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6/27 12:05:26
Name 만학도
Subject 우리는 프로게이머들에게 지나친 도덕성을 강요하는지도 모릅니다.


경기 중 심드렁한 표정을 짓거나 관중석을 바라본다고 욕을 먹는 스포츠는 E-스포츠 외에는 없습니다.
일부러 무승부를 유도한다고 욕을 먹는 스포츠도 E-스포츠 외에는 없습니다.
세레모니를 상대선수 근처에서 한다고 욕을 먹는 스포츠 또한 E-스포츠 외에는 없습니다.
이런 것들이 축구경기나 농구경기, 태권도나 탁구 등의 스포츠였다고 생각해보십시요.
밑에 레프리 타임 동안의 이승훈 선수의 즐거운 표정에 대해서 비판하는 말이 나왔습니다. 역설적으로 그 분께서는 이승훈 선수가 무승부를 이끌어갔다는 그 자체에 대해서는 프로의식이라고 칭찬하셨으면서 자신이 바라는대로 되는 걸 기뻐함에 비난하였습니다. 그 말은 애초에 경기를 무승부로 이끌고 간다는 자체가 프로의식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과 모순되지 않나요?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유로 2000 4강 네덜란드 VS 이탈리아전을 기억하실 겁니다. 희대의 창과 방패가 그 힘을 겨룬 경기였죠. 경기 내용은 단순합니다. 전후반 90분동안, 그리고 추가 연장 30분동안 네덜란드는 공격만하고, 이탈리아는 방어만했죠. 카테나치오의 현대적 완성판이라 불릴 정도로 이탈리아의 수비는 견고했습니다. 특히 톨도 골키퍼의 경이로운 선방이 정말 빛을 발한 경기였죠.

결국 이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네덜란드의 패배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슈팅 수 21 대 4. 그러나 경기결과는 패배(승부차기까지 간 경기는 일반적으로 무승부 처리하긴 합니다만). 망연자실한 네덜란드 선수들 얼굴과 슬퍼하는 네덜란드 국민들이 카메라를 스쳤습니다. 반면 기뻐하는 이탈리아 선수들과 국민들의 표정이 더욱 부각되었구요.

그리고 이 경기는 가깝게는 유로 2000 결승전과 함께 최고의 명경기로 꼽히고 멀게는 밀레니엄 시대 축구의 미학을 집대성한 경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양측 도합 옐로카드 10장, 유로 2000 대회 가장 많은 경고가 나온 경기였음에도 말이죠. 이 경기에 대해 아쉬워하는 네덜란드 팬이 있을지언정, 이 경기 결과에 대해 무효라고 주장하거나 이탈리아 선수들의 행위가 부적절하거나 잘못되었다고 하는 축구팬들은 없습니다(물론 세상은 넓고 의견은 많기에 소수 이에 반하는 의견은 있겠지만요.). 공격축구를 주창하는 네덜란드 축구영웅인 크루이프 또한 그가 생각하는 축구의 아름다움인 공격을 살리지 못한 이탈리아의 축구방식에는 불만을 품고 있습니다만 그들의 방식에 대해 도덕적으로 비난을 하거나 잘못되었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무승부 또한 축구규정 중 하나고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수비축구 또한 규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고 무엇보다 공격만이 축구의 즐거움은 아니기에 말이지요.

어제 있었던 이승훈 선수와 안기효 선수의 경기. 이승훈 선수의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경기방식과 그 선수의 표정, 몸짓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돌려 이것이 E-스포츠가 아닌 다른 스포츠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머리속에 떠올려보시는게 어떨지요.

흔히 이승훈 선수를 데니스 로드맨이나 에릭 칸토나와 같은 악동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해하자구요. 그러나 이승훈 선수는 같은 팀 선수나 관중을 구타하거나 레프리에게 욕설하거나 상대 선수와 육탄전을 벌이는 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직간접적으로 경기에 영향을 줄만한 상대 선수에 대한 제스쳐를 취하지도 않았고 관중을 비꼬는 언행을 일삼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경기 중에 관중석 보고 손 좀 푼 것 뿐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른 스포츠에서는 문제가 되기는 커녕 말 그대로 당연한 행동일 뿐입니다. 수비 후에 웃는 것 또한 마찬가지지요.

