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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3/31 15:18:22
Name 작고슬픈나무
Subject [소설 프로토스전]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supply 3/10)
"키악! 캬아악!"

입구 근처에 있던 저글링들이 발톱 한 번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피곤죽이 되고 있었다.

'왜 이제서야 도착했을까. 벌써 사라져버린 문서들과 영혼의 그릇들, 그리고 이미 위대한 젤 나가께로 돌아간 고위 템플러님들은 어떻게 하라고.'

저그에 대한 학살과 그에 이어질 동족 전체의 복수전을 기대하며 성춘과 성제는 입구 쪽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그들 옆으로 무언가 거대한 것이 빠르게 이동하는 기척이 느껴졌다. 다급한 와중에도 성춘은 옆을 돌아보았다. 그놈이었다. 방금 3층에서 일군의 고위 템플러들을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살해한 놈. 아니 놈이 아니라 놈들, 그것도 엄청난 수가 입구로 몰려가고 있었다. 자기의 키를 훨씬 넘는 놈들이 날카롭고 많은 다리들을 재빠르게 움직여 앞질러가는 모습은 순간적으로 성춘과 성제를 얼어붙게 했다.

"형, 저, 저거, 어떻게 해.. "

울상이 된 성제를 껴안다시피 하고 성춘은 일단 입구 쪽으로 뛰기 좋은 은신처를 찾았다. 다행히 부서지지 않은 문서 보관대가 보였다. 성춘은 성제를 그 속 깊이 넣어놓고 자신은 입구 쪽을 보기 좋은 곳에 자리 잡았다.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멈춘 그 놈들은 전과 마찬가지로 재빠르게 땅을 파고 있었다. 그들이 다 숨고 나자 그 위로 히드라들이 몰려들었다. 질럿과 드라군의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놈들이 숨은 위로만 움직이고 있었다. 무리한 이동이라 도중에 죽어 쓰러지는 녀석들도 보였다.

"아니다, 아니야. 저건 유인이구나. 끌어들이는 거구나!"

성춘이 그 무리한 이동의 의미를 깨닫자 마자 카카카칵! 하는 괴성과 함께 그 거대하고 날카로운 가시들이 솟아나서 뒤를 쫓아오는 질럿에게로 육박했다. 그러나 역시 질럿은 질럿, 템플러들처럼 한 방에 사라지는 질럿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 있었냐는 듯이 그들은 오로지 전진, 전진하고 있었다. 선두의 질럿이 막 앞을 막아선 히드라에게 사이언검을 찔러넣으려는 순간에 다시 또 가시가 솟아났다. 여러 놈들에게서 솟아난 가시가 겹쳐서 선두의 질럿에게 덮쳤고, 살아남았더라면 선두를 선 공로로 '질럿 영웅상'을 수여받아 동족의 영웅이 될 뻔한 그 질럿은 한 줌 연기가 되고 말았다.

그뿐이 아니었다. 뒤를 이어 돌진하던 질럿들이 사라지면서 피워낸 연기가 입구에 자욱할 지경이었다. 용기를 얻은 히드라와 저글링들의 공격도 더욱 흉폭해졌다. 그러나 질럿이 사라져버린 걸 눈 앞에서 목격한 드라군들이 분노를 터뜨리며 사방 팔방으로 입자 분해포를 뿌려대기 시작했다. 눈 부신 빛의 공이 놈들에게로 쏟아지고 있었다. 녀석들의 가시는 그다지 긴 사정거리를 갖지 못한 탓인지 드라군들이 펼친 진의 깊숙이까지 다가서지 못하고 있었다. 닿았다 하더라도 드라군의 강화장갑을 뚫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 터였다. 가시로 공격하던 놈이 집중포화를 받았다.


