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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4/01 14:22:11
Name 서늘한바다
Subject 스타의 가치
일반적으로 스포츠 경기에서 사람들은 인간 한계를 넘어서는 그 순간을 통해 정신적인 가치를 발견하고 찬양합니다.
지금에 와서 관전문화가 정착한 스타에서는 무슨 가치를 발견할수 있을까요?

수많은 선수들이 물량으로, 극대화된 손놀림으로,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곤 합니다. 그 경기를 통하여 많은 분들이,저를 포함해서요, 인간이 마우스를 움직이는 한계는 어디 까지인가? 혹은 작은 미니맵에서 벌어지는 짧은 순간을 인식하는 능력에 경이감을 품으며 놀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육체가 극대화된 것으로 밖에는 받아들여지지 않네요.

좀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제 경험을 하나 이야기 하겠습니다.

처음에 스타를 접했을 때에는 그저 아이들이나 하는 시시한 게임의 일종인줄 알았습니다.
동생이 스타 방송을 보려고 하면 화를 버럭내며 채널을 돌려 버리기 일쑤였지요.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임요환 선수의 경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건 정말 일요일 너무 심심할때, 할수 없어서 보게 된 것이었지요.
본진에 러커드랍이 들어와서 초토화가 된 것을 어떻게 어떻게 막아내긴 하는데 나중에는 자원이 없어서 러커가 버로우되어있는 멀티 지역으로 scv가 정말 죽을 각오로 미네랄을 캐어서 가져오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누가 보아도 임요환 선수의 패배가 뻔했습니다. 그런데 임요환 선수 끝까지 포기를 안하고 경기를 계속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그의 병력은 두부대를 넘어서 세부대는 된듯 보였습니다.
임요환 선수의 병력은 겨우 소수의 마린.
그런데 물밀듯 밀려오는 그 저그의 병력을 그 소수의 마린과 일꾼으로 막더니 결국 멀티를 하고 상대 선수에게gg를 받아내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감동이, 스타를 잘 모르던 저에게도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제게 있어서 스타라는 게임에 정신적인 가치는 이것이었습니다.
마치 마라톤에서 완주를 목표로 하는 사람이 일등을 하는 사람보다 더 큰 박수를 받는 것처럼 도전이라는 것,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주는것,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임요환 선수를 좋아하게 되었고 아마도 그건 영원할 것 같습니다.
물론 스타를 알아가면서 임요환 선수보다 다른 선수들도 더 좋아하게 되고 박수를 보내고는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임요환 선수가 황제로서의 모습을 마지막까지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그건 일종의 오마주 같은 것이겠지요.
그는 제게 스타의 가치를 알려준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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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04/04/01 16:16
수정 아이콘
그 게임이 혹시 장진남 선수와의 경기가 아니었나요-.-; 레가시 오브 차
에서 명승부로 남았던 경기가 갑자기 떠올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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