어떤 이들은 타 스포츠와 E-스포츠의 차이를 말하며 그 두가지는 같지 않다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E-스포츠의 어떤 점에서도 도덕성을 강조해야할 필요를 느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프로게이머들에게 지나친 도덕성을 강요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공인도, 연기자도, 아이돌도 아닙니다. 그들은 스포츠 선수일 뿐입니다. 이것이 면죄부가 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 이상의 도덕적 책무를 지게 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현재 프로게이머들에게 강요되는 도덕적 수준은 공인과 연예인에게 강요되는 그 이상 수준의 것들이입니다.

프로게이머들은 스포츠선수일 뿐입니다. 그들의 행동에 순간순간, 즉각즉각적으로 반응하기 전에 이것이 타스포츠였으면 반응했을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보십시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Deceit_Bin
07/06/27 12:08
수정 아이콘
음..... 스포츠에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피지컬 스포츠, 멘탈스포츠...
전 e-스포츠를 멘탈스포츠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약간의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다른 스포츠보다 e-스포츠와 비슷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시는 바둑에서 저런짓을 하면....... 상상하기도 싫군요..
하지만, 약간의 도덕성이 필요하지 바둑처럼 대단한 도덕성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성은 선수의 세레모니를 왜 비판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것이 뒷 경기가 있어서 뒷 경기를 하는 마재윤 선수에게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주는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만학도
07/06/27 12:12
수정 아이콘
Deceit_Bin//바둑 경기에서 이겨서 웃거나, 손목 풀거나, 잠시 바둑판에서 눈 뗐다고 욕합니까.;
김택신님
07/06/27 12:17
수정 아이콘
Deceit_Bin // 바둑은 서로 볼수있는 거지만... e-스포츠는 전혀 다른거같은데;; 선수끼리 볼수도 없고
초보저그
07/06/27 12:19
수정 아이콘
저도 악동인가 봅니다. 다른 선수가 임요환 선수를 이기고 나서,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세레모니나 임요환 선수 뒤로 돌아서 세레머니를 한다든지, 임요환 선수가 이기는 경기를 무승부로 만들고 나서 씨익 쪼개면 과연 스타커뮤니티에서 무슨 말들이 나올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부르르 떨리는군요.
Deceit_Bin님// 제가 바둑을 잘 모르기는 합니다만 욕까지는 아니라도 비난은 받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저 밑에 바둑을 잘 아시는 분이 써주실겁니다.
김택신님
07/06/27 12:25
수정 아이콘
셋쇼마루사마 // 공감~ 자기 생각을 글로 강요하지 맙시다
Cazellnu
07/06/27 12:25
수정 아이콘
바둑은 자기 주어진 시간이라면 밖에가서 놀다오던 어딜 갔다오던 상관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도 있구요
07/06/27 12:25
수정 아이콘
글쎄요.. 약간은 만학도님께서 얘기하신 것과 논점이 빗나갈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도 글 하나를 올리려고 했는데 따로 올리기보다는 이렇게 리플로 다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한 번 의견을 적어보겠습니다.

앞에서도 여러 번 스타를 축구나 다른 여타 스포츠에 비유했었는데,
일단 저는 스타를 축구에 비유하는 것이 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축구는 무승부가 공식적인 것이죠. 승리와 패배만큼 무승부도 빈번하구요. 그러나 스타는 승리와 패배가 확실한 게임입니다. 무승부는 게임이 진행이 되지 않는 특별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것이구요. 그렇기 때문에 축구에서는 상대팀이 강한 팀일 경우, 비기기위해 지키는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고, 또 당연합니다만, 스타에서는 비겨서 재경기를 하기 위해 수비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두 선수가 서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경기가 진행이 안 될 경우, 무승부가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내가 이기지 못하니까 비기기라도 해야겠다'라는 마인드로 게임을 하는 것이 왜 당연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성은 선수의 경기처럼 버티면 확실히 이길 수 있었던 경우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겠지만, 어제 이승훈 선수의 태도는 이기겠다는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게임이 퍼즈가 되고 심판이 다가가서 말을 걸었을 때 '됐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보여주었죠. 만약 이승훈 선수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재경기 판정에 동의하지 않았을 겁니다. 실제로, 안기효 선수가 맘잡고 농성했다면 승부가 날 수 없는 상황이었구요. 이것은 다른 스포츠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겁니다. 대부분 무승부는 일반적인 것이고, 당연한 것이지요. 단지 스타를 다른 스포츠들과 똑같은 시선에서 보는 것이 오히려 더욱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이기 때문에, 다른 것과 차별된 룰이 필요한 것 아닐까요..? 어제 경기를 보고나서 저는 무승부에 관한 룰이 잘못된 방향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불리하다고 생각되면 다크아콘 뽑고 무승부로 끌고 가면 되니까요.