프로토스 족이라면 누구나 질럿과 드라군의 관계를 알았다. 질럿은 누구와도 비길 수 없게 용맹무쌍하지만, 바로 그 용맹함 때문에 전장에서 온전하게 살아 돌아오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어떤 질럿도 무사귀환을 바라며 전장에 나가지 않았다. 공격진의 최선두에 선 질럿에게 적들의 집중 포화가 쏟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쉴드가 막아주던 몸 여기 저기에 생채기가 생기기 시작해 팔이 떨어지고, 다리가 꺾이더라도 질럿은 멈추지 않았다. 최후의 한 순간이 닥쳐와도 그들은 짧은 함성과 함께 생을 마감할 뿐이지 저 더러운 저그놈들처럼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전투가 끝나고 불구인 몸으로 귀환한 질럿은, 아무리 사이오닉 퀸이라 할지라도 완벽하게 소생시킬 수는 없었다. 그저 그가 살아갈 사이오닉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뿐, 누구도 그의 용맹함을 돌려주지 못했다. 그들에게 남은 유일한 자랑은 '후퇴하지 않았다. 나는 이겼다'일 뿐, 그리하여 주어지는 영웅 대접일 뿐 일상 생활은 불구자의 삶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질럿들이 은밀히 찾아가는 곳이 생겨났다. 병원도 아니고 정부 기관도 아닌 조그만 가정집에 불구 질럿들이 모여들었다. 그 곳엔 밤에도 절대 불이 꺼지지 않았다. 조그만 폭발음이 들리기도 했고, 비명 소리가 들리는 날도 많았다. 이웃의 주민들이 불안해서, 혹은 항의를 위해서 그 집을 찾아갔다 오면 누구나 입을 다물었다. 아무도 그 집에서 본 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이 흐른 어느 날 아침, 그 집 앞에 처음 보는 거대한 로봇이 몸집을 드러냈다. 한 대도 아니고 여러 대의 로봇은 하나같이 '내가 돌아왔다! (I have returned)'는 듣기 거북한, 그러나 희열의 냄새가 짙게 배어있는 기계음으로 떠들어댔다. 그들이 밀집한 가운데에는 하얗게 센 머리가 보기 좋지만, 그러나 허리가 굽지도 않고 꿋꿋해 보이는 늙은 학자 풍의 사나이가 눈물을 흘리며 서 있었다.

얼마 뒤부터 그 로봇들은 전장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장로회의에서 낸 공식 발표가 거리에 나붙었다. 우리 종족의 위대한 과학의 결과로, 이제 우린 전장에서 그 용맹함으로인해 불구로 귀환한 질럿에게도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주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온갖 미사여구로 가득찬 그 발표문과는 다른 이야기가 승려 학교를 비롯한 전 시내에 떠돌았다.

그날 로봇들 사이에 서있던 과학자는 템플러 신분을 가진 자로 젊었을 적 전장에서 숱한 전투를 치렀으며 그 때마다 질럿들이 그를 보호해주었다. 그 중에서도 한 젊은 질럿이 그에게 유독 잘 해 주었는데, 세월이 흘러 그가 전장에서 은퇴한 뒤에도 활동을 계속하던 단짝 질럿은 그만 다리를 잃게 되었다.

그 때부터 명랑하고 활기 있던 질럿은 급속도로 늙어가고 괴팍해졌다. 마음 아파하던 템플러는 그 질럿을 되살리기 위해 자신의 남은 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그 질럿은 전설 속의 마법사처럼 용맹하다 해서 '리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결심은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했다. 새로운 다리를 이식한다거나 하는, 질럿의 본 몸체를 되살릴 수 있는 길은 없었다. 더구나 불구의 질럿들은 항상 '내가 조금만 더 강했어도, 내가 하늘을 날아 다니는 녀석들에게 이 사이언 검을 박아넣을 수만 있었어도'라는 불평을 입에 달고 다녔다. 술을 먹어도 그 얘기, 싸움을 해도 그 얘기, 심지어 잠을 자면서도 그런 잠꼬대를 했다. 템플러의 친구 리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요구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실험이 필요했다. 더구나 그 실험들은 자칫하면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질럿들의 남은 목숨을 빼앗게 될 지도 모를 위험한 것들이었다.

조용히 템플러의 말을 들은 리치는 아무 말도 없이 뛰어나갔다. 한 시간 뒤 템플러의 집은 셀 수 없는 불구자 질럿들로 북적거렸다. 그들의 얘기는 똑같았다.

'내가 실험 대상이 되겠소. 어차피 이 몸은 더 이상 쓸 모도 없는 것. 내 뒤에 이어질 숱한 질럿들의 불쌍한 삶을 위해서라면, 또 우리 위대한 동족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리고 무엇보다 복수를 위해서라면! 자 어서!'

그 선두에 언제나 그랬듯이 리치가 서있었다. 템플러는 리치만은 연구가 완전히 끝난 뒤에 고치고 싶었으나, 리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내가 먼저여야 한다고. 내가 먼저가 아니면 어떻게 이 많은 동료들 앞에 고개를 들고 살아가겠냐고.

연구는 시작되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어떤 적 앞에서도 비명을 지르지 않던 질럿들이 비명을 지르는 일이 흔했다. 처음으로 한 질럿의 목숨이 끊어진 날, 템플러는 포기를 선언했다. 도저히 자신의 역량이 미칠 수 없는 일이란 걸 깨달았다. 그런 그를 붙잡은 건 리치였다. 할 수 있다고, 우리는 이미 빚 진 존재, 빚 지고는 살 수 없다며 연구를 계속할 것을 종용하는 다른 질럿들을 제지하며 리치는 조용히 템플러에게 잠시 쉬었다 오라고 했다.

