언이다." 이정도로 간단한 총평을 내린다면 더 재밌지 않을까요?
넫벧ㅡ,ㅡ
09/08/03 08:33
수정 아이콘
왠지 이번 최코치의 발언은 많이 안타깝습니다. 과거 선수시절의 그였다면, '이제동을 포함해 화승의 모든선수는 나에게 1승제물이다' 이정도의 발언을 했을텐데요.. 어찌해석하면 이스포츠팬을 무시하는 경솔한 발언밖에 못하는 그의 모습이 정말 안타깝네요.
SummerSnow
09/08/03 09:03
수정 아이콘
로베르트님//
똑같은 인간이 되는데 재밌지는 않겠네요..-_-;;
개인의 과거까지 흠잡으면서 비난하려는 건 좋지 않아보입니다.
09/08/03 12:36
수정 아이콘
님의 의견에 100% 공감합니다.
사실 10년전에 비해 이판이 어느정도 체계가 잡히긴 했지만 제가 보기엔 지금도 불안불안합니다.
개인적으론 언제 기업이 이판에서 발빼진 않을까 때론 두렵기도 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발전'이란 단어는 참 민감할수밖에 없죠.
그냥 표현을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09/08/03 14:44
수정 아이콘
흥행으로 바꾼다고 해도 문제되는 건 변함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 결정된 결승대진이라면 어느 팀이 우승한다고 해도 흥행 정도가 바뀌지 않습니다. 정말 흥행 걱정 한다면 임요환선수나 5번정도 내보내는 게 좋겟지요.
용접봉마냥눈
09/08/04 00:46
수정 아이콘
정확한 지적과 해석이네요. 단어선택하나로 화승팬들을 울컥하게 만든것뿐... 그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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