그래서 저는 게임내적인 태도도 마땅히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건들건들거리는 태도와, 지나친 리액션 등 게임 외적인 면에 대해서도 저는 부정적인 입장입니다만, 그런 것에 대해서는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넘어가겠습니다.)
만학도
07/06/27 12:28
수정 아이콘
Amorf//특별한 경우라고 했는데, 그런 것이 룰로 정확히 규정되지 않은 채 선수의 양심에 맡겨버리는 경우는 지나치게 무책임한 게 아닌지요. 만약 스타 내에서 무승부가 비공식적인 것이고 특별한 상황이라고 인정했다면 그것이 특별한 상황이 되게 할만한 케스파의 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승부가 이번이 한 번인 것도 아니고 이전에도 몇차례 나왔는데 이것은 무승부로 이끌고 간 선수를 비난해야할 문제는 아니죠.
만학도
07/06/27 12:30
수정 아이콘
Amorf//악용되지 않게 막는 것을 선수 자체에게 맡긴다는 것부터가 우스운 거 아닙니까, 규정에 있지도 않는 룰을 강요하는 건 지나친 압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일 일반적인 경우든 그렇지 않은 경우든 말이지요. 그리고 굳이 무승부 유도하는 것을 악용이라고 봐야하는지도 궁금하고 말이지요. 만약 정말로 이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규정에 이런 것이 명시되어있어야하는 것이겠죠.
김택신님
07/06/27 12:31
수정 아이콘
amorf// 룰적인 문제이지요. 그런것을 막는 룰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그리고 선수 내적으로도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 하느냐 마느냐가 걸린판에서 굉장히 불리한상황(그러나 어쩌면 비기는게 가능한상황)이라면 깔끔하게 러쉬가서 지지치는게 옳은 걸까요? 저라면 팀원들을 위해 최대한 발버둥 칠꺼같은데 ^^
하늘하늘
07/06/27 12:36
수정 아이콘
바둑두는거보면 난리도 아닙니다.
특히 일본의 요다선수는 부채를 가지고
자기 머리 때리고 소리나게 만지고 온갖 행위를 다 합니다.

특히나 이기고 있을때 승부와 하등 상관없는 아주 사소한 실수가지고
탄식을 하고 부채로 자기머리 때리던걸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외 다들 자기만의 버릇이 있습니다만
아무도 그걸 하지마라고 하거나 비난 하지 않죠.