템플러는 한심했다. 스스로가 한심하고 이 전쟁이 한심했다. 기분을 가라앉히고 연구실로 다시 들어간 템플러는 제 자리에 멈춰 서고 말았다. 리치를 비롯한 모든 질럿들이, 둥그렇게 원을 그리고 서 잔을 들이키고 있었다. 잔에는 액체가 아닌 기체가, 푸른 기운이 떠돌다가 막 그들의 몸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익숙한 푸른 빛. 그건 아마도 템플러 자신이 젊었을 적 전장에서 보았던, 혼이 떠나는 질럿의 몸...

"친구. 이제 우리는 돌아갈 수 없네. 죽은 벗의 혼이 우리 몸 안에서 숨 쉬고 있거든. 그는 죽지 않았네. 우리 모두의 몸 안에서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네. 우리는 아무도 죽지 않았네. 친구여. 우리는 아무도 보내지 않았네. 우리의 마음은, 우리의 요구는, 바로 이런 거라네."

템플러는 깨달았다. 그동안 그들을 이해한답시고 떠들었던 자신의 행위가 얼마나 큰 위선이었는가를. 이들의 죽음마저 초월하는 욕망을 이해한답시고 떠들었던 자신이 얼마나 멍청한 놈이었는가를. 다시 연구는 시작됐다. 그 전보다 배의 열정을 들여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템플러는 연구에 몰두했다. 그 뒤로도 두 명의 질럿이 생을 마감했고, 남은 이들은 변함 없이 그의 유해를 몸 안에 받아들였다. 템플러도 두 번째 의식에는 동참했다. 템플러가 마신 잔에는 그의 오랜 친구, 그에게 열망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었던 친구의 유해가 들어있었다. 템플러의 잔은 눈물로 가득 채워졌다.

그리고 마침내 연구가 완료됐다. 비교할 수 없이 강화된 장갑에, 더욱 강력한 공격력을 지닌 입자 분해포를 탑재했고, 무엇보다 질럿들의 가장 큰 숙원이던 대공 공격력을 추가시켰다. 다만 질럿이 본래 가지고 있던 영민한 사고 능력을 살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질럿들은 개의치 않았다. 템플러는 그렇게 태어난 로봇에 이름을 붙여야 했다. 당연히 친구가 떠올랐다. 하지만 리치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그래 드래곤, 드래곤을 타고 전장의 하늘을 누비고 싶어했던 친구.

그렇게 앞으로의 전장에서 질럿을 보좌하며 명성을 떨칠 로봇의 이름은 용기병, "Dragoon"이라고 붙여졌다.

"흠. 그러니까 무식한 녀석들이나 드래곤 드래곤 하는 거지. 알고나 써먹어야 할 거 아니야."

제우스 녀석은 그 긴 이야기 끝을 언제나 그렇듯 자기 잘 난 얘기로 맺었다. 무식한 녀석. 성춘의 회상은 바로 앞에 떨어진 가시 생물의 너덜너덜한 조각 때문에 끝났다. 번쩍 고개를 들어보니 그 가시 생물들의 죽어 나자빠진 잔해들이 바닥 위로 튀어나와 있었다. 그걸 보는 저그 족들은 눈에 띄게 당황하고 있었다.

여기 저기서 쿠엑 쿠엑 소리를 외치며 우왕좌왕 하고 있었다. 성춘은 저들이 당황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기에 자기 역시 의아해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놈들 사이에서 아까 붉은 물을 토했던 놈이 기어나왔다. "형, 어떡해. 또 저 녀석이야." "체. 괜찮아. 아까 템플러님들이야 본래 체력은 약한 분들이라 그랬지만, 드래군은 그렇지 않아. 드래군은 공격 전사라구. 템플러님과는 다르.. 헉!!" 언제 튀어나왔는지 저글링 한 마리가 성춘 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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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의 아들
04/03/31 17:20
수정 아이콘
HyperObse님/남이 정성들여 쓴 글에 그 정도 댓글밖에 못다시는군요.
총알이 모자라.
04/03/31 18:39
수정 아이콘
점점 흥미진진~~유머만빵~~제우스 역시^^
04/03/31 19:58
수정 아이콘
오옷 저글링이 달려드는데 어떻게 막을지.. 무척궁금합니다!!
이호산
04/03/31 19:59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역시 프로토스의 로망이란...HyperObse님의 댓글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군요. 마치 무시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런 글도" 라는 대목 때문 인것 같군요. "누가 마음대로 퍼가나 보죠?" 라고 하시면 괞찮을듯 싶네요
HyperObse
04/03/31 20:14
수정 아이콘
음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군요.삭제했습니다.
죄송합니다.
Marine의 아들
04/03/31 20:46
수정 아이콘
저야말로 오바해서 죄송합니다-_-;;
클레오빡돌아
04/03/31 23:35
수정 아이콘
ㅡ.ㅡ;; 자신의 생각을 글로서 밝히는건 자유지만.. 그 자유 뒤엔 항상 책임이 따릅니다. 공부 못하고 멍청한 고1인 저조차도 아는 상식입니다.
민아`열심이
04/04/02 19:03
수정 아이콘
와 ^-^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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