물론 그 날이후로 요다선수에 대한 시각이 바뀐건 사실입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의 문제일뿐인것이죠.
07/06/27 12:36
수정 아이콘
만학도님// 예 저는 그래서 지금 룰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무승부에 관한 규정에 헛점이 좀 있다고 생각해서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거구요. 무승부 규정이 애초에 그러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어찌할 수 없이 승부가 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 대한 대책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불리한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무승부로 이끌어 나가려고 하는 태도에 대해 비판한 겁니다.
만학도
07/06/27 12:39
수정 아이콘
Amorf //그에 대한 말은 저 위에 이탈리아 VS 네덜란드전에서 써놨습니다. 축구에서는 불리한 상황에서 페널티 라인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수비하는 건 된다고 하면서 E-스포츠계에선 안 된다는 건 말이 안 되죠.
만학도
07/06/27 12:40
수정 아이콘
Amorf//스타크래프트에선 축구보다 무승부가 특별한 경우라고 말씀하셨는데 규정상 그것이 어떤 문제도 없죠. 단지 축구에서보다 스타크래프트에서 무승부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이승훈 선수의 경기방식을 비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김택신님
07/06/27 12:43
수정 아이콘
amorf// 그런것은 비판을 하시면 안되고 ^^ 내맘에 안든다라는 표현이 옳을꺼 같은데요~ 비판은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 겠지요. 룰을 벗어나지도 않았고, 도덕적인 결함도 없는 경기를 비판한다.... 룰을 악용했다는 것은 님이 비판이라는 단어를 쓰기위한 수단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무승부 규정이 만들어진 것이 어찌할 수없이 승부가 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을때 라고 하셨는데, 어제상황과 정확히 일치 하는데 왜 악용했다고 하시는지? 룰을 악용한게 아니라 최선을 다한겁니다.
07/06/27 12:50
수정 아이콘
김택신님님// 닉네임 옆을 클릭하니까 좀 이상하군요; 어쨌든 제 말이 조금 애매모호하긴 합니다만, 저는 이승훈 선수보고 룰을 악용했다고 한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의 경기들에서 그럴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쓴 표현입니다. 그리고 저는 현행 룰이 잘못된 방향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쓴 것인데, 룰을 벗어나지도 않았는데 왜 그러냐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곤란하군요;
07/06/27 12:51
수정 아이콘
바둑에서도... 상대방이 담배연기를 싫어하는걸 뻔히 알면서도 줄담배를 피우던 기사도 있고(요즈음은 담배를 피우는 기사는 거의 없습니다만.), 번쩍거리는 은색 부채를 들고 와서 팔랑거리면서 집중력을 흐트려뜨리기도 하고, 조훈현 사범의 경우에는, 사제전이기는 했지만, 비스듬히 누워서 대국을 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대국 중간에 '망했군 망했어~'라고 중얼거려서, 상대 선수가 방심한 틈에 이긴 적도 있었죠. (임요환 선수의 '쫍아' 채팅과 비슷한 경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대국이 길어지는 경우에는 중간에 식사를 하고 오기도 하는데, 그 때에는 '봉수'라고 해서, 둘 차례가 된 기사가, 자기가 다음번 둘 수를 적어서 봉투에 넣어서, 기록 요원에게 주고 밥먹고 오기도 하는데, 그 중간중간에도 심리전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장고를 하고 있는데, 하품을 하거나, 기지개를 켜거나, 다리를 까딱까딱 거린다거나... 하는건 흔하구요.

그러니... 바둑이 멘탈스포츠라고 해서, 매너가 철저하게 지켜진다고 단정짓지는 마세요. 어쩌면, 바둑 대회의 태생은, 기원 등에서 펼쳐지던 내기바둑이 시초일지도 몰라요. 내기 바둑꾼들의 비열함(?)은 여러 만화 등에서도 잘 나와 있죠. (고스트 바둑왕 같은...) ^^;
고무신
07/06/27 12:51
수정 아이콘
전 사실 아직도 이승훈 선수의 행동에 대한 팬들의 질책들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는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모든 방법을 이용하였다고 보는데요. 어떤 시합에서 이길 수 없는 위기에 쳐했을 경우, 그 시합을 무승부로 만들어 다음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찬스를 만드는 행동은 스포츠맨으로써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승훈 선수는, 이기기 위해, 무승부를 이기기 위한 과정으로 이용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깨끗하게, 쿨하게 자신의 실력으로 시합을 이기면 좋지요. 하지만, 그 어떤 선수에게도 그건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팀이 플레이오프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에서, 이승훈 선수는 최선을 다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꼭 한 게임에 있어 이를 악물고 승리를 위해 공격하는게 승부근성의 전부가 아니죠. 승리를 향해 모든 방법을 확인한 이승훈 선수는 진정한 프로 게이머라고 생각합니다.

이승훈선수의 경기중 행동에 대해서는 말인데요. 눈에 거슬립니다. '재 뭐야. 재/수없잖아. 왜 이렇게 실실 쪼개 짜증나게. 게임 하러 왔으면 게임이나 할 것이지. 니가 뭔데 우리 앞에서 거만한 행동을 보이는건데 마음에 안들어'.
하지만 전 오히려 선수들의 이런 모습들이 프로 게임계의 중요한 요소인 재미를 위해서는 앞으로 더욱 장려되어야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프로게이머들, 나와서 무표정으로 준비하다, 게임하다, 지면 쥐쥐 치고 언짢은 표정으로 앉아있고, 이기면 잠깐 좋아하고, 너무 천편일률적인 행동이 반복되고 있는데요, 레슬링에서 선수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나와서 게임만 하다 들어가면 그 누가 지금보다 더 좋아할까요. 그들은 레슬링의 재미를 위해 대본까지 만들어 연기를 하면서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데요. 프로게임계가 레슬링 처럼 되라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들의 이러한 세세한 행동까지 질책을 줘서야 프로게이머들이 어디 숨이나 제대로 쉬고 살겠습니까. 프로 게임계 만들어진지 10년도 안됐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그들의 처음부터 보아 왔습니다. 스타판의 시작과 함께 시작한 우리는 그곳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녹아있죠. 한명 한명의 프로게이머들을 바라보는 우리는 시선은 마치 엄마가 자식을 챙기는 모습같이 섬세하고, 신중하며, 사랑스러운 것입니다. 우리는 자식들 모두가 잘 되기를 바라고 있죠. 모두가 바르고 곧게 자라주길 바랄겁니다. 하지만 모든 프로게이머들이 바르고 착한놈으로 남기엔 스타판이 너무 커져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프로게임계가 필요한 것은 한가지 사소한 일에도 관심갖고 훈계하는 엄마보다도, 프로게임계를 믿고 그들을 따르는, 그들이 만들어 내는 재미를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많은 팬들의 입장에 서있는 팬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신근
07/06/27 12:52
수정 아이콘
앞으로 무승부가 1주일마다 하나만나도 분명히 문제화 될겁니다 그리고 이길라고 버티는건 문제가없지만 아예 비길라고 버티는건 좀 보는입장에선 그렇터라구요
김택신님
07/06/27 12:52
수정 아이콘
Amorf// 게임 내적인 태도도 마땅히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럼 비판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악용될 소지가 있는 소스를 제공해서 인가요?
07/06/27 12:58
수정 아이콘
김택신님님// 악용될 소지가 있는 소스를 제공해서가 아니라, 불리한 경기를 의도적으로 무승부로 유도한 점에 대해서입니다. 물론 게임내적으로 안기효선수가 뚫지 못했기 때문에 무승부가 된 것이긴 합니다만, 안기효 선수는 충분히 기량을 발휘했습니다. 불리한 상황을 무승부 만드는 것이 싫으면 그걸 뚫으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하지만, 어제 경기의 상황을 한 번 생각해보세요. 수비보다는 공격하는 입장이 훨씬 컨트롤하기도 까다롭고, 어려웠을 상황입니다.
하늘바다
07/06/27 13:01
수정 아이콘
Amorf님// 불리한 경기를 무승부로 만든것만으로도 잘한거죠
그리고 원래 공격하는쪽이 수비하는 쪽보다 힘듭니다.;;;
김택신님
07/06/27 13:03
수정 아이콘
amorf// 불리한 경기를 의도적으로 무승부로 유도한 점에 대해서입니다,<-- 이점에 대해선 싫어하실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재미있게 느꼈지만 (디펜스 종류 겜을 재밌어 하는터라 ^^) 그러나 팀의 승패가 갈린 상황에서 비기려는 의도를 가졌기 때문에 비판을 받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맘에 안들 순 있겠죠. 그러나 맘에 안드는 것과 글을 써서 "비판" 하는건 다르겠죠? 근거도 불명확 하기 때문에
07/06/27 13:07
수정 아이콘
김택신님님// 애초에 저랑 보는 관점이 다르시군요. 근데 '비판'이라는 단어에 왜 그렇게 집착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다른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나 한번 주제를 끄집어낸 것 뿐인데,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하시면서 '비판'이 안 된다고 말씀하시다니요. 첫번째 리플에서 충분히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전달되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김택신님
07/06/27 13:10
수정 아이콘
Amorf님// 관점의 차이 인듯 하네요 ~ 틀린방식의 비판에 태클을 걸었을뿐 집착하진 않은거같은데 ^^ 겜 내적이든 외적이든 결국은 보는 사람의 가치관 때문에 조금씩은 색안경을 쓰는거 같네요. 전 이만 ~
밀가리
07/06/27 13:10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는 승리를 할 수 있는 조건은
1. 상대방의 건물을 모두 부신다.
2. 상대방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gg치고 나간다.

어제 경기에서는 이 조건이 성립할 수 없었습니다. 누가 유리하고 불리하고를 떠나서 말이죠. 그래서 재경기한거죠.
나야돌돌이
07/06/27 13:10
수정 아이콘
사실 프로게이머의 연령대를 생각하면 그들의 실수에 되려 관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주연령이 십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아는데 그 나이는 수없이 실수하고 반성하고 시행착오를 하면서 성장하는 시기임에도 비판의 수위가 좀 과하다고 봅니다, 저는
두선태섭홍섭
07/06/27 13:16
수정 아이콘
Amorf님//

그러면 센터교전에서 패한 쪽은, 이긴 쪽에 대한 예우로 -_-; 깔끔하게 맞물량전하다가 GG타이밍 기다렸다가 광속 GG치고 나가야겠군요..
이기진 못해도 무승부를 만들테다 라는 마음가짐이 왜 나쁜지? -_-;;
게임 시작하자마자 무승부를 위한 초석을 깔고, 게임 내내 이기려는 의지하나없이 오로지 무승부를 위한 플레이를 했다면 모를까 ...
하늘바다
07/06/27 13:19
수정 아이콘
게임처음부터 무승부로 만들고 싶어도 그게 가능할까요?
무승부하려고 앞마당먹고 진출하고 센터싸움하고....

상대선수가 사정없이 저멀리 관광보낼텐데...
07/06/27 13:24
수정 아이콘
밀가리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07/06/27 13:29
수정 아이콘
두선태섭홍섭성운중규님// 물론 그렇게 극단적인 말은 아닙니다. 오해 마시길. 다만 어제도 안기효선수가 5시 본진에 병력을 잃어버리고 공백기에 있었을 때, 이승훈 선수도 분명 나가서 이길 만한 타이밍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버리고 무승부를 위한 버티기를 한 점에 대해서 말한 것이구요.
밀가리
07/06/27 13:32
수정 아이콘
Amorf님// 제가 보기엔 없었습니다. 안기효선수는 이승훈 선수보다 멀티가 2개 더 많았으며, 그 자원력을 바탕으로 게이트가 양쪽 본진에 엄청 많았죠. 상대적으로 이승훈 선수는 자원의 한계가 있었으며 후속병력이 없다는 점으로 이어진다는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공격유닛보다 다크아칸+캐논이 많았기 때문에 공격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였습니다. 설령 만약만약으로 잡고 중앙잡았다고 해도 안기효 선수 캐논들 부실 병력이 남지 않았을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 상황에서는 버티기무승부 작전이 최선의 작전이자 유일한 작전이네요.
07/06/27 13:37
수정 아이콘
'매너없다,' '버릇없다,' 식의 발언은 이미 '상대는 내 아래사람'이라는 뜻을 내포하기땜 권위주의 망상에 걸린 것처럼 밖엔 들리지 않습니다. 예의는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면 지키고 그렇지 않으면 안 지켜도 되는 일종의 자유죠.

전 어제 이승훈 선수가 전혀 실수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불리하다 싶으면 무승부 전략으로 다음경기에 승부를 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 잠시나마 만족했다면 웃을수도 있습니다. 만에 하나, 그 웃음이 재경기를 앞둔 상대의 심리를 뒤틀려고 잠시 쓴 가식이었다 해도, 규제될 이유는 전혀 없는 행동입니다.
Fabolous
07/06/27 15:19
수정 아이콘
관중석을 본 태도는 문제있죠. 눈맵의 가능성 때문에
07/06/27 15:26
수정 아이콘
뭐가 프로답고 뭐가 매너일까요?

조금의 패배기미가 보이면 광속 지지치구나가는 모프로게이머와 끝까지 지지안치고 결국 대역전극을 만들어낸,혹은 패배한 모프로게이머

항상 포커페이스로 이겨두 무표정이지만 패배후 인상이 더찌푸려지는 모프로게이머와 승리후 승리의 세레머니로 맘껏 기뻐하는 모프로게이머 혹은 패배후 나름 만족하며 상대방을 축하해줬던 모 프로게이머

팀의 진출여부가 달린 경기에서 재경기가 나왔을때 소위 매너빌드 매너선수로 패배한 팀과 룰을 위반안하는 상태로 선수를 바꿔서 승리한팀

여러분은 과연 얼마나 일관적 입니까?
전 첫째로 응원하는 선수가 당했을때와 했을때가 틀리고 두번째로 싫어하는 선수가 했을때와 당했을때가 틀립니다.

괜히 서로 삼천원 주고 그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sports도 즐기기위해 있는거 아닙니까
the hive
07/06/27 17:37
수정 아이콘
전 개인적으로는 광속 GG가 더 맘에 듭니다만 이승훈선수가 매너가 없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구대폭발슛
07/06/27 18:51
수정 아이콘
(삭제. 벌점)
마..본좌..?
07/06/27 19:17
수정 아이콘
주위에서 부추기니까 더 심해지는 모습이 신해철씨 같습니다
그리고 '프로다운 태도'를 보여달라는게 '지나친 도덕성강요'인가요
ⓢTory by
07/06/27 19:45
수정 아이콘
글쓴분은 팬들에게도 지나친 도덕성을 강요하는 지도 모릅니다!
07/06/28 00:22
수정 아이콘
마지막 댓글 보니 결론은 팬도 도덕성 없다ㄱ-?
김우진
07/06/28 02:05
수정 아이콘
이승훈 선수를 옹호하시는 여러분들///gg를 안친게 매너가 없다는게 아니라 키보드에서 손을 놓아버린다던지 다리를 심하게 떤다던지... 휴 또 생각하니 .....
여하튼 프로게이머는 극본으로 짜여진 프로 레슬링 선수도 아니고 연예인 처럼 케릭터를 강하게 잡을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뭐 축구 스타들을 보면 과열된 양상에서 언쟁을 일으키며 악동 이미지를 팬들에게 강하게 각인 시키지만
저의 주관적 생각으론 이승훈 선수는 자신이 웹상에서 각종 사건으로 인해서 악동으로 불리는 것이 좋은 것인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인위적으로 불순한 티를 내면서 까지 팬들에게 자신을 각인시켜야 되냐 그런뜻입니다.
각인은 18사건으로도 이미 확실하게 됫습니다.혹 이 댓글을 어떻게든 보신다면 자제해 주시길
김진영
07/06/28 05:13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저랑 같이 보던 친구들..스타 별로 안좋아하던 친구들도...저x끼 머하는 놈이냐고..왜 저렇게 x가지가 없어보이냐고 하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0163 이영호 선수의 인터뷰에 대한 심판의 진실...(기사입니다) [55] 마재곰매니아10227 10/01/26 10227 0
39703 응원문화의 주류는 '애정'이 아닌 '증오'인가. '본좌론'이 불편한 이유 [23] 툴카스5544 10/01/04 5544 0
36732 상문예찬 [17] 허풍저그5746 09/01/19 5746 2
36460 이성은을 까지마라. 지금은 프로리그의 시대니까.. [54] TaCuro6746 08/12/30 6746 1
35768 하기 싫어지는 battle.net [42] ilikerain6020 08/10/11 6020 0
35422 이성은 선수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이유는 뭡니까? [132] ThemeBox8666 08/08/10 8666 0
35416 김창희 선수 이젠 좀... [37] intotheWWE7834 08/08/10 7834 2
35415 팬으로서의 축제의 장 하지만 슬프다.... [67] 날으는씨즈4761 08/08/10 4761 0
35214 최연성에 대한 기억. [18] Incas.6266 08/07/16 6266 4
33993 [응원] 다음 시즌에 봅시다. [6] My name is J3823 08/02/16 3823 0
33857 iMBC 아마게임대회 이야기 - 관람기, 이벤트전, 그리고 소녀시대 [18] The xian5995 08/02/04 5995 0
33446 안녕하세요, 엄재경입니다. [224] 엄재경34011 08/01/05 34011 115
32636 김은동 감독의 결단을 기대한다 by fel [7] elcarim5001 07/10/31 5001 0
32368 [AWL2007] 2차시즌 예선전 안내 및 공지 [1] 하만™4560 07/10/20 4560 0
32356 제겐 데스노트가 있습니다 [22] 점쟁이5113 07/10/19 5113 0
32120 빨리 스타2가 나오길 기다리며... [14] 루씨4718 07/09/20 4718 0
31971 포모스 발 한동욱 사태 [25] 사탕한봉지6744 07/09/03 6744 0
31437 포모스 펌] 개인리그의 소멸 -by 김연우 [165] 不平分子 FELIX11357 07/07/11 11357 0
31267 도덕성 논란을 법률적으로 접근해보자 [9] NIXIE3489 07/06/27 3489 0
31265 우리는 프로게이머들에게 지나친 도덕성을 강요하는지도 모릅니다. [42] 만학도3665 07/06/27 3665 0
31097 침묵하자... [19] forgotteness6552 07/06/17 6552 0
30593 "빠와 까"그들을 위한 변론들... [5] 김옥희4035 07/05/08 4035 0
30591 ppp 사태를 보며~ [6] 유용철4284 07/05/08 428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